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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 독살사건 (2022) - 조선이 숨긴 마지막 진실을 파헤치다 (역사소설)

동방박사님 2024. 9. 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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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르북컴퍼니에서 베스트셀러 역사소설가 이수광의 『소현세자 독살사건』을 펴냈다. 조선 인조 시대, 권력 때문에 아들과 손자를 죽이는 비정한 국왕 인조, 남편과 자식을 잃고 통곡하는 세자빈 강씨, 권력의 화신 조소용과 김자점 등 실존 인물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소설을 더욱 다채롭고 생동감 있게 장식한다. 현재까지도 전대미문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우리의 역사, 소현세자 독살사건. 숨은 진실을 추적하는 강호들의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임금이 수라를 들면 시종하던 궁녀들은 독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은채로 먼저 음식을 조심스럽게 찔러본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전복구이를 찌른 상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은채가 검게 변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조선 역사의 기록과 달리 소현세자가 독살되었다는 정설이 있다. 당시 조선의 정계에서 청나라를 배척하는 분위기와 인조가 불안해한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인조가 후궁 조씨와 김자점을 시켜 소현세자를 독살한 것은 거의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인조 실록은 소현세자의 주검은 까맣게 변해 있었고 7군데 혈(穴)에서 출혈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보통 사약을 마시고 사망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세자가 사망하면 치료를 맡은 어의가 문책을 받게 되는데 인조는 오히려 그를 두둔했다고 전해진다.

소현세자가 죽은 뒤 인조는 왕권 강화 차원에서 세손(世孫, 소현세자의 장자)을 폐위하고 봉림대군(효종)을 세자로 책봉했다. 인조는 소현세자의 부인인 강빈에게도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 역시 임금의 수라상에 독을 넣었다는 혐의를 받고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무리 정설이 존재한다고 해도 진실은 알 수 없다.

역사는 소현세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밝히지 못했다. 그렇기에 소설에서 작가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들춰내고, 진실을 추적하는 강호들을 만들어낸 까닭이 분명해진다. 현재, 현실에서 맞닥트리는 갖가지 사건 속에 감춰진 숨은 진실도 마치 소현세자의 죽음과 같다는 주제 의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진실과 거짓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뒤엉켜 있는 듯한 수많은 사건을 겪는다. 진실인 줄 알았는데 거짓이고, 거짓인 줄 알았는데 진실인 상황과 마주할 때마다 수많은 이가 희생당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살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치밀하고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목차

저자의 말 _소현세자 독살사건의 숨은 진실

1장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2장 죽어도 다른 마음 아니 가지리
3장 소현세자가 독살되다
4장 외눈 검객 김재수
5장 야망과 독수
6장 조선제일검
7장 욕망과 사랑
8장 칼 끝에 흐르는 빗물
9장 임금이 임금 같지 않다
10장 조선의 여 검객

그 후 이야기

저자 소개 

저 : 이수광 (Lee Soo-Kwang)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제2회 미스터리클럽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가...

책 속으로

어린 복숭아꽃 요염한 오얏꽃이 경쟁하듯 아첨하니
소나무와 잣나무가 무안하여 괴로워하네.
북풍에 차가운 눈보라 몰아치니
무엇을 붙잡고 하늘에 오를 것인가.

이형익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복숭아꽃과 오얏꽃은 후궁을 말하는 것이고 소나무와 잣나무는 세자빈 강씨를 말하는 것이다. 후궁은 인조가 총애하는 조소용을 비유한 것이 틀림없다. 조소용과 강씨는 대궐에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1장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중에서

“이 얼굴이 점쟁이 같아 보이냐?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하나만 묻자. 세자 저하는 독살당한 거냐?”
이진의 질문에 이요환은 가슴이 철렁했다. 세자 저하가 죽은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소문이 퍼졌는가. 이요환은 미처 대답을 못했다.
“배후가 누구지?”
“배후? 나는 하수인도 모른다. 아버지는 아니다. 아버지는 죄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2장 죽어도 다른 마음 아니 가지리」중에서

칠흑처럼 캄캄한 밤이었다. 풀잎을 스치는 것 같은 미세한 바람 소리가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오강우는 담장 위를 빠르게 달리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이진과 이요환이 마치 한 마리 새처럼 바짝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서로 부딪칠 듯이 가까이 따라왔다.
“이 여자들이 어디에서 이런 무예를 배웠지?”
---「3장 소현세자가 독살되다」중에서

민 상궁은 허리를 숙이고 있다가 하헌당의 서방을 노려보았다. 지금 그 방에 조소용과 그가 마주 앉아서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눈에서 불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주위에 눈이 있어 내색을 할 수 없었다. 현숙공주도 무슨 낌새를 알아챘는지 화가 나서 춘당지로 갔다. 그가 하헌당에 올 때마다 조소용은 춘당지에 가서 버들잎을 따오라는 영을 내렸다.
---「4장 외눈 검객 김재수」중에서

오강우는 김재수의 검이 목을 노리자 경악했다. 그의 검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오강우는 가까스로 김재수의 일검을 피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김재수가 허공을 유성처럼 날면서 잇달아 검세를 펼쳤다. 허공에 또다시 무수한 검광이 난무했다.
---「6장 조선제일검」중에서

민 상궁은 아직 익지도 않은 파란 감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현숙공주를 살해하고 대궐을 나왔다. 어의 이형익의 딸 이요환이 타살이라고 주장했으나 김자성이 묻어버렸다. 이요환이 손톱에 할퀸 자국이 있는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민 상궁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
---「7장 욕망과 사랑」중에서

“낙일양단!”
김자성은 낭랑하게 외치며 허공으로 신형을 솟구쳤다. 그러자 그의 검이 태양을 양단하는 듯한 기세로 무시무시하게 이진을 향해 쇄도해갔다. 허공에서 산악과 같은 검기가 이진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이진은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 김자성의 공세를 피한 뒤에 현란한 초식을 펼쳤다. 그녀의 검기가 김자성의 스물네 곳의 요해처를 노리고 쇄도해왔다.
---「10장 조선 여 검객」중에서

줄거리

인조 23년(1645년) 음력 4월 26일, 긴장감과 괴이한 기운이 가득한 환경당에서 소현세자가 죽었다. 소현세자의 죽음과 연루된 인물 중에는 억울해서 진실을 밝히려고 애쓰는 자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만행을 덮기 위해 진실이 밝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모습을 꽁꽁 감추는 인물도 있다. 세자가 독살 당한 것이라는 정설이 차츰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범인의 흔적은 더욱 모호해지는데…….

출판사 리뷰

인조는 왜 그렇게 세자를 못 미더워했을까?
군주가 되었어야 할 개혁가, 소현세자의 기이한 죽음의 전말
이제 역사가 그 물음에 답하라!

누가 소현세자를 독살했는가?
풀리지 않은 조선왕조 최고의 미스터리

▶ 역사 속 인물 ; 소현세자 (1612~1645)


『조선왕조실록』에는 소현을 인조의 장자, 어머니는 한준겸의 딸 인열왕후(仁烈王后), 효종의 형, 1625년에 세자로 책봉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 소현은 아우인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 이후 9년간을 심양의 세자관에 머물렀다.

단조로운 고국에서의 생활과 달리 무척 바쁜 심양 생활을 하며 소현세자는 조선과 청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그 나라의 고관들과 친분을 맺었다. 또 뇌물 외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청과의 무역이나 둔전(屯田) 경영에 참여하여 재력을 비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조선인 포로를 구출해냈다. 부인인 세자빈 강씨는 영리하고 사업 수완이 좋았다. 그래서 외교 문제는 소현세자가, 경제 문제는 세자빈 강씨가 주도했다.

청은 몽고 각지의 행사에도 세자 부부를 초대했고 정기적인 연회에도 참석시켰다. 그러나 그 이면에 조선에서 지원병 물자를 받으려는 속셈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를 조선에 보고해야 하는 소현세자는 항상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1644년, 마침내 청은 북경을 차지했고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는 자살했다. 더 이상 청은 조선의 왕세자를 인질로 묶어 둘 이유가 없었고, 소현세자는 조선으로 귀국했다.

오랫동안 인질 생활을 마치고 조선에 귀국했지만, 인조는 소현세자를 반기지 않았다. 중원을 차지한 청의 힘을 지켜 본 소현세자는 인조와 다른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현세자는 같이 볼모로 잡혀갔던 동생 봉림대군에 비해 청나라의 정세를 정확하게 파악했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그리하여 두 아들에 대한 인조의 대우는 극명하게 달랐다. 청나라에서 돌아온 봉림대군은 청 세조를 멸시했고 볼모로 잡혀간 조선인을 데리고 왔다고 고했다. 하지만 소현세자는 청 세조는 도량이 넓은 군주이며 새로운 문물을 내보이며 그가 아끼던 벼루를 얻어 왔다고 했다. 이에 인조는 그 벼루를 소현세자 얼굴에 집어던졌다고 한다.

광해군의 외교정책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킨 인조와 서인세력은 소현세자의 태도에 불만을 품었다. 차차 인조에게 있어, 소현세자 내외는 왕의 자리를 위협하는 대상이 되었다. 더군다나 소현세자 내외가 귀국하기 전부터 청나라를 부추겨 부친인 인조를 심양으로 보내려는 공작을 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인조는 청이 왕위를 세자에게 양위하라고 할까 봐 불안해했다. 이처럼 인조의 냉대를 받던 소현세자는 결국 병을 얻어 급사했다.

역사와 상상이 결합된 퓨전 역사극의 결정판!

빠르고 긴박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주옥같이 아름다운 한시가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동양화처럼 서정적인 풍취를 돋운다. 독자들은 역동성과 서정성을 겸비한 이 소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실화와 픽션의 절묘한 조화,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구성, 책장을 펼치는 그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문체와 이야기 전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개성 강한 주인공. 베스트셀러 역사 소설가 이수광이 또 한 편의 역작을 만들어냈다. 많은 독자가 박수를 보낼 퓨전 역사극의 결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