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로마카톨릭-천주교 (책소개)/3.묵상.영성.기도

발타사르의 지옥 이야기 (2017)

동방박사님 2024. 1. 21. 07:08
728x90

책소개

신앙인들이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는 지옥에 관해 다룸으로써,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에 대한 희망을 준다. 정말 지옥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신학자 발타사르의 지옥에 관한 담론. 성경과 교부의 가르침과 교의신학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 의지와 한계를 모르는 그분의 절대적인 사랑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며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보편적 희망을 강변하고 있다.

목차

이 책에 대하여
1장 지옥론 현황
2장 그리스도교 신앙
3장 성경의 가르침
4장 타인을 위한 지옥?
5장 남이 잘못되는 꼴을 보고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6장 내가 저주받아서라도 형제가 구원되기를 바라기
7장 만인의 구원을 희망해야 하는 이유
부록 총체적 구원론_ 의미/여러 가지 반응

저자 소개

1905년 스위스 루체른에서 태어나 1928년에 취리히 대학교에서 독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29년에 예수회에 입회해서 1936년 사제품을 받았다. 1939년부터 바젤에서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를 만나 영적 지도를 했다. 발타사르는 그와 함께 세상 안으로 파견된 교회에 대한 사명을 깨닫고 1945년 ‘요한 재속 수도회’를 설립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그 후속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1972년에는...
 
역 : 김관희
1988년 미리내 천주성삼 성직 수도회 사제로 서품. 1996년 로마 라테란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와 동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성사론, 그리스도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에 「발타사르의 지옥 이야기」(바오로딸, 2017), 「예수 그리스도」(안젤로 아마토, 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2),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삼위일체론)」(바티스타 몬딘, 인천가톨릭대학교출판부,...

출판사 리뷰

지옥이 텅 비었다?

이 책은 저자가 타계(1988년)하기 일 년 전, 지옥에 관한 생각을 정리해서 엮은 책이다.
1986년 발타사르는 로마의 한 심포지엄에서 기자들에게 지옥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고 자신의 신념을 소신껏 설명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다음날 일간지에 저자의 발언이 왜곡된 채 “지옥은 텅 비었다”라고 게재되어 교회 안팎으로부터 억울한 비난을 들어야 했다.
모든 사람이 구원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희망이 비판의 쓰나미로 돌아오자 자신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서 소책자를 출간했다.

사람들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구원되기를 바란다고 한 내 말을,
마치 내가 ‘지옥이 비어있기를 바란다’고 한 양 왜곡하고 있다.
얼마나 웃기는 표현인가! 나는 ‘지옥이 비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17쪽

이 책에서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지옥에 관해 성경과 전승을 토대로 현대신학의 해석을 들을 수 있다. 저자는 그리스도교 성경과 전승을 낱낱이 파헤치며, 그 안에는 ‘영원한 벌’을 경고하기도 하지만 또한 ‘이 형벌이 단호하지만 결코 영원하지 않다.’는 단서를 찾아낸다.
예수님 자신도 심판에 대해서 모순적인 언명을 서슴지 않았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다.”(요한 12,47)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보지 못하는 이들은 보고, 보는 이들은 눈먼 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9,39) 심판의 냉혹함이 전면에 나서지만, 성경에는 보편적인 구원을 약속하는 언명이 부지기수를 이룬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지옥을 생각할 때 빠지기 쉬운 버릇 하나를 지적한다. 우리가 지옥을 떠올릴 때에는 언제나 ‘타인의 지옥’을 상상하지 ‘자신의’ 지옥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록에서는 오리게네스가 주장했던 총체적 구원론을 여러 교부들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발타사르는 성경과 교부의 가르침과 교의신학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 의지와 한계를 모르는 그분의 절대적인 사랑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며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보편적 희망을 강변하고 있다. 그는 지옥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이단자를 두둔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리스도교의 올바르고도 합당한 희망에 대해서 말한다. 인간이 자의로 하느님을 거부하게 되면 그 자신의 언행으로 심판을 받는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이 “끝까지”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아무리 극악무도한 죄인이라 할지라도 그가 뉘우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것이고, 우리로서는 그가 구원되기를 희망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소 생소하지만 은밀한 관심거리인 지옥을 다루면서, 지옥의 존재 여부보다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8.16)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지옥의 존재를 가르치는 그리스도교회의 교리는 분명 불편한 진실에 가깝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상반된 또는 모순된 논리는 저자의 말마따나 하나의 합리적인 결론으로 통합해서도 안 되고 통합할 수도 없다. 오로지 우리는 심판 아래에서 살아간다는 사실만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진리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도 이 두 가지 진리를 동등한 눈높이에서 가감 없이 가르치고 있다. “교회는 지옥의 존재와 그 영원함을 가르친다.”(1035항) “그러나 사탄의 힘은 무한하지 못하다. 그는 다만 하나의 피조물일 뿐이다.”(395항)

나를 심판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미리 심판하지 마십시오.
그분께서 어둠 속에 숨겨진 것을 밝히시고
마음속 생각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144쪽

이 책은 전문적인 신학 서적으로 집필한 것이 아니라 평신도 독자들을 겨냥하여 쓴 것이므로 신앙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더욱 가깝게,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죽음과 구원에 대한 묵상으로 이끄는 11월,
모든 영혼을 기억하며 더 의미 깊은 위령성월이 되기를.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팔을 펼치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여,
우리의 활동을 기꺼이 받아들이시어 당신의 구원을 세상에 밝힐 수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