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인간과 건강 (책소개)/1.죽음.심령.사후세계

티베트 사자의 서

동방박사님 2023. 1. 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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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4세기에 카르마 링파에 의해 처음 발굴되었고, 티베트 일대 국가에 전파되었다가 20세기 초 옥스퍼드대학 교수였던 에반스 웬츠에 의해 서구사회에 소개되었으며 심리학자 카를 융이 ‘가장 차원 높은 정신의 과학’이라고 극찬하며 직접 장문의 해설을 쓰기도 했던 파드마삼바바의 경전 중 가장 잘 알려진 『티베트 사자의 서』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인간이 죽음 후에 만나게 되는 낯선 세계와 그 속의 환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신비로운 경전이 진정 가르치고자 하는 바는 사후세계의 모습이 아니라 그 본질이다. 본질을 깨달으면 더 이상 의식이 만들어낸 환영에 흔들리지 않고 영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해탈을 얻기 위한 죽음 여행의 과정을 한 눈에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을 내면서 | 쉽게 읽는 티베트 불교의 정수
그림으로 풀어낸 『티베트 사자의 서』 활용법

기본인식
1. 죽음의 여정을 인도하는 지침서 | 티베트 사자의 서
2. 『중음에서 해탈을 얻는 법』의 저자 | 파드마삼바바
3. 파드마삼바바의 전기 | 우디야나국 왕자에서 티베트 불교의 교주까지
4. 『중음에서 해탈을 얻는 법』을 발견한 사람 | 티베트의 테르퇸 카르마 링파
5. 이 경전을 사용하는 목적 | 조용히 죽음과 직면한다
6. 『중음에서 해탈을 얻는 법』의 번역자 | 다와삼둡에서 초 트룽파까지
7. 티베트 문자의 탐색 | 중음
8. 중음의 유형 | 여섯 가지 중음
9. 생전, 임종, 그리고 사후 | 티베트 불교의 해탈 경로
10. 해탈해서 가는 아름다운 곳 | 정토
11. 죽음의 과정을 거치는 주인공 | 의식
12. 죽음의 경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 | 업력
13. 죽음의 과정에서 출현하는 신 | 붓다, 보살, 그리고 분노의 존자들
14. 죽음의 경계가 변화하는 패턴 | 빛, 색상, 소리
15. 죽음의 험난한 경계 속의 법보 | 생명을 구원하는 묘법

임종 중음
1. 임종자의 벗이 알아야 하는 | 『중음에서 해탈을 얻는 법』 독송 방법
2. 독송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 독송 절차
3. 임종자를 데리고 임종 중음으로 안내한다 | 큰절을 하면서 귀경문 독송
4. 죽음의 징후가 하나하나 나타나다 | 5대의 분해
5. 해탈의 첫 번째 시각 | 청정한 빛을 보다
6. 시간의 길고 짧음은 사람마다 다르다 | 첫 번째 청정한 빛의 시간은 얼마나 긴가?
7. 청정한 빛을 깨닫는 시기 | 생명의 바람이 중맥으로 모이다
8. 임종자의 의식이 신체를 이탈하는 비밀 기법 | 사자가 누워 있는 자세
9. 정토로 의식을 이전하는 방법 | 천식법을 시작하다
10. 세 가지 의식 상태 | 누가 청정한 빛을 보는가?
11. 청정한 빛을 체험하는 방법 1 | 대수인의 깨달음을 체험한다
12. 청정한 빛을 체험하는 방법 2 | 보현 붓다아버지와 붓다어머니를 체험한다
13. 의식이 거의 육체를 이탈하다 | 임종자는 정환신 상태에 들어서다
14. 정환신의 시험 | 두 번째 청정한 빛을 보다
15. 청정한 빛을 체험하는 방법 3 | 모자 실상이 만남을 체험한다
16. 심념의 본성을 깨닫는 순간 | 홍색과 흰색 명점의 결합
17. 심념의 본성을 깨닫는 두 가지 선정 방법 | 유상 선정과 무상 선정
18. 임종 중음 | 즉신성불을 위한 가장 좋은 기회

실상 중음
1. 실상 중음에 들어가다 | 진정한 죽음의 시각이 오다
2. 실상 중음에 들어가기 전의 간곡한 부탁 | 마음을 집중하여 중음의 가르침을 듣는다
3. 망자의 영이 볼 수 있는 신들 | 적정 존자, 적분 존자, 분노 존자
4. 생명 원소가 다시 한 번 출현 | 5온과 5대의 출현
5. 첫째 날의 시험 | 대일여래 붓다아버지와 붓다어머니의 현현
6. 둘째 날의 시험 | 금강살타 아촉여래 일족의 현현
7. 셋째 날의 시험 | 보생여래 일족의 현현
8. 넷째 날의 시험 | 아미타불과 그 일족의 현현
9. 다섯째 날의 시험 | 불공성취 붓다와 그 일족의 현현
10. 여섯째 날의 시험 | 적정 존자들이 일제히 나타나다
11. 일곱째 날의 시험 | 지명주존이 나타나다
12. 중음의 각 단계에서 영향을 미치는 요소 | 생전의 밀교 수행
13. 여덟째 날의 시험 | 대영광 헤루카 붓다아버지 붓다어머니의 현현
14. 아홉째 날의 시험 | 금강부 헤루카 붓다아버지 붓다어머니의 현현
15. 열째 날의 시험 | 보부 헤루카 붓다아버지 붓다어머니의 현현
16. 열하루 째 날의 시험 | 연화부 헤루카 붓다아버지 붓다어머니의 현현
17. 열둘째 날의 시험 | 업부 헤루카 붓다아버지 붓다어머니의 현현
18. 열셋째 날의 시험 | 공포의 분노 여신을 만나다
19. 열넷째 날의 시험 | 동물 머리의 여신들이 그대를 싸고 둥글게 돈다
20. 최후의 가르침 | 중음의 가르침의 강력한 힘을 믿어라

투생 중음
1. 망자의 영의 상태 | 마치 형태가 있는 몸을 지닌 듯하다
2. 투생 중음에 들어가기 전 | 세 가지 중요한 부탁
3. 일상을 초월하는 감각 기관 | 신통력
4. 경고와 대책 | 신통력을 탐내거나 집착하지 말라
5. 투생 중음의 시험 | 일곱 가지 험난한 경계의 환영
6. 명계의 심판 | 선악의 대심판
7. 심판의 대응 방법 | 일체는 모두 공성이다
8. 자신의 장례를 본다 | 심념이 이르는 곳마다 감응한다
9. 장례 의식을 행하는 태도 | 마음속에 기쁨과 착한 생각을 간직하라
10. 내생의 몸이 명백히 드러나다 | 육도의 업력이 망자의 영의 투생을 유혹한다
11. 태에 들어가 환생하는 것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 태의 문을 닫기
12. 첫 번째 태를 막는 방법 | 순수하고 청정한 착한 생각을 견지하라
13. 두 번째 태를 막는 방법 | 사랑의 행위를 하는 남녀를 스승으로 보아라
14. 세 번째 태를 막는 방법 | 애욕과 미움의 정서를 버려라
15. 네 번째 태의 문을 막는 방법 | 실체 없는 환영 으로 본다
16. 다섯 번째 태의 문을 막는 방법 | 청정한 빛을 관조하는 법
17. 음양의 세계를 소통하는 열쇠 | 망자의 영의 심식은 생전의 9배이다
18. 태에 뛰어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 뛰어들어 갈 태의 문을 어떻게 선택하는가?
19. 윤회의 세계 | 육도의 광경
20. 가장 위험한 상황 | 목숨을 노리는 악귀가 와서 복수한다
21. 목숨을 노리는 악귀에게 대응하는 방법 | 다섯 가지 필승 법문
22. 마두명왕을 관상한다 | 천식으로 정토에 태어난다
23. 마지막에는 태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 태의 문을 신중히 선택하라
24. 마지막 순간의 반전 | 축생도에서 인도로 환생할 기회

맺음말
1. 근기가 다른 해탈 법문이 있다
2. 들음은 신기한 힘의 열쇠이다
3. 망자의 가족과 독송자에게 주는 마지막 부탁

부록
죽음의 과정을 보여주는 지도
주요 영역본 소개
주요 영역본과 적합한 독자
주요 영역본 깊이 알기
『중음에서 가르침을 듣는 것으로 해탈을 얻는 위대한 법』

옮긴이의 말 | 죽음을 이해해야 삶이 바로 선다
 

저자 소개

저자 : 파드마삼바바
티베트 불교의 대성인으로 8세기 인도 우디야나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나란다 불교대학에서 전통 불교를 전수받았고, 오늘날의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등지를 두루 다니면서 여러 스승을 따라 수행했다. 깨달음을 얻은 후, 티베트의 티송데첸 왕의 요청으로 티베트에 건너왔다. 티베트 밀교 역사상 최고의 대성취자로서 티베트 사람들은 그를 문수보살, 금강수보살, 관음보살 세 존자가 합일한 화신으로 믿고 있다...
 
해설 : 장훙스(張宏實)
타이완의 티베트 불교 전문가, 탕카 예술 연구자. 미국 로드 아일랜드 주립대학에서 전기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며 티베트 불교를 연구하고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데 힘쓰고 있다. 『티베트 탕카 연구 : 즉신성불의 비밀을 밝히다』『아름다움의 숙고 : 중국 불교 조각』『자비와 지혜 : 티베트 불교 예술 대전』『불부와 보살부 탕카 연구』 외 십 수 권의 저서 및 역서가 있다.
역자 : 장순용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철학과를 수료하였다.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과 태동고전연구소 지곡서당을 수료하고, 백봉거사 문하에서 불법과 선을 참구하였다. 제17회 행원문화상 역경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대장경과 한국불교전서의 한글 번역에 힘쓰고 있다. 편저로 『도솔천에서 만납시다』『같은 물을 마셔도 뱀에게는 독이 되고 소에게는 젖이 된다』『십우도』 등이 있고, 역서로는 『유마경(현장본)』『참선의 길』『...
 

책 속으로

이 책의 목적은 죽음에 다다른 사람과 이미 사망한 사람, 그리고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을 인도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독송을 통한 이 방식은 망자의 영을 도화서 죽음의 과정을 안온히 지나게 하고 육체가 무너지는 두려운 경계를 편안히 넘어가게 한다.
---p.16

인류의 본능적인 욕망은 살아 있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끝내 죽음에 직면하며 모든 것을 매듭짓는다. 죽음에 이르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떨어지면, 망자는 거대한 미망의 세계에 직면해서 극도로 낯선 환경에 처해 온갖 초조함을 느낀다. 망자의 영은 신비한 중음 세계에서 친구도 친족도 없이 끊임없이 도주하면서 공포를 느낀다.
---p.24

‘중음’은 티베트어로 바르도(Bardo)라 하는데, 한 장면의 ‘완성’과 다른 한 장면의 ‘시작’ 사이의 과도적인 상태가 간격을 가리킨다. 더 자세히 분석하면, bar의 뜻은 ‘사이’이고, 애는 ‘허공에 걸려 있다’ 또는 ‘내버리다’이다. 이는 죽음의 과정 속에서 의식이 육체를 이탈하는 특수한 광경을 서술할 때 사용되는데, 이 상태는 마치 의식이 육체를 ‘내버리거나’ ‘허공에 걸려 있는’ 것과 같다.
---p.30

사람이 마지막에 직면하는 것은 생사(生死)가 아니라 열반이다. 누구나 삶의 끝에서 두가지 길로 갈 수 있으니, 하나의 열반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윤회의 길이다. 열반의 길로 가면 해탈을 얻을 수 있어서 아름다운 체험을 통해 거룩하고 순결한 정토에 도달한다.
---p.36

인간의 모든 생각과 행위를 업(業, 카르마)이라 한다. 선업에는 즐거운 과보를 낳는 힘이 있고, 악업에는 나쁜 결과를 낳는 힘이 있다. 선업의 힘은 임종자를 도와서 해탈에 이르게 하지만 악업은 해탈과 성불을 가로막는다.
---p.40

중음 세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신명(神明)들은 모두 112명이며, 생김새에 따라 적정 존자, 적분 존자, 분노 존자로 나뉜다.
---p.42

중음의 세계에서는 지혜의 빛살도 출현하지만, 죽은 영의 심식(心識)을 미혹시키는 갖가지 광영(光榮)도 출현한다. 광영은 색채와 명암의 변화를 수반하고 복잡한 음성과 음향도 출현해서 죽음 영의 심식을 공포스러운 미망의 세계로 밀어버리고자 하니, 부디 명백히 인식하기 바란다.
---p.44
 

출판사 리뷰

“죽음의 순간, 생을 직시하라! 깨달음이 온다!
죽음은 삶의 완성, 죽음을 배우면 삶이 깊어진다!”


8세기 티베트 불교의 대성인 파드마삼바바가 죽음과 환생의 중간지대인 ‘바르도’를 여행하고 돌아와 죽음의 과정과 사후세계의 모습을 상세히 기록한 경전이다. 티베트인들은 사람이 죽은 후 49일간 시험을 거쳐 해탈과 윤회의 갈림길에 선다고 믿는다.

이 기간에 망자의 영혼이 떠도는 공간을 ‘바르도’ 또는 ‘중음’이라고 하며, 그곳에서 눈부신 빛이나 무서운 형상을 한 붓다와 여러 신들을 만나게 된다. 그때 그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환영임을 깨달으면 해탈을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다시 윤회의 업 속으로 빠져든다고 한다. 망자의 영이 중음을 헤맬 때, 가족이나 친구가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읽어주면 깨달음을 얻어 해탈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경전은 8세기에 지어진 지 1200년 만인 1920년대에 유럽에 소개되어, 서구의 기독교적 영혼관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정신심리학자 카를 융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삶과 죽음의 안내서, 세상에 나타나다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죽음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티베트 사자의 서』는 ‘죽음’의 모든 비밀을 파헤치는 티베트 불교 최고의 경전이다. 경전을 집필한 사람은 8세기 티베트 불교의 대성인으로, 지금도 티베트인들에게 제2의 붓다로 추앙받고 있는 파드마삼바바 대사다.
파드마삼바바는 본래 인도 우디야나국의 왕자로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오랜 수행을 거쳐 깨달음을 얻었고, 이후 히말라야 설산지대를 두루 다니면서 설법을 펼쳤다. 티베트의 티송데첸 왕은 불교를 중흥시키려 파드마삼바바 대사를 특별히 초청하였다.
파드마삼바바 대사는 티베트에 머물면서 제자를 기르며 많은 경전을 집필했는데, 그 중 대부분을 바위틈이나 동굴에 숨겼다고 한다. 그렇게 감춰진 경전을 복장伏藏 경전이라고 부른다. 아직 깨달음의 시기가 오기도 전에 경전이 세상에 나갔다가 훼손될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드마삼바바 대사는 제자들을 시켜 시기가 도래했을 때 환생하여 복장 경전들을 발굴하고 세상에 알리는 임무를 맡겼다.
파드마삼바바 대사가 산 자의 몸으로 죽음과 환생의 사이, ‘바르도’를 여행하고 돌아와 죽음과 사후세계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했다고 하는 『티베트 사자의 서』 역시 14세기에 처음 발굴되어 티베트 주변 지역에서 신봉되었다. 그러다가 1920년대에 옥스퍼드 대학의 에번스 웬츠 박사가 발견하여 영어번역본을 출간하면서 유럽 등지로 퍼졌다.
죽음을 직시하는 『티베트 사자의 서』의 태도는 당시 유럽의 기독교적 영혼관에 큰 충격을 주었고, 유럽의 내로라하는 지성들을 매혹시켰다. 특히 심리학자 카를 융은 ‘가장 차원 높은 정신의 과학’이라 극찬하며 직접 장문의 해설을 쓰기도 했는데, 『티베트 사자의 서』는 융의 심리학 이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죽음을 배우라, 그래야만 삶을 알게 될 것이다
죽음은 삶의 동반자이자 그림자이고 우리는 항상 죽음을 벗하며 살아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죽음은 차별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면서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살면서 죽음을 준비하고 인지해야 한다. 편안한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야말로 삶의 매 순간을 더욱 반짝이게 하는 비밀의 열쇠다. 이제는 웰빙을 넘어 웰다잉을 준비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런데 티베트에서 죽음은 단지 평화로운 마침표를 넘어서는 ‘삶의 완성’이자 ‘깨달음의 도약대’다.
티베트에서는 사람이 죽은 뒤 49일간 눈부신 빛이나 무서운 형상의 붓다와 수많은 신들을 만나는 시험을 거쳐 해탈과 윤회의 갈림길에 선다고 믿는다. 편안한 마음으로 빛과 붓다를 바라보고, 그것이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환영임을 깨달아야 해탈할 수 있다. 그러나 깊은 수행을 거치지 않은 보통 사람은 빛과 붓다를 만나면 두려워하며 도망치려고 한다.
이때 스승이나 가족이 『티베트 사자의 서』 법문을 읽어주면 망자의 영은 이를 듣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이기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티베트에서 죽음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티베트 사자의 서』는 망자의 영을 도와 죽음 여행을 안내하는 가이드북인 셈이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인간이 죽음 후에 만나게 되는 낯선 세계와 그 속의 환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신비로운 경전이 진정 가르치고자 하는 바는 사후세계의 모습이 아니라 그 본질이다. 본질을 깨달으면 더 이상 의식이 만들어낸 환영에 흔들리지 않고 영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사후세계에 대한 가장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서
『티베트 사자의 서』는 한국에도 여러 차례 번역, 출간되었지만 티베트 불교에 조예가 깊지 못한 일반인들은 생소한 불교 용어와 수없이 등장하는 붓다와 보살, 룁자, 여신들의 이름에 지레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게다가 그 수많은 신들은 각각 피부색도 표정도 옷차림도 들고 다니는 물건도 심지어 나타나는 방향도 다르며, 그에 따라 각기 삶과 죽음에 대해 의미하는 바가 다르기까지 하다.
붓다의 제자들은 대부분 글자를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붓다는 설법을 할 때 귀족이나 지식층의 언어를 쓰지 않고 제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였다. 제자들에게도 남에게 설법할 때 일반적인 말을 사용하라고 가르쳤다. 법을 펼칠 때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말 것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택하라 가르친 붓다의 말씀대로, 이 책은 『티베트 사자의 서』를 그림으로 풀어낸다.
즉 도해圖解의 방식으로, 도표와 그림 및 문자의 방식을 활용하여 불법과 관련된 지식이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그림은 금강저의 모양을 훨씬 명확히 알려주고, 도표는 다섯 방위 붓다가 지닌 사물과 그 색상을 더 잘 보여준다. 윤회의 개념도 더 입체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이 책을 풀어쓴 타이완의 티베트 불교 전문가 장훙스(張宏實)는 더욱 정확하고 결정적인 어휘를 사용하고, 마인드맵 방식을 사용하여 죽음과 환생의 계통도를 그리고, 수많은 신의 방위, 피부색, 나타나는 시기 등을 도표로 정리했다. 이런 시도는 독자의 혼란을 방지하고 방대하고 혼잡한 정보를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도해의 방식을 고안하기까지 여러 판본의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읽고 비교·분석하는 과정에서 몇몇 판본의 오류를 발견하게 되었다. 특히 최초의 영어번역본인 라마 카지 다와삼둡 역, 에번스 웬츠 편집의 『The Tibetan Book of Dead』(1927)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판본이지만, 오역이 적잖았다. 더욱이 이 판본이 다른 판본의 참고자료로 사용되면서 다른 책에서도 같은 오류가 계속 발견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장훙스는 1927년 판본을 저본으로 하되, 그 책의 오류를 1975년 판본(초걈 트룽파 린포체 역)을 참조하여 수정하였다.
이처럼 이전 판본의 단점을 보완하여 새롭게 풀어쓴 『티베트 사자의 서』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해탈을 얻기 위한 죽음 여행의 과정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진정한 ‘피안 여행지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