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한국정치의 이해 (독서)/3.한국좌파정치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 (2013)

동방박사님 2023. 5. 2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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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한 마르크스적인 분석 그리고 해법

‘자본주의의 위기’는 19세기 말 이후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에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해온 주제였다. 게다가 2007년에 시작된 세계경제위기는 지금도 6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맑스코뮤날레는 그동안 한 번도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주제를 대회 슬로건으로 다루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좌파의 대안’이라는 주제 또한 마찬가지인데, ‘좌파의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진보좌파의 해묵은 레퍼토리이지만, 이 역시 대체로 케인스주의·개혁주의의 관점에서 접근되었고, 이를 세계자본주의의 위기 분석과 결합하거나 마르크스주의·반자본주의의 시각에서 구체화하려는 시도는 드물었다.

최근 세계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자본주의적 현실주의’가 지배하고 진보좌파는 오히려 갈수록 주변화하는 역설은,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세계자본주의의 위기를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 ‘좌파의 대안’을 구체화하려는 노력이 불충분했던 것에도 크게 연유한다. 따라서 이번 6회 맑스코뮤날레 대회는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오늘날 한국의 다양한 진보좌파 이론과 정치가 연대하고 결합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반자본주의·탈자본주의 급진좌파 정치의 부활에 기여할 목적으로 준비되었으며, 이 책은 그 부산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목차

1부 | 세계자본주의의 위기: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세계대공황의 글로벌 확산 메커니즘: 불균등발전, 금융자립화의 연관과 모순 _ 장시복
중국, 자본주의의 구원투수인가, 또 다른 진앙지인가? _ 이정구
경제위기와 제국주의 _ 김어진

2부 | 자본주의와 가부장체제, 적-녹-보라, 새로운 주체 형성
가부장체제와 적녹보라 패러다임 _ 고정갑희
적-녹-보라 연대의 이론적 쟁점과 과제 _ 심광현
자본주의의 내·외부와 대안주체의 형성 _ 박영균
여성주의, 생태주의, 녹색사회주의는 불편한 동거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_ 서영표
음란과 혁명: 색을 얻지 못한 자들과 색스러운 자들 _ 권명아

3부 | 한국사회와 반자본주의(사회주의) 대중화 전략
한국자본주의에서 위기와 축적의 절대적 일반법칙 _ 정성진
정규직/비정규직의 분할과 단결 가능성 _ 장귀연
당 건설 전략 _ 고민택
반자본주의 대중화 전략을 위한 지역운동과 정치개혁 방안 _ 배성인
사회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을 위한 전략: 조직문화/운동문화의 혁신과 대중화 방안 _ 이원재
 

저자 소개

편자 : 맑스코뮤날레
맑스코뮤날레는 ‘맑스+코뮤니스트+비엔날레’의 합성어로, 2003년 5월에 출범한 한국 최대의 진보좌파 학술문화 행사 조직이다. 맑스코뮤날레는 2년마다 학술문화제를 개최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면서도, 동시에 이 학술문화제에서 발표된 주요 논문들을 단행본으로 출판해왔으며, 이와 함께 분기별로 포럼을 개최해서 진보좌파의 이론 및 운동 관련 주요 쟁점을 토론하는 장을 제공해왔고, 진보좌파 학술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

책 속으로

현재 공황은 국가재정위기와 채무위기라는 새로운 형태로 전이되었고 이 과정에서 ‘긴축’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중심에 떠올랐다. “국가가 부도났으니 국민들이 책임져야 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목소리가 큰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대공황으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파산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위기의 해법이 여전히 ‘신자유주의적’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무언가 엄청난 대사건을 겪었으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그 사건 이전의 담론과 질서 안에서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p.38

이 현상을 뒤집어보면 중국 지배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탄압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불만이 누적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시장개혁의 결과로 빈부격차가 심해졌고 이 때문에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저항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중국 공산당에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중의 하나는 인터넷의 발전으로 투쟁과 저항 소식이 급속히 퍼진다는 점이다. 중국 지배자들은 자신들의 내분보다 아래로부터의 저항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p.56

여성과 남성은 임신과 출산과 모성과 양육, 그리고 성적 쾌락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생물학적?생태학적 차이를 갖고 있다. 이 차이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자연적인 임신과 출산이 인공수정과 인공출산으로 대체되고, 양육의 전 과정이 사회화되며, 성적 쾌락 자체도 인지과학적으로 조절될 수 있는 형태의 생명공학적인 변화를 거치지 않는 한 사라지기 어렵다. 자본주의를 극복할 미래의 대안사회가 이와 같은 생명공학적인 사이버네틱 사회가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 한, 우리는 남성과 다른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에 따라 형성되어왔던 매우 중요한 생태학적 경험과 지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pp.157-158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0.5%가 1년 동안 쓴 돈은 6,500억 달러로 이탈리아 전체 가구의 지출 규모에 맞먹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극단적인 결핍과 빈곤의 세계가 존재한다. 오늘날 세계는 전 세계 인구의 두 배인 120억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생산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세계 인구의 절반은 하루 2달러 이하로 살고 있으며 그중 12억 인구는 하루 1달러 이하로 살고 있다. 따라서 풍요 속의 결핍은 자본주의가 세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는 극단적으로 생존권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경제적으로 빈곤한 계층을 만들어낸다.--- p.203

“바람을 법으로 잡으려는 시도”는 오늘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바람은 법의 손아귀에 온전히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잡히지 않는 바람은 바로 법의 규정이나 바람을 전유하려는 입장에게 문란한 자들 또는 다스릴 수 없는 자들로 규정된다. 그러나 바로 이 문란한 자들은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우리가 논할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정치학의 차원에서 사유하고 대면해야 할 존재들이다.--- p.252

케인스주의?개혁주의자들은 경제민주화론 대 사회적 대타협론 등으로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현재 한국경제의 대안을 자본주의 틀 안에서 찾는 개혁주의 입장을 취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이들은 최근 한국경제의 저성장과 양극화는 자본주의 자체의 경향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특정한 유형인 신자유주의 금융화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현재 한국경제의 주요 모순을 자본-노동 간의 계급모순이 아닌 시장-국가 간의 대립으로 파악하면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분배에 기초한 성장, 고가도(high-road)에 기초한 진보적 경쟁력 강화를 공통적으로 주장한다.--- pp.301-302

이른바 직무평가에 의해 더 가치 있고 더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이 나눠지고 이에 따라 노동조건도 다르게 매겨진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있고 중요하기를 바란다. 이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그것이 작업장의 노동과정 및 노동조건과 연관될 때 하위로 평가받은 계층과 자신을 구별 짓는 구별 짓기의 의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더 가치 있고 중요하다는 점에서 ‘저들과 다른’ 집단으로 구별하면서 노동자의 분할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노동과정은 단지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이데올로기적 효과도 생산한다.--- p.373

정당정치를 특징으로 하는 부르주아 정치에 좌파가 참여한다고 해서 그 정치가 새로운 정치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려면 오랜 시일이 필요하다. 오히려 좌파가 낡은 정치의 부속물로 전락하기가 더 쉽다. 우리는 이를 지난 10여 년의 진보정당의 역사를 통해 몸으로 체험했다. 새로운 정치는 정당정치 바깥에 있는 정치를 암시하는데 좌파가 부르주아 정치에 뛰어들면 새 정치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다. 정당정치는 전혀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낸다기보다 지금 있는 정치역량을 통해 국민의 이해관계를 재현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언제나 낡은 정치일 수밖에 없다.--- p.450

새로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성은 충분하게 실험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우정이 없는 연대, 일상이 없는 커뮤니티가 반복되면서 사회운동 주체의 커뮤니티가 많은 부분 약화하고 외면받게 되었다. 정치적 투쟁, 사회 현안에 대한 연대만이 강조되는 파편화된 커뮤니티 질서 속에서 사회운동 커뮤니티는 일 중심의 생활구조, 삶의 질감이 없는 소통구조, 직접민주주의보다는 대의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 운영 등으로 문화적 관계 자체가 소멸되는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
--- p.478
 

출판사 리뷰

진정한 ‘마르크스 르네상스’의 도래를 위하여

이 책은 2013년 5월 10일에서 12일에 걸쳐 열리는 6회 맑스코뮤날레 대회의 발표 논문 중 일부를 엮은 것이다. 맑스코뮤날레는 대회 때마다 하나의 슬로건을 중심으로 전체회의를 조직하고, 각 회의에서 발표되는 논문을 엮어 단행본을 펴내왔는데, 이 책에는 이번 6회 대회의 슬로건인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을 위해 집필된 논문 중 13편을 실었다. 6회 맑스코뮤날레는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세계자본주의-세계시장공황-세계혁명’이라는 마르크스의 핵심 테제를 오늘날 세계자본주의의 위기 국면에 적용하고 전개함으로써 진보좌파 이론과 정치의 새로운 돌파를 시도하며, 한국에서 ‘마르크스 르네상스’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 책에서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은 ‘최근 세계경제위기의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적녹보라 연대를 중심으로 한 대안적 좌파 이념 검토’-‘한국에서 반자본주의 대중화 전략 모색’이라는 3개 차원으로 구체화되어, 상호 독립적이면서도 연관된 3부 13편의 논문으로 제시된다. 먼저 1부 ‘세계자본주의의 위기: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에서는「세계대공황의 글로벌 확산 메커니즘: 불균등발전, 금융자립화의 연관과 모순」(장시복),「중국, 자본주의의 구원투수인가, 또 다른 진앙지인가?」(이정구),「경제위기와 제국주의」(김어진) 등 3편의 논문을 통해 경제적 측면을 중심으로 최근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경험적 분석이 수행된다.

2부 ‘자본주의와 가부장체제, 적-녹-보라, 새로운 주체형성’에서는「가부장체제와 적녹보라 패러다임」(고정갑희),「적-녹-보라 연대의 이론적 쟁점과 과제」(심광현),「자본주의의 내·외부와 대안주체의 형성」(박영균),「여성주의, 생태주의, 녹색사회주의는 불편한 동거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인가?」(서영표),「음란과 혁명: 색을 얻지 못한 자들과 색스러운 자들」(권명아) 등 5편의 논문을 통해 마르크스주의-페미니즘-생태주의의 연대를 중심으로 좌파의 대안 이념과 새로운 주체형성 전략을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3부 ‘한국사회와 반자본주의(사회주의) 대중화 전략’에서는「한국자본주의에서 위기와 축적의 절대적 일반법칙」(정성진),「정규직/비정규직의 분할과 단결 가능성」(장귀연),「당 건설 전략」(고민택),「반자본주의 대중화 전략을 위한 지역운동과 정치개혁 방안」(배성인),「사회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을 위한 전략: 조직문화/운동문화의 혁신과 대중화 방안」(이원재) 등 5편의 논문을 통해 오늘날 한국의 위기와 노동자계급을 분석하는 동시에 반자본주의 주체형성 및 대중화 전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