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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독히도 성실한 역사가의 손으로 쓴 우리 시대의 초상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교수의 시대 읽기, 하나님의 뜻 찾기
해외여행 중에도 매일 밤 노트북을 열고 40-50매의 글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이만열 교수의 눈에 포착된 한국 사회와 교회, 그리고 우리 인생의 모습. 4·19혁명, 7·4남북공동선언, 멀게는 을사늑약과 경술국치 같은 우리 근현대사의 변곡점과 그 유산에서부터 가깝게는 세월호 참사,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 2012년 대선, 역사교과서 논쟁, 그리고 목회자의 논문 표절까지, 한국 사회를 달군 사건과 인물들을 냉철하게 살피면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숙고한다.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발언과 실천을 계속해온 노 지사의 결기 있는 외침은, 세상사에는 끝내 역사의 평가가 따른다는 두렵고도 희망적인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교수의 시대 읽기, 하나님의 뜻 찾기
해외여행 중에도 매일 밤 노트북을 열고 40-50매의 글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이만열 교수의 눈에 포착된 한국 사회와 교회, 그리고 우리 인생의 모습. 4·19혁명, 7·4남북공동선언, 멀게는 을사늑약과 경술국치 같은 우리 근현대사의 변곡점과 그 유산에서부터 가깝게는 세월호 참사,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 2012년 대선, 역사교과서 논쟁, 그리고 목회자의 논문 표절까지, 한국 사회를 달군 사건과 인물들을 냉철하게 살피면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숙고한다.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발언과 실천을 계속해온 노 지사의 결기 있는 외침은, 세상사에는 끝내 역사의 평가가 따른다는 두렵고도 희망적인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목차
책머리에
1 인간의 끝은 하나님의 시작입니다 _한국 사회를 생각한다
인간의 끝은 하나님의 시작입니다 | 세월호 진실규명은 역사의 요구다 | 팽목항을 다녀와서 | 감히 말하는 자가 없어졌다 | 공짜 지하철 타는 신세이고 보니 | 대학 평가에 대한 단상 | 우리 사회 속의 특권의식 | 소말리아를 생각한다 | 다락밭 정책과 4대강 사업 | 우파 속의 종북 | 종북, 공북, 화북 | 선지자 오뎃과 에브라임의 네 지도자 | 중립화 통일론 | 괴뢰와 사팔뜨기 | 풍선에 실어 보내는 사랑 | 신은미 선생 | ‘12월 19일’ 그리고 김이수 헌법재판관 | 대법원은 언제까지 국민의 인내만 요구할 것인가 | 일본의 역주행을 우려한다 | 분노하라 | 약한 자 힘 주시고 강한 자 바르게
2 역사란 무엇인가 _역사를 생각한다
우리에게 역사의 의미는 | 상에 얽힌 이야기 | 목회자와 역사의식 | 을사늑약 108주년에 전시작전권을 생각한다 | 국권상실과 고종 책임론 | 2·8독립선언 95주년 | 4·19혁명 회상 | 다시 7월 4일을 보내는 소회 | 역사교육강화방안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 물타기 수법과 물귀신 작전 |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한다
3 일생지계 재어근 _인생에 관한 짧은 생각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 | 강사료에 얽힌 이야기 | 다음에는 청첩장을 꼭 보내지요 | 나의 독서 편력 | 일생지계 재어근 | 거창기행
4 종 되었던 때를 기억하라 _한국 교회를 생각한다
종 되었던 때를 기억하라 | 한국 그리스도인이 수행한 민족사적 과제 | 권서와 사경회 | 기록 보존과 문화민족 | 한글 운동과 그리스도교 | 한국 교회 성도들의 기도 변천사 | 아합왕이 소집한 국가조찬기도회 | 한국 교회, 자기 신학이 있는가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가난 실천과 작은 교회 운동 | [복음과상황] 20년을 고민한다 | 한국 교회의 죄책 고백 문제 | 표절과 그 두둔 세력 | 그들은 천당이 있다고 믿을까 | 섬기는 것과 누리는 것
5 역사에 살아 있는 사람 _그들을 기억한다
옥한흠 목사를 기리며 | 방지일 목사 | 안병무 선생을 추억함 | 사랑의 사도 손양원 목사 | 화해의 사도 이승만 목사 | 김교신 선생 | 함석헌: 먼저 그 의를 구하라 | 74주기를 맞아 도산 안창호 선생님 영전에 아뢰나이다
맺음말을 대신하여 _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발문 _내가 만난 이만열 교수 _이이화
1 인간의 끝은 하나님의 시작입니다 _한국 사회를 생각한다
인간의 끝은 하나님의 시작입니다 | 세월호 진실규명은 역사의 요구다 | 팽목항을 다녀와서 | 감히 말하는 자가 없어졌다 | 공짜 지하철 타는 신세이고 보니 | 대학 평가에 대한 단상 | 우리 사회 속의 특권의식 | 소말리아를 생각한다 | 다락밭 정책과 4대강 사업 | 우파 속의 종북 | 종북, 공북, 화북 | 선지자 오뎃과 에브라임의 네 지도자 | 중립화 통일론 | 괴뢰와 사팔뜨기 | 풍선에 실어 보내는 사랑 | 신은미 선생 | ‘12월 19일’ 그리고 김이수 헌법재판관 | 대법원은 언제까지 국민의 인내만 요구할 것인가 | 일본의 역주행을 우려한다 | 분노하라 | 약한 자 힘 주시고 강한 자 바르게
2 역사란 무엇인가 _역사를 생각한다
우리에게 역사의 의미는 | 상에 얽힌 이야기 | 목회자와 역사의식 | 을사늑약 108주년에 전시작전권을 생각한다 | 국권상실과 고종 책임론 | 2·8독립선언 95주년 | 4·19혁명 회상 | 다시 7월 4일을 보내는 소회 | 역사교육강화방안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 물타기 수법과 물귀신 작전 |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한다
3 일생지계 재어근 _인생에 관한 짧은 생각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 | 강사료에 얽힌 이야기 | 다음에는 청첩장을 꼭 보내지요 | 나의 독서 편력 | 일생지계 재어근 | 거창기행
4 종 되었던 때를 기억하라 _한국 교회를 생각한다
종 되었던 때를 기억하라 | 한국 그리스도인이 수행한 민족사적 과제 | 권서와 사경회 | 기록 보존과 문화민족 | 한글 운동과 그리스도교 | 한국 교회 성도들의 기도 변천사 | 아합왕이 소집한 국가조찬기도회 | 한국 교회, 자기 신학이 있는가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가난 실천과 작은 교회 운동 | [복음과상황] 20년을 고민한다 | 한국 교회의 죄책 고백 문제 | 표절과 그 두둔 세력 | 그들은 천당이 있다고 믿을까 | 섬기는 것과 누리는 것
5 역사에 살아 있는 사람 _그들을 기억한다
옥한흠 목사를 기리며 | 방지일 목사 | 안병무 선생을 추억함 | 사랑의 사도 손양원 목사 | 화해의 사도 이승만 목사 | 김교신 선생 | 함석헌: 먼저 그 의를 구하라 | 74주기를 맞아 도산 안창호 선생님 영전에 아뢰나이다
맺음말을 대신하여 _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발문 _내가 만난 이만열 교수 _이이화
책 속으로
그러나 희망은 가능성을 계산하는 데서가 아니라 인간이 내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철저히 절망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인간의 철저한 절망이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바라보게 되는 신앙적 결단을 가져오게 된다.
--- p.19
역사는 수많은 시대, 수많은 인간의 삶에서 영원한 삶과 찰나적인 삶, 역사적인 삶과 시간적인 삶이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래서 역사는 당대의 시간 속에 매몰되어 타협하면서 살아간 자와 시간을 초월하여 역사 앞에서 떳떳이 살아간 자를 확연히 구분해주고 있다. … 왕후장상이 있었고 수많은 시대를 누렸던 권력자와 지도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시대 속에서는 살아 있었을지 모르지만 역사 속에서는 죽어 있는 존재들이다. 여기에 역사적 삶과 평가가 있고 엄정성이 존재한다.
--- p.134
“하나님이 역사를 움직이신다”는, 기독교인이면 으레 믿고 있다는 이 주제를 두고 볼 때, 우리의 이해는 구체적이지 못하고 대단히 선언적·거시적 의미를 띠고 있는 데 비해서 구약의 기자들은 매우 실제적이고 미시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국왕의 통치행위나 이웃 나라와의 전쟁, 사회·경제적 부정과 개인의 도덕적 파탄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간섭이 구체화하고 있음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구약 기자들의 이 같은 역사 이해가 사실은 기독교적 역사 이해의 한 전범(典範)을 보여주고 있다.
--- p.143
설교란 무엇인가? 그것이 성경공부와 어떻게 다른가? 필자는 설교란 하나님의 말씀을 시대상황 속에서 재해석하여 선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렇기에 상황이 빠진 말씀 선포는 설교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단순한 성경공부에 불과할 것이다.
--- p.19
역사는 수많은 시대, 수많은 인간의 삶에서 영원한 삶과 찰나적인 삶, 역사적인 삶과 시간적인 삶이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래서 역사는 당대의 시간 속에 매몰되어 타협하면서 살아간 자와 시간을 초월하여 역사 앞에서 떳떳이 살아간 자를 확연히 구분해주고 있다. … 왕후장상이 있었고 수많은 시대를 누렸던 권력자와 지도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시대 속에서는 살아 있었을지 모르지만 역사 속에서는 죽어 있는 존재들이다. 여기에 역사적 삶과 평가가 있고 엄정성이 존재한다.
--- p.134
“하나님이 역사를 움직이신다”는, 기독교인이면 으레 믿고 있다는 이 주제를 두고 볼 때, 우리의 이해는 구체적이지 못하고 대단히 선언적·거시적 의미를 띠고 있는 데 비해서 구약의 기자들은 매우 실제적이고 미시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국왕의 통치행위나 이웃 나라와의 전쟁, 사회·경제적 부정과 개인의 도덕적 파탄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간섭이 구체화하고 있음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구약 기자들의 이 같은 역사 이해가 사실은 기독교적 역사 이해의 한 전범(典範)을 보여주고 있다.
--- p.143
설교란 무엇인가? 그것이 성경공부와 어떻게 다른가? 필자는 설교란 하나님의 말씀을 시대상황 속에서 재해석하여 선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렇기에 상황이 빠진 말씀 선포는 설교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단순한 성경공부에 불과할 것이다.
--- p.337
출판사 리뷰
지독히도 성실한 역사가의 손으로 쓴 우리 시대의 초상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교수의 시대 읽기, 하나님의 뜻 찾기
제8대 국사편찬위원장(2003-2006)을 지낸 숙명여대 이만열 명예교수는 무척이나 성실한 기록자로 정평이 나 있다. 신군부에 의해 해직되어 미국에 체류하던 1982년 이후 30여 년에 걸쳐 꼬박꼬박 일기를 써왔고, 해외여행 중에도 매일 밤 노트북을 열고 40-50매의 글을 남긴다고 한다. [잊히지 않는 것과 잊을 수 없는 것]에는 그런 이만열 교수가 깐깐하고 꼼꼼하게 기록한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 그리고 우리 세상살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4.19혁명, 7.4남북공동선언, 멀게는 을사늑약과 경술국치, 2?8 독립선언 같은 우리 근현대사의 변곡점에서부터 가깝게는 세월호 참사, 2012년 대선, 역사교과서 논쟁, 그리고 목회자의 논문 표절까지, 한국 사회를 달군 사건과 인물들을 두루 살피면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숙고한다.
책에는 신문과 잡지 기고문, 강연문과 설교 원고, 페이스북에 쓴 글 등 모두 62편의 글이 갈무리되어 있다. 한국 사회를 돌아보는 글(1부), 우리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들어가면서 역사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이 일들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보여주는 글(2부), 아내를 향한 미안한 마음이라든지 젊은 시절의 독서 편력 등을 기록한 개인적인 고백(3부), 한국 교회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글(4부), 옥한흠 목사, 안병무 박사, 손양원 목사, 김교신, 함석헌 선생 등 몇몇 인물에 관한 회고와 평(5부)의 짜임이다.
날짜가 적힌 글, 시대를 증언하는 소리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에는 글을 쓴 날짜가 적혀 있다. 플로피디스크에 글을 저장하던 시절을 지나 컴퓨터가 업그레이드되거나 교체될 때마다 오래된 글들도 새 컴퓨터로 고스란히 옮겨져 살아남았다. 시간적으로는 1993년에서 2015년 1월까지 20여 년에 걸쳐 있지만, 50편 정도가 2010년 이후의 시기에 집중된다. 그러니까 소위 ‘잃어버린 10년’ 이후에 들어선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대에 쓰인 글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4대강 사업, 미네르바 사건을 비롯해, 최근의 통진당 해산 판결, 신은미 추방, 세월호 참사, 부정선거 논란, ‘종북’ 논란 등 굵직한 사건과 논란이 이어졌던 시기였다. 역사가는 그 수많은 사건들 중 잊히지 않는 일들, 그리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 시대를 증언했다.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최근 수년 간의 한국 사회의 흐름을 복기하고 우리가 역사의 진로 어디쯤 서 있는지를 짚어볼 수 있다.
“헛소리로 뒷북치는 것이라 하더라도 시대를 향한 소리를 남기기로 했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도 ‘잊히지 않는 것과 잊을 수 없는 것’이라 달았다. 소리는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나타나기도 했고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드러내기도 했다. 울림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고 반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대를 증언하는 소리는 필요하지 않을까.” _7-8쪽
공평무사함을 기본으로 하는 사가(史家)답게 대체로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서술하지만, 때로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제적?사회적 불의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고, 역사의식 없이 부화뇌동하며 일신의 안위만을 꾀하는 기회주의적 인사들을 질타하는가 하면,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편벽됨의 장막을 깨고 나올 것을 역설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팔순이 가까운 저자가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현실은 변명이 궁색하고, 서글프기조차 하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발언과 실천을 계속해온 노 지사의 결기 있는 외침은, 역사에 살아 있기를 바라며 외롭게 싸우는 이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깨달음을 준다.
선교 130주년에 한국 교회를 돌아보다
2015년은 선교사 아펜젤러와 언더우드가 처음 이 땅에 온 지 130주년이 되는 해다. 아펜젤러는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에 한국에 도착하면서 이렇게 기도했다. “오늘 사망의 빗장을 산산이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주께서 이 나라 백성들이 얽매여 있는 굴레를 끊으사 그들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빛과 자유를 주옵소서!” 아펜젤러의 이 기도는 얼마만큼 실현되었는가? 이것을 돌아보자는 것이 이 책의 의도 중 하나다. 구한말 우리나라에는 선교사들이 들어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도 전에, 번역된 성경을 읽고 회심한 이들이 있었다. 이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한국 기독교의 독특함인데, 초기 한국 교회는 일방적 선교를 통해 기독교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주체적 수용의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당시 교회는 문맹률을 낮추고 사회를 계몽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담당했으며, 신사참배 압력에 무릎 꿇은 뼈아픈 역사도 있지만, 민족의 독립을 위해 투쟁에 나섰던 이들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자랑스런 역사도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 위에서 오늘의 한국 교회의 상황을 성찰할 수 있도록 해주며, 거꾸로 과거의 사건과 인물들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도 그것이 지니는 현재적 의미를 반드시 짚어준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역사와 현재가 서로 절연된 것이 아님을 상기시키면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역사적 책임의식을 지니고 살아야 함을 일깨운다. 또 한 가지, 저자는 2부와 4부에 실린 글들을 통해 역사는 하나님의 뜻을 보여준다는 명제의 참뜻을 해명한다. 지난해의 문창극 사태를 지켜보며 기독교적 역사관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 독자라면, 이 글들을 통해, 기독교적 역사의식의 요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우정의 증언
얼마 전 이만열 교수는 미국 장로교 총회장을 지낸 이승만 목사가 소천하자 그를 소개하고 추모하는 글을 썼는데, 이 글은 페이스북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억함이 마땅한 이를 소개해주어 고맙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승만 목사뿐 아니라, 옥한흠 목사, 안병무 선생 등 한국 교회에 뚜렷한 자국을 남긴 이들을 몇 분 소개하는데, 저자만이 아는 개인적 일화와 함께 이들의 인생을 추억하는 즐거움이 크다. 그리고 한 가지, 언제부터인가 저자의 책에는 저자를 깊이 이해하는 친구 또는 선후배의 교우기가 실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한국 근현대 역사학의 흐름](2007)에는 한영우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역사의 중심은 나다](2007)에는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감히 말하는 자가 없었다](2010)에는 조동걸 교수(국민대 명예교수)가 자신이 사귀어온 이만열 교수에 관한 글을 썼다. 이번에는 재야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이, 엄혹했던 1970년대의 첫 만남에서부터 여전히 자주 만나면서 ‘품위를 지키며’ 대화를 나누는 지금까지 40년 남짓한 세월 동안 계속되고 있는 두 노학자의 우정을 들려준다. 이만열 교수는 이이화 선생에게 담배를 끊으라고 잔소리를 늘어놓고, 이이화 선생은 이만열 교수에게 술을 몇 잔쯤은 마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한다는데, 비슷한 또래로 함께 한국사를 공부하며 역사의 질곡을 헤쳐 온 이들의 아름다운 관계는 읽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 이렇게 이 책은 지나온 역사에 대한 증언이면서, 그 역사를 만들어가는 내 옆의 사람에 대한 증언이기도 한 것이다.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교수의 시대 읽기, 하나님의 뜻 찾기
제8대 국사편찬위원장(2003-2006)을 지낸 숙명여대 이만열 명예교수는 무척이나 성실한 기록자로 정평이 나 있다. 신군부에 의해 해직되어 미국에 체류하던 1982년 이후 30여 년에 걸쳐 꼬박꼬박 일기를 써왔고, 해외여행 중에도 매일 밤 노트북을 열고 40-50매의 글을 남긴다고 한다. [잊히지 않는 것과 잊을 수 없는 것]에는 그런 이만열 교수가 깐깐하고 꼼꼼하게 기록한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 그리고 우리 세상살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4.19혁명, 7.4남북공동선언, 멀게는 을사늑약과 경술국치, 2?8 독립선언 같은 우리 근현대사의 변곡점에서부터 가깝게는 세월호 참사, 2012년 대선, 역사교과서 논쟁, 그리고 목회자의 논문 표절까지, 한국 사회를 달군 사건과 인물들을 두루 살피면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숙고한다.
책에는 신문과 잡지 기고문, 강연문과 설교 원고, 페이스북에 쓴 글 등 모두 62편의 글이 갈무리되어 있다. 한국 사회를 돌아보는 글(1부), 우리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들어가면서 역사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이 일들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보여주는 글(2부), 아내를 향한 미안한 마음이라든지 젊은 시절의 독서 편력 등을 기록한 개인적인 고백(3부), 한국 교회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글(4부), 옥한흠 목사, 안병무 박사, 손양원 목사, 김교신, 함석헌 선생 등 몇몇 인물에 관한 회고와 평(5부)의 짜임이다.
날짜가 적힌 글, 시대를 증언하는 소리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에는 글을 쓴 날짜가 적혀 있다. 플로피디스크에 글을 저장하던 시절을 지나 컴퓨터가 업그레이드되거나 교체될 때마다 오래된 글들도 새 컴퓨터로 고스란히 옮겨져 살아남았다. 시간적으로는 1993년에서 2015년 1월까지 20여 년에 걸쳐 있지만, 50편 정도가 2010년 이후의 시기에 집중된다. 그러니까 소위 ‘잃어버린 10년’ 이후에 들어선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대에 쓰인 글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4대강 사업, 미네르바 사건을 비롯해, 최근의 통진당 해산 판결, 신은미 추방, 세월호 참사, 부정선거 논란, ‘종북’ 논란 등 굵직한 사건과 논란이 이어졌던 시기였다. 역사가는 그 수많은 사건들 중 잊히지 않는 일들, 그리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 시대를 증언했다.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최근 수년 간의 한국 사회의 흐름을 복기하고 우리가 역사의 진로 어디쯤 서 있는지를 짚어볼 수 있다.
“헛소리로 뒷북치는 것이라 하더라도 시대를 향한 소리를 남기기로 했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도 ‘잊히지 않는 것과 잊을 수 없는 것’이라 달았다. 소리는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나타나기도 했고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드러내기도 했다. 울림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고 반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대를 증언하는 소리는 필요하지 않을까.” _7-8쪽
공평무사함을 기본으로 하는 사가(史家)답게 대체로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서술하지만, 때로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제적?사회적 불의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고, 역사의식 없이 부화뇌동하며 일신의 안위만을 꾀하는 기회주의적 인사들을 질타하는가 하면,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편벽됨의 장막을 깨고 나올 것을 역설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팔순이 가까운 저자가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현실은 변명이 궁색하고, 서글프기조차 하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발언과 실천을 계속해온 노 지사의 결기 있는 외침은, 역사에 살아 있기를 바라며 외롭게 싸우는 이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깨달음을 준다.
선교 130주년에 한국 교회를 돌아보다
2015년은 선교사 아펜젤러와 언더우드가 처음 이 땅에 온 지 130주년이 되는 해다. 아펜젤러는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에 한국에 도착하면서 이렇게 기도했다. “오늘 사망의 빗장을 산산이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주께서 이 나라 백성들이 얽매여 있는 굴레를 끊으사 그들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빛과 자유를 주옵소서!” 아펜젤러의 이 기도는 얼마만큼 실현되었는가? 이것을 돌아보자는 것이 이 책의 의도 중 하나다. 구한말 우리나라에는 선교사들이 들어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도 전에, 번역된 성경을 읽고 회심한 이들이 있었다. 이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한국 기독교의 독특함인데, 초기 한국 교회는 일방적 선교를 통해 기독교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주체적 수용의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당시 교회는 문맹률을 낮추고 사회를 계몽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담당했으며, 신사참배 압력에 무릎 꿇은 뼈아픈 역사도 있지만, 민족의 독립을 위해 투쟁에 나섰던 이들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자랑스런 역사도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 위에서 오늘의 한국 교회의 상황을 성찰할 수 있도록 해주며, 거꾸로 과거의 사건과 인물들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도 그것이 지니는 현재적 의미를 반드시 짚어준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역사와 현재가 서로 절연된 것이 아님을 상기시키면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역사적 책임의식을 지니고 살아야 함을 일깨운다. 또 한 가지, 저자는 2부와 4부에 실린 글들을 통해 역사는 하나님의 뜻을 보여준다는 명제의 참뜻을 해명한다. 지난해의 문창극 사태를 지켜보며 기독교적 역사관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 독자라면, 이 글들을 통해, 기독교적 역사의식의 요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우정의 증언
얼마 전 이만열 교수는 미국 장로교 총회장을 지낸 이승만 목사가 소천하자 그를 소개하고 추모하는 글을 썼는데, 이 글은 페이스북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억함이 마땅한 이를 소개해주어 고맙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승만 목사뿐 아니라, 옥한흠 목사, 안병무 선생 등 한국 교회에 뚜렷한 자국을 남긴 이들을 몇 분 소개하는데, 저자만이 아는 개인적 일화와 함께 이들의 인생을 추억하는 즐거움이 크다. 그리고 한 가지, 언제부터인가 저자의 책에는 저자를 깊이 이해하는 친구 또는 선후배의 교우기가 실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한국 근현대 역사학의 흐름](2007)에는 한영우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역사의 중심은 나다](2007)에는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감히 말하는 자가 없었다](2010)에는 조동걸 교수(국민대 명예교수)가 자신이 사귀어온 이만열 교수에 관한 글을 썼다. 이번에는 재야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이, 엄혹했던 1970년대의 첫 만남에서부터 여전히 자주 만나면서 ‘품위를 지키며’ 대화를 나누는 지금까지 40년 남짓한 세월 동안 계속되고 있는 두 노학자의 우정을 들려준다. 이만열 교수는 이이화 선생에게 담배를 끊으라고 잔소리를 늘어놓고, 이이화 선생은 이만열 교수에게 술을 몇 잔쯤은 마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한다는데, 비슷한 또래로 함께 한국사를 공부하며 역사의 질곡을 헤쳐 온 이들의 아름다운 관계는 읽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 이렇게 이 책은 지나온 역사에 대한 증언이면서, 그 역사를 만들어가는 내 옆의 사람에 대한 증언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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