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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암 이벽 (2023) - 진리를 향한 이벽의 갈망과 열정, 한국 천주교회의 밀알이 되다

동방박사님 2023. 8. 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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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유교의 나라 조선 땅에 천주교 신앙의 길을 닦은 ‘하느님의 종 이벽 세례자 요한’의 생애를 담은 소설이다. 이벽 세례자 요한의 인품과 그 당시 조선의 사회, 그리고 천주교 신앙의 수용 과정을 생동감 있게 그리고 있다.

목차

추천의 말
작가의 말

서문
집, 떠나다
천진암, 깃들다
형제들, 어울리다
백탑파, 사귀다
별, 흐르다
매괴화, 품다
강학회, 열다
야소, 읽다
선상, 설파하다
중용, 풀다
노비문서, 울다
논쟁, 벌이다
동행, 청하다
세례, 베풀다
명례방, 모이다
십자 나무, 오르다
부자, 닮다
별채, 갇히다
파초, 살다
고해, 쓰다
후기


저자 소개 
저 : 황보윤
 
부여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자랐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논산의 건양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처음 소설을 배웠다.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동서커피문학상 대상 수상, 2009년 대전일보와 전북일보에 신춘문예 당선, 2012년 전북해양문학상에 당선되었다. 창작집으로 『로키의 거짓말』(세종우수문학도서 선정)과 테마소설집『두 번 결혼할 법』, 『마지막 식사』(공저)가 있....

책 속으로

‘야소가 고난을 받은 것은 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함이다.’ 이벽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누군가 자신의 뒤통수를 후려친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의 죄’를 없애기 위해 십자가에 달렸다는 말 때문이었다. … 이벽은 책 위에 엎드렸다.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 pp.186~187

세례를 준비하며 이벽은 자신의 본명을 ‘약한’으로 정했다. 여덕아국의 약한은 삭막한 광야에서 구세자 야소가 온다고 처음으로 알린 사람이었다. 조선이 불모지의 광야와 같다고 생각한 이벽은 조선에 천주를 전하는 첫 목소리가 되고자 했다.
--- p.248

정씨는 이벽이 듣기라도 하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서방님, 언젠가 저에게 파초 같다고 하셨지요? 파초는 제가 아니고 서방님입니다. 목피가 없는 파초는 겨울이 되면 죽은 것처럼 시들어 버린다고 하셨지요? 허나 그 속에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가 봄이 되면 여러 개의 새순을 밀어 올린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서방님이 진정 파초이십니다.”
--- pp.305~306
 

출판사 리뷰

조선에 천주교 신앙의 길을 낸, 이벽 세례자 요한의 생애

‘하느님의 종 이벽 세례자 요한’의 생애를 중심으로, 유학의 나라 조선에 천주교 신앙이 수용되는 과정과 그 당시 조선의 사회상을 그린 초기 한국 교회사 소설이다. 자발적으로 천주교 신앙이 태동하게 된 배경과 그 탄생 과정을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소설로 재구성하였기에 읽는 재미와 몰입감과 감동을 더한다.

이벽의 성품과 학문 세계, 이벽의 가족 이야기 그리고 세례자 요한으로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앙의 길을 닦아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한 이벽과 정약용, 두 사람의 관계가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우정과 학문과 종교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전개된다. 서학의 전파와 함께 꿈틀대던 조선 선비들의 사회 변혁에 대한 열망과 유학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학자들의 절실함이 홍유한, 권철신, 권일신, 이벽, 이승훈, 정약용 등 남인들의 모습을 통해 묵직하게 와닿는다.

각 단계마다 차곡차곡 쌓아가는 학문적 깨달음, 기도로 지평을 넓혀가며 조선에 천주교 신앙의 터전을 마련하고 그 길을 닦은 우리 신앙 선조들의 열정과 비장한 각오를 만날 수 있다.

추천평

이벽과 그의 동료들은 갈증을 느꼈고 꿈을 꾸었다. 그 꿈으로 이리저리 길을 찾아 헤매었고 결국 물을 찾아 마셨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이며 진리였다. 생명을 주는 물이었다. 그러나 태를 열고 나오기가 어렵듯 ‘처음’은 늘 고난이어서 무녀리 같은 결말이 되어버리곤 한다. 이벽과 동료들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렇게 태를 열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다. …황보윤 작가는 파초와 같은 이벽의 삶과 열정, 그리고 신앙을 동료들과의 강학과 대화를 중심으로 그 단계마다의 정확한 지평을 잘 열어가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때문에 작가와 함께 조목조목 꼼꼼하게 이벽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 하는 깨달음의 탄성이 나오곤 한다. 그러다가 뭔가 아련함이 가슴 한편에 남게 됨을 느끼게 된다.
- 이영춘 (신부)
 
정직하고 맑은 소설이다. 이벽에 관한 자료들을 모두 찾아 꼼꼼하게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편다. 울창하고 가파른 골짜기를 오를수록 모호하고 난삽한 부분들이 하나하나 벗겨진다. 시원하고 올곧으며, 기쁘다가 문득 슬프다. 독자들이 마주치는 낯선 풍경들은, 18세기부터 지금까지 반복하는 물음들로 이어진다. 선교사가 국경을 넘어오기 전인데도 이 곡진한 믿음은 어디서부터 싹이 났을까. 목숨을 건 사랑의 빛깔은 어떠했고,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이들부터 보살피려는 희망의 품은 또 얼마나 넓었을까. 이 땅에서 복된 말씀을 따라 저마다의 십자가를 등에 지고 걷기 시작한 이들의 첫걸음이 그리울 때면 「광암 이벽」을 음미하면 된다. 위로를 주고 행복으로 이끈다.
김탁환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