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9.인구문제

인간 없는 세상 (2020)

동방박사님 2023. 9. 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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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도발적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그린 문제작 『인간 없는 세상』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07년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유수의 논픽션 상을 휩쓴 이 책은 출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살아 있는 고전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2020년 현재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의 창궐,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 빗물 흡수를 막는 아스팔트 탓에 매년 겪게 되는 물난리 등 일찍이 이 책에서 예견했던 내용들이 현실에서 속속 그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앨런 와이즈먼은 인류와 함께 사라질 것들은 무엇이고 인류가 지구상에 남길 유산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머나먼 ‘지적 탐험’에 나선다. 그는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의 원시림, 터키와 북키프로스에 있는 유적지들, 체르노빌, 미크로네시아,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과테말라, 멕시코 등에 이르는 기나긴 여행을 통해 직접 마주친 놀라운 풍경들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다. 여기에, 고생물학자ㆍ해양생태학자ㆍ박물관 큐레이터ㆍ지질학자ㆍ다이아몬드 광산업자ㆍ우리나라 비무장지대의 환경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씨실과 날실 삼아 자기만의 통찰력으로 엮어낸다.

목차

감수의 말_ ‘인간 있는 세상’이 지속되려면
한국어판 서문_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화해를 꿈꾸며
인간 없는 세상 연대기
프롤로그_ 원숭이에 얽힌 화두 하나

chapter1 미지의 세상으로의 여행
1 희미한 에덴의 향기
2 집은 허물어지고
3 잃어버린 인간들의 도시
4 인간 이전의 세상
5 사라진 동물들
6 아프리카의 역설

chapter2 그들이 내게 알려준 것들
7 키프로스섬의 비극
8 카파도키아의 지하도시
9 떠도는 플라스틱
10 텍사스 석유화학 지대
11 흙과 땅의 기억

chapter3 인류의 유산
12 세계 불가사의의 운명
13 한국 비무장지대의 교훈
14 세상 모든 새들의 노래
15 방사능 유산
16 우리가 지형에 남긴 것

chapter4 해피엔딩을 위하여
17 자발적인류멸종운동과 포스트휴머니즘
18 예술은 우리보다 길다
19 바다, 온 생명의 요람

에필로그_ 우리의 지구, 우리의 영혼

저자 소개

저 : 앨런 와이즈먼 (Alan Weisman)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애리조나 대학 국제저널리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디스커버」 2005년 2월호에 소개, 책 『인간 없는 세상』(원제:The World without Us)의 뿌리가 된 짧은 에세이 「인간 없는 지구」는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로 선정되었다.「하퍼」「뉴욕타임스」「애틀랜틱먼슬리」등의 매체와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인 NPR에 진보적 관점의 통찰력 넘치는 글을 기고해온 그는 「로스앤젤레스...
 
역 : 이한중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잭 런던의 『불을 지피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뜬다』, 팔리 모왓의 『울지 않는 늑대』, 웬델 베리의『온 삶을 먹다』, 데이비드 스즈키의 『강이, 나무가, 꽃이 돼보라』, 『우리 아이들 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이 있으며, 이 외...
 
감수 : 최재천 (崔在天)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 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지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와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와 『과학자의 서재』를 비롯하여 수십여 권의 책을 쓰고 번역했다. 과학...

책 속으로

코로나19가 예고편을 틀어줬다. 바이러스가 창궐해 사람들이 집에서 나오지 못하자 세계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이 도시를 활보했다. 호주에서는 캥거루들이 차도를 질주하고, 웨일스에서는 산양들이 떼를 지어 시내 상점을 기웃거린다. 남아프리카 크루거국립공원에서는 사자 수십 마리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드러누워 낮잠을 즐기고, 칠레 산티아고에서는 대낮에 퓨마가 길고양이처럼 도심 한복판을 어슬렁거린다. 우리가 사라지면 이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분명히 보여줬다. 훨씬 평화로워 보인다.
--- p.7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집과 도시, 주위의 지대, 그 아래의 포장된 땅, 그 땅 속에 숨겨진 흙 등을 다 그대로 두고 인간만 몽땅 추려내는 것이다. 우리를 다 쓸어버리고 나면 무엇이 남는지 보자. 우리가 다른 생물들에게 가하는 무지막지한 압력의 부담에서 갑자기 해방되면 자연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가 가동하고 있는 뜨거운 엔진이 전부 꺼지고 나면 기후는 얼마나 빨리 이전 상태로 회복될 수 있을까? 가능하긴 할까?
잃어버린 땅을 되찾아 아담 또는 호모하빌리스 이전 시절의 푸른 빛깔과 향기를 되살리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 우리가 남긴 흔적을 자연이 전부 지워버릴 수나 있을까? 우리의 어처구니없는 도시와 토목공사의 결과물들을 다 어찌할 것인가? 무수한 플라스틱이며 비닐이며 독성 합성물질을 본래의 순한 원소로 되돌릴 수 있을까? 자연에서 너무 벗어난 것들은 영영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지 않을까?
우리가 창조한 가장 훌륭한 것들, 예컨대 건축, 미술, 정신의 발현 등은 어떻게 될까? 태양이 팽창하여 지구를 잿더미가 되도록 태워버릴 때까지 남아 있을 만한 무궁한 것이 과연 있을까?
지구가 다 타버린 뒤에라도 우주에 우리의 자취가 희미하게나마 남기는 할까? 계속 퍼져나가는 빛이나 메아리가 남아 있을까? 우리가 한때 여기 있었다는 신화 등이 별들 사이에 남을까?
--- p.24

한때 맨해튼은 물을 술술 잘 빨아들이는 면적 70제곱킬로미터의 땅이었다. 이 땅에 얽혀서 사는 나무뿌리와 풀뿌리는 연평균 120센티미터의 빗물을 흡수하여 필요한 만큼 실컷 마시고 나머지는 수분으로 발산하여 공기 중에 내놓았다. 뿌리가 빨아들이지 못한 물은 지하수면으로 흘러들어 곳에 따라 호수나 습지를 이루기도 했고, 여기서 나온 물은 40개의 물줄기를 따라 바다로 흘러갔다. 그러던 물줄기가 지금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아래에 갇혀버린 것이다.
--- p.53

한번은 바다오리가 삼킨 플라스틱과 지방 조직에 축적된 PCB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연구했는데, 놀라운 것은 양이었다. 다카다 연구팀은 바다오리들이 먹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에 농축된 독성이 보통 바닷물보다 자그마치 100만 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05년 무어는 태평양에서 쓰레기장이 되어버린 북태평양 환류의 면적이 무려 2,600만 제곱킬로미터로 거의 아프리카 대륙의 크기와 맞먹는다고 했다. 쓰레기가 소용돌이치는 환류는 거기 한 곳뿐만 이 아니었다. 지구상에는 그렇게 지저분해진 커다란 열대환류가 여섯 개가 더 있다. 마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조그만 씨앗에서 시작된 플라스틱이 빅뱅처럼 폭발하여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당장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 해도, 이미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이 버려져 아주 오랫동안 떠다니게 되어 있다. 무어는 이제 플라스틱 쓰레기가 세계 전역의 해수면에서 가장 흔한 특징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것들이 얼마나 오래갈까? 이 세상이 영영 플라스틱으로 뒤덮이지 않도록, 그보다 순하고 덜 오래가는 대체물을 구할 수는 없을까?
--- p.215

“한국에 게티즈버그와 요세미티를 합친 듯한 곳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DMZ포럼의 공동 창립자인 하버드대학 생물학자 E. O. 윌슨의 말이다. 지뢰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고 농사나 개발도 할 수 없겠지만, 관광 수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면 지난 세기에 이곳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이 공원이 될 겁니다. 그것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유산이 될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따를 수 있는 모범이 될 겁니다.”
--- p.321

여러 연구에 따르면, 길고양이 한 마리가 1년에 28마리의 새를 죽인다고 한다. 농가에 사는 고양이는 그보다 훨씬 많이 죽인다는 사실을 템플과 콜먼은 확인했다. 구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와 자신들이 알아낸 바를 비교해 본 결과, 두 사람은 위스콘신 시골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약 200만 마리의 고양이들이 최소한 780만 마리, 많게는 2억 1,900만 마리까지 새를 죽이는 것으로 추산했다. 위스콘신주 시골에서만 그렇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그 수가 수십억 마리에 이를 것이다. 실제 총계가 어떻든, 인간이 고양이를 데려다 놓은 온갖 대륙과 섬에서는 지금도 비슷한 크기의 어느 포식자보다 고양이가 수도 많고 경쟁력도 앞선다. 고양이가 없던 그곳에 고양이를 데려간 인간들이 없는 세상에서 고양이는 아주 잘 적응할 것이다. 우리가 사라져 버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명금류들은 우리를 길들여 먹이와 살 곳을 제공하도록 만들고, 아울러 부를 때 와주기를 바라는 부질없는 호소를 무시하면서도 다시 먹이를 주게 만들 정도의 관심만 보이는 기회주의자들의 후손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 pp.335-336

우리 때문에 지는 부담을 덜어버린 세상, 사방에 야생 동식물이 멋지게 자라는 세상을 생각하면 우선 마음이 솔깃해진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이 초래한 온갖 경이로움의 상실을 생각하면 금세 아픔이 되살아난다. 인간이 만들어 낸 것 중에 가장 놀라운 존재인 ‘아이’가 다시는 푸른 대지에서 뛰어놀 수 없게 된다면 과연 무엇이 우리 뒤에 남을 것인가? 우리 영혼 가운데 진정으로 불멸한 것은 무엇인가?
--- p.413
 

출판사 리뷰

인류에게 계시록으로 남을 21세기 살아 있는 고전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도발적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그린 문제작 《인간 없는 세상》이 새 옷을 입고 개정판으로 돌아온다. 2007년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유수의 논픽션 상을 휩쓴 이 책은 출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살아 있는 고전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2020년 현재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의 창궐,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 빗물 흡수를 막는 아스팔트 탓에 매년 겪게 되는 물난리 등 일찍이 이 책에서 예견했던 내용들이 현실에서 속속 그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앨런 와이즈먼은 인간이 사라진 미래를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는 물론 벨라루스, 체르노빌, 아마존, 북극, 과테말라 등 전 세계의 유의미한 자연환경이 존재하는 지역을 전문가들과 함께 누볐다. 그 결과, 그간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는 생생한 현장감과 풍부한 데이터, 경이로운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최고의 과학 논픽션이 탄생할 수 있었다.
새롭게 조명받아 마땅한 이 책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이번 개정판에서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감수자로 나섰고, 국가기후환경회의 안병옥 위원장, 시인 박준이 추천의 글을 보탰다. ‘인류의 생존’이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당신 역시 이 추천인 행렬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사라진 이튿날,
자연은 일제히 집 청소를 시작한다
인류세 이후 새롭게 기록될 지구의 역사


인간인 우리가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광경이 지구 곳곳에 출몰하기 시작했다.
몇 년간 ‘하늘색’이 무슨 색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아시아 지역의 하늘이 다시금 청명해졌다. 도시의 진동과 소음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호주에서는 캥거루가 차도를 질주하고, 칠레에서는 퓨마가 도심 한복판을 대낮부터 어슬렁거리고, 웨일스에서는 산양 떼가 시내 상점을 기웃거린다.
어떻게 된 일일까. 바로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급격히 바깥활동을 줄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더욱 놀라운 건 이것이, 팬데믹 상황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2020년 현재의 일이라는 점이다. 인류가 그저 활동을 줄이는 것만으로 지구가 무서운 속도로 자기치유를 해나간다는 사실이 분명히 입증된 셈이다.
이번 《인간 없는 세상》 개정판에서 감수를 맡은 최재천 교수도 이러한 풍경들을 나열하면서, “지구는 끄떡없다. (…) 우리가 사라지면 공기와 물이 다시 맑아지며 지구는 훨씬 살기 좋은 곳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점에서 앨런 와이즈먼이 2007년 집필한 《인간 없는 세상》은 인류에게 일종의 계시록과도 같은 책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사라진 후 자연은 바로 다음 날부터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집 청소에 들어간다. 그렇게 불과 이틀 만에 뉴욕 지하철역이 침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도시가 숲으로 변하고 건물이 붕괴되고 농작물이 야생 상태로 돌아가는 등 웬만한 인간의 흔적이 사라지는 데 채 1세기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플라스틱이나 청동 조각품 등은 더 긴 세월을 버티겠지만, 결국 영원히 남는 것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전파 정도라는 것이다.


집요한 현장취재, 서정적인 필치, 경이로운 상상력!
탁월한 감각으로 써내려간 우리 시대 최고의 르포르타주


이 책에 많은 이들이 경탄하는 까닭은, ‘인류가 한꺼번에 사라진다면’이라고 하는 참신한 가정에 기반한 주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다운 작가의 치밀한 글쓰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앨런 와이즈먼은 인류와 함께 사라질 것들은 무엇이고 인류가 지구상에 남길 유산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머나먼 ‘지적 탐험’에 나선다. 그는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의 원시림, 터키와 북키프로스에 있는 유적지들, 체르노빌, 미크로네시아,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과테말라, 멕시코 등에 이르는 기나긴 여행을 통해 직접 마주친 놀라운 풍경들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다. 여기에, 고생물학자ㆍ해양생태학자ㆍ박물관 큐레이터ㆍ지질학자ㆍ다이아몬드 광산업자ㆍ우리나라 비무장지대의 환경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씨실과 날실 삼아 자기만의 통찰력으로 엮어낸다. 이로 인해 여러 매체로부터 자칫 딱딱하고 어려워지기 쉬운 과학 논픽션의 새로운 전범이 되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 책이 우리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만을 따로 다룬 13장 때문이다. 비무장지대는 인간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황폐화된 자연이, 어떻게 인간 없는 환경에서 순식간에 복원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적의 공간이다. 이념이나 호오好惡, 빈부도 없이,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고라니, 산양이 돌아다니는 에덴과도 같은 땅이다. 와이즈먼은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비무장지대 방문 경험이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화해하게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해주었다면서, “그런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준 한국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와이즈먼은 특별한 과장 없이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인간이 지구에 끼치는 해악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로 인해 나와 후손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수시로 상기하게 된다. 특히 고압전선으로 인해 새들이 1년에 5억 마리씩 희생되고 있다든가, 미세플라스틱을 비롯한 수많은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거의 모든 해양생물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결국 우리 입속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든가, 수많은 동식물을 죽음으로 이끄는 납이 완전히 씻겨나가는 데 3만 5,000년의 시간이 걸린다든가 하는 내용은 죄책감과 불안감을 가중시키기 충분하다.
이 책이 진짜 계시록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는 이 책을 참회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고도로 지능이 발달한 생명체인 우리 인간이 영원히 남길 수 있는 흔적이라곤 고작 방송전파 정도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보다 큰 존재인 지구 앞에서 보다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인간 없는 세상》은 어쩌면 ‘인간 있는 세상’을 위한 마지막 호소일지 모른다.
 

추천평

이 책이 처음 출간된 해가 2007년인데,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건강 피해에 관한 논의는 마치 최근 상황을 지켜보며 집필한 듯 절절하다.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설명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예견하는 듯 생생하다. 과학을 바탕으로 한 와이즈먼의 상상력은 실로 흥미진진하다.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이 책은 상상력이 과학을 만났을 때 얼마나 더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인류세人類世’의 기록이다. 탕가니카 호수에서 카파도키아의 지하도시까지 여행하다 보면 우리가 지구에 남긴 상처의 깊이를 저절로 헤아리게 된다. 인간이 사라진다 해도 그 누가 우리를 그리워할 것인가. 그 답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경이로운 책이다.
-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
『인간 없는 세상』을 읽는 것은 인류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확인하는 일과 같다. 동시에 우리가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이고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의 상상이 상상으로만 남을 수 있도록 내일이 내일로 올 수 있도록, 나는 다시 이 책을 읽으며 오늘에 대해 아프도록 되물으려 한다.
- 박준 (시인)
앨런 와이즈먼은 재미에 대한 영악한 감각을 지닌 작가다.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흥미진진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로 버무려 놓았다. 와이즈먼은 인류가 사라진 후 지구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유럽의 마지막 원시림의 흔적부터 태평양의 무풍지대까지 여행하고 진화생물학자부터 재료공학자, 고고학자, 박물관 관리자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그의 열정과 노력이 정말 놀랍다.
- [뉴욕타임스]
멀리 보는 눈이 범상치 않다. 이 책은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좋은 책의 전형을 보여주는 책. 숲 파괴, 기후 변화, 오염에 대한 아름답고도 열정적인 장탄식이다. 독자들을 절망으로 몰아가지도, 멸망을 예언하는 불행의 예언자 카산드라처럼 굴지도 않으면서, 우리 고민들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사소한지 깨우쳐준다. 수십만 년 후에 남는 인간의 흔적이 녹슨 청동상이나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전자기 신호뿐이라면, 잊어버린 약속이나 감기쯤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 [보스턴글로브]
우리에게 잠재된 두려움을 건드리는 동시에 지구와 우리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도록 교묘히 일깨우는 노련함, 상상력, 창의성으로 가득하다.
- [워싱턴포스트]
대단히 재밌고 유익하다. 전 세계가 함께 읽어야 할 올해 최고의 논픽션.
- [타임]
환경의 운명에 대하여 참신하고도 묘하게 희망적인 관점을 보여준다. 놀랍도록 매력적인 책.
- [비즈니스위크]
과학과 상상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 [U.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21세기 인류에게 계시록으로 남을 책.
- [뉴스위크]
인간이 사라진 세계를 그려낸 경이로운 르포르타주.
- [애틀랜타저널]
기발하고 창의적이며 대담한 지적 모험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지금까지 일어난 일,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비전에 독자는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흡입력과 중독성이 있는 이 책은 두려움과 죄책감에만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고향별인 지구에 대한 사랑에 호소함으로써 세상 구하는 일을 아이 도와주는 행위처럼 친숙하게 만들어준다.
- [살롱]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가장 원대한 지적 실험이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위대한 르포다!
- 빌 매키븐 (『자연의 종말』의 저자)
이 책이 품은 상상력의 힘은 최면을 걸어오는 듯 매력적이다. 책을 펴기 전에 먼저 앨런 와이즈먼의 다른 세상으로 납치될 짬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금방 돌아오지 못할 테니까.
- 찰스 월포스 (『고래와 슈퍼컴퓨터』의 저자)
영리하면서도 동시에 무분별한 우리 인간이 자연에서 어떤 지위에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정감 있는 어조에 지구와 인간에 대한 애정이 넘쳐난다.
- 배리 로페즈 (『북극을 꿈꾸다』의 저자)
명쾌하고 서정적인 글솜씨 덕분에 떨리는 마음으로 인간의 조건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 데니스 코빙튼 (『샌드마운틴 구조』의 저자)
매혹적이고 신랄하다. 심지어 문체도 아름다운 이 책은 건조한 과학 술어를 뛰어넘는 통렬한 언어로 인간이 지구별에 저질러 놓은 엄청난 상처들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자기 운명을 놓고 게임을 벌이는 생물에게 아주 중요한 책이다.
- 제임스 쿤슬러 (『장기 비상사태』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