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6.중국인도철학

인도철학강의 (2021) - 열 개의 강의로 인도철학 쉽게 이해하기

동방박사님 2023. 9. 1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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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천 년 이상 이어온 인도철학,
21세기의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세계의 성립, 존재와 인식, 물질과 정신, 그리고 언어 자체에 관한 깊은 사색의 궤적을 살펴, 난해하다고 생각되는 인도철학의 재미와 넓이를 향한 지적 자극을 충족시킨다!

목차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1강 인도철학의 시작과 전개-웃다라카·아루니의 등장
2강 존재와 인식-새로운 사상가들
3강 존재와 근원-‘일자’를 둘러싸고
4강 이원론의 전개-상키아파
5강 인과론과 업론-세계를 움직이는 원리
6강 현상과 실재-상카라의 사상
7강 생성과 존재-‘되다와 ’이다‘의 철학
8강 언어와 존재-언어는 브라흐만이다
9강 존재와 비존재-언어와 보편
10강 초월과 존재-바이세시카파와 니야야파

후기
독서 안내
연표
옮긴이 후기
 

저자 소개 

저 : 아카마쓰 아키히코 (赤松明彦 )
 
1953년 교토 출생. 1983년 파리 제3대학(신 소르본)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했으며, 인도철학을 전공하였다. 교토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교토대학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바가바드 기타』-신에게 인간의 고뇌는 이해할 수 있는가?』 『누란왕국』 『고전인도의 언어철학1·2』 『동아시아의 사형』(공저) 『앎의 즐거움 배움의 기쁨』(공저) 등이 있다.
역 : 권서용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저역서로는 『무상의 철학』 『인도인의 논리학』 『티베트불교철학』 『아포하』『근대일본과 불교』 『다르마키르티와 불교인식론』 『불교인식론과 논리학』 『대승기신론』 『유마경』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열 개의 주제는 보통 우리가 서양철학에서 배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서양의 ‘형이상학’이라 불리는 것과 거의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 철학의 질문으로서는 오로지 ‘존재’에 관해서 “존재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 이해되는 세계는 어떠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것이다. 철학의 또 하나의 질문인 “이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가?”도 물론 중요한 질문으로 고대 인도에도 있었다. 아니 실은 인도철학의 여러 학파는 모두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을 자신들 철학의 역할로 삼았다고 말할 수 있다.
---pp.10,11

끝없는 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한탄은 어느 시대에도 변함없지만, 여기서 주목해두어야 할 것은 이슈바라에 관해서 말하면서 그것이 업(karma)의 담론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의 관념은 신비적 색채가 강한 근원적 일자의 관념의 어느 것을 취하는 대신에 전혀 다른 원리로서 인도인에게 강박관념 같은 것이 되지만, 그것에 관해서는 5강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이 드라우파디의 말에는 폭력적인 운명의 힘에 대한 한스러운 메아리가 느껴진다.
---p.80

세계의 근본원인은 물질적인 프라크리티다. 그것이 정신적인 푸루샤와 만남으로써 세계의 창조가 시작된다. 하지만 푸루샤는 ‘보는 자’이며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한쪽의 프라크리티는 보이는 것에 의해서 마치 자동기계와 같이 창조를 개시한다. 우리는 앞 강의에서 무엇이든 인격적인 형상을 띈 근원적인 일자의 모습을 본 뒤, 자성(自性)이라든가 우연(偶然)과 같은 비인격적인 원리로서의 근원적인 일자의 모습도 보았다. 그것들은 어느 것이라고 해도 인간존재에 대해서 지배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서 파악되었다. 그러나 이 상키야의 사상에 이르러서는 그러한 절대적인 근원적 일자의 모습은 소멸해버리는 것처럼 생각된다.
---pp.108,109

생사윤회를 반복하는 인간은 자기 자신의 행위 결과는 자기 자신이 받는 것으로 결정되어있다. 사람은 부응 없이 고통의 처지에 말려들어 간다.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인간은 그렇기에 신이나 부처에 의지하는 것이다. 선한 행위를 하면 그것이 신이나 부처에게 평가되어 좋은 과보를 얻을 수 있지는 않을까 하여 인간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신으로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부처로 존재하는 것인가. 신이나 부처의 힘은 업의 힘 요컨대 인과의 이법을 이기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지금 생에서는 인간은 자기 자신의 경우를 바꿀 수 없다.
---pp.121,122

하나의 항아리 속에 있는 공간은 그것과는 다른 항아리 속에 있는 공간과는 다른 것으로 존재하며, 항아리의 외부에 있는 공간과도 다른 것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항아리를 깨버리면 공간의 구별은 없게 된다. 요컨대 공간은 하나의 불가분의 존재로서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공간의 구별은 한정이 있는 한 존속하는 것이다. 이 비유는 가우다파다가 개아(아트만)와 브라흐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지만, 상카라도 다양한 현상계의 존재 방식과 그것들과 브라흐만과의 본래적인 동일성을 설명하는 비유로 자주 사용한다. 요컨대 브라흐만만이 유일의 실재이며 다양한 모습을 취하여 드러나는 현상계는 모두 허망한 것이다.
---p.163

“인간은 부처가 될 수 있는가?”, “인간이 어떻게 해서 부처가 되는가?”. 불교도라면 누구라도 생각해왔던 문제다. 대개 이 질문은 ‘불성(佛性)’의 존재 유무에 관해서 논해져 왔다. 요컨대 인간은 불성을 갖추었을 때 ‘불’이 된다. 혹은 인간에게는 불성이 본래 갖추어져 있고 그 불성이 빛날 때 인간은 부처가 된다. 혹은 또한 인간에게는 처음부터 불성이 갖추어져 있다. 그렇기에 인간은 그대로 부처다.
---p.239

인도유럽어족의 문법은 주어-술어의 구조를 취한다. 주어는 불변의 본체계를 지시하며 술어는 변화의 현상계를 표현한다. 이것은 주어 중심의 언어체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주어-술어의 언어 구조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유 구조가 바로 실체-속성의 도식이다. 이 실체는 주어의 기술이며 속성은 술어의 표현이다. 따라서 철학으로 말하면 인도철학과 서양(유럽)철학은 동일한 사유 구조를, 종교로 말하면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 서양(유럽)의 기독교는 같은 언어 구조를 공유한다.
---pp.287,288
 

출판사 리뷰

10개의 강의로 살펴본 인도철학!

『인도철학강의』의 저자 아카마쓰 아키히코는 “인도인이 아닌 사람이 인도인 고유의 사고방식인 인도철학을 이해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인도철학에 관한 질문을 시작한다. 그는 인도인 사고방식 속에 존재하는 인도인 이외의 사람들과의 유사한 점을 원전에서 인용, 고찰하고 이를 잘 이해하기 위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이나 한국 혹은 중국이나 서양의 철학자, 사상가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제시하여 낯선 ‘인도철학’에 관해 보편적인 것으로 친숙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이 책의 목차를 보면, 흔히 접하는 서양철학의 형이상학과 비슷해서 독자가 쉽게 책을 펼칠 수 있게 하는 입문서다.

깊은 사색의 궤적을 원전 독해에 의거해 고찰하는 재미있으면서 지적 자극을 준다!

저자 아카마쓰 아키히코는 이 책에서 인도 정통육파철학과 문법학파의 사유체계를 다루고 있다.
기존 인도철학 개론서와는 달리 세 개의 키워드 즉 존재, 인식, 언어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즉 1강 ‘인도철학의 시작과 전개’를 필두로, 2강 ‘존재와 인식’은 육사외도(六師外道)라 불리는 사상가 여섯 명의 사상, 3강 ‘존재의 근원’은 세계의 성립에 관한 각종의 주장, 4강 ‘이원론의 전개’는 정통육파철학 가운데 상키야파의 정신원리인 푸루샤와 물질원리인 프라크리티에 의한 원리전변설, 5강 ‘인과론과 업론’은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 6강 ‘현상과 실재’는 베단타파의 학장 상카라의 불이일원설(不二一元說), 7강 ‘생성과 존재’는 베단타파의 사상가 라마누자의 피한정자 불이일원설과 마드바의 이원론, 8강 ‘언어와 존재’는 문법학파의 대표적 사상가인 바르트리하리의 언어철학, 9강 ‘존재와 비존재’는 태초에 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으로서의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 10강 ‘초월과 존재’는 정통육파철학 가운데 논리적 사변으로 뛰어난 바이세시카파와 니야야파의 적취설 등을 다루고 있다.
아카마쓰 아키히토는 종교론과 인식록 및 논리학을 근간으로 연구되던 인도철학의 영역을 언어철학에까지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학자다. 이 책에도 바르트리하리의 언어철학에 관한 내용을 상당 부분 기술하고 있다. 세계철학사적 관점에서 보면 20세기 이전까지 철학 연구는 주로 인식론과 논리학이 위주였지만, 비트겐슈타인 이후 언어철학으로 전환되어가는 시점에서 인도불교 철학과 인도정통학파의 철학을 언어철학을 중심으로 새롭게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의가 있다.

한국 독자에 주는 시사점은?

서양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모든 명제는 느낌의 유혹’이라 했다. 『인도철학강의』는 아직까지 한국 독자에게는 신비의 나라인 인도와 인도철학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이 있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유혹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인도의 철학적 전통의 오래된 역사와 사상의 심오함, 영향력 등은 그 어떤 문화권 철학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의 역사나 사상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인도철학에 대해 독자의 관심이 적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인도의 역사나 문화, 사상가, 저서, 경전, 언어에 대해 배경지식이 빈약한 상황에서 저자가 원전의 중요한 구절들을 명쾌하고 쉽게 강의 형태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인도철학의 새로운 매력을 맛보기에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