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서양철학의 이해 (책소개)/4.서양철학이해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 (2023)

동방박사님 2024. 5. 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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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원전 완역본으로 읽는 고전, 마리 교양 01
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을 극화한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


기원전 399년 그리스 아테나이의 법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고 죽는다. 그리고 수 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아직도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하고 있다. 수 세기 전의 소크라테스가 지금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플라톤의 대화편 중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이 출간되었다. 마리북스의 ‘원전 완역본으로 읽는 고전 시리즈, 마리 교양’의 첫 번째 책이다. 기원전 5세기경 소크라테스는 법정에 고발을 당해 아테나이 시민들 앞에서 재판을 받는다. 그의 죄목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폴리스가 믿는 신들을 믿지 않으며 새로운 다른 신적 존재들을 믿으며 죄를 짓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이 재판으로 결국 소크라테스는 70세의 나이로 사형을 당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은 바로 이 사건과 당시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펼쳤던 변론을 극화한 대화편이다. 오늘날의 학자들은 대체로 두 대화편이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이라고 간주한다. 소크라테스가 사망하고 나서 여러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의 대화편을 저술했지만, 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라톤이 저술한 대화편이다. 가히 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가 당시 아테나이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 앞에서 자신의 죄목을 반박하며 스스로를 변론하는 내용으로, 크게 세 파트로 구성이 되어 있다. 고발인들의 고발 연설에 반박하는 첫 번째 변론, 1차 배심원 투표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자신의 형량을 제안하는 두 번째 변론, 사형선고를 받고 배심원들에게 하는 최후진술이다. 대부분의 한국어판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제목을 붙였으나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을 다룬 만큼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으로 제목을 정했다. 크세노폰이 저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론』, 『소크라테스의 회상』을 이유로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이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것이냐는 논란은 있다. 하지만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가 철학적 성찰 혹은 진리에 대한 탐구를 자기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으며, 소크라테스에 대한 사형선고가 부당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기 때문에 나름의 가치가 있다.

‘마땅히 행해야 할 바에 관하여, 윤리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크리톤』은 친구 크리톤의 ‘탈옥 권유 논변’과 이에 맞서는 소크라테스의 ‘탈옥 권유 반박 논변’을 담고 있다. 특히 소크라테스가 상상으로 나누는 ‘법률과의 대화’는 지금 우리에게도 가슴을 울리는 바가 크다. 소크라테스의 사형에 임박해 친구 크리톤은 소크라테스를 찾아와서 탈옥을 권유하지만, 소크라테스는 ‘행위 준칙’을 바탕으로 탈옥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소크라테스는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원칙 외에 다른 어떤 것에도 따르지 않는다’는 행위 준칙을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크리톤에게도 아테나이 사람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탈옥하는 일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 함께 검토해보자고 제안한다.

목차

주요 인물
주요 사건과 배경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소크라테스의 변론》 해제
《크리톤》 해제

역자 후기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 : 플라톤 (Platon)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으로 서양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명문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20세에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되었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셨을 때 그의 나이 28세였다. 그 후 여러 곳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기원전 387년에 철학 중심의 종합 학교인 아카데메이아를 세웠다.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철학이 담긴 글을 저술하며 그 안에 자신의 철학도 담았다. 「파이돈...

저 : 소크라테스 (Socrates)

BC 469-399. 서양 철학의 창시자들 중 한 사람이자 최초의 윤리철학자로 평가받는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469년경 아테네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지만, 자연철학을 탐구했고, 아낙사고라스의 책을 읽었으며,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여러 차례 참전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그는 평생 교육자로서 청년들을 교화하였고, 진리를 상대적이고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소피스트들의 태도를 ...

역 : 오유석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리스로 유학을 떠나 국립아테네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교수를 지냈고, 현재 공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용서와 화해 그리고 치유』(공저), 『서양 고대 철학 2』(공저), 『알기 쉬운 초급 성경 헬라어 문법』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 회상록·소크라테...
소크라테스라는 현자가 있는데, 하늘 위의 것들을 사색하는 자이다. 그는 땅 밑의 온갖 것들을 탐구하며 약한 논증을 강하게 만드는 자이다.
---「22쪽,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폴리스가 믿는 신들을 믿지 않으며 새로운 다른 신적 존재들을 믿음으로써 죄를 짓고 있다.”
---「41쪽,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돈에서 탁월함이 생겨나는 게 아니라, 탁월함에서 돈과 사람들에게 좋은 다른 모든 것들이 생겨납니다. 사적 영역에서든 공적 영역에서든 말입니다.”
---「61쪽,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저는 자신이 누구에게도 불의를 행한 바 없다고 확신하고 있으므로, 저 자신에게 불의를 행하지도 않겠습니다. 또한 저 자신이 뭔가 나쁜 일을 당할 만하다고 스스로를 비난하지도 않을 것이고, 자신에게 그러한 처벌을 제안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82쪽,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이런 임시방편적 모면은 아주 강력하지도 않고 훌륭하지도 않습니다. 반면 가장 훌륭하고 쉬운 길은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는 대신 스스로 가장 좋은 사람이 되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91쪽,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죽음을 모면하는 것보다 악을 피하는 게 훨씬 어렵습니다. 악은 죽음보다 빨리 달리니까요. 지금 저는 느리고 연로하기에, 느린 주자에게 따라잡혔습니다. 반면에 저를 고발한 자들은 유능하고 기민하지만 발 빠른 주자, 즉 악에게 붙잡혔습니다. 이제 저는 여러분에게 사형선고를 받고 떠납니다. 반면 이 사람들은 진리의 이름으로 사악함과 불의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저는 저의 처벌을 감수할 것이고, 이들 또한 자신의 처벌을 감수해야 합니다.”
---「91쪽,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이제 벌써 떠날 시간입니다. 저는 죽기 위해서 그리고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가운데 어느 편이 더 나은 운명으로 나아가게 될는지는 신 외에는 그 누구도 분명히 알지 못합니다.
---「98쪽,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설령 불의를 당할 경우에도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이 불의로 갚아서는 안 되네. 왜냐하면 결코 불의를 행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네.
---「124쪽, 크리톤」중에서

이렇게 하는 게 정의로운 것이네. 즉, 항복하거나 물러나거나 자기 위치를 떠나지 않고 전쟁터에서든 법정에서든 그 어디에서나 폴리스와 조국이 명하는 바를 이행해야 하는 거라네.
---「131쪽, 크리톤」중에서

아테나이 사람들 가운데 원하는 자, 즉 시민의 지위에 도달했고 폴리스 사안들과 우리의 -즉, 법률의-집행을 지켜본 자는 우리를 탐탁지 않게 여길 경우에 자기 소유물을 가지고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다.
---「132쪽, 크리톤」중에서

그러면 오, 크리톤이여! 내버려두세. 그리고 신께서 이렇게 인도하시니, 이대로 행하기로 하세.
---「143쪽, 크리톤」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는 모른다’에서 시작해서 ‘우리는 모른다’로 끝맺는 소크라테스의 철학
도대체 무엇이 옳은 일이고 시민들에게 유익한 일인가?


‘나는 모른다’에서 시작해서 ‘우리는 모른다’로 끝맺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철학을 한다는 것’은 앎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여정임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우리에게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검토하도록 이끌고 있다. 검토되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무지를 밝히려고 애썼던 것은 델포이의 신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로운 자는 없다’라는 이 신탁의 참뜻을 알기 위해 지혜자들을 만나 그들이 진짜 올바른 앎을 가지고 있는지 검토하고 확인했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지혜로운 것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소크라테스는 안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해방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앎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을 무지와 편견에서 해방시키는 일이 자신에게 부여된 신의 소명이라고 여겼다.

“내가 이 사람보다는 지혜롭구나. 아마도 우리 중 누구도 아름답고 훌륭한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아. 그런데 이 사람은 알지 못하면서도 자 신이 뭔가 안다고 생각하는 반면, 나는 실제로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비록 작 은 차이이지만 나는 적어도 이 점에서 저 사람보다 더 지혜로운 듯하다. 알지 못하는 바를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이런 소크라테스의 철학사상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자는 후기에서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진정으로 원했던 바는 ‘어떤 행동을 해야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무슨 말을 해야 남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가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이 옳은 일이고 시민들에게 유익한 일인가?’였다.”

“우리는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탐욕의 시대, 불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를 죽음에 이르게 한 법정 변론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 목숨을 부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아닌가?’ 하는 묵직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으로 읽는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
국립아테네대학교 철학박사 오유석 교수의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쉬운 번역과 작품 해제로 생생한 현장 재현


이 책의 번역은 국립아테네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받은 오유석 교수가 맡았다. 그는 고대 서양철학을 다룬 여러 권의 저서와 번역서를 출간한 정통파 고대 서양철학 연구자로 ‘고대 그리스어 원전’을 완역했다.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지금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번역했다. 그동안 여러 번역본이 출간되었지만 대부분 중역이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 현장과 그가 탈옥 대신 죽음을 택한 경위가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인명과 지명 또한 고대 그리스어 발음에 충실하게 표기했다. 가령, 외래어표기법상 ‘Αθηναι’는 관용에 따라 ‘아테네’로 표기하지만, 고대 그리스어 발음인 ‘아테나이Athenai’로 표기했다.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시대적 배경이 고대의 법정 변론이기에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전한다.

본문 바깥에 표기된 아라비아숫자와 로마자는 ‘스테파누스 표기’에 따른 것이다. 스테파누스가 1578년에 플라톤 전집을 세 권으로 편집하여 발행했는데, 이때 세로 단을 다섯 단락으로 나누어 로마자를 써놓았다. 플라톤 저서의 인용은 스테파누스 판에 들어간 쪽수와 판본의 단락을 함께 적어 사용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스테파누스 판본의 1권 17a~42a에,《크리톤》은 43a~54e에 수록되어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작품 해제와 각주도 꼼꼼히 달았고, 본문의 내용과 어울리는 자크루이 다비드의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비롯한 그림도 수록되어 볼거리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