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한국정치의 이해 (책소개)/1.한국정치사상

율곡 이이의 정치철학서 성학집요 (2024)

동방박사님 2024. 6. 1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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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은 생각건대, 도는 오묘해서 형상이 없기 때문에 글로써 도를 표현한 것이옵니다. 사서와 육경에 이미 분명하고도 빠짐없이 적혀 있으니, 글로써 도를 구하면 이치가 나타날 것이옵니다. 다만 근심이 되는 것은 그 책의 규모가 너무도 방대해서 요령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선정께서 먼저 ??대학??을 드러내어 규모를 잡았사옵니다. 성현의 천 가지 계책과 만 가지 교훈이 모두 여기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니, 이 책이야말로 요령을 잡는 법이옵니다. 서산 진씨 진덕수가 이 책을 미루어 넓혀서 ??대학연의??를 만들면서, 경전의 글들을 널리 인용하고 사적을 끌어다 쓰기도 하였습니다. 배움의 근본과 다스리는 차례가 환하게 조리를 갖추었으면서 임금에게 중점을 두었으니, 참으로 제왕이 도에 들어가는 지침이옵니다. 다만 권수가 너무 많고 문장이 방만하며 일을 기록한 글 같고 실학의 체계대로 엮은 게 아니니, 참으로 아름답기는 하나 좋은 것을 다 갖추지는 못하였사옵니다. 배움은 마땅히 넓게 해야 하고 지름길로 요약해서는 아니되옵니다. 다만 배우는 이가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마음을 굳게 세우지 못한 채, 먼저 넓히는 것만 일삼으면 마음과 생각이 전일하지 못하여, 버리고 취하는 것이 정밀하지 못해서 중요치 않은 것들로 인해 진실을 잃을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먼저 요긴한 길을 찾아 확실하게 문정을 열어 놓은 뒤에야 제한 없이 널리 배우고 연관된 것들로 미루어 가면서 학문이 향상될 것이옵니다. 더구나 임금이란 나라의 모든 일이 모이는 자리라서 일을 처리하는 때는 많고 글을 읽을 때는 적습니다. 만약에 줄거리를 잡아 종지 근본이 되는 중요한 뜻를 정하지 않고 오직 넓히는 데만 힘을 쓰면, 글을 대할 때 기억하고 외는 습관에 얽매이거나, 문장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에 빠져서 궁리·정심·수기·치인의 도에는 참으로 얻는 것이 없을 것이옵니다.

신은 못난 선비로서 밝은 세상을 만났습니다. 전하를 우러러 바라보건대 천품天?이 총명하고 지혜로우십니다. 진실로 학문에 힘쓰시어 마음의 힘을 길러 성취해 나가 그 기량을 채우신다면 우리나라에서 요순의 다스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천 년에 한 번 있을 놓쳐서는 안 되는 때입니다. 생각건대 신은 재주와 기량이 경솔하고 차분하지 못해 별 볼 일 없는 데다 학술이 또 엉성하고 흐지부지하여 거칩니다. 그러다 보니 규곽의 정성은 간절하오나 충성을 다할 방도가 없사옵니다. 가만히 생각건대, ??대학??은 본래 덕에 들어가는 문인데, 진씨의 ??대학연의??는 간결하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진실로 ??대학??의 뜻을 본떠 차례를 나누고 성현의 말씀을 정선하여 충실히 채워, 절목을 자세하게 하고 말은 간략하게 하되 이치를 다하면 곧 요체를 잡는 방도가 여기에 있을 것이옵니다. 이것을 우리 임금께 올리는 일은 미나리와 햇볕을 바치는 것[芹曝之獻]과 같아 주위 사람들의 비웃음을 면치 못할 것이나, 반딧불이나 촛불 같은 작은 빛이라도 해와 달이 밝게 비추는 데 도움이 있을 것이옵니다. 이에 다른 일을 덮어 두고 사서와 육경, 선유의 학설과 역대의 역사서까지 깊이 탐색하고 널리 찾아서, 핵심이 되는 것을 채집하고 차례를 분류하고 번다한 것을 삭제하여 요점을 잡았습니다. 깊이 연구하고 반복해서 수정하여 두 해에 걸쳐 모두 다섯 편을 편성하였습니다.

목차

율곡 이이의 생애 / 16
진차進箚 / 65

제1 통설 / 75

제2 수기修己 / 85

제1장 총론 수기總論修己 / 86

제2장 입지立志 / 89
입지에 대하여 / 89
입지의 절목에 대하여 / 92
입지의 공효功效에 대하여 / 3
입지의 반대 / 95

제3장 수렴收斂 / 9
몸가짐[容止]을 수렴하는 것에 대하여 / 100
언어言語를 수렴하는 것에 대하여 / 102
마음[心]의 수렴에 대하여 / 104
거경이 궁리의 근본이 됨에 대하여 / 106

제4장 궁리窮理 / 110
궁리窮理와 용공用功에 대하여 / 110
독서讀書하는 방법 / 120
? 소학小學 독서법 / 123
? 사서四書 독서법 / 124
? 육경六經 독서법 / 128
? 사기史記 독서법 / 138
천지天地·인물人物의 이理에 대하여 / 140
만물 중에서 사람이 귀한 것에 대하여 / 152
본연의 성에 대하여 / 153
기질의 성에 대하여 / 160
심·성·정에 대하여 / 162
왕도王道와 패도?道에 대하여 / 174
이단異端의 폐해에 대하여 / 177

제5장 성실誠實 / 187

제6장 교기질矯氣質 / 195
기질 차이에 따라 교정하는 방법에 대하여 / 195
기질을 바로잡는 방법은 극기克己에 있음에 대하여 / 198
기질을 바로잡는 공부는 면강勉强에 있음에 대하여 / 204

제7장 양기養氣 / 209
지기志氣를 기르는 것에 대하여 / 209
혈기血氣를 기르는 것에 대하여 / 214

제8장 정심正心 / 218
함양涵養에 대하여 / 218
성찰省察에 대하여 / 223
함양涵養과 성찰省察에 대한 통론 / 229
존성存誠을 반복하여 정심正心의 의義를 다하는 것과 함양과 성찰에 대하여 / 239

제9장 검신檢身 / 246
몸을 공경하고 예법을 삼가는 공부에 대하여 / 246
위의威儀 용지容止의 법칙에 대하여 / 249
경계하고 신칙함에 게으름이 없는 뜻에 대하여 / 253

제10장 회덕량恢德量 / 257
덕으로 나아가는 도량을 넓힘에 대하여 / 257
무리를 용납하는 도량을 넓힘에 대하여 / 260
공평한 도량을 넓힘에 대하여 / 262

제11장 보덕輔德 / 265
바른 선비를 가까이함에 대하여 ……… 265
간언諫言을 따르는 것에 대하여 / 272
허물을 고치는 것에 대하여 / 278

제12장 돈독敦篤 / 285
돈독敦篤한 공부에 대하여 / 285
게으름의 병폐에 대하여 / 290

제13장 수기공효修己功效 / 293
지知를 거쳐서 행行에 도달하는 공효에 대하여 / 293
행行을 거쳐서 지知에 도달하는 공효에 대하여 / 295
안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공효에 대하여 / 297
지知와 행行, 겉과 속[表裏]을 합하여 얕은 데서부터 깊은 데 이르고 성聖스럽고 신비스러운 것에까지 이름에 대하여 / 299
성인聖人의 도에 대한 극론極論 / 302

제3 정가正家 / 309

제1장 총론 정가總論正家 / 310

제2장 효경孝敬 / 314
사친事親의 도에 대한 총론 / 314
살아 계실 때 섬기는 도에 대하여 / 319
돌아가셨을 때 장례 지내는 도에 대하여 / 327
제사祭祀 지내는 도에 대하여 / 331
효로써 몸을 지키는 데에 대하여 / 335
효도를 천하에 미루어 가는 것에 대하여 / 338
제3장 형내刑內 / 343
선善을 본받음에 대하여 / 343
악惡을 경계함에 대하여 / 350

제4장 교자敎子 / 357
태교胎敎에 대하여 / 357
입교立敎의 차례에 대하여 / 358
세자世子를 가르치는 도에 대하여 / 363

제5장 친친親親 / 371

제6장 근엄謹嚴 / 376
부부간에 분별이 근엄해야 함에 대하여 / 376
친근한 사람에게 근엄해야 함에 대하여 / 379
적嫡·첩妾의 분별이 근엄해야 함에 대하여 / 380
태자를 정하는 데 근엄해야 함에 대하여 / 382
친척을 다스리는 데 근엄해야 함에 대하여 / 385
환관·내시에게 근엄해야 함에 대하여 / 389

제7장 절검節儉 / 394

제8장 정가공효正家功效 / 400

제4 위정爲政 / 405

제1장 총론 위정總論爲政 / 406
정치의 근본에 대하여 / 406
위정爲政의 규모에 대하여 / 417
위정爲政의 절목과 정치의 근본을 미루어야[推] 함에 대하여 / 420

제2장 용현用賢 / 426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에 대하여 / 426
군자君子의 행실에 대하여 / 430
소인小人의 간사함을 분별하는 것에 대하여 / 436
군자와 소인에 대한 통론 / 440
용사用捨의 편의便宜에 대하여 / 450
현인賢人을 구하는 도道에 대하여 / 454
임용任用의 도에 대하여 / 460
예경친신禮敬親信의 도에 대하여 / 466
소인小人을 멀리하는 도에 대하여 / 470

제3장 취선取善 / 481

제4장 식시무識時務 / 488
마땅히 알아야 할 시무時務에 대하여 / 488
창업創業의 도에 대하여 / 489
수성守成의 도에 대하여 / 491
경장更張의 도에 대하여 / 492

제5장 법선왕法先王 / 498

제6장 근천계謹天戒 / 503
착한 사람에게 복을 내리고 나쁜 사람에게 화禍를 내리는 이치에 대하여 / 503
재앙을 만나 수신修身하는 도에 대하여 / 511
환난을 예방하는 뜻에 대하여 / 515
제7장 입기강立紀綱 / 518
기강을 세워야 함에 대하여 / 518
사심私心 없는 것이 기강의 근본이라는 것에 대하여 / 519
상벌을 공정하게 하는 것이 기강을 세우는 법이라는 것에 대하여 / 521

제8장 안민安民 / 527
임금과 백성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도에 대하여 / 527
백성을 사랑하는 도에 대하여 / 529
백성을 두려워하는 도에 대하여 / 531
혈구?矩의 도에 대하여 / 533
세금을 가볍게 거두는 도에 대하여 / 536
요역?役을 가볍게 하는 도에 대하여 / 541
형벌을 신중히 하는 도에 대하여 / 542
의義와 이理를 판별하는 것에 대하여 / 546
절용 생재節用生財에 대하여 / 550
제민 항산制民恒産에 대하여 / 552
수명 군정修明軍政에 대하여 / 556

제9장 명교明敎 / 561
가르침을 일으키는 근본에 대하여 / 561
입교立敎의 절목節目에 대하여 / 564
학교를 일으켜 사습士習을 바로잡는 것에 대하여 / 566
선악을 분별하여 풍속을 바로잡는 것에 대하여 / 573
제사를 바르게 하여 신간神姦을 없애는 것에 대하여 / 577

제10장 위정공효爲政功效 / 582
인仁이 천하를 덮는 공효功效에 대하여 / 582
덕이 천심에 부합할 때의 공효에 대하여 / 585
은택이 후세에까지 흘러가는 공효에 대하여 / 586

제5 성현도통聖賢道統 / 591

출판사 리뷰

1편의 통설은 수기와 치인을 합하여 말한 것으로, 『대학』에서 말한 밝은 덕을 밝히는 것[明明德]과,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新民]과, 지극히 착한 데 있는 것[止於至善]입니다.

2편의 수기는 『대학』에서 말한 밝은 덕을 밝히는 것[明明德]인데, 모두 열 세 조목이옵니다. 1장은 총론이요, 2장은 입지입니다. 3장의 수렴은, 목표를 정해 흩어진 마음을 구하여 『대학』의 기본을 세운 것입니다. 4장의 궁리는 『대학』에서 말한 격물치지입니다. 5장은 성실[誠]이요, 6장은 기질을 교정하는 것[矯氣質]이요, 7장은 양기요, 8장은 정심인데, 『대학』에서 말한 성의·정심입니다. 9장의 검신이라는 것은 곧 『대학』의 수신입니다. 10장은 회덕량 덕량을 넓히는 것이요, 11장은 보덕이요, 12장은 돈독인데, 이는 성의·정심·수기의 남은 뜻을 거듭 논한 것입니다. 13장은 그 공효를 논한 것으로서 수기가 지선에 있게 되는 것이옵니다.

3편을 정가라 하고, 4편을 위정이라 한 것은 『대학』에서 말한 신민으로, 정가라는 것은 제가를 말함이요, 위정이라는 것은 치국평천하를 이르는 것이옵니다.

정가의 조목은 여덟 개인데, 1장은 총론입니다. 2장의 효경, 3장의 형내 아내에게 모범이 되는 것, 4장의 교자, 5장의 친친이라는 것은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처자妻子에게 모범이 되며, 형제간에 우애하는 도리입니다. 6장의 근엄, 7장의 절검이라는 것은 미진한 뜻을 미루어 연역한 것입니다. 8장은 공효를 말한 것으로, 곧 제가를 지선에 그치라는 것이옵니다.

위정의 조목은 열 개인데, 1장은 총론이요, 2장은 용현, 어진 이를 등용하는 것입니다. 3장의 취선, 선한 이를 취함이라는 것은 『대학』에서 말한 “어진 사람이라야 능히 사랑하고 미워한다.”는 뜻입니다. 4장은 식시무, 시무를 알라는 것요, 5장은 법선왕, 선왕을 본받음입니다. 6장의 근천계, 하늘의 경계를 삼가라는 것는 곧 『대학』에서 인용한, “은나라를 거울삼을 지어다. 준명 하늘의 큰 명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7장의 입기강은 『대학』에서 말한 “나라를 가진 자는 삼가야 할 것이니 치우치면 온 세상으로부터 죽음을 당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8장의 안민과 9장의 명교는 『대학』에서 말한 “군자에게는 혈구의 도가 있으니, 효도하고 공경하게 하면 배반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10장은 공효로서 마무리 지은 것으로 치국평천하가 지극히 선함에 있게 되는 것이옵니다.

5편의 성현도통이라는 것은 『대학』의 실적입니다. 이 모두를 합하여 『성학집요』라 이름하였습니다.

끝으로 도를 전하는 책임을 성상께 바란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전하께서 ‘5백 년마다 성왕이 나온다는 때[五百之期]’를 맞으시어 군사君師의 지위에 계시고 착한 것을 좋아하는 지혜와 욕심이 적은 어짊]과 일을 결단하는 용기가 있으시니, 진실로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학문에 힘쓰신다면 막중하고도 원대한 임무를 무엇인들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다만 어리석은 신臣은 견문이 넓지 못하고, 지식과 생각하는 것이 투철하지 못하여, 차례를 갖추는 데 순서를 잃은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인용한 성현의 말씀은 천지에 세워 놓고 보아도 어긋나지 않고, 귀신에게 질정하여도 의심되는 것이 없으며, 뒷날의 성인이 보더라도 의혹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리석은 신하가 조리를 잘못 구분하였다고 해서 전현의 교훈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옵니다. 더러 어리석은 신이 한 번 터득한 말을 그 사이에 섞은 경우도 있사오나, 모두 삼가 성현의 교훈을 상고하여 거기에 맞도록 문장을 지었고, 감히 제 의견을 함부로 내뱉어 종지를 잃지는 않았사옵니다. 신은 여기에 정력을 다 바쳤사오니, 열람해 주시고 늘 책상 위에 두고 보신다면, 전하께서 천덕을 밝히시고 왕도를 이루시는 학문에 작은 보탬이 없지 않을 것이옵니다.

이 책은 비록 임금의 학문에 주안점을 두었사오나 실제로는 상하에 두루 통하는 글입니다. 배우는 사람들 중에 널리 보긴 하였으나 넘치는 지식을 추스르지 못하는 자도 여기에서 공功을 거두어 요약하는 방법을 얻어야 하고, 배우지 못하여 고루하고 견문이 좁은 자도 여기에 힘을 다하여 학문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배움에는 빠르고 늦음이 있으나 모두 유익함을 얻을 것입니다. 이 책은 사서와 육경으로 가는 계단[階梯]입니다. 만약 부지런히 노력하기를 싫어하고 간편한 것을 편안히 여겨서, 학문의 공功이 여기에서 그친다면 이것은 그 문과 뜰만 구하고 그 방은 찾아 들어가지 못한 것이오니, 신이 이 책을 엮은 뜻이 아니옵니다. 만력 명나라 신종 연호 3년 을해년(1575년, 선조 8년) 가을 7월 16일에 통정대부 홍문관부제학 지제교 겸 경연참찬관 춘추관수찬관 신 이이는 손을 모아 엎드려 절하옵고 삼가 서序를 쓰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