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기독교-개신교 (책소개)/2.한국기독교역사

한국교회 처음이야기

동방박사님 2022. 9. 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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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최근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을 기념하며 여러 교회가 연합하여 집회를 열고 있다. 100년 전 평양의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난 ‘성령 강림’ 사건이 오늘의 한국 땅에 다시 한 번 일어나기를 간절히 열망하는 모임들이다.

그러나 어둠의 땅이던 평양이 ‘조선의 예루살렘’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계기를 마련해 준 ‘평양 대부흥운동’은, 단순히 한 날 일회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다. 성령의 물결은 이미 1903년 원산에서 회개운동으로 시작됐으며, 그 회개운동의 흐름이 평양으로 이어졌다가 2년 뒤 백만명구령운동의 전도 열심으로 확산되었다. 이렇듯 ‘1903년 원산 부흥운동ㆍ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ㆍ1909년 백만명구령운동’은 한말, 일제의 침략으로 피폐해진 한반도 한민족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의 소망을 품게 하는 놀라운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 성령의 회개운동 밑바탕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신앙의 뿌리를 내리고자 힘썼던 우리 신앙 선조들의 순전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책은 조선 말, 일제 침략기에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이 땅에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며 부흥을 이뤄낸 한국 교회 1세대들의 열정과 교회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다.
빚 문서를 불태우고 마을 사람들의 빚을 모두 탕감해 준 부자, 노비를 양딸로 삼은 과부, 성경을 다 외워 버린 맹인, 선교사 집에 ‘위장 취업’했다가 훗날 목사가 된 사람, 세례를 받기 위해 나무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천 리 길을 걸어온 사람들……. 읽은 대로 배운 대로 성경을 실천하며 ‘처음 신앙’과 ‘처음 사랑’을 보여 준 선조들의 소중한 신앙 유산을 읽을 때, 오늘의 한국 기독교는 100년 전 평양에 임했던 그 성령의 물결을 다시금 체험하게 될 것이다.

 

목차

Ⅰ. 복음이 처음 들어온 이야기 바늘 눈인가 바늘귀인가… 조선의 마게도냐인……
Ⅱ. 이 땅에서 수고한 선교사들 한 알의 밀알 무덤… 언덕 위 양관……
Ⅲ.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들 낮아지고 높아지고… 쌀 교인에서 참 교인으로……
Ⅳ. 이 땅에 뿌리내리는 복음 찢어진 휘장… 태극등과 십자기……
Ⅴ. 초기 부흥운동 이야기 회개와 양심전… 날연보와 성미… 새벽기도와 통성기도…
Ⅵ. 기독교인들의 나라 사랑 구국기도회와 도끼 상소… 믿음의 연단 105인사건……
Ⅶ. 땅 끝까지 전한 복음 금년 안에 백만 명을 주옵소서!… 구세동 ‘예수 마을’…

저자 소개

저자 : 이덕주
충북 충주 출생으로 서울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신학박사)을 졸업했다. 기독교문사 편찬실장과 편집주간을 역임했으며 서울 신암교회와 광서교회에서 목사로 섬겼다. 현재,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이자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부관장이며, 감리교신학대학교 한국 교회사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한국 초대교회 역사 연구의 결과물인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개종 이야기》,《초기 한국기독교사 연구》,《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고백...
 

책 속으로

“당신들이 누구인 줄 알고 세례를 줍니까? 기독교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믿기지 않은 듯 언더우드가 의심하는 눈치를 보이자 그들은 두루마기를 벗고 돌아섰다. 등에는 하나 같이 나무 십자가가 묶여 있었다. ……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복음을 전해 듣고 세례를 받기를 결심하였습니다. 서울에 선교사님이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기다리다 못해 올라오기로 했는데, 출발하기 전에 성경을 읽다가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라’(마 16:24)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성경에서 예루살렘은 곧 서울이니 우리가 서울에 올라가면서 그냥 갈 것이 아니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으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각자 십자가를 만들어 지고 온 것입니다.”
--- p.103~104
이때부터 하디는 기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고, 마침내 성령의 임재와 함께 회개가 터져 나오는 은혜를 체험하였다. 하디뿐 아니라 기도회에 참석했던 선교사들에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기도회를 마치고 처음 맞이한 원산교회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디는…… 진솔한 자세로 믿음 없었음과 고집불통이었던 것과 교만했던 것을 자백했다. 교인들은 선교사가 ‘눈물을 흘리며’ 설교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것도 자신의 잘못과 오만을 회개하며 용서를 비는 모습으로. 하디의 ‘눈물 설교’가 교인들에게 처음엔 충격이었지만 곧바로 감동으로 바뀌었다. 교인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렸다. ……하디가 인도한 사경회는 처음부터 은혜의 바다였다. 사경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앞 다투어 회개하였다. ……유명한 1903년 원산 부흥운동은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원산에서 시작된 부흥운동의 불길은 서울과 개성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마침내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으로 연결되었다.
--- p.159~160
 

출판사 리뷰

저자와의 인터뷰
1. 한국 교회사를 전공하셨고, 현재 감신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고 계신데요. 특별히 한국 교회사에 관심을 갖게 되신 동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신학을 공부하던 학생 시절에는, 주로 서구의 신학과 서구의 교회사를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한국인 목회자이며 또 신학자로서, ‘우리 것을 가지고 신학을 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한국 교회는 1980년대를 지내면서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는데, 한국 교회의 급속한 성장 배경이 무엇인지 전 세계 신학자들, 역사가들이 무척 궁금해 했습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한국 교회사는 이렇다 할 답을 하지 못한 상태였지요. 그래서 저는 한국 교회사의 성장 배경, 역사적 과정에 대해 세계 교회에 밝혀 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980년대 중반부터 한국 교회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고, 한국 교회의 100여 년 역사 속에는 분명 그 성장 배경이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2.《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를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신학적 내용들을 이론적으로 연구해서 밝혀내는 일입니다. 그것은 지극히 학문적이고 철저하게 과학적이며 굉장히 전문적인 일입니다. 또 하나의 과제는 그 신학적 내용들을 일반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하는 일입니다. 이번에 나온 《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는 그 두 번째에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평신도뿐 아니라 중ㆍ고등부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수준으로 한국 교회 역사의 초기 부분을 풀어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이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처한 위기의 원인이 선조들이 보여 준 ‘처음 사랑’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데 있습니다. 그분들의 순수한 열정, 복음에 대한 헌신이 오늘의 우리에게는 희박해지지 않았는가, 그런 측면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재도약할 수 있는 단초는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특별히 ‘한국 교회 처음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초대교회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3. 이 책의 전체적인 중심 흐름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복음을 전해 준 선교사들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그 복음을 받아들인 우리의 개종 1세대는 목숨을 내놓고 믿은 분들이셨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이유로 가문에서 축출당하고 온갖 고난을 받으면서도 신앙을 지킨 분들이지요. 그분들이 어떻게 기독교인이 되고 또 어떻게 신앙을 해석하고 실천하며 살았는지, 거기에 이 책의 초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교회의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형성되었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신앙이 ‘유전인자’가 돼서 지금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전파된 것이지요. 저는 그 유전인자를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복음적 신앙’입니다. 말씀에 철저하고 간절히 기도하고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며, 지극히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신앙이 바로 우리가 물려받은 아름다운 신앙 유산이지요.
둘째, ‘민족적 신앙’입니다. 한국 초대교회사가 시작되던 시기는 외세가 침략하던 때입니다. 일본의 식민통치가 시작되던 그 시기에 기독교인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기독교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신앙 선조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동포가 어려움을 당할 때 같이 십자가를 지는 신앙이었지요. 그래서 예배당에 십자기와 태극기를 같이 걸어 놓고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기독교를 믿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그렇듯 나라 사랑의 종교, 민족적 신앙의 유전을 우리에게 남겨 주었습니다.
셋째, ‘토착적 신앙’입니다. 기독교를 받아들이기 오래전부터, 종교 수양하는 방법을 알고 있던 우리 조상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신앙의 방법들을 고안해 낼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새벽기도회, 통성기도, 성미 등을 들 수 있는데, 이것들은 외국 선교사들이 가르쳐 준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교회를 세워 나갔던 것이지요. 오늘날까지도 새벽기도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교회만의 독특한 예배 형태로, 교회를 부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초대교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 세 가지 유전인자 즉, 복음적 신앙, 민족적 신앙, 토착적 신앙을 우리가 잘 살려야 앞으로도 한국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4. 현재 교계에서는 ‘1907년 평양 대부흥’을 주목하며 기념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이 기념 운동을 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 교회는 이제껏 기독 1세대들이 축척해 놓은 신앙의 에너지로 성장해 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영적 에너지가 거의 고갈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교회가 사회적으로 지도력을 상실하고, 교계 지도자들의 영적 권위가 일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그리고 사회나 민족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이 교회에서 사라져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런 면에서 1903년 원산 부흥운동으로부터 시작해서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으로 일어난 초기 부흥운동이 지금의 한국 교회에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운동의 필요성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집회를 위한 집회, 사람들을 동원해 놓고, 여는 집회가 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1903년 원산 부흥운동과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회개’, 즉 죄의 자백이었습니다. 하나님과 민족 앞에서, 이웃 사이에서 자기가 저지른 죄를 자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지요. 회개와 중생, 성화와 성결의 기독교 본질을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도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이뤄지는 진솔한 회개, 바로 그것입니다. 철저한 회개를 통해 윤리적으로 성화된 삶을 사는 기독교인들만이 사회적으로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리더십 문제는 자기 정화에 철저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습니다. 많이 생겨나고 있는 안티 기독교에 대해서도 ‘저들은 사학한 세력이다’라고 매도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목소리들을 자성의 기회로 삼아 ‘우리가 반성할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 참 예수의 삶을 살고 있는가’ 다시 돌아 봐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초기 대부흥운동은 오늘날 다시 일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행사를 위한 운동이 아니라 기독교인 한 명 한 명이 말씀으로 돌아가고 다시 초대교회 신앙으로 돌아가는 그런 회복운동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도 아픔을 가지고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저 자신이 먼저 회개하고 반성하고, ‘이 글을 쓰는 내가 이 글의 내용대로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계속 그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