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문화예술 입문 (책소개)/4.영화세계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2022 김종규)

동방박사님 2022. 11. 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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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화가 우리 자신과 시대, 그리고 공간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가?
철학적 깊이와 역사의식,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시리즈에 포함된 영화에는 철학적인 깊이와 역사의식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들어있다. 그것이 얼마나 심각하고 묵직한 지는 독자와 관객이 판단할 몫이지만, 이 문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식의 문화와 예술이 인간의 삶과 환경과 미래와 결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같은 것이 내게는 무척 소중하기 때문이다.

영화시장은 늘 새롭다. 로맨스, 공포, 판타지, 액션 등 다양한 장르로 관객들을 울고 웃게 한다. 거기에 영화 평론집은 무수히 많이 나왔다. 다양한 영화를 다양한 시각으로 재해석해 폭넓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영화 이야기 중에서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3』은 단순한 영화평론이 아니다. 문학교수가 바라보는 세상, 그가 본 영화들에는 세상과 인간이 어떻게 녹아있을까?

저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식의 문화와 예술이 인간의 삶과 환경과 미래와 결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영화는 그 자체가 우리가 사는 삶과 다른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 세상을 투영하고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통렬히, 또는 은근히 비판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영화를 인간적인 입장에서, 사회적인 입장에서 이해한다. 스크린 속 웅장한 사운드와 영상미를 넘어선, 그 속에 들어있는 진실과 진심, 그것이 불편한 진실일 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영화로 사회를 읽고 세상을 보고 인간을 알아가는 작은 통로가 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놀라운 3차원 만화영화 [미션 임파서블-루벤]
사랑이냐, 권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필리아]
남북한, 대결을 넘어 공존으로! [모가디슈]
꿈과 현실 사이에서 [내가 날 부를 때]
아버지는 왜 300Km를 걸어야 했는가 [아버지의 길]
두 세계가 이어지면 기적이 이뤄진다! [용과 주근깨 공주]
입양아가 마주한 인종의 용광로 미국 [푸른 호수]
여수와 순천의 동백꽃 만 송이 지다 [동백]
꿈과 죽음 사이에서 [당신 얼굴 앞에서]
정말로 지구에 눈이 오지 않는다면?! [첫눈이 사라졌다]
눈은 시원하게, 가슴은 따사롭게 [메이드 인 이태리]
당신이 알아서 해석하라고?! [끝없음에 관하여]
‘상실의 시대’와 인간을 위로하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대만판 [사랑과 전쟁]인가, 시대의 선구인가?! [해탄적일천]
거장 장예모의 귀환을 어떻게 볼 것인가?! [원 세컨드]
0.05%의 알코올이 가져온 기적 [어나더 라운드]
부러지고 꺾인 꽃, 압화로 다시 태어나다 [보드랍게]
[벨파스트]에서 만나는 사람 사는 세상 [벨파스트]
어수선하지만, 되새겨볼 영화 [패러렐 마더스]
누가 브로커인가?! [브로커]
 

저자 소개

저 : 김규종
 
고려대학교 문학박사(러시아 문학), 경북대학교 교수(1992. 3~현재), 대경민교협 집행위원장(2004. 6~2006. 6),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부학장(2005. 3~2006. 2), 민예총 대구지부 영화연구소장(2007. 3~현재), 경북대학교 전교교수회 부의장(2008. 3~2010. 2), 민교협 공동의장 겸 대경민교협 의장(2012. 6~2014. 6), 경북대학교 인문대학장(2012. 9~2014. ...
 

출판사 리뷰

2019년 생겨난 이후 코로나19가 3년 넘도록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맨눈으로 볼 수 없기에 그 실체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미생물의 공격이 탐욕으로 찌든 빚쟁이의 지칠 줄 모르는 채근처럼 지독스레 끈덕지다. 언젠가 인류는 기막힌 치료제와 항생제를 발명하여 코로나바이러스를 발본색원할 터이나, 그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참으로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런 재앙의 근원이 인간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이라니 성찰할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림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림자는 늘 빛과 동행이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유행한 덕분에 다채로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나는 행복했다. 예전에는 충무로나 할리우드 영화가 크고 작은 개봉관을 점령하다시피 했는데, 코로나 이후의 영화관 풍경은 사뭇 다르다. 거금을 들인 대작 영화가 기세를 잃고, 그 자리를 다양한 국적의 영화가 빼곡하게 채운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다양성이 선사한 뜻밖의 즐거움이랄까?!

이번에 출간되는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9』에는 한국과 미국의 영화 이외에도 9개국 영화가 들어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일본과 중국, 대만은 물론 에스파냐와 영국, 덴마크와 스웨덴뿐만 아니라, 세르비아와 폴란드 영화까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그러니까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유럽을 포괄하는 11개국의 영화 20편이 이 책에 담겨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한국 영화 [동백]과 영국 영화 [벨파스트]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폭력의 양상을 실감 나게 재연한다. 여순사건을 상업영화로 만든 [동백]은 한국 현대사의 뼈아픈 질곡 가운데 하나를 보여주며, 지금까지도 우울한 기억으로 남은 북아일랜드의 종교 분쟁을 다룬 [벨파스트]는 사뭇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오필리아]와 [드라이브 마이 카]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체호프의 [바냐 외삼촌]과 밀접하게 결합하면서 고전과 현대의 만남을 기꺼이 주선한다. 여전히 거장 소리를 듣는 장예모 감독의 [원 세컨드]는 현대 중국의 피어린 역사, 문화혁명을 21세기에 다시 조명한다. [푸른 호수]는 세계의 인종 용광로라 불리는 미국의 어지러운 현주소를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으며, [어나더 라운드]는 알코올 농도 0.5% 부족한 현대인의 고달픈 삶을 웃음으로 버무린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 [모가디슈]에서 우리는 남북 분단을 실감하며, [보드랍게]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종군 위안부 문제를 재삼재사 확인한다.

미혼모 문제를 깊이 있지만, 따뜻한 손길로 그려낸 [패러렐 마더스]는 이런 문제를 한국 사회는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지, 하는 물음표를 던진다. 사랑은 인간의 영원한 과제 가운데 하나이기에 [해탄적일천]과 [당신 얼굴 앞에서] 그리고 [메이드 인 이태리]는 적지 않은 호소력을 가진다. 송강호에게 2022년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미혼모와 낙태 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엇갈린 시선을 보여준다.

언제부턴가 영화는 시대를 반추하는 장르에서 시대를 선도하는 장르로 전환했다. 심각한 사회문제를 심도 있게 천착하고 나름의 문제를 제기하는 수많은 영화가 쏟아지고 있지만, 대중이 추구하는 영화의 미학적 인식은 오락의 극대화에 쏠리는 듯하다.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1』부터 지금까지 저자가 추구해온 미학적-세계관적 입장은 대중매체로서 영화에 내재한 폭발적인 가능성의 확인에 있다. 그것의 내밀한 근저(根底)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격의 없는 유대관계’에 있으며, 인간의 인간에 대한 착취의 근절에 있다. 언제 우리는 계급과 계층의 구별 없이, 지역과 세대, 빈부격차와 교육격차, 남녀의 차별 없이 인간 그 자체, ‘호모사피엔스’로 살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