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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이야기 (2020)

동방박사님 2023. 6. 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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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촌은 20세기 초 한국 서민들의 전시관

서촌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동네를 말한다. 필자가 서촌을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 무렵이었다. 그때에는 북촌이 뜨기 시작하던 때라 서촌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학원 수업에서 서촌을 집중적으로 파보니 서촌은 매력 그 자체였다. 서촌은 무엇보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인 수성동이 있어 좋다. 그리고 전통 한옥과 함께 주민들이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식당, 찻집, 화랑 등이 차고 넘쳐 동네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과거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도 다양하기 그지없다. 조선 초부터 일제기까지 서촌에는 수많은 유명인들이 살았다. 세종, 영조, 정선, 천수경, 이상, 이상범, 박노수, 이완용, 윤덕영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 살았다. 심지어 미국 선교사들이 살던 집도 있다. 집도 1930년대에 지은 한옥을 비롯해서 일제기의 적산가옥, 또 1960년대에 지은 연립주택이나 양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이를 두고 서울대 국어교육과에 재직했던 로버트 파우저 교수는 ‘서촌은 20세기 초 한국 서민들 삶의 전시관’이라고 했다.

‘서촌 이야기’에서 소개하는 코스는 서촌의 주요 답사로인 ‘우리은행’ 효자동 지점에서 출발하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체부동 성결교회’를 지나 ‘이상의 집터’와 ‘노천명 집터’, ‘청전 이상범 가옥’을 지나 ‘통인시장’을 걸쳐 ‘박노수 가옥’과 ‘티베트 박물관 터’, ‘수송동 계곡’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서촌의 깊숙한 부분으로 생각되는 필운대로9길로 들어서면 윤덕영으로 유명한 ‘벽수산장 터’와 그의 첩의 집으로 알려진 ‘서용택 가옥’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이 근처에는 ‘자수궁 터’가 있고 그 밑에는 이완용의 저택으로 알려진 집도 있다. 그런데 이곳까지 왔으면 반드시 가야할 곳이 있다. 서촌이 한 눈에 보이는 ‘서울교회’가 바로 그곳이다. ‘신교동 60계단’으로 알려진 계단을 통해 가면 좋다.

그리고 경복궁 담장을 따라 가면 한옥이 아름다운 ‘아름지기 사옥’과 ‘통의동 백송’, 동양척식주식회사 관사를 개조한 음식점 ‘라 스위스’ 그리고 문인들의 숙소로 톡톡히 역할을 했던 ‘보안여관’을 만날 수 있다.

목차

들어가며
서촌이 매력적인 이유

서촌 답사 코스와 그 역사에 대해
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잠깐
서촌의 간단한 역사에 대해

답사를 시작하며
경복궁 역 언저리에서 어슬렁거리며 - 체부동 시장 안으로
서촌 중심에 90년이 된 교회가?
골목길 안에 웬 절이 있다

경복궁 담장 쪽에서
백송 터 이야기
보안여관을 향해
보안여관 약사(略史)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보안여관
통의동 보안여관 대표 최성우
세종의 탄생지를 찾아

서촌 안으로!
이상이 살았던 곳에서
염상섭 집터와 노천명 집터를 지나면서
근대 한국화의 최고봉인 청전 이상범의 집을 찾아
이상범 가옥으로 가는 골목에서 - 천경자 화백을 생각하며
이상범 가옥 안으로
다시 자하문로7길로 - 대오서점을 들여다보며
여전히 인기 있는 통인시장
진짜 원조 떡볶이를 찾아서
통인시장 주변의 오래된 음식점들

서촌의 친일 매국노 집터를 찾아
이완용 집터로?
자기만의 요새를 지은 이완용
동네 이발소, 형제 이발관 터 앞에서
비구니들이 살았다는 자수궁 터에서 정선을 생각하며
송석원 주변에서

아 아, 벽수산장이여!!
얼마 남지 않은 벽수산장의 흔적을 찾아
윤덕영의 측실 집으로
벽수산장으로!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는 벽수산장
꼬이기만 하는 벽수산장의 운명
벽수산장의 뒷이야기

수성동 계곡 주변에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을 찾아서 - 수성동 계곡
박노수 가옥 주변에서 - 티베트 박물관 터 등
박노수 가옥을 돌아보며

그 외 가볼 곳을 찾아
서촌에서 가장 큰 한옥? - 홍건익 가옥으로
배화여고 안에 문화재가 3개나?
필운대 유감
사직단에서

저자 소개 

저 : 최준식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이며, 국내 죽음학 연구의 선구자이자 종교학자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미국 템플 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1992년에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폭넓은 공부를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에 ‘국제한국학회’를 만들어 김봉렬 교수, 고 오주석 선생 등의 동학들과 더불어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연구했다. 2000년대에 ...

출판사 리뷰

서촌을 돌고나면 수백 년의 시간을 지나온 듯

‘현지 사람의 눈으로 보는 답사를 해보자’는 모토로 써진 최준식 교수의 ‘서울문화지’ 시리즈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다니는 서울 지역을 더 깊게 알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주위와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답사기 형태로 쓴 책이다. 서울의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아도 유서 깊은 장소와 문화, 역사, 그리고 거기 사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취재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앞선 익선동과 동북촌, 서북촌, 경복궁에 이어 서촌을 다루고 있다. 서촌을 간단하게 말하면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동으로 말하면 사직동, 청운동, 효자동, 신교동, 궁정동, 옥인동, 통인동, 창성동, 누상동, 누하동 등이 이에 포함되니 상당히 넓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서촌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점으로 뽑았다. 마을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일 텐데 이것을 거론하는 이유는 북촌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북촌은 좋은 한옥들은 많은데 당최 주민들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북촌한옥길이 있는 가회동 지역에서는 실제로 그곳에 사는 주민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밤에 가 보면 대부분의 집들이 불이 꺼져 있다. 또 그곳은 주택만 있고 식당이나 술집 같은 편의시설이 거의 없다. 단지 찻집만 몇 집 있는 정도다.
이에 비해 서촌은 어떤가? 서촌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여 흡사 밤을 잊은 지역 같다. 주민들이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식당, 술집, 찻집 등이 차고도 넘쳐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리고 이전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도 다양하기 그지없다. 조선 초기부터 시작해서 조선말을 거쳐 일제기까지 서촌에는 세종, 영조, 정선, 천수경, 이상, 노천명, 이상범, 이완용, 윤덕영 등등 국왕을 비롯해서 양반, 중인, 예술가, 매국노 등과 같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곳에 살았다. 심지어 미국의 선교사들이 살던 집도 있다. 이런 다양성이 북촌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집도 식민지 시대의 일본식 집을 비롯해서 1930년대에 지은 한옥도 있고 1960년대에 지은 연립주택이나 양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이 점에 대해 서울대 국어교육과에서 교편을 잡은 적이 있는 로버트 파우저 교수는 서촌은 ‘20세기 초 한국 서민들 삶의 전시관’이라고 묘사 했다.

서촌을 돌고나면 수백 년의 시간을 지나온 것 같다. 조선 초기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의 역사를 훑었으니 그런 말이 나옴직하다. 지금은 상권이 형성되어 많은 한국인들이 여러 이유로 찾는 매력적인 지역이 되었다. 그러니까 서촌은 조선 초기부터 지금까지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 된다. 서울 전 지역서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지역은 몇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서촌에 오면 다양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를 만나게 된다. 게다가 이 서촌은 다른 한옥 밀집 지역인 북촌이나 익선동과 달리 인왕산이라는 수려하기 짝이 없는 자연이 옆에 있다. 그래서 이 자연과 함께 인간이 만든 문화나 역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더할 나위가 없이 좋은 지역이다. 서촌은 아무 때나 와서 돌아다니면서 과거를 느끼고 배고프면 좋은 식당에 가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한 번 오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답사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