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폭력연구 (독서)/2.테러리즘

양들의 테러리스트 (소설)

동방박사님 2022. 10. 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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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연쇄 폭발 사건
전 국민이 염원하는 올림픽을 방해하려는
한 청년의 이유 있는 반란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올림픽의 몸값 1, 2』의 합본 개정판인 『양들의 테러리스트』가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2010년 첫 출간 이후 9년 만에 제목과 표지를 새롭게 단장한 『양들의 테러리스트』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완성’이라 해도 좋을 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소설이 지닌 독특한 매력과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개성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걸작이다.

이야기는 경시청 경시감의 자택 폭발 사고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담무쌍하게 경찰에 협박장까지 보내는 테러범의 요구는 당돌하다.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고 싶으면 8000만 엔에 달하는 몸값을 지불하라는 것. 경찰은 외부에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친 채 수사를 진행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고 테러는 계속된다. 그렇게 올림픽 개회식 날짜는 점점 다가온다.

『양들의 테러리스트』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소설이 오쿠다 히데오의 첫 번째 본격 서스펜스 작품이라는 것이다. 캐릭터보다는 철저히 이야기의 힘으로 총 56장에 달하는 거대한 서스펜스 세계가 움직인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묘한 트릭을 첨가해 사건에 대한 긴장감을 가중하고, 고증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와 섬세한 묘사로 놀라운 흡인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부류의 네 명의 중심인물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 국가의 역할 등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전달한다.

 

저자 소개

저 : 오쿠다 히데오 (Hideo Okuda,おくだ ひでお,奧田 英朗)
 
우울할 때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어라. 오쿠다 히데오는 일본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그 문제점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데 탁월하다. 기존의 일본 작품들이 팝콘같은 가벼움으로 한국 여성독자층을 파고 들었다면, 오쿠다 히데오는 이런 기존의 일본소설들과 달리 일본 사회의 모순들을 끄집어내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그의 유머스러운 글솜씨를 좋아하기에 부담없이 그의 조롱에 담겨 있는 ...

역 : 양윤옥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눈보라 체이스』...
 
 
 

책 속으로

그때 뒤쪽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 무슨 일인가 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 주변보다 머리 하나쯤 삐죽 튀어나온 전나무를 보고 그곳이 어디인지 깨달았다. 우리 집 정원 전나무잖아? 연기가 나는 건 바로 우리 집이다!
--- p.22~23


어제저녁 무렵, 아키타 친가에서 도쿄 하숙집으로 전보가 배달되었다. ‘형이 죽었다 지급 면사무소로 연락 바람’이라는 내용이었다. 공중전화로 고향 구마자와 촌 면사무소에 연락했더니, 어머니가 나와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가 “하쓰오가 도쿄에서 죽었단다”라고 별로 급박한 기색도 없이 말했다. (…) 사인은 심장마비, 건설 현장의 사고는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도쿄에 사는 구니오가 그 뒷수습을 맡게 되었다.
--- p.66


작년 한 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소카 지로라는 폭파범이 저지른 일련의 범행은 명백히 편집증적인 냄새를 풍겼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유치한 자기현시욕과 지배욕의 소유자라는 소리가 많았다. (…) 그에 비해 이번 사건은 어딘가 냉철하고 위협적인 인상이었다. (…) 의외로 인텔리일 거라는 게 마사오의 감이었다.
--- p.109


“허참, 학생도 참 괴짜구먼. 공사판 노동자 일이 어떤 것인지 알기나 해? 작업화 신고서 곡괭이 휘두르며 흙 범벅이 되어서 일해야 한다고.” (…) “……형에 대한 애도예요.” 졸지에 그런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애도?” “형은 우리 식구를 먹여 살리려고 20년 넘도록 몸이 가루가 되게 일했어요. 형 덕분에 나는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다닐 수 있었던 거나 마찬가지예요.”
--- p.146~147


“우리 집 별채가 폭발한 거, 소카 지로가 한 짓이 아니라면 좋겠는데.” 형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뭐라고? 소카 지로는 이번 일과 아무 상관 없어. 그냥 가스가 새서 불이 났을 뿐이야.” (…) 그렇구나, 역시 폭탄이었어─ 다다시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누군가 우리 집을 노리는 것이다.
--- p.215~217


“거기서 뭐 하고 있어?” 구니오가 물었다. “쉿.” 요네무라는 입 앞에 검지를 세우더니 “이쪽으로 와”라고 턱짓을 했다. (…) “필로폰이야. 맞아본 적 있어?” 요네무라가 핏발 선 눈으로 말했다. 불그레하게 달아오른 얼굴에는 유난히 찐득해 보이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아니, 없는데.” 구니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후 한동안은 약국에서도 팔았다고 하지만, 아키타 시골에서는 그런 건 구경해본 적도 없다.
--- p.230~231


“그 아줌마에게 요시코가 이걸 좀 전해줬으면 좋겠는데.” 시마자키가 바지 뒷주머니에서 갈색 봉투를 꺼냈다. “그리고 건네줄 때 ‘금붕어 간장 종지 있습니까?’라고 물어봐. 그러면 그 아줌마가 다른 봉투를 내줄 거야. 그걸 받아 오면 돼.” (…) “이거, 나쁜 짓인 거예요?” 시마자키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 말을 그대로 믿어줄 수는 없었다. 설명하지 못하는 걸 보면 적어도 좋은 일일 리는 없다.
--- p.310


역 앞에 서서 귀가를 서두르는 회사원과 취객을 바라보았다. 세상은 올림픽 특수로 한창 호경기라고 했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사람들의 표정도 환하게 보였다. 이번 여름 보너스는 예년보다 많았는지도 모른다. 하긴 그런 것도 교외에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에 들어간다든가 전기밥솥을 사는 정도의 소소한 문화적 혜택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 역사에서 프롤레타리아는 지배층에 창을 겨눠본 일이 없다. 오로지 참는 데만 익숙해져서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무리를 해서라도 선진국인 척하고 싶어 하는 나라 쪽에서 보자면 더할 나위 없이 고분고분한 양 떼일 것이다.
--- p.335~336


그리고 설정한 시각이 되었을 때, 굴삭기 소음을 날려버릴 듯이 파앙 하는 파열음이 서쪽 하늘에 울려 퍼졌다. 날카로운 소리가 뒤섞인 건 창문 유리가 모조리 박살 났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파편이 허공을 날았다. 육상의 원반던지기처럼 수많은 양은그릇들이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상공을 날았다. 날아오르는 그 모습이 너무도 그림 같아서 웃음이 터질 뻔했다.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다이너마이트의 엄청난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 p.432~433


주먹으로 손바닥을 내리쳤다. 이미 올라탄 배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찾아내고 싶은 욕망에 휩싸였다. 상대는 테러리스트다. 한 번쯤은 그가 하는 말을 들어보고 싶었다. 말도 안 되는 이론을 씨부렁거린다면 한 방 세게 먹여줄 것이다.
--- p.484


경시감 앞. 잠깐 뜸을 들였지만, 다시 폭탄을 설치한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활동이다. 중지하기를 원한다면 돈을 내라. 금액은 8000만 엔. 1000만 엔 다발을 4×2의 입방체에 넣어 두툼한 비닐로 싸고 미쓰코시 포장지로 포장하여, 동봉한 보자기에 싸서 준비하라. 돈을 받을 곳은 도쿄 역 10번 플랫폼이다. 일시는 9월 27일 오후 2시 30분. 3호차 정차 위치의 벤치에 올려놓을 것. 내 친구가 가지러 갈 것이다. 감시나 미행이 있거나 짐에 묘한 장치가 있을 경우, 거래는 중지된다. 그때는 어딘가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할 것이다. ─소카 지로.
--- p.485


옥상 끝까지 달려가 뒤를 돌아보았다. 신주쿠의 야경을 배경으로 검은 그림자들이 이쪽을 향해 몰려오고 있었다. 점점 거리가 좁혀진다. 절체절명. 여기서 끝인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큼직한 은행나무가 눈 밑으로 보였다. 잎이 거뭇거뭇하게 무성했다. (…)
몸이 붕 떴다.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한다. 다음 순간, 나무 속으로 떨어졌다. 무수한 잎사귀가 온몸을 후려쳤다. 뒤집어지고 엎어지고 정신없이 몸이 돌았다. 나뭇가지가 차례차례 몸을 치고, 파친코에서 통통 뛰는 은구슬처럼 어디로 떨어질지 알 수 없었다. 무의식중에 머리를 감싸 안았다. 한 차례 큼직한 가지에 윗몸이 걸려 빙그르르 몸이 돌았다. 죽지 않겠다고 직감했다.
--- p.627~628


“여기는 센다가야 역 앞. 차도는 여전히 횡단 금지. 구경꾼은 모두 신 주쿠교엔 혹은 진구 수영장 방면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10분쯤 전에 센주인에 들어간다는 승려 한 명을 통과시킨 모양입니다.” “통과시킨 모양이라니, 그건 무슨 말이야?” 다마리가 캐물었다. (…) “앗, 그놈이야!” 마사오는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질렀다.
--- p.721
 

출판사 리뷰

네 명의 시선, 두 개의 시간, 하나의 이야기

『양들의 테러리스트』는 각 장마다 중심인물을 달리한다. 자란 환경과 처한 상황, 앞으로의 행동까지 판이하게 다른 네 명의 중심인물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각자의 방식대로 사건에 가담한다.

· 시마자키 구니오
도쿄대 경제학부 대학원생. 아키타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으나, 집안에서 혼자만 머리가 비상해 가족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하얀 피부와 잘생긴 외모에 반듯하고 성실한 성격까지 갖춘 모범생으로, 졸업하면 탄탄대로의 엘리트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 스가 다다시
중앙 텔레비전 방송국 예능국 PD. 아버지가 ‘깽깽이 광대’라고 부르는 텔레비전 방송사에 취직하고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다녀, 모든 가족이 관직에 진출한 뿌리 깊은 관료 집안의 돌연변이 같은 존재다. 시마자키 구니오와 도쿄대 동기다.

· 오치아이 마사오
경시청 수사1과 5계의 형사.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올림픽 개최일에 태어날 둘째 아이를 위해 도쿄 근교의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희망에 부푼다.

· 고바야시 요시코
도쿄대 근처 혼고 거리에 있는 헌책방집 딸로, 제면(製麵) 공장에서 사무원으로 일한다. 비틀스의 존 레넌을 좋아하며 양재 교실에 다니고 있다. 시마자키 구니오가 아버지의 헌책방집 단골이다.

중심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얽히는 것은 오쿠다 히데오 팬들에게 그리 낯선 광경은 아니다. 하지만 『양들의 테러리스트』는 여기서 한 가지를 더 비틀었다. 같은 이야기를 네 개의 전혀 다른 관점에서 서술해나가기 위해 서로 다른 시간대를 설정한 것이다. 스가 다다시와 오치아이 마사오, 고바야시 요시코는 현재 시점에서, 시마자키 구니오는 과거에서 출발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조각조각 떨어져 있던 이야기 퍼즐이 조금씩 완성되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스토리가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이 구성은 연대기적 전개가 주는 단조로움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각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을 도와주어 독자로 하여금 글에 몰입하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독자를 목격자로 만드는 리얼리티

이 작품은 명백히 실재했던 1964년(쇼와 39년) 도쿄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픽션이다. 바로 전 해에 실제로 있었던 ‘소카 지로 사건’ 역시 작품 안에서 범행에 대한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는 장치로 활용되기도 한다. 패전 이후 새롭게 태어난 지 불과 19년밖에 되지 않은 ‘질풍노도의 도쿄’라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양들의 테러리스트』를 지탱하는 가장 큰 중심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작품 속에서 리얼리티는 매우 중요하다.

“전 십대 때부터 종전 후에서 쇼와 30년대(1950~60년대)까지의 도쿄를 좋아했습니다. 언젠가 쇼와의 도쿄를 무대로 꼭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_오쿠다 히데오

오쿠다 히데오는 쇼와 시대를 무대로 한 서스펜스를 쓰기로 결심한 후, 당시를 연구하기 위해 각종 문헌 및 영상 등 방대한 양의 자료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또 그때 경시청에 근무한 형사와 가족, 관계자들의 인터뷰는 물론 당시 경찰 조직도, 수사 방법, 올림픽 경비 체제 등을 철저히 조사했다. 특히, 협조를 얻어 방문한, 관객이 아무도 없는 올림픽 경기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지하통로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양들의 테러리스트』의 클라이맥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각 장마다 일기처럼 날짜가 기록되어 있는데, 작가는 실제 그날의 날씨까지 꼼꼼히 스토리에 반영시키는 완벽한 치밀함을 보여준다.
이런 리얼리티 요소에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섬세한 묘사가 더해지면서, 글자 그대로 영상으로 옮겨도 손색이 없을 만한 비주얼을 만들어낸다. 특히 범인과 형사가 맞닥뜨리는 장면에서는 엄청난 긴장감을 형성하며, 마치 범죄 현장을 목격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동안 오쿠다 히데오의 여러 작품이 영상화되었지만, 이전 작들에 비해 유난히 ‘영화로 보고 싶다’라는 평이 많았던 것은 『양들의 테러리스트』만의 탁월한 영상미를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방송사 TV 아사히에서 개국 55주년 기념 드라마로 이 작품을 택했다는 점도 이를 충분히 뒷받침한다.

읽기 쉬운, 그러나 가볍지 않은

표면적으로는 밝고 활기차며 엄청난 번영을 이루어가는 도쿄가 있지만, 그 뒤로는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지방 도시들이 있다. 애초에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의 두 얼굴을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이를 양쪽에 애매하게 걸쳐진 숙명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범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범죄 서스펜스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서 개인의 고독, 사회의 불평등과 부조리 등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소설로 완성시켰다.
도쿄 올림픽과 유사하게 진행되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는 이들은 소설에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범인이 개탄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은 ‘빈익빈 부익부’가 여전히 만연한 현대 사회와 겹쳐지면서 젊은 독자들의 마음에도 울림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훌륭한 범죄 소설 혹은 서스펜스의 증거라고 한다면, 어느새 범인의 입장으로 작품을 읽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양들의 테러리스트』에는 명백한 연쇄 테러범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창조하고 구성하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역량은 읽는 이로 하여금 서서히 범인의 편에 서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인간적인 범죄자, 사회에 대한 메시지 등을 스릴감 있고 흥미진진한 서사로 풀어낸 『양들의 테러리스트』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걸작 범죄 소설 『모래그릇』을 이을 만한 작품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