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종교의 이해 (책소개)/1.세계종교

인도의 종교와 종교문화

동방박사님 2022. 5. 1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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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종교학자 류경희가 바라보는 인도의 종교와 종교문화,
그리고 그 속의 균형과 융화, 통합의 정신


인도 종교와 종교문화를 일정한 체계를 갖추어 포괄적으로 다룬 학술서이다. 힌두교를 중심으로 하는 인도종교의 전개과정을 종교 사상과 체계의 변화에 초점을 두어 다루고 다양한 의례와 축제 그리고 종교예술을 중심으로 인도 종교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시도한다. 또 종교가 인도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카스트와 여성문제 그리고 소수종교집단의 문제를 통해 살펴보고 특히 근현대 인도의 종교적 상황을 대표적인 종교현상과 이슈들을 중심으로 면밀히 분석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도 종교와 종교문화의 주요 특성과 인간 종교성의 다양한 측면 그리고 인도에서 종교와 사회-문화와의 상관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인도 종교 연구의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에서 이 책이 관련 연구자나 일반인들이 인도 종교와 종교문화를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서문
저술의도 / 인도 종교문화의 특성  
인도의 종교와 역사문화 / 인도의 종교문화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1장 고대 인도의 종교: 브라흐만교
리그베다와 브라흐마나의 종교: 현세 중심적 종교  
우빠니샤드의 종교: 초월과 해탈의 종교  

2장 반 브라흐만교 종교들: 불교와 자이나교
불교  
자이나교  

3장 힌두교: 종합적 성격의 종교
힌두교의 등장배경과 전개  
힌두교의 종합적 성격  
힌두교의 세계관  

4장 힌두 의례와 문화
자기수행적 의례: 요가와 명상  
유신론적 의례: 뿌자  
통과의례: 산스까라  
장례와 인도인들의 사후관  
성지순례  

5장 힌두 축제
힌두 축제의 일반적 특징  
봄 축제 홀리의 종교적 의미와 사회적 기능  
힌두 축제와 축제 산업  

6장 힌두교와 인도 예술
인도 예술의 종교적 특성  
힌두 예술  
딴뜨라 사상과 예술  

7장 인도종교와 인도사회
카스트제도와 힌두교  
힌두교와 인도여성  
인도의 소수종교와 종교집단 간 갈등문제  

8장 근대와 현대 인도의 종교적 상황
19세기 인도의 종교-사회 개혁운동  
힌두 종교-사회 개혁운동의 현황과 성패요인
힌두 근본주의: 현대 인도종교의 보수화 경향  
인도 종교문화의 비폭력(아힌사) 정신과 종교폭력  
참고문헌 / 찾아보기 / Abstract  
 

저자 소개

저자 : 류경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에서 인도종교(힌두교)와 관련된 주제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 베나레스 힌두대학교(BHU) 철학종교학과에서 2년간 방문학자(research scholar)로 힌두교 관련 주제를 연구했다.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인도현지조사 연구를 하면서 힌두교를 중심으로 인도 종교문화의 다양한 측면에 관한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발표해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남아시아연구소 ...
 
책 속으로
힌두문화의 일원론적 관점(보편적 관점 이란 근원적 실재와 우주, 그리고 인간과 우주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파악하는 관점이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서 신성(神性 을 인지하는 힌두교도들의 사유는 우주를 이해하는 그들의 통합적인 시각, 다시 말해 현상계의 다양성 배후에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통일성이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에서 비롯되었다. 인도문화가 다양한 종족과 언어 그리고 종교와 관습 등 이질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복합문화이면서도 때론 상충되거나 이질적인 다양한 요소들을 균형 있게 조화시키면서 그 문화적 전통을 지속시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우주와 인간 삶의 다양한 측면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인도인들의 이 통합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p.6

쉬바는 비슈누와 더불어 가장 대중적이고 널리 숭배되는 신이다. 쉬바란 말의 뜻은 좋은 자, 길한 자이고 『리그베다』의 루드라가 쉬바의 전신이라 주장된다. 쉬바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주요한 몇 이름만 들어보면 마하데바, 루드라, 샹까라, 마하요기나따라자 등이 있다. 브라흐만의 세 기능적 분화를 의미하는 힌두 삼신체계(뜨리무르띠 에서 쉬바는 파괴와 해체의 기능을 담당하는 신이다. 그는 이마에 있는 세 번째 눈에서 나오는 불로 파괴를 행한다. 힌두사상에서 파괴는 새로운 창조로 이어지므로 여기서 파괴의 의미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파괴자로서의 쉬바는 재창조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쉬바는 자비롭고 이로운 속성을 지니는 비슈누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복합적이고 상반되는 속성을 지닌다. 세속에서 초연한 채 해탈을 위해 요가수행에만 몰두하는 정적인 마하요기(大요기 이자 우주의 창조와 해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역동적인 나따라자(Nataraja, 춤의 왕 이기도 하고 무섭고 파괴적인가 하면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재생과 풍요의 근원이다. 황소인 난디(Nandi 는 쉬바의 탈것으로 존경받는데 대부분의 쉬바 사원에서 이 난디 상이 발견된다.---p. 136-137

인도는 축제가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힌두교도의 수가 인구의 80%가 넘지만 공식적으로는 세속국가이기 때문에 힌두 축일 이외에도 다른 종교들의 축일도 공휴일로 지정하여 경축하고 있다. 하지만 지배적인 것은 역시 힌두 축제이다. 축일이 가득히 적혀 있는 힌두력은 세계에서 가장 긴 축제력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힌두력에 근거하여 수많은 신과 영웅 그리고 성자들의 탄생을 경축하는 축제들, 신이나 영웅들과 관련된 신화적 사건들 특히 선의 악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 그리고 계절의 변화와 농사절기와 관련된 축제들이 경축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종교축제나 계절축제에 새롭게 만들어진 세속적 성격의 축제들까지 덧붙여져서 거의 1년 내내 축제가 이어진다. 그만큼 인도인들의 삶에서 축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축제의 거의 대부분은 신화적 사건에 토대를 두고 있는데 언어와 종족 그리고 종파와 지역에 따라 같은 신화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서 같은 축제라 하더라도 지역과 종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p.279

힌두 집단과 소수종교집단 가운데 이슬람, 시크교, 기독교 집단과의 갈등과 충돌은 특히 독립 전후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나타났다. 힌두-시크 간 갈등은 소수종교집단인 시크 공동체가 박해와 차별 그리고 소수 종교집단으로서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항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집단을 방어하기 위해 호전정을 띠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독립국가에 대한 주장을 하면서 발생했다. 또 힌두-무슬림 간 심각한 갈등의 시작은 독립을 전후한 정치-역사적 전환의 상황에서 소수인 무슬림집단의 불안감이 주요 원인으로 보이고 인파분리 후 이어진 인도 내 힌두-무슬림 갈등은 독립 후 인도정부가 종교집단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세속주의 노선을 채택했음에도 다수와 소수종교집단 모두의 불만을 해소할 수 없었고 그 결과 힌두 근본주의가 부상하면서 더 극대화되었다. 일부 힌두교도와 기독교도 사이의 갈등은 개종문제를 둘러싼 최근의 갈등이다.---p.403

간디가 추구했던 것은, 비폭력을 통하여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방법이 정치,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으며 여기에 전 인류를 해방시킬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적어도 간디라는 한 ‘특별한 인간’의 삶에서는 그 가능성이 입증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의 비폭력주의는 인도 민중의 민족적 자존을 고취시켜 인도를 해방으로 이끌었고 더 나아가 제국주의의 식민지배하에서 고통당하고 있던 전세계 식민 대중의 해방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그의 비극적인 죽음과 이후 인도 정치상황의 전개는 그가 추구했던 비폭력주의가 현실에서는 구현되기 어려운 종교적 이상주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간디의 이상주의 노선은 적어도 인도의 상황에서는 결국 현실적 한계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간디가 그리던 통합된 인도, 간디가 그토록 이루고자 애섰던 진리와 비폭력에 근거하는 사회의 건설은 인도에서 이루어지지 못했다. 아니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꿈일지도 모른다.
---p.535-536
 

출판사 리뷰

인도는 풍부한 종교사상과 문화를 지닌 나라이다. 인구의 80% 이상이 신봉하고 있는 힌두교, 세계종교로 발전한 불교, 비폭력 사상을 제시한 자이나교, 그리고 힌두교와 이슬람이 결합된 시크교가 발생했고 그밖에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종교현상들이 많이 발견된다. 이 책은 이렇게 복합적이고 다양한 인도종교의 핵심 사상과 인도종교문화의 특성을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관된 체계를 가지고 기술하고 있다.
인도문화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긴 기간에 걸쳐 축적, 융합되어 형성된 복합문화이다. 크게는 농경 문화의 요소가 강한 토착문화와 고대에 인도로 유입된 아리아인들의 가부장 문화가 대 융합을 이루어 여러 측면에서 이 양대 문화의 상반된 특성들이 발견된다. 초월적인가 하면 세속적이고 금욕적인가 하면 에로틱하고 신비로운가 하면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리고 이 양극사이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인도인들의 중심종교인 힌두교 역시 이 문화융합과정에서 다양한 사상체계와 신앙형태들이 결합되어 형성된 복합종교이다. 인도인들은 이런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을 보편적이고 관용적인 관점으로 통합시켜왔다. 인도문화의 이러한 관점을 흔히 일원론적(monistic), 또는 우주적(cosmic) 관점으로 지칭한다. 또 인도인들에게 신성함이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삶 가까이에 아주 친숙하게 존재한다. 때문에 인도인들에게 종교란 일상생활에서 늘 즐겨 입는 편안한 일상복과 같다. 이것이 인도에서 종교가 삶의 방식으로 이해되고 삶과 밀착된 특성을 나타내는 이유이다.

종교학자인 저자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인도의 종교와 문화를 독자적인 관점과 서술 방식을 가지고 기술한다. 저자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독자들이 복합적인 인도종교를 가능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정한 체계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인도종교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통해 인도종교의 핵심사상과 그 전개 그리고 인도 종교문화의 두드러진 특성을 살펴보고 인도종교의 여러 현상들을 역사, 문화적 관점에서 다룬다. 구체적으로는 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인도종교의 전개과정을 인도 종교전통을 구성하는 양대 축인 현세적 경향의 종교전통과 탈속적 경향의 종교전통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즉 현세적 경향이 지배적인 단계, 탈속적 경향이 지배적인 단계, 두 경향의 종합화 단계로 구분하여 변화와 지속에 초점을 맞추어 다룬다. ② 인도인들의 주 종교인 힌두교에 중점을 두되 불교와 자이나교, 인도 이슬람과 시크교등 소수종교들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함으로써 인도종교를 좀더 포괄적으로 다루려 시도한다. ③ 종교가 인도인들의 삶과 문화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중요한 종교문화 현상들을 다룬다. ④ 근, 현대의 주요 종교적 이슈나 현상들을 중심으로 현대 인도의 종교적 상황을 제시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인도 종교문화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측면들을 인도 종교문화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인도의 맥락 안에서 먼저 이해하고 종교학자의 객관적 관점과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는 점이다. 이 점은 이 책의 중요한 특징으로 저자의 오랜 현지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사실 종교학적 개념과 용어들은 대체로 서구적 인식 틀 안에서 형성되었다. 따라서 서구의 종교문화와는 다른 특성을 지니는 인도의 종교문화에 그 개념들을 그대로 적용시키다 보면 잘못된 이해나 설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한다. 또 인도 종교문화와 같이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종교문화를 문헌자료를 토대로 이론적으로만 연구할 경우 실제 현상이나 의미를 잘못 이해하거나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도종교 및 종교문화와 관련된 여러 주제들을 문헌연구와 현지조사연구를 결합시켜 연구해 왔다. 이 책은 이러한 연구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