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서양철학의 이해 (독서>책소개)/6.서양근대철학

서양근대철학의 열가지 쟁점 (2004)

동방박사님 2024. 8. 9. 11:17
728x90

책소개

서양근대철학을 쟁점 중심으로 탐구한 개론서. 26명의 국내 중견 소장학자들이 물질과 운동, 방법, 지식, 지각, 실체, 자아, 정념, 도덕과 자유의지, 개인과 사회, 신과 종교 등 근대철학의 주요 주제를 선정하여 2년에 걸쳐 공동으로 연구하고 집필했다.

목차

첫번째 쟁점: 물질과 운동
자연현상을 물질의 운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두번째 쟁점: 방법
지식 획득의 새로운 방법은 무엇인가

세번째 쟁점: 지식
지식은 어디까지 정당화되는가

네번째 쟁점: 지각
수동적인 감각인가, 마음의 능동적 행위인가

다섯번째 쟁점: 실체
세계는 하나의 실체로 설명되는가, 다수의 실체로 설명되는가

여섯번째 쟁점: 자아
무엇으로 자아존재의 확실성을 증명할 것인가

일곱번째 쟁점: 정념
원초적인 것인가, 파생적인 것인가

여덟번째 쟁점: 도덕과 자유의지
도덕의 기초는 감정인가 이성인가, 그리고 자유의지는 도덕의 필수조건인가

아홉번째 쟁점: 개인과 사회
인간은 원자적 존재인가, 공동체적 존재인가

열번째 쟁점: 신과 종교
선한 신과 악은 양립 가능한가
 
저자 소개 
공편 : 진태원
연세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스피노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민주자료관 연구교수로 있고, [황해문화] 편집주간으로 있다. 저서로는 『을의 민주주의』, 『알튀세르 효과』(편저), 『스피노자의 귀환』(공편), 『포퓰리즘과 민주주의』(편저) 등이 있으며, 자크 데리다의 『법의 힘』, 『마르크스의 유령들』, 에티엔 발리바르의 스피노자와 정치』...

출판사 리뷰

왜 쟁점 중심의 근대철학인가
2500년 서양철학사를 살펴보면 시대마다 새로운 문제들이 제기되었고 많은 철학자들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음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근대철학은 그 문제의식에서 현대와 맞닿아 있다. 근대 철학자들이 다루었던 철학의 주제들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관심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400년전 서양의 근대 철학자들이 쟁점으로 삼았던 문제들은 여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논의될 필요가 있다.
2001년 창비에서 발간된 "서양근대철학"이 서양근대철학을 인물 중심으로 집대성한 것이라면 이 책 『서양근대철학의 열가지 쟁점』은 근대철학을 꿰뚫어볼 수 있는 방법으로 쟁점 중심 접근을 채택했다. 인물별, 연대기별 서술방식에 집중되었던 기존의 철학서 체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참신한 기획이자 새로운 시도인 것이다. 근대 철학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열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주제별로 깊이있는 탐구의 깊이를 더하면서 진지하고 치열한 근대철학의 세계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집필한 '서양근대철학회'는 르네쌍스부터 칸트 이전의 유럽철학을 전공한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철학학회이다. 단순히 서양의 근대철학을 소개하거나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것으로 소화 흡수하여 독자적인 시각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02년 가을에 기획된 이 책은 26명의 국내 중견 소장학자들이 쟁점별로 팀을 구성하여 2년 동안 매달 쎄미나를 통해 공동집필하고 독회를 거듭하면서 완성해낸 역작이다. 서양근대철학에 대한 연구성과를 우리의 학자들이 우리의 언어로 정리한 것으로서 학계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근대철학 속의 쟁점들
첫번째 쟁점: 물질과 운동 근대는 과학이 세상을 보는 눈을 크게 바꾸어놓고 합리적인 사고와 삶의 기준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과학혁명의 시대였다. 베이컨, 데까르뜨, 홉스, 라이프니츠 등 과학자이기도 한 근대 철학자들은 2천년 동안 서양을 지배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의 핵심이 되는 두 축인 물질론과 운동론을 극복하는 새 자연철학의 원리, 즉 물질의 운동으로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기계론의 전통을 세워 근현대 학문 발전에 초석을 마련했다.

두번째 쟁점: 방법 근대 과학과 철학에서 말하는 방법이란 새로운 철학적 원리 혹은 자연학적 원리를 발견하기 위해 따라야 할 절차를 말한다. 근대 철학자들은 중세의 스콜라철학적 학문관과 그 방법론을 극복하고 회의주의에 맞서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과학의 의미분석 작업의 일환으로 방법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경험론자들이 자연주의적이며 귀납론적 방법을 택하였다면, 합리론자들은 선험적 원리를 인정하고 지식을 존재적 원리나 우주론적 차원으로 확대하는 방법을 적용하였다.

세번째 쟁점: 지식 가톨릭교회의 전적인 권위에 문제를 제기한 교회개혁운동과 고대 회의주의의 일파인 퓌론주의의 부활을 계기로 인식론에 대한 열렬한 관심이 생겨났다. 근대 철학자들은 지식과 신앙을 구별하고 확실한 지식을 찾는 일이 철학자의 주된 임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세계에 대해 갖는 앎의 기원은 어디에 있는가, 앎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앎의 한계는 어디인가 등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번째 쟁점: 지각 고대철학에서도 지각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 없지는 않았으나 지적 기능이 우월하다는 확신 때문에 지각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부차적이었다. 합리론자들은 대체로 외부 사물을 지각할 때 생기는 오류 때문에 지각을 신뢰하지 않고 지적 직관에 의존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반해 지각에 대한 체계적이고 충실한 관찰과 분석은 경험론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지각표상설(데까르뜨)과 주관적 관념론(로크, 버클리), 현상론(흄), 상식적 실재론(리드)과 프랑스 감각주의 철학(꽁디약, 멘 드 비랑)이 근대철학의 대표적인 지각이론이다.

다섯번째 쟁점: 실체 근대철학에서는 목적론적 자연관이 폐기되고 기계론적 자연관이 확립됨으로써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의 형이상학적 토대를 세우기 위해 실체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합리론자들은 실체를 존재론적 탐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실체의 존재론적 위상이 무엇이며 다른 존재론적 요소들(우연성, 힘, 속성)과 어떤 원리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규명하는 것을 주된 과제로 하였다. 이에 반해 영국의 경험론자들은 실체문제를 전혀 다른 인식론적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대체로 실체라는 개념을 무의미하거나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생각했다.

여섯번째 쟁점: 자아 근대철학이 서양의 지성사에 기여한 공로는 바로 '자아의 발견'이다. 인간 자신이 바로 앎과 삶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은 근대성을 특징짓는 한 기준이 되었다. 그것은 신 중심 사회인 중세라는 역사적 배경과 '자아의 발견'이 대두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 인격, 자율성, 자발성 등에 대한 새로운 자각은 특히 뉴턴과학과 명예혁명을 성취한 근대 영국에서 강하게 일어났으며 경험론이 그 중심부 역할을 했다.

일곱번째 쟁점: 정념 근대 철학자들은 다른 어느 시대보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다양한 감정론들이 등장한 것도 이 시대이다. 합리론자들 중 데까르뜨와 말브랑슈는 심신이원론에 기초하여 정념론을 전개시켰으며, 스피노자는 코나투스 이론을 통해 정신과 일체를 일원적으로 통합했다. 반면 경험론자들에게 정념의 문제는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정념이란 행위를 위한 의도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서 작용할 수 있는 의지와 작용당할 수 있는 정념을 구분한다.
여덟번째 쟁점: 도덕과 자유의지 근대의 철학자들은 신적 의지나 자연적 본성이나 목적에 근거하여 선과 도덕을 이해했던 과거의 사고방식과 규범들이 더이상 실천적 지침으로서 적절치 못함을 지적했다. 근대 도덕철학의 핵심적 관심은 도덕적 사고의 규범과 기준을 새로이 정초하는 것이었다. 또한 단순히 도덕적 덕목을 탐구한 고대와 달리 도덕적 사고의 가능성과 근거 그리고 규범의 당위성을 탐구하는 데 주된 관심을 기울였다. 따라서 근대 도덕철학은 덕윤리가 아니라 규범윤리의 특징을 지닌다.

아홉번째 쟁점: 개인과 사회 종교적 권위와 이에 근거를 둔 권력과 제도, 질서가 점차 영향력을 상실한 근대로 접어들면서 철학자들은 더이상 신의 권위나 종교적 교리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개인과 사회, 국가의 관계를 규정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한다. 마끼아벨리, 홉스, 로크, 루쏘, 칸트, 헤겔 등은 도덕이나 법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있는 이기적인 개인이 군집상태인 이른바 자연상태를 가정하고 이로부터 어떻게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가를 탐구하였다.

열번째 쟁점: 신과 종교 전능하고 지선한 사랑의 존재인 신이 어떻게 세상을 이토록 시련이 많은 곳으로 만들어놓았는가 하는 물음은 신비와 신앙으로 모든 의문을 묻어버리던 고대인이나 중세인들보다는 이성의 눈을 뜨고 좀더 확대된 세계를 목격했던 근대인들에게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이 이성에 대한 절대적 신뢰 속에서 신의 존재를 계시가 아닌 이성의 힘만으로 논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악의 존재와 선한 신의 존재를 이성적으로 납득시킬 수 있도록 변론하는 문제 역시 중요한 철학적 주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