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정치의 이해 (독서>책소개)/9.정치외교학일반

자유에 관하여 (2024)

동방박사님 2024. 7. 21. 07:44
728x90

책소개

만약 우리에게 의견을 표현할 자유와 더불어 토론할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오직 명령과 복종만 있을 뿐이다. 명령과 복종은 우리가 오류를 수정할 가능성과 그로부터 더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마저 차단한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자유는 필요하다. 개별성 역시 자유의 발현이다. 개별성은 다양성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 개별성 발휘를 위한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 우리는 획일성 또는 동일성이라는 비인간화를 지향하게 된다. 이러한 비인간화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별성을 표현하기 위한 자유가 필요하다.

밀의 『자유에 관하여』는 우리 자신은 물론, 타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방법을 서술한다. 또한 우리 자신의 행동과 타인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더 나아가 사회적 상호 작용을 도모할 당위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같은 상호 작용이 사회에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나아가 이를 위해 왜 우리가 소수의 의견을 특히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 역설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밀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목차

1장. 서문 13
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 37
3장. 행복의 한 요소로서 개별성 109
4장.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하는 권위의 한계에 대하여 143
5장. 적용 176

옮긴이 해제 213
찾아보기 228

저자 소개 

저 :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밀은 1806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철학자이며 경제학자였던 제임스 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에게 극도로 엄격한 영재교육을 시켰다. 그 결과 밀은 3살 때부터 그리스어를 배워서 8살에 헤로도토스와 플라톤의 저작들을 원어로 읽었고, 8살부터는 라틴어를 배워서 오비디우스 등이 쓴 라틴어 고전도 읽었다. 12살부터는 스콜라 철학의 논리학을 공부했고, 아리스토...

역 : 김은미

중앙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특히 ‘쾌락의 질적 차이’를 중심으로 고급 쾌락과 저급 쾌락의 구분 기준과 그 의미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밀의 『자유에 관하여』에 내재된 질적 공리주의의 단초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책 속으로

* “자유와 권위 사이의 투쟁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 “교회 가운데서도 가장 편협한 교회인 로마가톨릭교회도 성인을 시성할 때에는 ‘악마의 대변인’을 시성식에 들이고 그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듣는다. 가장 신성한 사람조차도 악마의 대변인이 늘어놓는 그에 대한 모든 험담이 알려지고 신중히 검토되기 전까지는 사후의 명예를 인정받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뉴턴의 학설조차도 의문시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면, 인류는 오늘날 우리가 그것이 진리라고 믿는 것과 같은 더할 나위 없는 확신을 견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가장 확신하는 신념조차, 그것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하도록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것 외에는 안심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 만약 한 사람을 뺀 모든 인류가 하나의 의견을 갖고 있고 오직 한 사람이 반대의 의견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그 한 사람이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행사해 인류를 침묵시키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류가 한 사람을 침묵시키는 것도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다.

의견 표현을 침묵시키는 것이 가진 특별한 해악이 있다. 그것은 현세대뿐만 아니라 후세대에 이르기까지, 또한 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과 그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인류로부터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도둑질하는 것이다. 즉, 만약 그 의견이 옳다면, 인류는 오류를 진리로 바꿀 기회를 뺏기는 것이다. 만약 그 의견이 틀렸다면, 인류는 그에 못지않은 혜택, 곧 오류와의 충돌을 통해 발생하는 진리에 대한 좀 더 분명한 인식과 생생한 인상을 상실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1859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래, 국가와 사회의 폭정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책 가운데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에 관하여』보다 학술적으로나 대중적으로 널리 읽히고 찬사를 받았던 책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개인의 자유에 대한 옹호라는 큰 맥락 아래에서, 『자유에 관하여』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회의 역사적, 시대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강조점을 가지며 읽혔다. 예컨대, 『자유에 관하여』는 무엇보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에 대한 장엄한 비판으로 읽혔다. 나아가 『자유에 관하여』는 또한 (국가가 아닌) 사회와 여론의 폭정, 다시 말해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의 자유(생각과 행동)를 제약하고 억압하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혔다. 특히, 이런 맥락에서 『자유에 관하여』는 사상의 자유에 대한 가장 정평 있는 옹호로 널리 읽혔으며,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출판과 언론, 결사의 자유에 대한 옹호로도 읽혔다.

이런 맥락에서 『자유에 관하여』의 가장 핵심적인 구절 가운데 하나는 다음일 것이다.

예전에 이런 다툼은 피지배자들 또는 일부 피지배 계급과 정부 사이에서 발생했다. 자유라는 것은 정치 지도자들의 폭정에 대한 보호를 의미했다. …… 오늘날에는 행정직에 있는 자의 폭정에 대한 보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즉, 지배적인 의견과 감정의 폭정에 대해서도 보호가 필요하며, …… 사회가 그 자신의 사상과 관행을 그것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경향으로부터의 보호 역시 필요하다. 집단적 의견이 독립적인 개인에게 정당하게 간섭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발견하고, 침해에 맞서 개인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정치적 전제로부터의 보호만큼이나 인간사의 좋은 조건을 만드는 데 필수 불가결하다.
- 본문 중에서

지금으로부터 거의 70여 년 전인 1950년대에 처음 한국어로 번역 소개된 이래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에 관하여』는 한국 사회에서도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에 맞서 학문과 사상과 언론의 자유가 탄압받을 때마다 소환되며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한 준거로 사용되었다. 이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고, 평화로운 정권 교체와 민주화 이행도 있었다. 하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비단, 현직 대통령이 취임사를 비롯한 모든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자유’이기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자유에 관하여』를 다시 읽어야 한다면, 그것은 이 책이 여론의 폭정을 비롯해, 한 사회에서 ‘집단 사고’가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며 ‘관용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로 나아가는 길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지난 몇 년간 한국의 사회 정치 담론을 지배했던 표현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으로 ‘내부 총질’, ‘배신자’ 담론이 있다. 일치단결은 못하더라도, 내부 총질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이견을 제시하는 내부 구성원에 대한 암묵적 관용의 한도인 양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닥치고’ 정치, ‘닥치고’ 돌격.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린 마음과 관용은 결연한 의지의 박약으로 간주되고, 이견을 제시하는 것이 내부 총질로 호명되며, 상대방과 대화하려는 시도가 배신으로 규정되기 십상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사회를 자유로운 사회라 할 수 있을까?

교회 가운데서도 가장 편협한 교회인 로마가톨릭교회도 성인을 시성할 때에는 ‘악마의 대변인’을 시성식에 들이고 그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듣는다. 가장 신성한 사람조차도 악마의 대변인이 늘어놓는 그에 대한 모든 험담이 알려지고 신중히 검토되기 전까지는 사후의 명예를 인정받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뉴턴의 학설조차도 의문시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면, 인류는 오늘날 우리가 그것이 진리라고 믿는 것과 같은 더할 나위 없는 확신을 견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가장 확신하는 신념조차, 그것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하도록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것 외에는 안심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 본문 중에서

물론, 모든 이견이 찬양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견을 보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진 토론은 그 의견을 더욱 강화해 사람들이 더욱 극단적인 행동을 하도록 이끌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주요 국가나 지도자들이 저지른 최악의 정책 결정들은 대부분 이런 집단 사고로부터 나온 것이다. 위정자들이라면, 특히 권력의 지위에 있는 이들이라면, 이 같은 집단 사고가 초래할 수 있는 편향과 위험천만한 결정 구조에 대해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집단 사고는 위정자들 사이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닌, 사회집단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다.

다수의 의견에, 특히나 권력자의 의견에 ‘옳소’, ‘좋아요’만 누르는 사람들은 무임승차자들이다. 그들은 사회에 아무런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이견을 제시하는 소수의 사람은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사회에 제공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이득을 준다.

의견 표현을 침묵시키는 것이 가진 특별한 해악이 있다. 그것은 현세대뿐만 아니라 후세대에 이르기까지, 또한 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과 그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인류로부터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도둑질하는 것이다. 즉, 만약 그 의견이 옳다면, 인류는 오류를 진리로 바꿀 기회를 뺏기는 것이다. 만약 그 의견이 틀렸다면, 인류는 그에 못지않은 혜택, 곧 오류와의 충돌을 통해 발생하는 진리에 대한 좀 더 분명한 인식과 생생한 인상을 상실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존 스튜어트 밀이 제시하는 자유주의적 사유의 근본 토대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인정이다. 그렇기에 가장 인간적인 사고는, 우리가 천사들이 아니기에, 우리가 신들이 아니기에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 같은 인간적 의식과 인정은, 내가 아닌 누가 집권을 하든 되돌릴 수 없는 이상적 법률과 제도를 만들겠다는 완전주의적 사고와는 양립할 수 없다. 결국, 불완전한 인간들로 구성된 우리 사회는 이견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견해와 이해를 가진 집단들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추구함으로써 사회적 병폐를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 사회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자유에 관하여』를 새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자유에 관하여』는 존 스튜어트 밀 전공자 김은미가 옮겼다. 이번 번역은 존 스튜어트 밀에 대한 기존 국내 연구와 번역의 주요 성과들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으며, 다양한 영어권 판본은 물론 일본어 판본과 중국어권 판본의 대조 비교를 통해 좀 더 정확하고 가독성 있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