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과학의 이해 (책소개)/1.기후환경문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 (2023) -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

동방박사님 2024. 5. 1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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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세 현장을 찾아 전 지구를 누빈 환경 피디가 사람들을 만나 묻는다.
“인간에게 희망은 있는 것일까?”


환경 다큐멘터리 PD 최평순이 만난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전 지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는 새로운 과학 용어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바다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신종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다. 인간 문명과 자본주의는 마치 소행성 충돌과 같은 거대한 힘으로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 등 환경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불타는 우림, 쓰레기가 떠다니는 태평양, 스모그로 가득한 인도의 도시 등 전 세계의 인류세 현장을 목격한 최평순 피디는 의문이 들었다. 왜 우리는 지구의 위기를 외면할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지구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과학자, 환경운동가, 사회학자, 영화감독, 심리학자, 예술가, 웹툰작가, 언론인, 해외 석학들까지… 최평순 피디는 그들에게 묻는다. 인간과 지구에게 희망은 있을까?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소행성은 쳐다보지 마!
우선순위
과학에 대한 불신
기후 위기의 심리학
자연과 맞서 싸우기
낭떠러지 대신 지뢰밭
비정상의 일상화
재난의 속도
만성화된 위기감
에어컨, 그 양의 되먹임

2장. 대중의 언어
기후 문해력
미디어의 이해
에너지 전환에 무관심한 사회
텀블러 라이프
코펜하겐에서 벌어진 일
30년
지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저널리즘
인류세의 단어들

3장. 이슈화의 최전선
공해
IUU
상괭이
유리창 충돌
수분 매개자
인간과 가장 가까운 존재마저
활생
비주류 목소리
예술품이 된 플라스틱 돌
기후 우울을 이기는 만화

4장.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기
무해의 욕망
돌봄의 전략
감수성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텀블러 크기만 한 희망
지구의 위기를 외친 이들의 부고
 

저자 소개

저 : 최평순
 
환경·생태 전문 PD. 플라스틱에 대한 단편 영화감독으로 2010년 다큐멘터리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EBS에 입사해 〈하나뿐인 지구〉, 〈이것이 야생이다〉 시리즈, 다큐프라임 〈긴팔인간〉,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을 연출했다. 유인원 기번의 생태를 다룬 〈긴팔인간〉은 IWFF 국제야생영화제, VAASA 국제환경영화제 등에 초청됐으며, 〈인류세〉는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대상을 수상했고,...

책 속으로

기후 위기에 이어 신종 전염병의 출현까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전 지구적 변화가 연이어 나타나는 시기가 분명해졌다. 인간의 시대, 인류세가 명징해진 것이다. 인류세의 기점으로 유력한 1950년대까지 가지 않고 2019년 이후에 일어난 변화들만 놓고 보아도 세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기후 위기는 더 심각해졌고, 금방 종식될 줄 알았던 전염병은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사의 새로운 장을 쓰고 있다. 플라스틱을 비롯한 포장재 소비는 늘었다. 그런데도 인간의 지구 파괴에 대한 문제의식은 답답한 수준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지구적 문제 앞에서 갈라파고스라도 되는 양 사회 분위기가 무덤덤하다.
--- p.8

‘인류세’는 그런 단어다.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의 우선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소행성 같은 존재. 대한민국이라는 신흥 선진국에서 살아가는 당신이, 실은 인류 문명과 자본주의 시스템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고, 그 문명과 시스템은 이 지구라는 행성을 소행성 충돌과 같은 거대한 힘으로 파괴하는 중이다. 그 파국은 기후위기, 코로나19 팬데믹, 플라스틱의 범람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류세’는 단 세 글자로 지금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우리와 다른 생물종을 대멸종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마법의 단어다.
--- p.16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건, 다시 말해서 자연의 탄력성, 복원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죠. 우리가 태풍, 폭염을 경험해도 어느 정도의 피해만 있지 자연환경 자체가 무너지진 않았잖아요. 금방금방 회복되고. 대한민국은 온대 지방의 자연 탄력성이 좋은 곳에 세워진 문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을 역임한 조천호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가장 열심히 알리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2018년에 퇴임한 이후 저술, 강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당장 눈앞에 벌어지는 사건이면 서사가 달라졌을까? 미세먼지와 황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그런 의심을 하게 만든다. 누런 공기 입자가 내 눈앞에 보이고 저게 내 폐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서, 위험성을 즉각적으로 인지하고 지자체, 국가뿐만 아니라 중국 같은 인접국에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적극성을 발휘했다. 미세먼지와 황사 또한 탄소 발생과 사막화로 인해 벌어지는 지구의 위기 중 일부인데, 눈에 보인다는 이유로 기후 문제와는 대응의 수준이 다르다. 원인은 같은데 반응은 다르다. 조천호 교수 또한 이 문제를 지적한다.
--- p.44

연구팀은 과거에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었던 가뭄이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이른바 ‘재난’이 일상화되는 시기를 추정해냈다. 연구 결과는 지중해 연안이나 남미의 남부 등 특정한 지역은 이번 세기 전반 혹은 중간쯤에 역대 최악의 가뭄이 적어도 5년 이상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시기를 맞이하고, 과거에는 비정상 상태로 간주되었던 재난이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확률이 높아짐을 보였다. 또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더라도 어떤 지역에서는 십여 년 안에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 김형준 교수는 그것을 ‘재난의 일상화’, 다른 말로 ‘비정상의 일상화’라고 부른다.
비정상의 일상화라. 두려운 말이다. 정상이 아닌 것이 정상이 되는 시대. 그 말을 과학자의 입을 통해 들으니 섬뜩하다. 그의 연구팀과 슈퍼컴퓨터는 계속 섬뜩한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 24시간 가동 중이다.
--- p.54

더위를 피한다는 뜻의 피서(避暑). 폭염과 열대야의 증가로 인해 고전적인 피서가 집에서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을 즐기는 ‘홈캉스’나 가까운 도심 호텔 방에서 예상 가능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로 바뀌고 있다. 공기가 서늘한 자연환경으로 이동하지 않고 공기가 쾌적한 인공환경을 조성하는 쪽으로 피서의 형태가 전환됐다. 인간이 내뿜는 온실기체가 지구의 공기 조건을 뒤흔들며 더 강하고 긴 폭염이 오고 있는데, 이에 대항해서 인간은 더 많은 온실기체를 배출하는 것이다.
“결국 폭염 앞에서 각자도생하고 있는데, 에어컨으로 자기 몸 주위의 공기를 시원하게 만들 형편이 되는 사람은 정해져 있어요. 폭염의 뜨거운 공기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퍼지지 않아요. 제가 주목하는 건 전례 없는 더위 앞에서 아무런 보호막 없이 뜨거운 공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죠.”
--- p.72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막아 인류에 희망을! 코펜하겐은 그렇게 희망의 땅 ‘호펜하겐’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각국 정상들이 모이자 국가별 이해관계가 노골적으로 협상장에 등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대로 당초 목표한 협약은 무산됐고, 반대를 뜻하는 노펜하겐(NOpenhagen)의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때 됐어야 했는데…. 될 것처럼 흘러가다 막판에 안 되는 바람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실망했어요. 결국 2015년에서야 그때 하기로 한 게 파리에서 체결됐죠”
2009년에서 2015년으로. 이 긴급한 시대에 6년의 시간이 그렇게 허비됐다. 그때 6년을 아꼈다면 지금의 기후 위기가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 그때 어른들이 뭔가를 보여줬다면 2018년에 스웨덴의 15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어른들을 비난하면서 등교 파업에 나서지 않았을 수도,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기후 행동가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 p.102

출판사 리뷰

“인류세인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
_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불타는 우림, 쓰레기가 떠다니는 태평양,
스모그가 가득한 인도의 도시까지

인류세 현장을 찾아 전 지구를 누빈
환경 피디가 사람들을 만나 묻는다.

“우리는 왜 지구의 위기를 외면할까?”


“20XX년이면 극지방의 빙하가 모두 녹을 것이다.” “몇 십 년 후에는 기후 위기에 따른 식량난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이 굶주릴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봄과 가을이 없어질 것이다.”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 기사를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유명 대학교 소속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이 매일 홍수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우리 종의 생존이 경각에 달려 있다는 이 긴박한 메시지는 대중에게 잘 가닿지 않는다. 오히려 대중은 위기를 경고하는 뉴스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위기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음모론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는 마치 영화 〈돈 룩 업〉에서 지구로 다가오는 혜성을 놓고 갑론을박하다가 멸망을 맞이한 사람들처럼 우리에게 남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 〈긴팔인간〉 등 EBS에서 여러 명작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최평순 피디는 불타는 우림, 쓰레기가 떠다니는 태평양, 스모그가 가득한 인도의 도시까지 인간에 의한 지구 파괴 현장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어느 날 문득 의문이 들었다.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계절 변화가 이상해지고, 전 세계 곳곳에서 더 빈번하게 자연 재난 소식이 들려오고, 과학자들이 열심히 경고하고 있는데, 지구의 위기는 왜 주류 담론이 될 수 없는 걸까? 최평순 피디는 의문과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책과 논문을 찾아 읽고, 사람들을 만나 묻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우리는 지구의 위기를 외면하게 되었을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 결과물로 나온 책이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전 지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는 새로운 시대, ‘인류세’를 살고 있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메타버스 속 지구를 이용해 기후를 시뮬레이션 하는 과학자,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심리적 편향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플라스틱 화석을 모으는 예술가, 기후 우울을 만화로 그린 웹툰 작가, 해양포유류 혼획을 영상으로 담은 영화감독, ‘지구에 무해하고 싶은 마음’을 분석한 사회학자까지… 저자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들과 대화하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 지구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을 수 있을지를 머리를 맞대 고민한다.

“141년에 한 번 꼴로 발행했던 역대 최악의 가뭄이
가까운 미래에는 매년 발생하게 될 거예요. ‘재난의 일상화’라고 할 수 있죠.”
-김형준 교수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기후 우울은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기도 어려워요.
복잡하고 매우 개인적인 감정이니까요.”
-구희 작가 (웹툰 작가, 『기후위기인간』 저자)


1장 ‘소행성은 쳐다보지 마!’에서는 기후 위기와 과학 지식에 무관심해지고 심지어 불신하게 된 우리 사회에 대해서 말한다. 사회학자를 만나 과학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물어보고, 심리학자에게는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심리적인 편향에 대해 물어본다. 과학자들의 97퍼센트가 기후 변화가 사실이라는 점과 그 원인이 인간 활동임에 동의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국제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23년 보고서는 “기후 위기가 인간의 영향임이 명백하다”라고 보고했다. 이런 경고들을 우리가 의심하고 무시하면서 미적거리는 동안에도 히말라야에서는 빙하 홍수가 발생하고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는 물 밑으로 가라앉고 있다.

2장 ‘대중의 언어’에서는 기자, 언론학자, 정책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기후 위기의 시대에 언론이 담당하는 막중한 역할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경고 신호를 보내도 언론이 이를 대중에게 잘 전달하지 않으면 사회를 움직일 수 없다. 한국 언론이 기후 위기 뉴스를 소홀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 위기에 대한 철학의 부재와 한국 언론 특유의 출입처 시스템은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일차원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출입처에서 얻은 정보로 매일매일 지면과 방송 뉴스 시간을 채워나가는 것이 한국 언론의 관행이지만, 지구적 문제를 담당하는 한 부서나 기관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외의 언론은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프랑스에서는 폭염 보도에 한 남성이 일광욕을 하는 사진을 실은 보도 참사를 계기로 ‘생태 비상에 대응하기 위한 저널리즘 헌장’이 탄생했고, 독일 방송사들은 기후 관련 소식을 황금 시간대 뉴스 헤드라인에서 다룬다.

“인류세는 서구 백인 남성의 반성문이죠.
우리한테 와닿지 않는 게 너무 당연해요.”
-임소연 교수 (동아대학교 기초교양대학 교수)

“시민이 나서서 전면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요구해야 하는 데,
지금은 ‘착한 소비자 운동’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요.”
-조천호 박사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3장 ‘이슈화의 최전선’에서는 기후 위기를 대중에게 알리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공해를 누비는 그린피스 선박에 올라 선원들을 취재하고, 돌고래를 취재하는 영화감독, 조류 유리창 충돌을 기록하는 사람들, 플라스틱 돌을 수집하는 예술가, 기후우울을 만화로 그리는 웹툰 작가를 인터뷰한다. 한국 1호 영장류학자인 김산하 박사는 지구적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태도를 질타한다. 지구의 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행성 전체의 문제이고 우리 모두는 공동 운명체인데, 여전히 “왜 내가 굳이 그런 걸 알아야 하죠?”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다.

4장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기’에서는 기후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갈 방법을 찾는다. 사회학자, 과학기술학자, 과학철학자를 만나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저자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2009년에 제작한 자신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우리 사회가 지난 십여 년 동안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서 얼마나 분투했는지를 말한다. 그 동안 일회용 컵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찾아보기 제법 어려워졌고, 일회용 컵을 규제하는 제도도 도입되었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이 책의 출간을 앞둔 2023년 11월,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철회한다고 발표함으로써 한 발 후퇴했고, 이에 대해서 환경 단체와 운동가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렇듯 변화는 느리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느긋하게 기다리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웬만한 것은 질문하지 않으면서 왜 유독 지구의 문제에 대해선
굳이 내가 알아야 하냐고 묻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김산하 박사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뻔한 동시에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구적 재난을 외면하는 세상이 이 상황을 마주할 수 있게 알리고 공유하는 것.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지구적 재난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어 있고, 심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재난 현실을 외면하며 살기 쉬운 조건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조건들은 하나씩 사라질 것이다. 2030년의 지구, 2040년의 지구는 더 가혹하게 인류를, 대한민국 국민을 위협할 것이다. 우리는 계속 고민하고 공유해야 한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외면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 이 책은 친환경 재생종이와 콩기름 잉크로 제작되었습니다.

추천평

‘버혀지고’ 불타는 아마존, 자연 속도보다 100배에서 1000배 정도 빨라진 야생 동·식물의 멸종 속도,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어디선가 유리창에 부딪혀 뇌진탕으로 죽어가는 새들… 최평순 PD는 자연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기후와 생물다양성 위기를 알리기 위해, 인류세 시대를 살아내는 지혜를 얻기 위해 쉬운 길을 마다하고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에 청춘을 바친 우리 사회의 귀한 영웅이다. 여러분이 감명 깊게 시청한 〈긴팔인간〉 〈여섯 번째 대멸종〉 〈다큐프라임―인류세〉 〈이것이 야생이다―3%의 세상〉 등 탁월한 생태 다큐가 모두 그의 머리와 다리로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나는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을 이마에 붙이고 산다. 우선 알아야 사랑을 표현하고 행동할 수 있다. 음식물을 배달하는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누군가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했다는 알람 소리로 들릴 때까지 쉼 없이 알려야 한다. 그게 바로 저널리즘이 해야 할 일이다. 인류세인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