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심리학 연구 (책소개)/4.심리학주제

[사회] 사회심리학 - 마음과 행동을 결정하는 사회적 상황의 힘 (2020)

동방박사님 2023. 12. 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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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400만 밀리언셀러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와
세계적 석학 더글러스 켄릭, 스티븐 뉴버그가 안내하는 사회심리학의 세계
생각과 감정, 행동을 지배하는 인간관계의 비밀을 밝히다


인간의 행동은 수수께끼 그 자체다. 폐지 줍는 할머니가 전 재산을 기부하는가 하면, 처음 보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이들도 있다. 매사에 빈틈없던 사람이 이상한 종교에 심취하고, 벌레 한 마리에 벌벌 떨던 사람이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 단순히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러한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세계적인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와 더글러스 켄릭, 스티븐 뉴버그가 신작 『사회심리학』으로 인간과 그들이 모여 이룬 사회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과 질문에 답한다. 사회심리학은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받는지 과학적으로 탐구한 학문이다. 자아상 관리부터 관계 맺기, 설득, 동조와 복종, 이타적 행위, 차별과 폭력, 집단생활 등, 각 장에서 다루는 논제들은 하나같이 우리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것들이다.
연구 경력 총합 130년에 이르는 사회심리학의 거장들이 머리를 모은 만큼, 이 책은 한 번쯤 들어봤을 고전 연구부터 학계의 최신 동향까지 빠짐없이 아우른다.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주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의해 정반대로 뒤바뀔 수 있다는 걸 밝힌 ‘솔로몬 아시의 동조 실험’, 인간이 권력을 갖게 되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잔인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필립 짐바르도의 공격성 실험’, 권위 앞에서는 한없이 비정해지기도 하는 게 사람이라는 걸 밝힌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 등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을 되돌아보게 만든 계기를 제공한 바 있다.

이 책은 2014년 원서가 출간된 이래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서 교과서와 교양 입문서, 참고 도서로 애용되고 있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가 “몇 번이나 밑줄을 그어가며 탐독했는지 모른다”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이론서로는 드물게 대중적 흥미와 학문적 완성도를 겸비한 수작이다. 지난 3000년간 철학이 ‘인간이 무엇인가’를 물어왔다면, ‘심리학의 제왕’ 사회심리학은 그에 관한 가장 유망한 대답들을 내놓는다. 100년이 넘는 사회심리학의 연구를 한 권으로 집대성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인간과 사회에 관한 빛나는 통찰과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단서를 건네는 ‘우리 시대의 고전’과 만나게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개인의 심리학에서 사회의 심리학으로
서문. 인간과 사회에 관한 지상 최대의 이야기

제1장. 일상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

-가난했던 싱글 맘이 기부 천사가 된 이유 : J. K. 롤링
-사회심리학에 관하여
-주요 이론적 관점
-사회적 행동의 기본 원리
-사회적 행동의 연구 방법
-다른 학문과의 연결 고리
-요약

제2장. 행동을 결정짓는 2개의 축, 사람과 상황

-무엇이 평범한 그를 비범하게 만들었을까 : 마틴 루서 킹
-나는 어떤 사람인가 : 사람
-어떤 환경에 놓였는가 : 상황
-사람과 상황의 상호작용
-요약

제3장. 자신과 타인 이해하기

-차세대 리더일까, 탐욕스러운 권력가일까 : 힐러리 클린턴
-내 머릿속의 블랙박스, 사회적 인지
-빠르게 중요한 것들만 취한다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드높일 것인가
-세상을 제대로 읽는 법, 귀인 추론
-요약

제4장. 자신을 어떻게 내보일 것인가

-뭇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 사기꾼의 비밀 : 프레드 데마라
-좋은 인상의 첫걸음, 자기 제시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법
-어떻게 해야 유능해 보일까
-지위와 권력 드러내기
-요약

제5장. 설득 메커니즘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을 자백한 사나이 : 피터 라일리
-태도의 속성
-설득이란 무엇인가
-세상을 보는 정확한 시각
-태도와 행동의 일관성
-사회적 승인 얻기
-요약

제6장. 사회적 영향력

-왜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에 빠질까 : 스티브 하산
-사회적 영향력 : 동조와 순종 그리고 복종
-옳은 선택을 위한 단서
-사람들의 호감 얻기
-자아상의 일관성 유지
-요약

제7장. 관계 맺기와 우정

-달라이라마와 친구가 된 도망자 : 하인리히 하러
-친구란 무엇인가
-기댈 어깨를 곁에 둔다는 것 : 사회적 지지
-더 많은 정보를 찾아서
-높은 곳을 향한 열망, 지위
-물질적 이득의 교환
-요약

제8장. 사랑과 낭만적 관계

-코끼리와 비둘기의 전쟁 같은 사랑 : 프리다 칼로ㆍ리베라 디에고
-사랑과 낭만적 끌림의 정의
-사랑을 나누는 제1의 목적, 성적 만족
-가족이 되는 길, 유대감
-자원과 사회적 지위 얻기
-관계의 유지와 헤어짐
-요약

제9장. 친사회적 행동

-유대인들을 살린 어느 일본인의 위대한 희생 : 스기하라 지우네
-왜 사람들은 타인을 도울까 : 친사회적 행동의 목표
-기본적 행복 증진: 유전적ㆍ물질적 이익 얻기
-사회적 지위 얻기와 인정받기
-자아상의 일관성 유지
-감정과 기분 관리
-순수한 이타주의는 존재하는가
-요약

제10장. 공격성

-무엇이 그들을 희대의 살인마로 만들었는가 : 맨슨 패밀리
-공격성이란 무엇인가
-짜증에 대응하기
-물질적ㆍ사회적 보상 추구
-사회적 지위의 획득과 유지
-자신과 타인을 지키는 법
-폭력을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가
-요약

제11장. 편견, 고정관념, 차별

-KKK 단원과 시민권 운동가의 놀라운 반전 : C. P. 엘리스ㆍ앤 애트워터
-편견 가득한 세상
-집단을 향한 지지와 보호
-사회적 인정 얻기
-자아상의 일관성 유지
-정신적 효율 추구
-편견, 고정관념, 차별을 감소하는 방법
-요약

제12장. 집단과 리더십

-조직의 치부를 폭로한 내부 고발자들의 최후 : FBIㆍ엔론ㆍ월드컴
-집단의 속성
-일 해치우기
-정확한 결정 내리기
-집단을 이끈다는 것
-요약

제13장. 사회적 딜레마

-이탈리아와 방글라데시의 상반된 미래
-사회적 딜레마의 정의
-즉각적 만족의 추구
-‘내 사람’ 지키기
-요약

제14장. 사회심리학의 종합

-세기의 연설 뒤에 가려진 이상한 음모
-사회심리학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들
-주요 이론적 관점으로 살펴본 사회심리학
-다양한 관점의 결합
-사회적 행동을 연구하는 방법
-통섭의 학문, 사회심리학
-사회심리학의 미래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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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저 : 로버트 치알디니 (Robert B. Cialdini)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심리마케팅학과 석좌교수로,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다. 사회심리학에서도 설득과 순응, 협상 분야의 전문가로 이름난 그는 ‘설득의 대부’로 불리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그의 연구를 두고 “오늘날 비즈니스 의제를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와 공헌을 인정받아 2003년 도널드 T. 캠벨상을 수상했고. 201...
 
저 : 더글러스 켄릭 (Douglas T. Kenrick)
 
애리조나주립대학교의 심리학 교수로, 선구적인 진화심리학 전문가로 손꼽힌다. 진화심리학 분야를 대표하는 학회 ‘인간 행동과 진화 학회(The Human Behavior and Evolution Society)’의 집행 위원이며, 200편이 넘는 연구 논문과 저술을 내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주로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짝 선택, 이타주의, 인종에 관한 고정관념 등을 분석하는 데 천착했다. 특히 살인 판타지에...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다. 코넬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후,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워털루대학교에서 NATO 박사 후 연구 과정을 밟았다. 사회심리학 분야의 전문 학술지 [실험사회심리학지(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JESP)]의 부편집장을 지냈으며, 집단 간 갈등의 양상을 연구하는 ‘애리조나주립대학교 글로벌 집단 관계 프로젝트’...

책 속으로

사회심리학은 일관되고 매혹적인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형태가 다채롭고 아주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에 가깝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과 장면, 각각의 요소들과 관련된 주제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사회심리학이라는 분야에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틀을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무질서 속의 질서를 발견하는 지적 유희와 사회를 읽는 안목을 선사한다.
--- p.10~11, 「서문. 인간과 사회에 관한 지상 최대의 이야기」중에서

상대의 행동이 그들의 기질과 일치한다고 여긴 나머지 우리는 종종 상황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과소평가한다. 행동의 원인을 기질 탓으로만 돌리는 경향을 사회심리학자들은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고 부른다. (……) 상황이 행동이 미치는 영향력은 관찰자에게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예컨대 새 룸메이트가 아버지에게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았다고 해보자. 평소 친구의 아버지가 그녀의 남자 친구를 부당하게 트집 잡았던 내막을 모른다면, 친구가 그렇게 행동하는 원인이 버릇없는 성격 때문이라고 매도하기 쉽다.
--- p.128, 「잘하든 못하든 성격 탓? : 기본적 귀인 오류」중에서

복권 당첨 번호는 무작위로 선택되므로 어떤 조합이든 똑같이 당첨 확률이 희박하다. 하지만 컴퓨터로 숫자를 선택하면 110만 달러나 걸린 엄청나게 중요한 사건의 결과가 자신의 통제를 안전히 벗어나게 된다. 그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도박판에서 직접 주사위를 던지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행운의 티셔츠를 입는 것처럼, 복권 당첨 번호를 직접 고르며 스스로 주변의 사건과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통제 지각(perception of control)을 만들어낸다. (……)

자기 통제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뚜렷한 반응을 보인다. 예컨대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을 했는데 물질적 보상을 받으면 그 활동에 흥미를 잃는다. 그 보상이 자신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학령기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학습에 보상을 주는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은 좋아하겠지만 알고 보면 그러한 보상이 아이들을 자율적 학습에서 멀어지게 한다.
--- p.142~143, 「자기 향상 전략」중에서

“아부해봐야 소용없다”라는 격언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잘만 하면 칭찬은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효과적인 기법이 될 수 있다. 당신이 상사를 얼마나 존경하는지 동료를 통해 상사에게 슬쩍 흘리는 것도 성공적인 아첨의 형태다. 제3자를 통해 듣는다면 상사가 그 칭찬을 술수라고 느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조언을 청하는 것도 종종 효과를 발휘하는데, 그 사람의 전문성과 지식을 존중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환심 사기 기법으로서 아첨은 취학 전 연령에 시작되며 꽤 성공적일 때가 많다. 우리는 남들이 아첨하는 말은 금방 빈말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자신이 듣는 칭찬은 흔쾌히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어쨌든 누구나 자신의 일일 때는 칭찬을 받을 만했다고 확신한다.
--- p.180,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법」중에서

1973년 가을, 로버트 치알디니와 동료들은 미식축구 팬들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 이후 팀 로고가 그려진 옷을 더 많이 입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팬들은 응원하는 팀이 졌을 때(“쟤네 졌어”)보다 이겼을 때(“우리가 이겼다!”) ‘우리’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긴 팀의 반사된 영광 누리기(basking in the reflected glory), 즉 승자로 알려진 팀과 자신을 관련짓는 행동을 통해, 팬들은 자신의 대외적 이미지를 강화한 것이다. 반대로 사람들은 반사된 실패 차단하기(cutting off reflected failure)를 보일 때도 있다. 이는 평판에 오점을 남길까 두려워 세상에 알려진 ‘패자’와 거리를 두는 행동이다. 예컨대 벨기에 플랑드르 주민들은 집 앞 유리창에 포스터를 붙여 정치적 선호를 나타냈다. 선거가 끝난 후 승리한 당을 지지했던 주민의 60%가 포스터를 그대로 둔 반면, 패배한 당을 지지했던 주민들은 19%만 포스터를 그대로 두었다. 이렇듯 승자와 자신을 관련짓고 패자와는 거리를 두는 인맥 관리도 자기 제시의 수단이 된다.
--- p.205, 「영향력을 내보이는 4가지 방법」중에서

평소 좋아했던 유명인을 1명 생각해보라. 그 사람은 정치적으로 당신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한다고 해보자. 프리츠 하이더의 균형 이론(balance theory)에 따르면 좋아하는 사람과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당신의 인지 체계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긴장을 풀고 인지 체계를 균형 상태로 돌려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방법은 유명인에 대한 느낌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의견이 다른 셈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주제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좋아하는 사람과 의견이 같아진다.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의사 전달자(설득의 주체), 자신, 주제 사이의 연결을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관점을 바꾼다. 광고업자들이 유명인에게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긍정적인 행사에 후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례로 상점에서 올림픽의 상징이 들어간 비자카드 간판을 내걸면 비자카드로 구매하는 빈도가 15~25%나 오른다고 한다. 칭다오맥주 역시 베이징 올림픽을 후원하고 나서 올림픽 기간 동안 수익이 32%나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 p.250, 「왜 좋아하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을까 : 균형 이론」중에서

솔로몬 아시의 동조 실험을 떠올려보자. 참가자들은 선분 대조 실험에서 집단 구성원들이 전부 골랐다는 이유만으로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오답을 선택했다. 이렇게 모든 사람의 의견이 완벽히 일치하는 상황이 되면 자신보다 집단의 선택을 더 신뢰할 것이다. (……) 하지만 답을 고르기 전 예상했던 정답을 골라 만장일치를 깨뜨리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이때는 다수에게 동의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진다. 다양한 관점에는 동조를 막는 힘이 있으므로 거의 모든 사이비 종교 집단은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외부 정보의 원천과의 소통을 억압한다. 사이비 종교 연구에 평생을 바친 마거릿 싱어는 피해자들을 만날 때마다, 집단 내에서 학대도 많이 받았을 텐데 끝까지 버틴 이유를 물었다. 가장 흔한 대답은 다음과 같다. “주변을 둘러보고 이렇게 생각해요. ‘음, 조도 아직 있네. 메리도 아직 버티고 있고. 내가 잘못된 거야. 내가 이해를 못할 뿐이야’라고요.”
--- p.288~289, 「합의와 유사성」중에서

자동차 판매원들은 ‘낮은 공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어떤 모델을 낮은 가격으로 제시해 구매자가 특정한 차를 고르도록 유도한다. 그러고 나서 구매자의 집으로 차를 가져가 하룻밤을 보내게 하거나 구매 비용을 준비하게 해 개입 수준을 높이고 난 후, 최종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온갖 이유를 붙여 그 가격에 계약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이쯤 되면 대부분의 구매자는 심리적으로 그 차에 대해 강한 개입을 경험한 상태이므로 웃돈을 주고 구매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나면 그 대상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중요한 대상을 ‘정신적으로 소유’하고 나면 그 대상이 자아 개념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은 공 기법에 걸려든 자동차 구매자의 행동은 경제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아도 심리적으로는 이치에 맞는다.
--- p.310, 「개인적 개입과 4가지 순종 전략」중에서

이웃에게 끌리는 이유는 상호작용에 드는 비용이 낮아서이기도 하지만 그저 더 익숙한 탓도 있다. 처음에 티베트인들은 하인리히 하러를 이상하게 생긴 이방인으로 여겼지만, 그가 티베트에서 7년을 지낸 후에는 가까운 친구로 생각했다. 이와 같이 자주 보는 사람, 장소, 사물 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한다. 익숙함과 선호를 잇는 연결 고리는 아주 강력해서 반대로도 작용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 더 친숙해지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 이름과 이니셜이 같은 사람들을 좋아할 뿐 아니라(더글러스 켄릭이 데이브 케니를 좋아하는 것), 자기 이름과 비슷하게 발음되는 이름의 도시도 좋아하고(루이스라는 사람이 세인트루이스에 살 가능성이 높은 것), 심지어 자기 이름과 비슷하게 발음되는 직업도 좋아한다(데니스라는 사람이 치과의사(dentist)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
--- p.354, 「눈에서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진다」중에서

이스라엘의 집단 농장 키부츠에서는 다른 가정에서 태어난 여러 명의 아이들을 집단으로 양육한다. 성인이 된 후 이들은 같은 집단에서 자란 이성과 친구로 남았지만 서로 결혼을 하지는 않았다. 이는 사람들이 자주 보는 상대와 결혼하는 경향이 있다는 상식과 상반되는 결과다. 무엇보다 키부츠 내에서 성적 끌림을 금기시하는 규범이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런 걸까?
조지프 셰퍼는 키부츠라는 환경의 특성과 형제자매끼리 성적으로 끌리지 않게 하는 내면적 체계의 상호작용을 원인으로 보았다. 열성 유전자가 발현될 가능성이 높은 형제자매 간 짝짓기는 진화 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였다. 이를 막는 대표적인 방법은 한 지붕 밑에서 자라는 사람들이 서로의 성관계를 혐오하는 쪽으로 발달시키는 것이다. (……) 이러한 발견은 성적 행동이 과연 진화된 유전적 체계인지, 사회 문화적 규범인지, 학습된 경험인지 묻는 것이 잘못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보다는 생물학적 영향이 문화와 어떻게 상호작용해 학습에 영향을 미치고 그 과정이 생각과 동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편이 더 생산적이다.
--- p.379~380, 「왜 남매는 서로를 이성으로 보지 않을까 : 키부츠 연구」중에서

외국의 원조를 받은 나라의 정부와 국민들은 원조를 제공한 나라에 고마워하기보다 원망과 적대감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조력자의 조치와 의도를 비난함으로써 앞으로 도움받지 못할 위험을 무릅쓰는 경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은 복잡하지만, 프랑스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의 한마디로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자선은 받는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사회심리학자 제프리 피셔, 에리 내들러, 벨라 드폴로의 연구는 ‘상처’의 본질과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상처 입는 곳은 자아 개념 중에서도 자존감이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경우에는 도움 자체가 자존감을 위협할 수도 있다. 도움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무능하거나 부족하거나 의존적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긍정적 자아 개념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도움을 거절하거나 도움의 가치를 폄하하기도 한다.
--- p.442~443, 「BOX 9.3 “자선은 받는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 도움의 거절」중에서

공격적인 아이들이 전부 냉혈한 꼬마 사이코패스는 아니다. 사실 그들은 공격당할까 봐 두려워한다. 이 어린 공격자들에게는 대체로 2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다. 케네스 도지와 동료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나타나는 공격성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표 10.3〉과 같은 아동의 공격성에 관한 사회적 정보처리 모형을 개발했다.
--- p.496~497, 「자기방어자」중에서

다른 집단 구성원들 간의 협력이 적대감 감소에 효과적인 이유는 다양하다. 협력은 경쟁을 대신해 경제적?사회적 자원을 얻는 수단이 될 뿐 아니라, 경쟁하는 집단들이 서로를 단순화된 방식으로 보는 경향을 낮추고 외집단 구성원들을 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 다른 집단 사람들과 협력하는 동안 그 집단에는 비슷한 사람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낮아질 수 있고, 그에 따라 고정관념과 편견을 상대에게 덮어씌울 가능성도 낮아진다. 또한 그들을 ‘우리’의 범주에 넣어 그 일부로 경향이 높아진다. 그 결과 협력할 때 “이 안에서는 전부 함께야”라는 마음이 되고 자신을 보듯 다른 집단 사람들을 보기 시작하면서 집단 간 편견과 고정관념이 깨진다.
--- p.561~562, 「접촉의 힘」중에서

지도자에게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고려할 때 남성이 주로 보이는 리더십 성향이 효율적인 과제가 있고, 여성이 주로 보이는 리더십 성향이 효율적인 과제가 있다. 다만 여성은 변혁적 리더십을 나타내는 경향이 조금 더 높으므로 유능한 지도자가 되기에 약간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남녀를 떠나 가장 유능한 지도자는 환경에 맞춰 자신의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리더십의 발생과 마찬가지로 리더십의 효율성 역시 사람(잠재적 지도자)과 상황(집단)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된다.
--- p.612~613, 「유능함이 발휘되는 조건」중에서

1980년대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GRIT과 아주 유사한 전략으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고르바초프는 먼저 소련에서 핵무기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제의한 후 미국에서 똑같이 따르지 않는다면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내민 그의 손이 미국 내 여론을 움직였고, 고르바초프는 이듬해에 미국 조사관들에게 소련의 무기 감축을 확인하라고 제안하면서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양국의 핵무기 감축 조약이 이뤄졌다. 실로 다행스러운 결말을 이끌어낸 고르바초프의 상호 양보 정책은 냉전 종식의 핵심으로 회자된다.
--- p.656~657, 「BOX 13.2 냉전의 종식을 이끈 GRIT 전략」중에서

최근 한 과학 저술가는 이제 곧 과학자들이 답할 질문이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저술가는 사회심리학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분명하다. 사회심리학의 개척지는 광활한 대륙과 같아서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해안선의 들쭉날쭉한 부분만 겨우 그려냈을 뿐이다. (……) 마음과 사회적 행동의 과학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그저 철학적 관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실질적인 잠재력도 상당하다. 사회심리학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더 행복해질지, 영웅적 행동, 친절, 사랑을 촉진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건네기 시작했다. 동시에 공격성, 편견, 자기도취적 이기심과 같은 부정적인 사회적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힘을 과학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열쇠를 제공한다.
--- p.696~697, 「사회심리학의 미래」중에서
 

출판사 리뷰

400만 밀리언셀러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와
세계적 석학 더글러스 켄릭, 스티븐 뉴버그가 말하는 사회심리학의 모든 것


인간과 사회에 관한 근원적이고도 중요한 물음에 세계적인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와 더글러스 켄릭, 스티븐 뉴버그가 신작 『사회심리학』으로 답한다. 이 책은 방대한 이론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받는지 과학적으로 밝혀낸다.

이 책은 연구 경력 총합 130년에 이르는 최고의 심리학자들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400만 밀리언셀러 『설득의 심리학』을 쓴 로버트 치알디니는 50년 넘게 설득과 순응, 협상 분야에 몰두해온 ‘설득의 대부’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오늘날 경영 이슈에 최적화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주는 연구자”라고 호평했을 정도로, 그는 뛰어난 실력과 현실 감각을 두루 갖춘 전문가로 손꼽힌다. 나머지 두 저자들도 독보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더글러스 켄릭은 연구 논문만 200편이 넘을 정도로 왕성한 저술 활동을 이어오며 ‘데이비드 버스를 잇는 진화심리학계의 총아’로 불린다. 스티븐 뉴버그 역시 남다른 실험 구상으로 심리학자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주역이다. 오랜 기간 사회심리학에 천착해온 권위자들이 머리를 모은 만큼, 이 책은 사회심리학의 역사부터 핵심 이론과 연구, 인물 중심의 다양한 사례에 이르기까지 사회심리학의 모든 것을 망라한다. 나아가 인지심리학, 진화심리학 같은 심리학의 영역뿐 아니라, 경제학, 정치학, 경영학 등 심리학 바깥의 학문까지도 아우르고 있어, 여러 학문을 연결하는 통섭 학문으로서 사회심리학의 입지를 다진다.

『사회심리학』은 2009년 원서(5판)가 출간된 이래 판을 거듭하며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서 교과서와 교양 입문서, 참고 도서로 애용되고 있다. 2014년 개정 증보판(6판)을 내면서 300편에 달하는 연구 논문을 추가로 참고했고 그중 대부분이 2011년 이후 새로 발표된 것들이라 사회심리학의 최신 동향과 현주소를 살피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가 추천의 글에서 “몇 번이나 밑줄을 그어가며 탐독했는지 모른다”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이론서로는 드물게 대중적 흥미와 학문적 완성도를 겸비한 수작이다. 구체적이고 엄밀한 지식과 탁월한 스토리텔링, 탄탄한 구성으로 사회심리학의 100년 연구를 집대성한 이 책은 심리학 전공자뿐 아니라 입문자들에게도 ‘사회적 존재’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깊고 폭넓게 이해하게 해주는 통찰을 건넬 것이다.

“100% 사람 탓, 상황 탓인 행동은 없다”
흑백논리를 걷어내고 세상을 정확하게 읽는 법


1940년 여름, 200여 명의 유대인들이 리투아니아의 일본 영사관으로 몰려들었다. 자신들을 짓밟은 나치와 동맹 관계였던 일제에 망명을 요청한 것이다. 놀랍게도 한 일본 외교관은 당국의 명령을 무시하면서까지 밤낮으로 이들에게 비자를 발급해주었다. 그는 ‘일본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다. 자신의 경력과 목숨, 가족의 생계를 건 그의 선택을 단순히 “착하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가 굶주린 사람들을 돕는 데 앞장섰던 부모 아래서 자랐고, 우연히 한 유대인 소년과 친분을 맺었다는 ‘상황’이 뒷받침될 때 수수께끼 같던 그의 행동이 온전히 이해될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행동은 개인적 요인과 상황적 요인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만들어진 산물이다.

『사회심리학』은 ‘사람과 상황의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사회적 행동의 비밀을 밝힘으로써 세상을 보다 정확하고 균형 있게 바라보게 해준다. 여느 사회심리학 개론서들이 특정 태도나 행동을 판단할 때 성장 환경이나 집단의 규범, 문화 같은 외적 요소에 크게 의존하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예컨대 생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찰스 맨슨과 침례교 목사 가정에서 유복하게 자란 마틴 루서 킹 목사는 희대의 살인마와 시민권 운동의 영웅이라는 상반된 길을 걸을 정도로 성장 과정이 달랐다. 하지만 방치된 채 자란 아이들이 전부 잔혹한 흉악범이 되지 않고, 행복하게 자란 아이들이 전부 위대한 사회운동가가 되지는 않는다.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깊고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사회심리학의 여러 논제를 사람(Person)과 상황(Situation), 상호작용(Interaction)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한다. 해당 부분은 [사람]과 [상황], [상호작용]이라는 기호로 표기되어 있어, 긴 독서의 여정에서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이정표가 된다.

“사람과 상황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왜 이렇게 깊이 파헤쳐야 할까? 단순한 설명은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인지 자원을 아끼기 위해 우리는 단순한 흑백논리에 따른 대답에 만족할 때가 많지만 진실은 훨씬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색조가 모여 회색이 되는 소용돌이 안에 있다. 이러한 복잡성을 신중하게 탐색할수록 개인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돌리거나 거꾸로 사람을 상황의 수동적인 장기말로 보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된다.” (687쪽)

마틴 루서 킹, 프리다 칼로, 힐러리 클린턴…
14가지 흥미로운 실화로 열어젖힌 사회심리학의 세계

관계 맺기부터 결혼과 섹스, 설득과 협상, 리더십까지
우리가 몰랐던 인간 심리와 행동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밝히다


이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사회심리학을 소개하고, 2장에서는 개인과 사회적 상황에 대해 살펴본다. 3~13장에서는 사회심리학의 주요 논점을 살핀다. 이를테면 남들의 호감을 사는 법(4장), 입장의 변화를 부르는 설득 메커니즘(5장), 성적 매력 어필과 짝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8장), 도움 행동과 공격적 행동이 나타나는 이유(9 ? 10장), 집단의 속성과 유능한 리더의 조건(12장) 등이다. 관계 맺기부터 결혼과 섹스, 설득과 협상, 이타성과 공격성, 차별과 편견, 집단생활과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각 장에서 다뤄지는 14가지 주제들은 하나같이 우리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것들이다. 여기에 더해 본문 중간마다 배치된 [BOX]에서는 여러 실험 내용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를테면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이 덜 불공평한 학급 분위기를 만들고, 부부 생활을 지속하도록 돕고, 폭력을 줄이는 데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아본다. 이외에도 건강과 교육, 경영, 정치 같은 영역과 사회심리학 내 주요 논점의 연관성을 살피고 있어, 사회심리학의 원리가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필연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양한 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과 연구 자료도 탄탄하다.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주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의해 정반대로 바뀐다는 걸 밝힌 솔로몬 아시의 동조 실험(270쪽), 인간이 권력을 갖게 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해질 수 있음을 입증한 필립 짐바르도의 공격성 실험(56쪽), 권위 앞에서는 한없이 비정해지기도 하는 게 인간이라는 걸 밝힌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276쪽)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이 얼마나 타인에게 영향받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밖에도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인지적으로 타당하다는 걸 입증한 기본적 귀인 오류(128쪽), 좋아하는 연예인이 광고하는 물건을 사게 되는 원리를 밝힌 균형 이론(249쪽), ‘평균 이상의 시민’이라는 언급만으로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높인 꼬리표 붙이기 전략(312쪽) 등, 우리의 삶에 변화를 일으켰던 놀라운 이론들이 소개된다. 일련의 연구에는 100여 년에 걸친 사회심리학자들의 시행착오와 성과가 담겨 있어 연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방대한 이론과 연구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책은 일반 독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각 장의 도입부에 배치된 실존 인물들의 사례는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도 부담 없이 사회심리학의 세계에 진입하게 해준다. 평범하다 못해 불륜까지 일삼았던 마틴 루서 킹이 어떻게 약자들을 대변하는 영웅이 되었는지, 프리다 칼로가 어쩌다 20살 연상인 디에고 리베라와 사랑에 빠졌는지, 왜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평가가 상반되는지 등. 논쟁적인 화두를 중심으로 문제의 단서를 찾아가다 보면, 복잡하게 보였던 인간의 심리와 행동의 비밀도 금세 풀리게 된다.

“우리에게 더 나은 세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불편한 진실을 밝히고 현실의 문제를 푸는 열쇠, 사회심리학


20세기 초 독립된 학문으로 자리 잡은 사회심리학은 전쟁과 경제난, 국가 간 갈등으로 점철된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며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해왔다. 공격성, 편견, 자기도취적 이기심 같은 부정적인 사회적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힘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사회심리학』에서도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나치 독일이 자행한 홀로코스트와 흑인들을 향한 KKK의 잔혹한 린치, 여러 나라들의 무분별한 자원 남획 등에 감춰졌던 불편한 진실을 밝혀낸다. 이러한 문제들은 한 세기가 지난 후에도 다양한 형태로 되살아나 우리를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르게 만든다는 점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건넨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심리학이 인간의 허점을 파헤치고 병리적 행동들을 합리화하는 음습한 학문은 아니다. 본문에서 저자들도 언급했듯, 사회심리학에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갈 “실질적 잠재력 또한 상당하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더 행복해지는지, 그리고 영웅적 행동, 친절, 사랑의 출현을 촉진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감정 이입과 공감적 관심이 확보될 때 누구든 순수한 의도로 남을 돕게 된다는 것을 증명한 C. 대니얼 뱃슨의 도움 행동 연구(452쪽)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인간과 사회의 이면을 다각도로 깊이 있게 조망하는 『사회심리학』은 오래된 갈등의 매듭을 풀고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평

사람과 사회에 대해 궁금한 이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게 바로 사회심리학이다. 드넓은 심리학의 영역을 아우르면서도 이를 매우 쉽고 직관적으로 집필한 최고의 적임자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 더글러스 켄릭, 그리고 스티븐 뉴버그다. 이들은 차가운 머리와 냉철한 이성으로 사회심리학의 최고봉에 올랐을 뿐 아니라, 훌륭한 인품으로 심리학을 다른 학문들과 연결했고, 놀라운 호기심으로 설명의 뿌리가 될 만한 세상의 실재들을 직접 찾아 나선 탐험가들이다.

이 책은 인간과 그들이 모여 이룬 사회에 대해 우리가 가졌던 거의 모든 궁금증과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람과 상황, 자신과 타인, 설득의 과정, 관계 맺기와 우정, 사랑 등,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관심사들을 하나하나 짚으며 답을 제시한다. 심리학도가 아니라도 곁에 두고 들여다보며 곱씹어볼 내용들로 가득하다. 전공서 같다는 선입견만 버리시라. 분명 인생에 두고두고 남을 만한 달콤하고 귀한 열매를 얻게 될 테니 말이다. 나 역시 몇 번이나 밑줄을 그어가며 탐독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책에는 무작정 추천한다는 건방진 말 대신, 세상에 나와주어 고맙다는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한다.
-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지혜의 심리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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