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정치의 이해 (책소개)/4.민중투쟁사

히브리 민중사

동방박사님 2022. 5. 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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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 기념
28년 만에 복간한 행동하는 신학자의 대표작!


28년 만에 복간된 『히브리 민중사』는 통일운동가로 기억되는 문익환 목사가 사상가로서 시작한 출발점을 보여주는 책이다. 늦봄이 해설한 구약 해석을 읽으면서 자동으로 떠올리게 되는 기독교는 지금 한국에서 기독교가 어떤 이미지인가 생각하면 너무나 이상적일지도 모른다. 기독교가 부패기득권으로 상정되는 지금과 달리 문익환 목사 특유의 입말을 통해 기독교가 히브리 민중의 해방을 이끄는 모습을 볼수록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민중을 뜨겁게 사랑하는 신 야훼를 만나 된다.

『히브리 민중사』를 펼치면 구약이 시작되는 ‘창세기’가 아니라 ‘출애굽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매우 이채롭다. 야훼를 이집트라는 제국에서 고통받던 히브리 민중이 의지하는 민중의 신으로 다시 불러보는 민중신학의 대표작다운 시각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에서 흔히 호출되는 이스라엘 왕국사와 『히브리 민중사』는 어떻게 다를까? 문익환 목사가 이 책 『히브리 민중사』를 집필한 이유는 총 여섯 차례의 수감 생활 중 세 번째를 치른 후 발전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문익환 목사는 히브리 민중과 한국 민중의 연결점을 ‘발바닥 역사’라고 부르고 있다. 민중을 아프게 사랑한 이 실천가는 입말로 야훼가 사랑한 히브리 민중과 한국 민중이 얼마나 닮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문익환 목사는 고통받는 히브리 민중을 이끄는 예언자들에 주목한다. 저항운동을 이끈 엘리야, 재야의 목소리를 터트린 아모스, 사랑을 토하는 호세아, 시온의 비극을 목도한 이사야, 들판에서 일어난 농민 예언자 미가, 마지막으로 시대의 풍운아이자 세계만방의 예언자가 된 예레미야를 차례차례 읽으면 이 예언자들의 모습과 문익환 목사의 모습에서 겹치는 면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예레미야를 살펴보는 부분에서 중단된 채 마무리되고 말았다. 민중해방과 민족의 화해라는 과제를 맡기고 떠난 문익환 목사의 대표작 『히브리 민중사』를 다시 목소리를 얻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역사의 법정에 바치는 ‘항소이유서’ _이해찬
가슴으로 읽힌 인간 해방의 드라마 _지선스님

머리글
히브리 민중사 서설
야훼 - 히브리인들의 하느님
해방전쟁 1
해방전쟁 2
해방전쟁 3
해방전쟁 4
새 나라의 기틀, 십계명
히브리 민중의 첫 시련, 다윗의 비극
비극의 씨앗, 이스라엘의 분단
저항운동의 물줄기를 트다 - 엘리야
봇물 터지다, 민중의 힘
재야의 목소리 터지다 - 아모스
온몸으로 사랑을 토하는 예언자 - 호세아
시온의 예언자 - 이사야
농민 예언자 - 미가
관이 주도한 종교개혁 - 히즈키야?요시아
분노와 고민으로 뒤범벅이 된 세 예언자 - 나훔?스바니야?하바꾹
시대의 풍운아, 만방의 예언자 - 예레미야 1

복간을 맞이하여
민중의 발바닥 언어로 풀어낸 성서 이야기 _최형묵

내가 본 문익환
민주회복과 민족통일운동의 선구자 _이해동
통일운동의 지도자를 떠올리며 _이창복


 

저자 소개 

저 : 문익환 (늦봄)
 
1918년 6월 1일 만주 북간도에서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권사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4년 박용길 장로와 결혼했다.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공부했다. 1955년부터 한국신학대학 교수, 한빛교회 목사로 활동하였다. 1968년부터 신구교 공동 구약 번역책임위원으로 있으면서 성서를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번역하였고, 그 과정에서 시인이 되었다. 1976년 ‘3...
 

출판사 리뷰

문익환이 시인으로 불리게 된 삶의 후반부는 실천가로서의 삶의 여정과 일치한다. 그 생명의 바다에 이른 발걸음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발바닥이 땅에 남긴 것을 보충하는 일종의 주석으로서 문익환은 『히브리 민중사』라는 저작을 남긴다. 본래 구약성서 신학자이자 성서 번역가였던 문익환이 삶의 반전을 통해 체득한 통찰로 성서를 재해석해 내놓은 빛나는 저작 『히브리 민중사』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역사에 가려진 민중의 역사는 본래의 역동적인 모습을 되찾는다.
(288~289쪽, 복간을 맞이하여)

민중을 아프게 사랑한 신학자, 늦봄 문익환 목사

2018년을 영화 [1987]이 느릿하면서도 뜨겁게 달구며 시작하고 있다. 영화는 전태일부터 이한열까지지 열사들의 이름을 외쳐 부르는 문익환 목사의 모습을 보이며 엔딩 크레딧을 맞이한다. 방북하여 김일성을 만났다는 문장으로 기억되기 쉬운 늦봄 문익환 목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28년 만에 복간된 『히브리 민중사』는 통일운동가로 기억되는 문익환 목사가 사상가로서 시작한 출발점을 보여주는 책이다. 늦봄이 해설한 구약 해석을 읽으면서 자동으로 떠올리게 되는 기독교는 지금 한국에서 기독교가 어떤 이미지인가 생각하면 너무나 이상적일지도 모른다. 기독교가 부패기득권으로 상정되는 지금과 달리 문익환 목사 특유의 입말을 통해 기독교가 히브리 민중의 해방을 이끄는 모습을 볼수록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민중을 뜨겁게 사랑하는 신 야훼를 만나 된다.

『히브리 민중사』를 펼치면 구약이 시작되는 ‘창세기’가 아니라 ‘출애굽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매우 이채롭다. 야훼를 이집트라는 제국에서 고통받던 히브리 민중이 의지하는 민중의 신으로 다시 불러보는 민중신학의 대표작다운 시각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에서 흔히 호출되는 이스라엘 왕국사와 『히브리 민중사』는 어떻게 다를까?

이 책이 지는 의미는 제목부터 분명하게 드러난다. 왜 ‘히브리 민중사’인가? 오히려 친숙한 것은 ‘이스라엘’이요, 그렇다면 ‘이스라엘 민중사’라고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매우 또렷한 문제의식이 깃들어 있다. …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민족의 실체를 민중으로 인식한 그와 같은 관점이 문익환과 한국의 민중운동에서 어떤 의의를 지니는가 하는 점이다. 문익환 목사 하면 흔히 민족지상주의자의 면모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 그러나 그는 단순한 민족주의자 또는 민족지상주의자가 아니었다. 문익환은 이 책에서 성서를 히브리 민중사로 조명하고 있고, 민중의 편에서 정의를 선포한 예언자를 주목하고 있다.
(289~290쪽, 복간을 맞이하여)

히브리 민중과 한국 민중은 이어져 있다

문익환 목사가 이 책 『히브리 민중사』를 집필한 이유는 총 여섯 차례의 수감 생활 중 세 번째를 치른 후 발전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히브리 민중사』는 통일의 선구자이자 시대의 예언자로 핍박받고 고난 받는 삶을 기꺼이 선택한 늦봄에게, 현실의 법정이 아니라 역사의 법정에 바치는 일종의 ‘항소이유서’와 같은 책이었습니다.
교도소 시절이 없었더라면 예수님을 헛 믿을 뻔했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늦봄 문익환 목사는 수감 생활의 고통 속에서 종교적 세계관을 확장시켜 왔습니다. 그는 세 번째 옥살이를 하고 나오면서 감옥에서 얻은 성찰을 신학적으로 가다듬고 발전시키고자 했습니다. 그 결실이 바로 이 책입니다. 여기에는 늦봄 문익환의 시대정신과 한 시대를 앞서 보는 통찰이 녹아 있습니다. (5쪽, 추천의 글)

민족주의자이자 통일운동가인 문익환 목사는 히브리 민중과 한국 민중의 연결점을 ‘발바닥 역사’라고 부르고 있다. “손으로 만들고 손으로 쓰는 역사가 아니라 땅바닥에 찍힌 발바닥의 역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발바닥이 움직이지 않고서는 우리는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온 세상이 딱 멎어 버리는 밑바닥 계층, 발바닥처럼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이들은 누구일까요?“(21~23쪽, 히브리 민중사 서설)
민중을 아프게 사랑한 이 실천가는 입말로 야훼가 사랑한 히브리 민중과 한국 민중이 얼마나 닮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사내아이가 나면 목을 졸라 죽이라고 했으니, 그래도 안 되니까 나일강에 갖다가 버리게 했으니, 그 어머니들의 한이 오뉴월의 서리로 에집트 위에 안 내릴 수 있겠어?”
이건 70년대 민족수난사 속을 뚫고 나오시면서 출애급기를 읽으시다가 내뱉으신 나의 어머님의 말씀입니다. 어머님의 두 아들은 다 무사히 감옥에서 살아나왔지만, 그렇지 못한 가엾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머님은 억울하게 죽어 나온 그 사람들과 그들의 어머님들의 심정으로 성서를 읽으셨던 것입니다.
아침 식탁에서 어머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들을 위해서 드리는 기도를 들으면서, 그 기도에 ‘아-멘’ 하면서, 나는 어머님의 하느님도 나의 하느님도 또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이들의 하느님도 다름 아닌 히브리인들의 하느님 야훼라는 걸 느끼는 겁니다.
“히브리인의 하느님 야훼께서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광야로 사흘 길을 걸어가서 우리 하느님 야훼께 제사를 드려야겠소.”(출 3 : 18, 5 : 3, 7 : 16, 9 : 1~13)
야훼는 이스라엘의 민족신이기 전에 나라와 인종의 경계를 넘어 짓눌려 기를 못 펴고 사는 변두리 인생들의 신이었다는 말입니다.
(37~38쪽, 야훼 - 히브리인들의 하느님)

뜨거운, 그러나 미완성된 과제

이 책에서 문익환 목사는 고통받는 히브리 민중을 이끄는 예언자들에 주목한다. 저항운동을 이끈 엘리야, 재야의 목소리를 터트린 아모스, 사랑을 토하는 호세아, 시온의 비극을 목도한 이사야, 들판에서 일어난 농민 예언자 미가, 마지막으로 시대의 풍운아이자 세계만방의 예언자가 된 예레미야를 차례차례 읽으면 이 예언자들의 모습과 문익환 목사의 모습에서 겹치는 면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예레미야를 살펴보는 부분에서 중단된 채 마무리되고 말았다. 민중해방과 민족의 화해라는 과제를 맡기고 떠난 문익환 목사의 대표작 『히브리 민중사』를 다시 목소리를 얻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철옹성인 여리고성을 오직 믿음의 힘으로 무너뜨린 모습 속에서 강고한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릴 힘은 바로 억압받는 민중의 절실한 믿음이라는 점을 예언자가 되어 선포한 것입니다. 『히브리 민중사』의 연장선에서 늦봄 문익환 목사는 ‘민이 주인이 되는 통일이야말로 진정한 통일이요, 희년과도 같은 통일’이라는 늦봄 통일 사상의 바탕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다시 소개되어야 할 늦봄의 저작으로 이 『히브리 민중사』가 꼽힌 것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6쪽, 추천의 글)

일러두기
삼민사에서 출간한 『히브리 민중사』를 저본으로 하고, 이 책이 다시 목소리를 얻는 의미를 풀어 주는 글들을 붙였다. 생생한 숨결을 전달하기 위해 띄어쓰기를 제외하고는 지금의 맞춤법과 다소 다른 당시의 표기를 따랐다. 부득이하게 할 경우에는 괄호 안에 넣었다.
 

추천평

우리 역사에 ‘늦봄 문익환’이란 인물이 등장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늦봄 스스로 인정하듯이, 바로 민중의 시각에서 구약을 해석한 『히브리 민중사』를 써야 하는 책무였기 때문입니다. 늦봄 문익환은 히브리 민중의 역사와 자신의 삶이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90년 5월은 1989년 방북 사건으로 네 번째 옥고를 치르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히브리 민중사』는 통일의 선구자이자 시대의 예언자로 핍박받고 고난 받는 삶을 기꺼이 선택한 늦봄에게, 현실의 법정이 아니라 역사의 법정에 바치는 일종의 ‘항소이유서’와 같은 책이었습니다.
- 이해찬 (통일맞이 이사장, 국회의원)

이 책은 천부적 이야기꾼인 목사님이 펼치는 구약성경 이야기입니다. 우리 시대에 가장 탁월한 구약학자 중의 한 분이 논문이 아닌 이야기로 성경을 풀이하는 방식부터 무척 흥미롭습니다. 마치 2000년 전 이스라엘의 예수가 단 한 편의 논문도 없이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인간 구원의 길을 명징하게 보여 주신 일을 연상시킵니다.
민중의 해방사이기도 한 이 이야기들 속에는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가슴으로 읽히고 걸러진 구약성경의 인간 해방 드라마가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서양에서 온 기독교가 목사님의 치열한 용광로 같은 삶 속에서 녹아지고 걸러져서 마침내 너와 나,우리의 해방 이야기가 된 것이겠지요.
종교가 다른 저 같은 절집의 승려에게도 전혀 부담이 없이 흥미진진하게 읽히니 목사님의 이야기 솜씨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지 솜씨가 아닌, 민중의 삶을 가장 깊은 곳에서 체험한 경험에서 온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성경이 시대와 지역을 넘어 인간 구원의 안내서가 되었듯이 이 책도 시대를 넘어 참된 인간 해방을 꿈꾸는 이들에게 깨달음의 지혜를 줄 것입니다.
- 지선스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