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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2012) -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동방박사님 2023. 3. 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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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 안의 치유본능을 깨워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는 길!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넘나들며 인문학적으로 새롭게 읽었던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책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뛰어난 인문학적 사고력으로 기존의 텍스트를 재해석해 나가면서 현대인의 생활습관은 물론 우울증과 공허감에 곧잘 사로잡히는 심리상태와 우리시대의 지식배치 등에 관해서 신선한 시각으로 말해준다.

의학과 인문학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 둘이 함께 있을 때 우리 안의 치유본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하면서 "몸과 삶과 생각"이 하나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것을 앎이 곧 운명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동의보감』은 단순한 의학서가 아니라 그 탄생 자체부터 삶의 방식과 직결되어 있다. 또한, 모두가 양생의 지식을 누릴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면서 "내 안의 치유본능을 깨워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자."라고 주장한다.

목차

개정판을 내며 │초판 책머리에 병, 몸, 앎

인트로 하나의 ‘그림’과 두 개의 ‘주석’

1장 허준, 거인의 무등을 탄 ‘자연철학자’
허준이 ‘허준’이 된 까닭은?
『동의보감』의 탄생: 전란에서 유배까지
세 개의 키워드 : 분류, 양생, 용법
거인들의 ‘향연’ 1: 삼교회통
거인들의 ‘향연’ 2 : 『황제내경』에서 ‘금원사대가’까지
‘동의’와 ‘보감’에 담긴 뜻은?
화보 _ 동양의학의

2장 의학, 글쓰기를 만나다 : 이야기와 리듬
의학과 민담 ‘사이’
의술은 리듬을 타고
의사는 연출가, 임상은 리얼예능
덧달기 : 「민옹전」과 치유의 서사
화보 _ 서양의학의 선구자들

3장 정(精)·기(氣)·신(神) : 내 안의 자연 혹은 ‘아바타’
몸과 우주, 화려한 대칭의 ‘향연 1’
태초에 ‘기’가 있었다!
정·기·신 - 존재의 매트릭스
나는 ‘아바타’다
아파야 산다
화보 _ 근대 이전 서양의 몸과 우주에 대한 생각

4장 ‘통하였느냐?’ : 양생술과 쾌락의 활용
양생의 척도 - ‘태과/불급’을 넘어라
정(精)을 보호해야 한다 - ‘에로스’와 도(道)
덧달기 : 황진이의 파격적 ‘러브라인’
기(氣)를 조절하라 - ‘자기배려’와 소통의 윤리
신(神), 마음을 비워라 - 존재의 ‘절대적 탈영토화’
‘통즉불통’ - 주체는 없다!
화보 _ 동양의 몸에 대한 생각

5장 몸, 타자들의 공동체 : 꿈에서 똥까지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다
꿈은 사라져야 한다
호모 로퀜스
충(蟲), 내 안의 이주민들
똥오줌,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덧달기: 청결의 이율배반
화보 _ 서양의 해부도

6장 오장육부, 그 마법의 사중주
내 몸속의 ‘사계’
상생과 상극, 그 어울림과 맞섬
‘수승화강’ vs ‘음허화동’
‘칠정’(七情)의 파노라마
음양과 기억 :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라
얼굴, 우주로 통하는 일곱 개의 ‘창‘
화보 _ 칠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7장 병과 약 :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감기’는 나의 운명
보면 안다 - 지인지감
병, ‘꽃’들의 화려한 축제
암과 앎 -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천지만물이 다 약이다!
군신좌사 - 처방은 ‘서사’다
명현반응 - 아파야 낫는다
화보 _ 동서양의 약초학

8장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임신과 탄생은 병이 아니다
‘자궁’의 정치경제학
폐경, 인생의 ‘금화교역’
여성의 양생술 - 공감하라!
양자의학과 ‘출생’
대기만성의 원리
칭찬은 고래도 ‘멍!’들게 한다
리더십과 경청 - “귀를 보호해야 한다!”
여성의 몸과 ‘앙띠-오이디푸스’
화보 _ 사랑, 결혼, 가족

에필로그 글쓰기와 ‘호모 큐라스’
편작과 그의 형들
‘호모 큐라스’, 자기 몸의 연구자
내 안의 ‘치유본능’
글쓰기와 ‘자기수련’

부록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읽을거리_선현들의 격언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고미숙 (Ko Mi Sook,高美淑)
 
고전평론가. 강원도 정선군 함백 출생. 가난한 광산촌에서 자랐지만, 공부를 지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신 부모님 덕분에 박사학위까지 무사히 마쳤다. 대학원에서 훌륭한 스승과 선배들을 만나 공부의 기본기를 익혔고, 지난 10여 년간 지식인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좋은 벗들을 통해 ‘삶의 기예’를 배웠다. 2011년 10월부터 <수유+너머>를 떠나 <감이당>(gamidang.com)과 <남산강학원>(kungfus.net...
 

책 속으로

“태과는 불급만 못하다. 태과는 덜어내야 하고 불급은 채워야 하는데, 덜어내는 것이 채우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시대를 지배하는 미덕인 다다익선은 최악이다. 돈에 대한 욕망은 물론이려니와 몸에 좋은 것은 다 섭취하겠다는 발상도 양생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앞에서 다루었듯이, 존재는 이미 질병을 안고 태어난다. 후천의 삶이란 이 어긋남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만약 태과와 불급으로 그 어긋남을 심화시킨다면? 당연히 질병의 양상이 더 심화될 것이고 결국 요절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삶 전체가 심하게 어그러져 버릴 것이다. 몸이 어긋나는데 어찌 사회적 관계나 일의 성취가 가능할 것인가? 마찬가지로 관계와 활동이 어그러졌는데 어찌 또 몸이 건강할 수 있으랴. 또 그런 상태로 생사의 마디를 제대로 넘기란 불가능하다.”

“그에 비하면 현대인은 자의식 덩어리다. 자의식이란 자신에 대한 의식이다. 다른 말로 ‘내면’이라고도 한다. 근대 이후 이 내면이라는 공간이 특화되면서 사람들은 거기에다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두기 시작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기운을 쓸 일이 없으니 점점 더 이 내면의 공간이 깊어만 갔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이제 아주 사소한 사건이라도 몇날 며칠, 아니 몇년씩을 가슴에 담아 둔다. 어깨통증과 소화불량, 두통, 어지럼증 등을 기꺼이 감내하면서 말이다. 이런 토양 속에서 상처라는 특수한 기억의 형태가 자라난다.”

“태어난 이상 누구든 아프다. 아프니까 태어난다.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곧 아픔이다. 또 살아가면서 온갖 병을 앓는다. 산다는 것 자체가 아픔의 마디를 넘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결국 죽는다. 모두가 죽는다. 죽음은 삶의 또 다른 얼굴이다. 생명의 절정이자 질병의 최고경지이기도 하다. 결국 탄생과 성장과 질병과 죽음, 산다는 건 이 코스를 밟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질병과 죽음을 외면하고 나면 삶은 너무 왜소해진다. 아니, 그걸 빼고 삶이라고 할 게 별반 없다. 역설적으로 병과 죽음을 끌어안아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잘 산다는 건 아플 때 제대로 아프고 죽어야 할 때 제대로 죽는 것, 그 과정들의 무수한 변주에 불과하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고전을 현대의 삶과 연결시켜 재해석해 주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넘나들며 새롭게 읽어 낸 『동의보감』. 저자는 의학서에 머물러 온 허준의 『동의보감』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해 내면서 현대인의 생활습관은 물론 우울증과 공허함에 곧잘 사로잡히는 심리상태, 우리시대의 지식배치 등을 하나하나 짚어 간다.

고미숙의 이 책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는 의학과 인문학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 아니 오히려 그 둘이 함께할 때 우리 안의 치유본능을 이끌어 내어 궁극적으로 “몸과 삶과 생각”이 하나되는 삶을 향해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앎이 곧 운명이라는 것을 역설한다. 『동의보감』이 단순한 의학서가 아니며, 그 탄생 자체부터 삶의 방식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었고, 모두가 양생의 지식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었음을 강조하며 저자는 이런 『동의보감』의 취지를 더 밀고 나가 이렇게 주장한다. “내 안의 치유본능을 깨워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자!”

지은이의 말
“병과 몸. 지난 10여 년의 공부와 활동이 내게 던져 준 새로운 키워드다. 이 키워드들은 나로 하여금 전혀 다른 앎의 배치로 인도해 주었다. 인간은 앎을 통해 세상을 구성한다. 그러니 앎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병을 탐색하는 것도, 몸을 바꾸는 일도 가능하지 않다. 병에 대한 탐구가 몸에 대한 질문으로 바뀌는 그 즈음, 운명적으로 『동의보감』을 만났다. 『동의보감』은 조선을 대표하는 고전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명색 한국 고전문학 전공자다. 고전문학과 『동의보감』, 지척의 거리에 있건만, 유감스럽게도 둘이 교차하는 공간은 없다. 고전문학을 연구했던 시절, 『동의보감』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본 적이 없었다. 의학은 문학과 전혀 다른 것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 이전에 의학은 탐구의 대상이 아니라, 복속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지식인 공동체를 열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학문에 대해서는 횡단과 접속을 주장했지만 의학에 대해서만은 견고한 장벽을 세워 놓고 있었다. 하지만 병과 몸이라는 화두가 마침내 그 장벽을 허물어뜨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