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7.언론미디어

잡지, 기록전쟁 (2024) - 출판전문지 발행인의 25년 생존 일기

동방박사님 2024. 2. 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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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기획회의]와 [학교도서관저널]의 발행인이자 출판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기획회의] 창간 25주년을 기념하여 두 잡지의 역사를 톺아보고 그간 느꼈던 애환과 고뇌를 책에 담았다. 콘텐츠 산업이 격동을 겪고 레거시미디어가 위기를 맞은 이 시대에도 25년간 치열하게 잡지를 발행해온 저자의 ‘생존 일기’는 종이 잡지의 존재 의미와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목차

들어가는 글 출판 인생 2막, 세 차례의 무모한 도전

1장|잡지라는 전쟁터에 뛰어들다

풍전등화 같던 〈기획회의〉 25년
사명 하나로 시작한 〈학교도서관저널〉 14년
나를 버티게 한 ‘창비’에서의 배움
〈기획회의〉 안정화에 기여한 글 한 편
잡지에 미쳐 살았던 ‘한스밴드’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새천년의 뜨거운 감자, 전자책 논쟁
휴대전화는 책 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출판에 관한 통섭적 사고를 가르쳐 준 〈북페뎀〉

2장|잡지 종언의 시대에 생존의 길을 찾다

‘북바이북’과 직원의 미래
〈학교도서관저널〉 초창기의 위기
〈학교도서관저널〉 흑자 전환의 일등 공신, 알파고
변화는 ‘함께 읽기’로부터
미래 세대를 위한 마중물 독서 운동
시니어 출판과 ‘어른의시간’

3장|잡지와 출판의 미래를 생각하다

경포대의 너울성 파도
김동식 작가와의 첫 만남
이 시대의 작가는 플랫폼이 만든다
평론의 토대에서 성장하는 장르문학
시니어들의 고민에 화답한 ‘백화만발’
1000호를 향해 달려가는 〈기획회의〉
열정으로 타 버린 평론 인생 20년
다시 그려 보는 출판 청사진
책의 세계에서 인류의 미래로 나아가다
교육 공론장으로서의 〈학교도서관저널〉

나가는 글 두 잡지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며

저자 소개 

저 :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출판평론가.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를 1999년 2월부터 펴내고 있으며, 2010년 한국 최초 민간 도서관 잡지인 월간 〈학교도서관저널〉을 창간해 독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열정시대』 『나는 어머니와 산다』를 비롯해 『출판 마케팅 입문』 『베스트셀러 30년』 『새로운 책의 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마흔 이후, 인생길』 『우리는 ...

책 속으로

첫 번째 도전은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구 제호 〈송인소식〉)의 창간, 두 번째 도전은 월간 〈학교도서관저널〉의 창간이었다. ‘독서 운동’이라는 대의만 가지고 시작하는 바람에 잡지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항간에는 이런 말이 떠돌기도 한다. 친구 중에 돈 좀 있으면서 얄미운 사람이 있거든 잡지를 창간하게 만들어라! 그러면 재산을 모두 털릴 것이다. 또 출판업계에는 이런 농담도 있다. 서서히 망하려거든 단행본 출판사를 차리고, 빨리 망하려거든 잡지사를 시작하라! 이런 말을 무수히 듣고도 무모한 도전을 했다.
--- p.6

잡지는 공론의 장이다. 〈기획회의〉가 초기에 안정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출판업계에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공론의 장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일 테다. 이슈가 없을 때는 이슈를 만들 줄도 알아야 한다. 공론은 잡지의 생명수라 할 수 있다.
--- p.72

요즘 편집과 디자인의 경계가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편집과 디자인은 이어달리기가 아니라 이인삼각 경기다. 순차적인 일이 아니라 처음부터 통합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물론 여기에 독자의 결핍된 욕구(갈증)를 찾을 줄 아는 기획, 독자가 대접받았다고 느낄 정도의 제작과 마케팅이 가미되어야 한다. 그것이 할인 경쟁이 아님은 물론이다.
--- p.83

한 독서 전문가는 〈학교도서관저널〉과 같은 성격의 잡지는 OECD에 가입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발행되지만, 모두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므로 개인이 펴내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양서를 큐레이션해 주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알려 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돈이 되지 않는다. 사실상 개인이 해야 할 일이 아닐 테지만 나는 독서 운동 단체인 ‘학도넷(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과 연대해 잡지를 창간했다.
--- p.103

문해력은 어려서부터 책을 읽으면서 키워진다. 특히 그림에서 글로 넘어가는 시기가 중요하다. 미래의 학교에서는 ‘티칭teaching’이 사라지고 스스로 학습하는 ‘러닝learning’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교사의 역할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발적인 러닝을 하는 학생을 도와주는 ‘코치’, 혹은 ‘프로듀서’로 바뀔 것이라고 말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은 평생 써먹을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학습하는 방법을 알려 주어, 아이들로 하여금 급변하는 세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 p.126

이런 현실에서 책과 잡지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까? 잡지 폐간은 속출하고 책의 평균 발행 부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베스트셀러의 확장성 또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대형 기획이나 장기 기획이 거의 사라져 독자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만드는 책의 출현 또한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출간되는 책의 종수는 늘어난다. 여전히 책이 저자의 포트폴리오가 되는 현실이기에 자비출판이 늘어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이런 빈곤의 악순환이 심해지자 이제 출판은 끝났다는 비관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 p.212

출판사 리뷰

두 종의 잡지를 펴내는 전쟁 같은 삶
발행인의 애환과 통찰이 담긴 처절한 생존 일기

“잡지가 출판의 한 시대를 증언하는
유일한 역사 기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심정으로 펴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잡지가 이슈와 쟁점을 만들고, 작가와 논객을 배출하며 사회·문화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던 시대는 끝났다. ‘잡지의 나라’라고 불리던 일본에서조차 ‘잡고서저雜高書低(단행본보다 잡지가 더 많이 팔리는)’ 체제가 무너진 지 오래다. 그러니 한국의 잡지 시장은 오죽할까? 50년 명맥을 이어온 잡지는 물론이고, 문화지, 시사지, 여성지까지 줄줄이 휴간 또는 폐간 소식을 알렸다.

그런 상황에서도 결호 없이 25년간 묵묵히 잡지를 펴온 이가 있다.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와 민간 도서관 잡지 〈학교도서관저널〉을 펴내는 발행인이자 출판평론가 한기호다. 저자는 1980년대에 출판계에 입문하여 출판마케터로 15년간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고, 이후 출판전문지를 창간하여 출판 시장의 중심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콘텐츠 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봐 왔다. 잡지가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임을 더없이 잘 알고 있을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소명이 확실한 잡지는 기필코 살아남아야 한다”고 외친다.

콘텐츠 산업이 격동을 겪고 레거시미디어가 위기를 맞은 이 시대에, 수많은 변화를 겪으면서도 살길을 찾아 치열하게 잡지를 발행해온 저자의 ‘생존 일기’는 종이 잡지의 존재 의미와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25년
민간 도서관 잡지 〈학교도서관저널〉 14년

“모든 레거시미디어가 위기라고 한다.
이런 시대에 잡지가 살아남기란 힘들다.
하지만 시대적 소명이 확실한 잡지는 기필코 살아남아야 한다.”


2024년, 25주년이 된 출판전문지 〈기획회의〉는 600호(2024년 1월 20일)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송인서림을 위시한 서적도매상이 줄도산했다. 출판사의 과도한 ‘밀어 넣기’와 서점의 과다 반품 등 불안정한 출판 유통 구조가 병폐였다. 〈송인소식〉(현 〈기획회의〉)은 출간 전 책 정보를 도매상에 알려주고, 도매상은 이를 서점에 보내 예상 판매 부수를 반영한 주문량을 출판사에 공유하여 과잉 생산·과다 반품을 줄이자는 목적의 ‘사전주문제’ 정착을 위해 창간된 잡지다. 200여 곳의 거래 서점과 출판영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었던 〈송인소식〉은 이후 ‘도서정가제’, ‘전자책’ 같은 출판계 쟁점과 이슈를 다루는 〈기획회의〉로 거듭나 출판 부흥을 위해 힘쓰는 전무후무한 출판전문지로 자리매김했다.

〈학교도서관저널〉은 2024년으로 창간 14주년이 된다. 〈학교도서관저널〉은 이명박 정부가 일제고사를 도입해 시험 성적으로 서열을 매기고, 아이들의 책 읽기마저 평가·학습의 잣대를 두고 ‘독서능력검정시험’ 등의 기이한 사업마저 횡행했던 때, 학교도서관 발전과 올바른 독서 운동을 위해 창간되었다. OECD 가입국 대부분 〈학교도서관저널〉과 유사한 책이 간행되고 있지만, 그 발행 주체가 공공기관이 아니라 개인인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대의 하나로 시작한 두 종의 잡지는, 끊임없는 자금난과 이따금 들려오는 비난에 동력을 잃을 때도 있었다. 100호를 거듭할 때마다 ‘폐간’이라는 기로에서 흔들린다는 저자는, 두 잡지의 1000호 발행을 약속하며 미래를 도모하고 각오를 다지기 위해 두 잡지의 역사를 책으로 정리했다. 두 잡지의 역사는 그야말로 출판의 역사이자 한국 사회의 미시사로, 1990∼2000년대를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출판평론가 한기호가 전하는 출판 철학과
인공지능 이후 책과 콘텐츠의 미래

“출판의 미래는 출판의 과거를 분석함으로써 예측할 수 있다.
트렌드는 주기적으로 변주하면서 반복된다.”


〈기획회의〉와 〈학교도서관저널〉의 발행인이자 출판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40년여 동안 출판계에서 온몸으로 부딪혀 경험한 지혜와 통찰을 이 책에 아낌없이 담았다. 저자는 출판 역사의 산증인이자 기록자인 출판전문지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주기적으로 변주하며 반복되는 출판 트렌드를 살펴보고 대응해야 미래 출판의 주도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시니어 출판, 장르문학, 아동·청소년 출판 등 근미래에 출판 시장의 주역이 될 분야를 소개하며, 경영 위기를 돌파한 방법까지 생생하게 전한다. 출판·미디어 산업 종사자로서 콘텐츠의 미래가 궁금한 독자라면, 저자가 편집자, 영업자, 발행인, 출판평론가 등 다각도로 체득한 암묵지와 통찰이 담긴 이 책으로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