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한국근대사 연구 (책소개)/1.한국근대사

근대 한국의 감리서 연구 (2024) - 해관 감독 기구에서 '지방대외교섭' 관서로

동방박사님 2024. 6.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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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외국인 관련 사료의 보고이자 역사 규명의 주체, 감리서

이 책은 1876년 조선의 개항 이후 개항장에서 외국인 관련 업무를 관할한 관서인 감리서(監理署)가 설치된 경위와 운영의 추이를 밝히고 있다. 19세기 후반 이후 조선은 일본·미국·영국·독일·러시아 등 서구열강들과 조약을 체결하고, 근대적 국제질서인 ‘만국공법(萬國公法)’ 체제로 편입되었다. 그 결과 부산·인천·원산 등에 조성된 개항장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유입되어 각종 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과 관련된 사무를 관장한 감리서는 관련 사료가 많다. 이 시기의 역사 규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주체인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며
1. 문제의 제기
2. 연구 동향과 문제점
3. 연구의 구성과 이용 사료

제1장/ 개항장(開港場) 감리서(監理署)의 독립관서화 과정과 조직의 확장·정비

1. 개항기 한국 감리서의 기원
2. 해관 창설기 개항장 감리제(監理制)의 실상
3. 관세 수입 관할권의 이관과 감리서의 독립
4. 개항장·개시장(開市場) 감리서의 기구 증설과 조직의 정비

제2장/ 감리서의 관할 업무 변화와 일시적 폐지

1. 감리서 소관 업무의 변화
2. 개항기 조선의 ‘지방대외교섭(地方對外交涉)’ 개념과 감리서
3. 갑오개혁기 감리서 운영의 중지

제3장/ 감리서의 복설과 지방대외교섭 기능의 강화

1. 감리서의 복설(復設)과 지방대외교섭관서로의 성격 정립
2. 감리서의 지방대외교섭 기능 강화
3. 복설 이후 감리서의 관할 업무 실태
4. 감리서의 폐지와 부윤(府尹)의 업무 인계

저자 소개

저 : 민회수 (Min Hoi-soo)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로 「조선 개항장(開港場) 감리서(監理署)의 성립 과정(1883~1886)」(『동북아역사논총』 36, 2012), 「개항기 해관(海關) 감독기관으로서의 조선 감리서(監理署)의 기원과 특성-동아시아 3국의 세관(稅關) 제도에...

출판사 리뷰

감리서의 창설부터 폐지까지

이 책은 감리서의 창설과 운영의 추이를 크게 3단계로 구분하였다. 감리서는 조선 최초의 근대적 관세 징수 기구였던 해관(海關)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창설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기원을 추적하였다. 이후 별도의 관서로 독립되고, 개항장·개시장의 수가 증가하면서 조직이 확장·정비되는 과정을 밝혔다. 다음으로 감리서의 업무가 원래 설치 취지에서 벗어나 개항장 등지의 외국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변화해가는 양상과 갑오개혁기인 1895년에 지방제도의 개편에 따라 일시적으로 폐지되는 경위를 규명하였다. 마지막으로 1896년 감리서가 다시 설치되면서 외국인 관련 업무를 관할하는 기관으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이후 이러한 측면이 강화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을사늑약 체결 후 감리서의 폐지와 관할 업무의 인계 문제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방 차원의 외교, ‘지방대외교섭’을 관할하다

이 책은 감리서의 외국인 관할 업무를 설명하는 개념으로서 ‘지방대외교섭(地方對外交涉, local foreign negotiation)’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감리서는 지방의 영사관 등 외국의 외교 관서들을 대등한 자격에서 상대하면서 개항장 주재 외국인 관련 사무를 관장하였다. 이는 중앙의 외교 관서인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이나 외부(外部) 등이 중앙에 주재하는 외국의 공사관을 상대하는 이른바 ‘외교(外交, diplomacy)’의 한 차원 아래에서 진행된 행위로 볼 수 있다. 현대에서 ‘외교’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를 지칭하기에, ‘지방’ 차원의 외교를 ‘지방대외교섭’으로 명명하였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이러한 ‘지방대외교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중앙의 ‘외교’와는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해 규명하였다.

제국주의적 침탈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다

이 책에서 주목한 또 다른 부분은 개항기 당시 감리서가 수행한 자국민 보호의 기능에 대한 문제였다. 당시 개항장은 활발한 무역에 따른 국가간 경제적 교류의 장이었지만, 동시에 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경제적 침탈이 진행되는 현장이기도 했다. 일본·중국·러시아 등 외국인들에 의한 토지 침탈을 위시하여 여러 가지 제국주의적 침탈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중앙정부의 대응은 미흡한 감이 없지 않았다. 당시 감리를 역임했던 인물들 중 이러한 침탈에 맞서 자국민을 보호하고자 시도한 예들이 더러 발견되는데, 특히 러시아와 일본의 고하도(高下島) 침탈에 저항한 무안감리(務安監理) 진상언(秦尙彦)의 경우를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사례들의 발굴 또한 적극적으로 시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