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동양철학의 이해 (독서>책소개)/2.한국철학사상

퇴계의 사람공부

동방박사님 2021. 12. 22. 08:31
728x90

책소개

‘사람됨의 학문’ 완성에 평생을 바친 퇴계 이황
그에게서 배우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예의
-우리 시대의 언어로 다시 공부하는 삶의 의미, 사람의 도리

조선시대 최고의 유학자이자 탁월한 교육자였던 퇴계 이황은 53세라는 늦은 나이에 마침내 자득의 경지에 도달하자 커다란 수원지에서 강물이 솟구치듯 수많은 저작을 쏟아냈다. 후학들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본 『퇴계집』에는 총 51권 31책의 방대한 양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 수록된 퇴계의 글은 하나같이 퇴계가 일정한 학문적 수준에 도달하고 난 뒤에 쓴 것이어서 학술적 일관성이 뛰어나고 학문을 하며 몸과 마음으로 체험한 내용이 많아 독자에게 친숙하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퇴계 실천 철학의 핵심을 이루는 내용을 가려 뽑아 재편집했다.

사물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자기완성의 학문’을 지향했던 퇴계는 평생을 사람됨의 의미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궁구하는 일에 매달린 인문철학자였다. 생명은 왜 태어나서 무엇을 하라는 것일까? 삶에서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일까? 퇴계에게 물으면 답은 명백하다. 하늘이 나에게 내린 명을 완수함으로써 세상만물의 창조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퇴계는 말한다. 인간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길인 ‘도(道)’가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는 ‘도학(道學)’을 통해 올바른 삶의 길을 실천하며 자기 삶의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차

들어가면서 _ 이황은 누구인가

1장 사람됨의 학문을 총정리하다
마음을 읊다
주세붕이 보내준 시에 답하다
하루를 돌아보며
한서암을 짓고
기꺼운 시골살이
도를 아는 사람이 드물구나
조용한 곳에서 수양해야지
완락재
시습재
한평생을 읊다
주자의 편지는 사람됨에 절실하다
《주역》으로 밝힌 자연의 이법
자신을 성찰하다
선현들의 마음 공부
사람됨의 학문을 총정리하다
마음을 공부하려면 《심경》을 읽어야 한다

2장 그대와 인간의 도리를 토론하니
고향 가는 김인후를 보내며
조식이 벼슬을 마다한 것을 보고 우러러보며
이이를 격려하며, 경계의 말도 함께하다
이담에게 주는 경계
그대와 인간의 도리를 토론하니
기대승에게 처세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다
부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
제 자식 살리고자 남의 자식을 죽여서는 안 된다

3장 임금께 올리는 여섯 가지 조언
왜국의 사신을 끊지 마소서
맑게 갠 아침에
함경도 순변사 이준경에게 내린 교서
사직서
임금께 올리는 여섯 가지 조언
정치를 잘하려면 사사로운 마음이 없어야 한다
《성학십도》를 올리며

4장 진리를 기르는 암자에서
영지산에 소박한 집 한 채 짓고
소나무
봄날 고향을 그리며
청평산을 지나며
진리를 기르는 암자
한가하게 《무이지》를 읽고서
단양 군수로 나가는 길에
단양 산수에 대한 기록을 남기다
소백산 유람기
도산서당 지을 터를 얻고서
도산에서 시를 읊다
도산서당
〈도산십이곡〉 발문

5장 도가 세상에 행해지지 않는 이유에 답하라
백운동서원 여러 유생들에게 보이다
백운동서원을 사액서원으로 정해주소서
우리나라 유학자의 계통
계상서당서 강학을 시작하며
입춘을 맞아
학교란 무엇인가
도가 세상에 행해지지 않는 이유에 답하라
이산서원 규정
이산서원 기문
유학의 계보

6장 퇴계의 삶을 평하다
이이가 지은 〈퇴계 선생 유사〉
정약용의 《도산사숙록》
미국의 마이클 칼턴이 본 《성학십도》

연보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퇴계 이황 (退溪 李滉 (1501-1570))
 
등으로 합격, 32세에 문과 초시 2등으로 합격하고 다음 해인 33세(1533)에 반궁(泮宮)에 유학하며 경상도 향시에 합격한다. 34세에 문과에 급제해 승문원권지부정자와 예문관검열이 되었고 36세에 선무랑과 성균관전적을 거쳐 9월 호조좌랑에 임명되었다. 37세에 선교랑, 승훈랑, 승의랑에 임명되었으나 어머니 박씨의 상을 당해 관직에서 물러난다. 39세에 3년 상을 마치고 홍문관부수찬을 거쳐 수찬지제교로 ...

역 : 이광호 (李光虎)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서양과 동양의 철학을 익혔다. 민족문화추진회 부설 국역연수원과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문과 유학의 경전을 익혔다. 한림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유학과 동양철학을 가르쳤다. 고전을 익히며 인격을 완성하는 가운데 진리를 체험하는 유학을,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문학으로 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근사록집해』, 『국역 심경 주해 총람』, 『성학십도』, 『이자수어』 등을 번역하고,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를 편역하여 출간했다. 한국동양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 주자학상과 2013년 퇴계학 학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국제퇴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책 속으로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도의에 뜻을 둔 우리나라 학자들 가운데 세상의 환란을 당한 사람이 많다. 이는 땅이 좁아 사람들이 경박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스스로 힘쓰는 학문도 다하지 못함이 있어서 그렇다.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학문이 지극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너무 높게 자처하고, 시대를 헤아리지 않고서 세상을 경영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 p.10

군자의 학문은 자기를 위할 뿐이다. 자기를 위한다는 것은 장식(張?, 1133~1180)이 말한 ‘인위적으로 위하는 것이 없이 그러한 것’이다. 예컨대 깊은 산 무성한 숲에 있는 난초는 종일토록 향기를 피우지만 자신이 향기를 발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난초의 이러한 삶이 군자가 자기를 위한다는 뜻과 똑같다. --- p.11

퇴계는 몸에 병이 있고 노쇠하며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려 53회나 사직을 청했다. 국가에서는 사직을 허락해서 선비가 염치를 존중하고 의리를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 선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리의 실현이다. 그렇다면 의리란 무엇인가? 일의 마땅함을 의미한다. 일의 마땅함이란 무엇인가? 어떤 상황에 처하여 자신의 내면에서 빛나는 천리에 합당한 행위를 말한다.
--- p.125

사람들이 퇴계를 흔히 ‘주자학의 집대성자’라고 말하지만, 퇴계와 주자는 인간적 성격은 물론 학문하는 자세에서 매우 다르다. 주자는 자기주장이 매우 강한 데 비해 퇴계는 겸허하고 온유하다. 주자의 학문이 광대하고 무궁한 데 비해 퇴계의 학문은 정밀하고 자세하고 요점을 매우 중시한다. --- p.141

성인은 자연처럼 되기를 희망하고, 현인은 성인처럼 되기를 희망하고, 선비는 현인처럼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자연에 대한 퇴계의 사랑은 병에 가까울 정도였지만 그의 자연 사랑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었다. 지리학자 못지않게 산의 전체 모습과 구석구석의 아름다움까지 자세하게 묘사하고, 산에 대한 이전 사람들의 기록을 종합하여 평가하고, 자신의 새로운 이해를 추가하여 산수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 p.188

율곡은 23세 때 도산을 방문하여 시를 주고받았으며, 이후 편지를 통해 『대학』과 『중용』에 대한 많은 문목(問目)을 올리고 『성학십도』에 대한 토론도 했다. 율곡은 퇴계를 스승으로 존경했지만, 퇴계와 성격이 다르고 학문적 지향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퇴계 만년에 질문한 편지의 문목에 대해서는 칭찬보다 질책을 많이 받았다.
--- p.243
 

출판사 리뷰

퇴계학의 최고 권위 이광호 교수가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진짜 사람답게 사는 법’

-인간 완성의 학문에 대한 갈증에 답하다

퇴계는 49세부터 70세까지 무려 53회나 몸에 병이 있고 노쇠하며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직서를 올렸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병약한데다 당쟁의 참화에 섞이고 싶지 않은 신념 때문이었지만, 그보다는 초야에 묻혀 자신이 꿈꾸는 학문의 와성에 더 목말랐기 때문이었다.

이 책 『퇴계의 사람 공부』에는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당대 최고 지성의 단호한 신념과 끝없는 사색, 그리고 지식인으로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어 그것 자체로 ‘사람됨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주자학상과 퇴계학 학술상을 수상한 퇴계학의 최고 권위자로, 『성학십도』와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를 펴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인간 완성의 길에 대한 현대인들의 갈증에 답하고 있다. 점점 사람다움의 의미를 상실해가는 현대사회에서, 퇴계가 남긴 삶의 자취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신선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