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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에게 삶의 길을 묻다 (2021) -교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이자 신학자

동방박사님 2024. 6. 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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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악, 절망, 죽음, 행복, 정의, 평화……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다양한 고민들,
아우구스티누스와 함께 풀어 본다

시대가 흐르고 기술이 발전했지만, 우리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원하는 것은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끊임없이 밀려든다. 내가 누구인지부터 시작하여 왜 죄를 짓고 왜 악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끝도 보이지 않는 절망과 불행이 왜 계속되는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지,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날이 과연 올 것인지 등…….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의문을 품고 답을 구해 보려고 하지만, 그 답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1,600년 전에 우리와 똑같이 이러한 고민들을 하면서 그 답을 찾고자 절실히 노력했던 인물이 있다. 바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하 아우구스티누스로 표기)이다.

그렇다면 살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에 품게 되는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떻게 답했을까? 그것을 알려 주는 책이 바로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삶의 길을 묻다』이다. 이 책은 인간 존재의 규명부터 교육, 악, 죽음, 절망과 불행, 행복, 정의와 평화의 문제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가 자신의 경험과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알기 쉽게 전한다. 가톨릭출판사에서는 2017년 초판 출간 이후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 책을 사진과 그림, 보충 설명들을 독자들이 더 쉽게 알아보고 읽을 수 있도록 개정하였다. 서재에 꽂아 놓고 발목을 잡는 고민들을 만날 때마다 꺼내 보기 좋도록 표지도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양장으로 바꾸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600년 만에 새롭게 만나는 이 시대 최고의 멘토ㆍ5

제1강 왜 지금 ‘아우구스티누스’인가?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ㆍ22 | 기술의 발전에도 계속되는 불행ㆍ22 ∥ 그리스도교 최고의 스승, 아우구스티누스ㆍ26 |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감정 전문가ㆍ26 | 가슴이 따뜻한 보통 사람ㆍ29 ∥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ㆍ30 | 아우구스티누스를 사랑하고 존경한 사람들ㆍ31 | 아우구스티누스를 싫어한 사람들ㆍ34∥ 최초의 현대인, 아우구스티누스ㆍ36

제2강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떤 시대를 살았는가?
그리스-로마 문화와 그리스도교와의 만남ㆍ45 | 그리스-로마 문화와 그리스도교의 차이ㆍ45 | 그리스도인들은 식인종? 박해 시기에 붙었던 ‘딱지’ㆍ47 | 아프리카 학파 vs. 알렉산드리아 학파ㆍ48 ∥ 그리스-로마 문화의 아버지와 그리스도교의 어머니 사이에서ㆍ50 | 똑똑한 아들의 출세를 원한 아버지 파트리치우스ㆍ50 | 아들을 훌륭하게 가르친 타가스테의 신사임당, 모니카ㆍ51∥ 대제국 로마의 발전과 몰락ㆍ52 | 강인하고 정의로운 로마가 용병으로 채워지기까지ㆍ52 | 로마식 욕탕, 귀족 사치 문화의 끝판왕ㆍ55 | 사치의 정점은 곧 빈부 격차로ㆍ56 |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으로 떠오른 그리스도교ㆍ57 ∥ 아우구스티누스가 나고 자란 북아프리카는 어떤 곳인가?ㆍ58 | 로마 제국 시기의 북아프리카의 지역적 특징ㆍ58 | 그리스도교와 함께 다양한 이단이 공존한 곳ㆍ61

제3강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 ‘나는 누구인가?’ㆍ69 ∥ 주체 의식이 강한 소년ㆍ71 | 학교에 들어간 아우구스티누스ㆍ71 | 강압적인 교육에 대한 실망ㆍ73 | 방황하던 소년이 지혜를 사랑하게 되기까지ㆍ74 | 성경과 마니교 모두 비판하던 자의식 강한 아우구스티누스ㆍ77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의 초대ㆍ78 | 하느님과 영혼, 기억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길ㆍ78 | 인간을 새롭게 규정하다ㆍ80 ∥ 계속해서 나를 찾아나가는 질문, ‘나는 누구인가?’ㆍ83

제4강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
경험에서 시작된 아우구스티누스의 교육에 대한 고민ㆍ94 | 스승이 된 아우구스티누스ㆍ94 ∥ 삶의 변화를 위한 가치 교육ㆍ96 | 교육자로 있으면서 얻은 깨달음ㆍ96 | 교육의 중심에 있는 사랑ㆍ98 | 암브로시우스와의 만남을 통해 얻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ㆍ99 ∥ 학생들의 관심과 수준을 고려한 교육 방법ㆍ102 | 학생들의 관심에서 출발하는 동기ㆍ102 | 개개인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 방법ㆍ103 | 공동체적인 기쁨의 중요성ㆍ105 ∥ 참다운 교육을 이루어 주는 ‘내적 교사’ㆍ106

제5강 하느님은 왜 ‘악’을 방치하는가?
악이란 무엇인가?ㆍ116 | 아우구스티누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첫 번째, 《호르텐시우스》ㆍ116 | 아우구스티누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두 번째, 마니교ㆍ117 | 마니교를 벗어난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주어진 숙제ㆍ120 ∥ 신플라톤주의를 통한 악의 해명ㆍ121 | 플라톤과 신플라톤주의ㆍ121 | 악은 선의 결핍ㆍ126 ∥ 악에 대해 남은 의문들ㆍ128

제6강 ‘태초’, 피조물 프로그래밍 시작
이 세계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ㆍ136 | 세상의 근원에 대한 궁금증ㆍ136 | 그리스에서 시작된 세상의 근원에 대한 탐구ㆍ136 ∥ 무로부터의 창조ㆍ139 | 그리스 철학의 창조 vs. 그리스도교의 창조ㆍ139 | 신플라톤주의의 유출설과 그리스도교의 창조ㆍ140 | 그리스도교에 대한 오해 첫 번째, 점진적 창조 vs. 동시 창조ㆍ142 | 그리스도교에 대한 오해 두 번째, 기계적 신 vs. 인격적 신ㆍ145 ∥ 하느님의 선함이 깃든 모든 피조물ㆍ146

제7강 ‘자유 의지’는 하느님의 ‘면벌부’인가?
자유 의지의 문제를 다룬 책, 《자유 의지론》ㆍ158 | 제자 에보디우스와 나눈 대화ㆍ158 | 악의 근원은 자유 의지의 잘못된 사용ㆍ158 | 질서의 역전은 의지 자체의 문제ㆍ162 ∥ 왜 자유 의지를 허용했는가?ㆍ163 ∥ 인간에게 자유를 선물하신 하느님의 사랑ㆍ163

제8강 욕망에 좌우되는 나는 ‘악인’인가?
사랑의 윤리와 죄의 본성ㆍ175 | 주지주의와 주의주의ㆍ176 ∥ 사랑의 윤리학ㆍ177 | 사랑에서 찾은 윤리학의 원리ㆍ177 |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윤리적인 행위인가ㆍ178 ∥ 향유와 사용ㆍ180 | 향유와 사용의 의미ㆍ180 | 어떻게 향유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ㆍ181 | 향유해야 하는 하느님을 사용하는 인간ㆍ184 | 아우구스티누스의 악의 구분ㆍ185 ∥ 원죄론에 관한 이론 정립ㆍ187 ∥ 향유와 사용을 올바르게 활용하여 자유로운 인간으로ㆍ188

제9강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이란 무엇인가?ㆍ197 | 행복에 대한 철학자들의 다양한 생각ㆍ197 |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행복할까ㆍ198 ∥ 하느님을 소유하는 참행복이란?ㆍ202 | 하느님을 소유한다는 것의 의미ㆍ202 | 내면으로 들어갔을 때 만날 수 있는 행복ㆍ203∥ 영원불변한 진리를 알려 주는 ‘내적 교사’ㆍ205 | 아우구스티누스가 발견한 진리, “의심하는 나는 존재한다.”ㆍ205 | ‘내적 교사’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ㆍ206 ∥ 하느님과 우리의 만남을 지속하는 길ㆍ207

제10강 절망, 불행, 고통은 하느님을 바라보게 하는 통과 의례인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다가온 절망과 불행ㆍ218 | 실망과 절망을 거듭 체험한 아우구스티누스ㆍ218 | 아우구스티누스의 회심, “집어서 읽어라.”ㆍ220 ∥ 절망과 불행의 의미는 무엇인가?ㆍ222 | 아우구스티누스가 바라본 고통의 의미ㆍ222 | 절망의 다양한 원인들ㆍ223 ∥ 어떻게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가?ㆍ227 | 육체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작업ㆍ227 | 절망을 극복하게 하는 은총의 힘ㆍ229 ∥ 은총에 대한 펠라지우스와의 논쟁ㆍ230 ∥ 절망과 불행을 함께 나누고 은총을 믿으며ㆍ232

제11강 죽음, 그 이후의 세상
죽음이란 무엇인가?ㆍ242 | 죽음이 지닌 의미ㆍ242 ∥ 죽음으로부터의 도피ㆍ244 | 죽음에 초연한 동서양의 사상가들ㆍ244 ∥ 아우구스티누스의 죽음에 대한 탐구ㆍ247 | 죽음에 대한 진지한 반성ㆍ247 | 죽음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ㆍ249 | 플라톤 철학의 영혼관과 아우구스티누스의 영혼관ㆍ251 ∥ 죽음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성찰과 교훈ㆍ252

제12강 개인과 공동체, 끝내 해답은 사랑?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는 무엇인가?ㆍ263 | 《신국론》의 저술 배경ㆍ263 ∥ 낡은 사람과 새 사람, 땅의 나라와 하느님의 나라ㆍ266 | 땅의 나라와 하느님의 나라의 구분ㆍ266 | 땅의 나라와 하느님의 나라 구분의 유래ㆍ270 ∥ 땅의 나라와 하느님의 나라, 그리고 교회와 국가의 관계ㆍ271 | 땅의 나라와 하느님의 나라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ㆍ273 ∥ 하느님의 나라가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ㆍ275

제13강 정의와 평화, 지상에서 가능한가?
정의와 평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ㆍ286 | 로마 제국을 비판한 아우구스티누스ㆍ286 | 정의가 없는 나라는 강도떼와 같다ㆍ288 ∥ 정의란 무엇인가?ㆍ290 | 정의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생각ㆍ290 ∥ 참다운 정의와 하느님의 나라ㆍ292 | 진정한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곳ㆍ292 | 시민의 덕과 정의의 상관관계ㆍ294 | 정의로운 전쟁, 그리고 평화ㆍ296 ∥ 《신국론》이 오늘날 갖는 의미ㆍ298

강의를 마치며ㆍ308

연대표ㆍ310
색인ㆍ313
 

저자 소개

저 : 박승찬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가톨릭대학교 신학부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중 중세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중세철학 전공)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며 김수환추기경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성심대학원장, 한국중세철학회장, 한국가톨릭철학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 주는 강의로 유명하다. 그의 ‘중세철학사’ 강의는 2012년 11월에 SBS와...

책 속으로

이렇듯 기술과 문명이 발달했음에도 우리는 오히려 불행과 좌절과 근심에 싸여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은 최근 사회에 홍수처럼 넘치는 ‘행복’과 ‘힐링’이라는 용어에서도 드러납니다. 힐링 콘서트를 비롯해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이 많이 생겼지만, 여기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힐링을 많이 이야기하는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병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행복과 힐링을 추구하는 사회에 진정한 행복을 알려 줄 인물은 없을까요? 현대인들이 찾고자 하는 진정한 행복과 삶의 지혜를 알려 줄 사상가, 바로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354~430년)입니다.
--- pp.25-26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볼까요?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을 찾는 방법으로 ‘기억’을 되돌아보라고 충고합니다. 드라마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기억 상실증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기억의 파편들을 모읍니다. 그런데 아우구스티누스는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발견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려면 나의 과거를 제대로, 그리고 올바로 성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이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하느님이 어떻게 이끌어 주셨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발견하려면 자신이 걸어온 과거를 되돌아보는 작업을 해 보았으면 합니다.
--- p.79

도대체 아우구스티누스는 왜 이렇게 복잡한 설명에 감동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마니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만일 악이 실체로서 존재한다면, 이 또한 창조주 하느님이 만드신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이 이를 없애지 못하기 때문에 마니교에서 제기한 의문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핍을 통해 하느님이 악을 만든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부터 왔다고 한다면 악의 책임을 하느님께 돌릴 수 없습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선하고 완벽하게 만드셨는데, 악이 하느님과 관계없이 결핍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림자는 여러분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빛을 가림으로써 생겨나지요. 이처럼 악도 하느님이 직접 만드신 것이 아니라, 선하게 만들어진 것들이 무언가의 방해를 받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고 차단되어 결핍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 p.127

문제는 여기서 생겨납니다. 악행과 잘못이 시작될 때는 ‘자유 의지에 의한 동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자유 의지가 없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면 아담과 하와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잘못 설계한 하느님께 모든 책임을 돌릴 수밖에 없지요. 그렇지만 아담과 하와에게는 근본적으로 자유 의지가 있었고, 이를 이용해서 거부할 수 있었음에도 유혹에 동의하고 악에 빠졌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에서 모든 인간의 원형에 해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는 많은 경우,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자유 의지로 선택하여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 p.160

만일에 그 대상이 이렇게 변심하는 사람들의 마음처럼 확확 바뀌어 버리는 것이라면 과연 이러한 대상을 사랑하고 매달리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것이 아우구스티누스가 던진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또 다른 두려움은 변심하는 친구와는 달리 변하지 않는 다이아몬드처럼 그 자체로 굉장히 좋고 소중한 무언가를 누군가가 와서 빼앗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빼앗겼을 때의 고통은 좋아하는 선배를 잃은 여학생의 슬픔처럼 클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을 찾아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추구하는 대상은 무엇보다도 그 대상 자체가 영속적이어야 하고, 다른 이가 빼앗을 수 없도록 우리와 필연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 p.201

아우구스티누스는 지나치게 죽음만 생각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첫 번째 죽음인 육체의 죽음이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영혼이 순례의 길을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면, 육체의 죽음은 그 과도기에 일어난 한 사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중요한 것은 에피쿠로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모든 것이 끝나 버리기 때문에 더 이상 무서워하지도 공포를 느끼지도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다음에 이어지는 삶이 있다는 사실을 숙고하고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라고 충고합니다.
--- p.250

그렇다면 도대체 정의는 무엇일까요?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의를 ‘각자의 몫을 각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실 때 모든 인간이 풍부하게 먹고살 만큼의 자연 재물을 주셨음에도 몇몇 사람들이 이것들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루카 16,19-31 참조)에 나오는 것처럼, 누군가를 굶주려 죽도록 놔둔다면, 이것은 각자의 몫을 각자에게 준 것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함께 먹고 살고 공정하게 배분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 그리고 그러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정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p.290

출판사 리뷰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던 보통 사람,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 내의 많은 학자들은 물론, 루터와 같은 종교 개혁가에게도 존경받아 온, 그리스도교 최고의 스승이자 성인이다. 게다가 헤겔, 마르크스, 키르케고르, 비트겐슈타인 등 근·현대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에게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서양 철학을 논하는 데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철학자다. 이렇게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 안에서도, 교회 밖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뛰어난 인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릴 때 학교에서 매를 맞기도 하고 배 서리도 하며 부모님 속을 썩였고, 청소년기에는 성욕을 못 이겨 홍등가를 드나들고 신분이 낮은 여인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기도 했다. 또한 그는 명예욕과 출세욕을 채우고 싶어 했고, 10여 년 넘게 마니교라는 이단에 깊이 빠졌던, 그야말로 문제아 중 문제아였다. 그러나 그는 극적인 회심을 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게 되었고, 그 후 그리스도교의 가르침 안에서 다양한 철학·신학적인 문제를 풀어 보려고 노력했다. 말년에는 조국 로마가 이민족의 침입을 받는 혼란 속에서 《신국론》을 쓰며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세상을 꿈꾸었다.
이렇게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사상가이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다양한 욕망에 휩쓸리기도 했던,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하는 이야기에 우리는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중세 철학의 전문가와
그리스도교 최고의 스승과의 특별한 만남


이 책의 저자인 박승찬 교수는 중세 철학의 전문가이자 명강사로 이름이 높다. 그의 ‘중세 철학사’ 강의는 2012년 SBS와 대학교육협의회에서 공동으로 주관하는 ‘대학 100대 명강의’로 선정된 바 있고, 또한 그의 ‘중세 철학사’와 ‘서양 철학의 전통’ 강의는 각 대학의 주요 강의들을 소개하는 KOCW(Korea Open Courseware, 고등교육 교수학습자료 공동활용 체제)에서 인문학 분야 최고의 인기 강의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SBS CNBC에서 큰 호응을 얻은 인문학 강의 ‘Who am I’ 시즌 2 [어떻게 살 것인가],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중세 천년의 빛과 그림자], EBS 특별기획 통찰, EBS 클래스e [중세의 위대한 유사] 등의 방송에 출연하여 강연했으며 한겨레신문에는 6부에 걸쳐 [박승찬의 다시 보는 중세]를 연재하기도 하였다. 또 세계적인 석학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가 쓴 중세 관련 도서 감수를 맡기도 했다.
이와 같은 중세 철학 명강사와 그리스도교 최고의 스승이 1,600년의 시간을 넘어 만났다. 명쾌한 강연으로 소문난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칫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인 내용에도 저절로 고개를 끄덕여질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각 강의가 끝날 때마다 저자가 강의를 하면서 직접 받았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도 실려 있어,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갖게 되는 궁금증이나 의문이 더 쉽게 해소될 것이다.

‘최초의 현대인’에게
배우는 세상 살아가는 지혜

핸리 채드윅이라는 현대 신학자는 아우구스티누스를 ‘최초의 현대인’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오늘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인간의 감정, 교육, 행복의 추구 등을 1,600년 전에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단순히 신학적인 이론만 연구했던 인물이라면 우리는 그를 우리와 동떨어지게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들이 오늘날 우리의 삶과 깊이 연관된 문제들이기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 책에서 아우구스티누스가 제시하는 답변이 우리 삶의 고민들과 의문들을 완벽하게 풀어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그가 평생을 걸쳐 고민하고 통찰하여 얻은 답변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