53.문학의 이해 (독서>책소개)/4.한국고전문학

살아있는 고전문학 교과서

동방박사님 2023. 1. 2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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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루했던 고전문학이 감동 어린 우리 안의 ‘문학’으로 살아나다!

전문가들이 모여 제대로 쓴 고전문학 대안교과서. 권순긍, 신동흔, 이형대, 조현설, 정출헌, 진재교 등 내로라하는 고전문학 전공 교수들이 지금까지의 고전문학 대중화 노력을 이 한 권의 책에 집적하였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맞닥뜨린 현실에 비추어 우리 삶과 소통할 수 있는 12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우리 고전문학의 넓고 깊은 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갈래나 시대별로 고전문학을 읽고 배우면서 놓쳤던 옛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와 문학적 감동을 이 책에서는 오롯이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고전문학의 세계를 담아냈다.

 

목차

머리말
열두 가지 삶의 주제로 읽는 고전 문학 이야기
프롤로그
고전, 넓고도 오랜 상상의 바다

1. 꿈과 환상
개미 왼뿔만 한 길이 안내하는 낯선 별세계
1 환상적 상상력의 논리
2 환상이 빚어낸 신비로운 공간
3 꿈과 환상, 그 속의 현실
4 꿈으로 풀어낸 욕망과 이상
5 고전적 상상력과 판타지
- 갈래 이야기 서사 무가, 아주 오래된 판타지

2. 삶과 죽음
삶과 죽음은 하나
1 죽음의 두려움과 슬픔
2 저승, 죽음 너머의 세계에 대한 상상
3 귀신 혹은 죽음의 귀환
4. 죽음을 넘어서는 길
- 갈래 이야기 한문 소설, 기이한 이야기에서 풍자적 이야기까지

3. 이상향을 찾아서
현실의 모순과 고통을 넘어선 그곳, 이상향
1 유가적 이상 국가의 설계도
2 작은 나라 적은 백성, 도가적 이상향
3 꿈과 환상의 초월적 이상향
4 종교가 그려 낸 피안의 세계
- 갈래 이야기 시조, 가장 정제된 한국의 정형시

4. 다른 세계와의 만남
한반도, 미지의 세계와 만나다
1 세계를 향한 발걸음
2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 표류
3 중국, 그리고 중국 너머
4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발견
- 갈래 이야기 기행 문학, 여행 체험과 상상의 판타지
 
 

저자 소개 

저 : 정출헌
 
정출헌은 1959년 안성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조선후기 우화소설의 사회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부산대학교 점필재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조선 전기 유교 지식인의 시대정신, 근대 전환기 전통 지식인의 대응 양상을 비롯해 우리 고전을 당대적 시각으로 꼼꼼하게 읽고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관...

저 : 신동흔

 
우리나라 최고의 구비설화 전문가이자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설화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구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한국문학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신화, 전설, 민담과 같은 구비문학을 만난 뒤 평생의 반려로 삼았으며, 원형이 살아 있는 진짜 이야기를 찾아내어 풀이하는 일을 인생의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옛이야기를 찾아내고 분석하며...

저 : 권순긍

 
서울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영란여자중학교, 경신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세명대학교 미디어문화학부 교수로 있다. 30년 넘게 우리 고전을 연구해 왔으며, 한국고소설학회 회장과 판소리학회 이사, 우리말교육현장학회 회장을 지냈다. 문화교육연구회와 교육문예창작회에서 청소년을 위한 문학 교육을 모색했으며, 고등학교 문학교과서 검정 심의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고전에서...

 

관련 자료
신동흔(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인터뷰

Q. 청소년과 일반 대중을 위한 글쓰기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어린이나 청소년, 일반 대중을 위한 글은 글쓰기 감각만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우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있어야만 청소년이나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알찬 글을 쓸 수 있다. 또한 학문이란 것이 결국 세상의 보통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기여가 필요하다. 일부에서 안 좋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으나, 이런 맥락에서 그간 우리는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일반 대중을 위해 고전을 풀어쓰고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작업도 그 연장선에서 수행한 것이다.”

Q. 여러 전문가가 공동 작업을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경험상으로 볼 때 공동 작업은 개인 작업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효율성이 낮다. 특히 이번처럼 다섯 명 이상이 작업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 작업도 3년이 넘는 긴 시간이 걸렸다. 작품이 중복되기도 하고, 때로 관점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동 작업을 한 것은 내용의 전문성과 충실성을 위함이다. 청소년용 책이니 알고 있는 지식을 쉽게 풀어놓으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핵심을 짚어내 줘야만 진정으로 유용한 책이 될 수 있다. 고전문학의 세계는 세간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넓고 깊다. 오랜 역사에 담당층과 장르의 편폭이 매우 넓다. 한두 사람이 고전문학의 세계를 두루 감당하여 핵심을 풀어내겠다는 것은 무모한 욕심이 된다. 각 분야 전공자들의 전문적 경험과 식견을 통해 좋은 작품을 가려내고 그 핵심을 짚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로 전공이 다른 여섯 명의 연구자가 의기투합함으로써 그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사실은 나도 이 작업을 하면서 처음 본 작품들이 있으며, 공동 작업 과정에서 배운 바가 매우 많다. 어쩌면 이 책은 청소년에 앞서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먼저 봐야 할지도 모른다.”(웃음)

Q. 고전문학 대안 교과서 작업은 왜 필요했나?

A. “여기 대해서는 참 할 말이 많다. 현재 중?고등학교의 국어나 문학 교과서가 제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을 수 있는 작품이나 설명에 제한이 너무 많다. 작품 자체에 대한 전문적 이해 없이 널리 알려진 작품을 상투적으로 되풀이하여 수록하는 것이 관행이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새롭고 낯선 작품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 게다가 교과서라는 게 불친절하기 짝이 없다. 혼자서는 도저히 공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따로 커다란 자습서를 보거나 또는 학원수업 같은 걸 들어야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말까 하다. 그나마 그 이해라는 것도 사실은 ‘문학적 이해와 수용’이 아니라 ‘문학에 대한 지식의 암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다 보니 중?고등학교 과정을 거치게 되면 국문학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거리감 내지 적대감을 갖게 된다. 문학을 가까이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문학을 삶에서 멀어지게 만드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이 책에서 작품만 뚝뚝 떼어내 불친절하게 제시하는 일을 삼갔다. 그 역사적, 문학적 맥락을 찬찬히 설명하여 작품에 깃든 재미와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책 전체를 학생들이 스스로 읽으며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했다. 세 권의 책을 통독하고 나면 고전문학이 어떤 것이구나 하는 것이 쫙 잡히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어렵다고만 생각하던 고전문학에 대하여 일종의 애정까지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은 기존의 교과서와는 전혀 다른 체재로 쓰였지만 이런 면에서 ‘고전문학 종합 대안교과서’라 불리는 것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Q. 청소년들한테 ‘고전문학’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A. “고전문학은 하나의 멋진 신세계, 멋진 여행지라 생각하면 좋겠다. 가기 싫고 갈 수 없는 곳이라 생각하면 고전문학은 어려운 무엇이 된다. 하지만 여행이란 어떠한가? 멀고 낯선 세계에서 새롭고도 놀라운 경험을 하는 것이 여행의 재미이다. 해외여행은 비행기를 타면 가능하지만 고전으로의 여행은 로켓트로도 불가능하다. ‘타임머신’을 타야 한다. 고전여행은 타임머신을 타고 펼치는 옛시절로의 여행이다. 그리고 그 과거 속에는 ‘미래’가 깃들어 있다. 고전을 통한 과거 여행 속에서 미래의 길을 찾을 수 있다. 도전은 젊음의 특권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고전문학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선다면, 뜻하지 않았던 놀랍고 흥미로우며 감동적인 경험들이 그대를 반겨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1. 이례적이다! 대학교수들이 대안교과서 집필을 위해 뭉쳤다
― 대학 사회의 풍토와 관행을 깨고 내로라하는 교수들이 한국의 청소년을 위해 모였다

구비문학, 고전소설, 고전시가, 한국한문학 등 각기 다른 분야의 고전문학 전공자인 교수들이 처음으로 한국의 청소년들을 위한 차세대 교과서 집필을 위해 모였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과 대학의 교수들은 특별하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논문 이외의 글쓰기를 존재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교수 사회의 풍토이다. 또한 교수들 사이의 공동 작업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관행을 깨고 여섯 명의 교수가 3년 동안 수십 차례 만나며 고전문학 대안교과서 집필에 몰두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왜 그랬을까?

여섯 명의 저자는 지금까지 꾸준히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일반 대중을 위해 고전을 풀어쓰고 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고전문학과 관련한 자료는 대부분 한문 또는 고문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중개자가 없으면 대중과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신화, 민담집을 펴내고, 청소년을 위한 고전소설 번역본 등 고전문학 작품의 정본을 만들고, 고전문학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서를 써왔다. 학문이란 보통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특히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학자들의 사회적 기여가 필요하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런 그들이지만 하나의 책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방대한 고전문학의 세계를 한두 사람이 맡아서 모두 풀어낸다는 것은 무모한 일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고전문학 대안교과서’를 위해서는 함께 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청소년용 책이니 알고 있는 지식을 쉽게 풀어쓰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할 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유용한 책이 될 수 없다. 내용의 전문성과 충실성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각 분야 전공자들의 전문적 경험과 식견이 필요하기에 3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이 책을 만들었다.

고전문학 대안교과서가 왜 필요했는지 저자들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현재 중ㆍ고등학교의 국어교과서와 문학교과서는 실을 수 있는 작품이나 해설에 제한이 너무 많다. 작품에 대한 전문적 이해 없이 널리 알려진 작품을 상투적인 해설로 되풀이하여 수록하는 것이 관행이다. ‘문학적 이해와 수용’이 아니라 ‘문학에 대한 지식의 암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작품만 뚝뚝 떼어서 불친절하게 제시하는 일을 삼갔다. 그 역사적, 문학적 맥락을 찬찬히 설명하여 작품에 깃든 재미와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세 권의 책을 통독하고 나면 고전문학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이 어렵다고만 생각하던 고전문학에 애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신동흔,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최근 우리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누구였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돌아볼 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해진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고전문학 교육은 여전히 작품에 대한 분석과 해석에만 전념하고 있을 뿐, 젊은 세대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의 문제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학생들은 고전문학이 담고 있는 인간과 시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인간과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관계의 모색을 여전히 실감하지 못한 채, 고전문학을 낡고 케케묵은 그 무엇 또는 박제화된 과거의 유산으로만 여기고 있어 아쉽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식에 맞는 주제를 선정하여 깊이가 있으면서도 쉽게 집필하려고 노력했다.” (정출헌,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이번에 펴낸 고전문학 교과서는 각자가 벌인 고전문학의 대중화 작업을 하나의 책에 집적한 것이다. 고전문학 연구에 종사하는 전공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원고를 쓰고 고치고 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는 지난한 작업을 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좋은 고전문학 교과서, 틀에 박힌 검정 교과서와는 다른 새롭고 참신한 교과서의 모델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했다. 이 책이 단지 청소년만을 위한 교과서가 아니라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현장의 교사들과 일반인들도 읽을 수 있는 국민교과서가 되기를 희망한다.” (조현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2. 울고 웃고 까무러칠 고전문학 속 삶의 이야기를 만나다
― 우리 삶에 절실한 12가지 주제로 본 고전문학 이야기

옛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 꿈틀대던 고전문학을 요즘 우리는 어떻게 읽고 어떻게 배울까? 여전히 난해한 어휘 풀이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거나 작가, 창작 시기, 시대적 배경, 주제 찾기에 골몰하면서, 달달 외우기에 급급한 게 사실이다. 고전문학 역시 ‘문학’이다. 옛사람들 삶의 희로애락, 애오욕(愛惡慾)이 담긴 문학 작품은 그들 에겐 삶의 일부이자 동반자였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과 원형적인 서사를 담고 있기에 고전문학은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준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대로 시대에 따라 나열하거나 갈래로 나누어 설명해서는 그런 옛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나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과 고뇌가 드러날 리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리 삶에서 중요하고 절실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고전문학 작품을 만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다시 본 고전문학의 세계에서는 시대와 문화의 간극, 언어와 사유의 장벽으로 다가설 수 없었던 고전문학의 진경(眞景)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지금 우리가 절실하게 생각하는 12가지 주제를 꼽아보았다. ‘꿈과 환상, 삶과 죽음, 이상향, 나라 밖 다른 세계와의 만남, 소수자, 갈등과 투쟁, 노동, 풍류와 놀이, 나, 가족, 사랑, 사회적 관계’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12가지 주제를 천지인(天地人), 즉 하늘과 땅과 사람의 이야기로 나누어 세 권에 담았다.

1권 ‘고전문학, 저 너머를 상상하다’에서는 하늘[天]의 이야기를 담았다. 문학이 펼치는 상상이란 인간의 삶에 더없는 활력소이자 즐거움이고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열망이다. 어렵고 따분한 것으로 치부되었던 고전문학이 보여주는 문학적 상상력은 가히 놀랍다. 문학적 상상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꿈의 세계, 인간사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인 죽음의 세계, 유한하고 부조리한 세계에 선 인간의 영원한 로망인 이상 세계, 현실 너머의 가상 세계는 아니지만 낯선 공간과 낯선 삶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 가득한 이역(異域)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고전문학이 간직한 상상력의 힘을 볼 수 있다.

2권 ‘고전문학, 시대에 말 걸다’에서는 땅[地]의 이야기를 담았다. 문학은 시대의 산물이니 만큼 시대의 숨결을 담을 수밖에 없다. 고전문학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시대를 가로지른 삶의 자취를 찾아 떠난 이 책에서는 예민한 문학적 촉수가 가닿은 소수자의 세계와 인생사의 전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갈등과 투쟁의 시간들, 삶의 기본 조건인 노동, 그리고 노동과 함께 삶을 지탱하는 풍류와 놀이의 세계에 대해 다뤘다. 지금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과의 고투에 깊은 공감을 얻게 된다.

3권 ‘고전문학, 나를 깨우다’에서는 인간[人]의 이야기를 담았다. 나와 나를 둘러싼 가족, 타자와의 가장 극적인 만남인 사랑, 그리고 살아가면서 맺어가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들을 둘러보는 일은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물음과 맞닿아 있다.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고민과 성찰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어느 시대, 어느 공간에서나 싹틀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시대와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고전문학이 보여주는 자아를 찾아가는 길, 사랑과 우정, 존경과 갈등의 관계는 근현대문학 못지않은 공감과 감동을 준다.

3. 우리 고전문학의 지도를 새롭게 그렸다
― 처음 고전문학을 접하는 독자들을 위한 ‘고전문학의 항해지도’

우리 고전문학 작품들을 잘 풀어써서 대중과 소통하려는 연구자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고전문학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낱낱의 작품이 아니라 고전문학사 전체를 조망하면서 우리 고전문학의 세계가 얼마나 드넓고 두터운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은 흔치 않다. 이 책은 신화, 구비문학, 고전소설, 고전시가, 한국한문학 등 각 분야의 전문 연구자들이 모여 고전문학사 전체를 망라하는 갈래별, 시대별 작품을 선별하되, 이를 주제별로 재분류하는 작업을 통해 고전문학사의 새로운 지도를 제시하였다. 각 주제별 고전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갈래와 시대를 떠나 읽고 싶은 주제의 고전문학 작품을 안내하는 ‘주제별 고전문학 사전’의 역할도 겸하고 있어 처음 고전문학의 바다를 찾은 독자들에게 항해지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4. 입말문학과 글말문학의 균형을 맞추다
― 삶과 문학이란 관점에서 중요한 작품들을 추려냈다

어떤 작품을 선별하여 실을 것인가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이다. ‘문학은 삶이다’라는 큰 명제하에 옛사람들의 삶의 진정성과 고투가 묻어나는 문학작품,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감동과 울림을 주는 작품을 찾기 위해 애썼다. 기존 교과서에서 상투적으로 다루어지는 유명 작품에만 주목하지 않고 새롭게 음미해볼 만한 작품들을 대거 발굴하였는데, 엄선하고 엄선했음에도 불구하고 300편이 넘는 작품이 포함되었다. 특히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오고, 민초들 속에서 면면히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 온 입말문학(구비문학)에 주목하였다. 입말문학은 그동안 정규 교육과정에서 많이 소외된 분야이지만, 글말문학과 함께 우리 문학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기에 반쪽짜리 고전문학 교육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입말문학의 부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초적 상상력의 보고인 서사무가와 신화, 민중의 절절한 삶의 애환과 신명이 묻어나는 민요와 판소리 등을 대거 포함하였다. 더불어 지금 보아도 눈시울 붉어지는 ‘원이 아버님께’와 같은 조선시대 여성의 편지글이나 사회적 소수자였던 기생과 노비의 시와 노래를 돌아보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실기문학인 여행기나 견문기, 연행록, 편지 등도 적극 다루어 우리에게 낯선 그 시대와 문화, 그 속의 사람들 이야기도 살펴보았다.

5. 고전문학 작품 이해를 돕는 열두 빛깔 그림들

주제별로 각기 다른 작가가 그림을 그려 고전문학 작품이 전해주는 문학적 상상력과 더불어 각 그림작가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전이 전하는 사랑과 갈등, 죽음과 환상의 공간, 자아의 실현과 이상향, 노동과 놀이의 세계가 어떤 풍경인지 개성 있는 작가들의 각 그림이 친절하게 안내한다. 박제화된 고전 읽기가 아니라 오늘날의 문제와 끊임없이 연계하여 읽고 해석하려는 저자들의 노력이 그림 작가들의 파격적인 그림과 만나 더 선명하게 옛이야기와 오늘날의 이야기를 접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