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전쟁연구 (책소개)/1.세계전쟁사

전쟁의 역사 (2023) - 동서양 고대 세계의 전쟁부터 미래 전쟁까지

동방박사님 2024. 2. 2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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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간 중심’의 새로운 시각으로 집대성한 인류 문명 5000년 전쟁의 대서사

‘벨 에포크’라는 프랑스어가 있다.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15년 동안의 ‘좋은 시절(태평성대)’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사학자인 윌 듀런트는 『윌 듀런트의 역사의 교훈』에서 역사에 기록된 3421년 동안 전쟁이 없었던 해는 단 268년으로, 전체의 7.8%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무방하다.

『전쟁의 역사』는 기원전 30세기부터 기원후 21세기까지 동양과 서양의 전쟁사와 군사사를 집대성했다. 이 책은 “전쟁은 인간 공동체의 상호작용에 의한 보편적 활동”이라는 시각 아래 전쟁을 경험하는 인간과 사회, 전쟁과 문화, 전쟁이 사회에 미친 영향 등 다양한 역사 요소를 망라해 서술한다. 이런 점에서 전쟁을 단순히 군대와 군사의 전략?전술로 기술한 전쟁사 책들과 대비된다.

많은 전쟁은 화약 사용과 신무기 개발 등 군사혁명에 기대어 발전해 왔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가자지구 전쟁에서 보듯이 군사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수시로 변화하는 전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살아 있는 인간의 의지와 의지가 대결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쟁은 그 자체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그러한 변화에 대한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쟁의 역사』는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시대별 전쟁 양상의 변화를 살피고, 이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전쟁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해준다.

목차

서문

1장 서양 고대 세계의 전쟁(기원전 30세기~기원후 5세기)

Ⅰ. 서양 고대 세계 개관
Ⅱ. 전쟁 양상의 변화와 그 원동력
Ⅲ. 고대 서양의 대표적인 전쟁
1. 이집트-히타이트 전쟁: 카데시 전투(BC 1275경)
2. 페르시아전쟁(BC 490~BC 479)
3. 펠로폰네소스전쟁(BC 431~BC 404)
4. 알렉산드로스의 전쟁(BC 334~BC 324)
5. 포에니전쟁(BC 264~BC 146)
6. 파르티아/페르시아 전쟁과 전략

2장 서양 중세 세계의 전쟁(기원후 5세기~15세기)

Ⅰ. 서양 중세 세계 개관
Ⅱ. 전쟁 양상의 변화와 그 원동력
Ⅲ. 중세 서양의 대표적인 전쟁
1. 프랑크 vs 우마이야 전쟁: 투르 전투(732)
2. 노르만 vs 앵글로-색슨 전쟁: 헤이스팅스 전투(1066)
3. 십자군전쟁(11세기 말~13세기)
4. 백년전쟁(1337~1453)

3장 고·중세 동양의 전쟁(기원전 7세기~기원후 13세기)

Ⅰ. 춘추전국시대의 전쟁
1. 주의 군사제도
2. 성복 전투
3. 진의 통일전쟁
Ⅱ. 한-흉노 전쟁
1. 전쟁의 배경
2. 한의 군사제도
3. 전쟁 경과
Ⅲ. 당의 대외 전쟁
1. 당의 건국
2. 당의 군사제도
3. 당의 영토 확장
Ⅳ. 송과 요(거란)의 전쟁
1. 전쟁의 배경
2. 송과 요의 군대
3. 전쟁 경과
Ⅴ. 몽골 제국의 정복 전쟁
1. 칭기즈칸과 몽골 제국의 성립
2. 몽골군의 편성과 훈련
3. 호라즘 원정
4. 유럽 원정

4장 화약전쟁의 시대와 유럽의 변화(1500년~1720년)

Ⅰ. 16세기 유럽, 르네상스와 종교전쟁
1. 전쟁에서 전쟁으로
2. 화약 혁명과 전쟁의 변모
3. 용병들의 전쟁
4.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성장
[사례 연구] 근대 초 유럽의 ‘군사혁명’
Ⅱ. 17세기 유럽, 절대주의와 왕조 전쟁
1. 30년전쟁
2. 스웨덴의 흥기, ‘북방의 사자’ 구스타브 아돌프
[사례 연구] 브라이텐펠트 전투
3. 바다의 패권: 잉글랜드-네덜란드 전쟁(1652~1674)
4. 프랑스의 부상과 상비군 시대

5장 전쟁과 혁명의 시대(1720년~1815년)

Ⅰ. 18세기 유럽의 격동
1. 유럽의 세력균형과 프로이센의 대두
2. 전열보병(戰列步兵) 시대
[사례 연구] 퐁트누아 전투
Ⅱ. 혁명과 전쟁의 서사시
1. 미국독립전쟁
2. 프랑스혁명전쟁
3. 나폴레옹전쟁
4. 나폴레옹 제국의 몰락
[사례 연구] 조미니가 본 워털루 전투

6장 산업화 시대의 전쟁(1815년~1914년)

Ⅰ. 19세기 유럽 개관
Ⅱ. 전쟁 양상의 변화와 그 원동력
1. 전쟁 방식: 전쟁의 소프트웨어 측면
2. 전쟁 수단: 전쟁의 하드웨어 측면
Ⅲ. 대표적인 결전
1. 크림전쟁(세바스토폴 전투)
2. 미국 남북전쟁(게티즈버그 전투)
3.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스당 전투)
4. 제국주의 전쟁 사례(옴두르만 전투)
Ⅳ. 19세기의 전쟁사적 의미

7장 동아시아의 전쟁(16세기 이후)

Ⅰ. 동아시아 각국의 군사체제와 국제질서 변화
Ⅱ. 임진왜란
1.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대륙 침략 계획
2. 개전 초기 전황
3. 조선의 반격과 명나라 원군 파견
4. 강화 추진과 장기전 태세
5. 정유재란과 강화
Ⅲ.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1. 여진족(만주족)의 흥기와 광해군의 외교
2. 인조의 반후금 정책 전환과 정묘호란
3. 병자호란

Ⅳ. 청일전쟁
1. 배경과 원인
2. 초기 경과
3. 전쟁의 제한과 시모노세키 강화조약
Ⅴ. 러일전쟁
1. 배경과 원인
2. 초기 전쟁 상황
3. 펑톈 전투와 쓰시마 해전
4. 포츠머스 강화조약

8장 제1차 세계대전(1914년~1918년)

Ⅰ. 배경과 전쟁 발발
Ⅱ. 개전과 초기 전투
1. 국경선 전투
2. 동부전선의 전황
Ⅲ. 1915~1916년 전황
1. 장기화되는 전쟁
2. 베르됭 전투
3. 솜 전투
Ⅳ. 1917~1918년 전황과 종전
1. 미국의 참전과 니벨 공세의 실패
2. 종전으로 가는 길
[사례 연구] 제1차 세계대전 중 해전
[사례 연구] 제1차 세계대전 중 공중전
Ⅴ. 전쟁의 영향

9장 제2차 세계대전(1939년~1945년)

Ⅰ. 추축국의 대두와 전쟁으로의 길
Ⅱ. 추축국의 공세와 연합국의 위기(1940~1941)
1. 독일의 공세와 프랑스의 몰락
2. 영국의 위기와 독일의 소련 침공
3. 일본의 공세와 미국의 참전
Ⅲ. 전세의 역전(1942~1943)
1. 북아프리카 전역과 독소전쟁의 전황
2. 태평양전쟁의 역전된 전세
Ⅳ. 연합국의 공세와 추축국의 항복(1943~1945)
1. 유럽 전선의 연합군의 반격
2. 소련의 진격과 베를린 함락
3. 미국의 공세와 일본의 패망
Ⅴ. 연합국의 승리 요인과 제2차 세계대전의 의의

10장 냉전 시기의 전쟁(1946년~1989년)

Ⅰ. 적대적 양극체제의 형성
1. 냉전의 태동
2. 고착되는 양극체제
Ⅱ. 핵무기의 등장과 군비 경쟁
1.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결
2. 핵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
Ⅲ. 아시아의 냉전과 한국전쟁
1. 중국 대륙의 공산화
2. 6.25전쟁(한국전쟁)

Ⅳ. 아시아의 탈식민지화와 베트남전쟁
1. 동남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 변화
2. 베트남전쟁
3. 중동에서의 냉전
Ⅴ. 평화공존과 데탕트, 그리고 위기 고조
Ⅵ. 냉전의 붕괴

11장 탈냉전기의 전쟁(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돈바스와 크림 반도 전쟁)

Ⅰ. 냉전 종식과 일극체제의 부침
Ⅱ. 전쟁의 변화와 탈냉전기 군사기술의 변화
1. 초기 단계의 ICT 혁명
2. 낮은 수준의 도발과 군사력 사용
Ⅲ.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전쟁
1.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
2. 아프가니스탄 국가 건설의 실패
3. 오바마의 아프가니스탄전쟁
4. 양귀비와 아편, 그리고 마약 전쟁
5. 트럼프의 아프가니스탄전쟁
6. 바이든의 완전 철군과 카불 함락
Ⅳ. 미국의 이라크전쟁
1. 이라크 침공과 초기 단계의 난맥상
2. 국가 건설과 종파 내전
3. 아랍의 봄과 IS의 등장
Ⅴ. 러시아의 돈바스와 크리미아 반도 침공
1. 푸틴 정권과 러시아의 대외 팽창
2. 저강도 크림반도 침공
3. 돈바스전쟁
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Ⅵ. 맺음말: 탈냉전기 전쟁의 의미

12장 21세기 전쟁과 미래 전쟁(사이버, 로봇(드론), AI)

Ⅰ. 4차 산업혁명과 전쟁
Ⅱ. 사이버전
1. 사이버공간의 탄생
2. 사이버전의 이해
3. 주요 사이버전 사례
[사례 연구]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사이버전
Ⅲ. 로봇과 드론전
1. 로봇의 어원과 현대적 의미
2. 전장에서의 로봇: 무인운송체(UV)
3.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Ⅳ. 인공지능(AI)과 미래 전쟁
1. 인공지능의 역사와 이해
2.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
Ⅴ. 맺음말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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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소개
 

저자 소개

저 : 기세찬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저서로 『고대 중국의 전쟁수행방식과 군사사상』, 『중일전쟁과 중국의 대일군사전략(1937~1945)』, 번역서로 『하버드 중국사 청: 중국 최후의 제국』, 『중일전쟁: 역사가 망각한 그들(1937~1945)』(공역), 주요 연구 논문으로 「중국 지도자들의 전략문화 인식에 관한 연구」, 「중일전쟁시기 국민정부의 전시동원에 관한...

저 : 나종남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미국 현대사와 냉전 연구, 군사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저로 『군사작전을 통해 본 6.25전쟁』, 『대한민국 만들기, 1945~1987』(번역), 『군사전략 입문』(번역), 「한국전쟁 중 한국 육군의 재편성과 증강, 1951~53」, 「백마고지 전투의 재조명」 등이 있다. 한국아메리카학회, 한국군사사학회, 한국전쟁학회 등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책 속으로

전쟁은 사회 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반대로 변화된 사회 모습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기도 했다. 고대를 거치면서 전쟁은 구조적으로 소수의 전사 집단(특권 계층)이 승패를 결정짓는 의식적인 행위에서 점차 다수의 시민병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무력 행위로 확대되어갔다. 전쟁이 반복되고 규모가 커질수록 평민층의 협조가 더욱 절실해졌고, 공동체의 안위라는 명분만으로 그들의 전쟁 참여를 독려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따라서 전쟁 참여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납세로 책임을 다하게 된 시민이 특권 계층에게 정치권력의 분배를 요구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 p.27~28, 「1장 「서양 고대 세계의 전쟁」」중에서

백년전쟁은 유럽에 항구적인 전쟁상태의 지속이라는 씨앗을 뿌렸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유럽에서는 1337년부터 1945년까지 600여 년 동안 여러 국가 간의 합종연횡이 이루어지는 국제전이 지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세기 혁명의 시대와 20세기의 양차 세계대전을 별도로 놓고 본다고 해도 이 폭력의 집중과 집적, 그리고 전쟁이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연쇄반응은 적어도 1815년 나폴레옹 전쟁이 막을 내릴 때까지 지속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의 국가는 국가전쟁을 목적으로 한 전쟁국가로 발전하게 되었고, 상시적인 전쟁 준비를 위해 과세가 이루어졌다. 이 과세의 목적이 타당한지에 대해 논의하는 대의제가 일반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를 번거롭게 여기면서 관료제를 발전시킨 프랑스에서는 절대왕정이 자리 잡기도 했다.
--- p.108~109, 「2장 「서양 중세 세계의 전쟁」」중에서

헝가리 연합군의 패배로 유럽 전역은 공포에 떨었다. 유럽에는 이제 몽골군을 저지할 군대가 없었다. 그러나 몽골군은 계속해서 전진하지 않고 갑자기 몽골 제국의 수도 카라코룸으로 회군했다. 당시 몽골 황제 오고타이가 사망해 원정군을 이끄는 바투와 수부타이가 제국의 칸을 선출하는 쿠릴타이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몽골의 유럽 원정은 막을 내렸다. 유럽은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몽골은 유라시아에 걸친 정복 전쟁을 벌여 전례 없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동해에서 지중해와 카르파티아산맥에 걸쳐 영역을 넓혔고, 전성기에는 100만 명이 넘는 군대를 보유했다. 몽골군이 전쟁에서 연전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초원의 전술을 새로운 전술과 무기, 새로운 전쟁 형태에 실용적으로 조화시켰기 때문이다.
--- p.165, 「3장 「고?중세 동양의 전쟁」」중에서

이렇게 ‘장창과 소총’이 결합한 보병의 전투력이 중세 백년전쟁을 수놓았던 기병의 무훈시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총병은 적군 기병대에 선제 공격을 가했으며, 3~7.5m 길이의 장창을 지닌 창병은 기병대의 돌격으로부터 총병을 보호하는 한편 적진으로 쇄도해 육박전을 벌였다. 1498년 프랑스의 샤를 8세가 이탈리아를 침공했을 때 병력의 절반이 기병이었다. 하지만 1524년 프랑수아 1세가 이탈리아를 침공했을 때에는 병사의 20%만이 말을 타고 있었다. 1700년 무렵이면 유럽 군대의 대부분은 보병 75%, 기병 25% 정도로 구성된다.
--- p.180, 「4장 「화약전쟁의 시대와 유럽의 변화」」중에서

18세기 보병의 전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창병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것은 개인 화기인 머스킷의 개량이 가져온 대표적인 변화였다. 17세기까지 머스킷은 장전과 발사 과정이 더디고 번거로운 화승식 격발장치를 사용했다. 하지만 18세기 들어 부싯돌 마찰로 일어나는 불티로 화약을 터뜨리는 수발식이 발명되어 화승식 머스킷을 대체해나갔다. 수발식 머스킷은 여전히 전장식 장전 방식이었지만 간편한 발화 과정으로 일제사격이 가능했다. 게다가 총검의 고리를 총열에 고정하는 방식인 고리형 총검의 발명으로 총검을 부착한 상태에서도 사격이 가능했다. 고리형 총검 덕분에 모든 보병이 창병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전장에서 창이 완전히 사라졌다. ‘장창과 머스킷’의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총검보병’의 시대가 온 것이다.
--- p.225, 「5장 「전쟁과 혁명의 시대」」중에서

이처럼 그 자체로는 무해한 철도 운송은 19세기 후반에 점차 전쟁 수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철도가 대규모 병력과 군수물자 등을 신속하게 전장으로 이동시키면서 시간·공간·힘이라는 전략의 3대 요소 중 특히 시간 요소를 크게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서 한발 앞서 있던 독일은 동원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반복 숙달한 결과 20세기 초에 이르면 동원 개시 2주 안에 대규모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바야흐로 속칭 ‘철도 시간표’ 전쟁이 발발할 여건이 무르익고 있었다. 바로 그 중심에 독일군의 작전계획인 ‘슐리펜 계획’이 놓여 있었다. 모두들 누군가 화약고에 불을 붙이기만 내심 바라는 듯한 ‘불길한’ 분위기가 20세기 초반 유럽 대륙에 감돌았다.
--- p.277, 「6장 「산업화 시대의 전쟁」」중에서

원균이 전사한 후 삼도수군통제사에 재임명된 이순신은 잔여 13척의 함선을 모아 ‘일부당경 족구천부’, 즉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적 천 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9월 16일 일본 수군과 명량해전을 벌였다. 일본은 열 배가 넘는 함선으로 이순신 함대와 맞섰으나 결국 구루시마 미치후사 등이 전사하는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전라도와 충청도 해상에서 육상으로 진군하는 일본군을 지원하려는 일본 수군의 계획은 좌절되고 웅천 방면으로 퇴각했다.
--- p.322, 「7장 「동아시아의 전쟁」」중에서

1941년 6월 독일은 소련을 침공했다. 영국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북아프리카까지 전역을 확대한 상황에서 독일은 왜 불가침조약을 파기하면서까지 소련을 침공했을까? 독일은 그들이 지닌 전통적인 전략적 약점인 양면 전쟁을 피하려 했다. 따라서 영국이 힘을 회복하고 미국이 본격적으로 참전하기 전에 소련을 굴복시켜야 했다. 역설적으로 예상보다 강한 영국의 저항과 예견되는 미국의 참전이 소련과의 전쟁을 앞당긴 촉진제가 된 것이다. 또한 독일이 장기 총력전을 수행하려면 소련이 차지한 지역의 자원이 필요했다.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에서도 언급했듯이 우크라이나의 식량, 우랄의 지하자원, 캅카스 일대의 유전, 시베리아의 삼림자원은 독일의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 p.424, 「9장 「제2차 세계대전」」중에서

한국전쟁이 가져온 국제 정세의 변화는 극적이었다. 미국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급감한 국방비를 대폭 늘렸고, NATO의 군사력을 강화했으며, 서독 재건에 박차를 가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전쟁으로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연기되었으나, 이 전쟁으로 중국 내에서 마오쩌둥의 위상이 더욱 강화되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에서 3년 동안 치열하게 전개된 이 전쟁은 냉전과 탈냉전을 지나 새로운 냉전 시대에 접어든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진 두 국가는 냉전 시대 내내 상대방을 적대적으로 생각했으며, 탈냉전 시대에는 몇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려 했으나 주목할 만한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또한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위협으로 인해 한반도와 주변 국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p.487, 「10장 「냉전 시기의 전쟁」」중에서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 관점에서 탈냉전기의 전쟁은 유일 강대국 미국의 정치, 경제, 군사적 능력을 고갈시켰던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은 2001년 일극체제 중심으로 유일 강대국의 지위를 향유했지만, 2021년 현재 시점에서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면서 지난 20년 동안의 노력에 대한 적절한 성과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2022년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탈냉전기 전쟁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의미는 바로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를 예측보다 빠르게 종식시켰다는 사실일 것이다.
--- p.555, 「11장 「탈냉전기의 전쟁」」중에서

과거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우주전도 이제는 현존하는 안보적 위협이 되었다. 우주전은 우주공간에 위치한 행위자들 간의 전쟁부터 우주와 지상 간의 무력 충돌 행위까지 포함한다. 즉 우주와 지상 간의 전투는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에서 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과 지상의 무기가 우주에 있는 위성 등을 파괴하는 행위들을 포함한다. 현재 국제조약에 따라 우주공간에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배치와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데도 국가는 조약을 교묘히 피해 활발하게 우주전을 위한 무기의 개발과 실험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앞선 우주 과학기술을 가진 미국, 러시아,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우주전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과 부대를 창설해 운영 중에 있다.
--- p.609, 「12장 「21세기 전쟁과 미래 전쟁」」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국 실정에 맞게 쓰인 최초의 ‘전쟁사’

『전쟁의 역사』는 기원전 30세기부터 기원후 21세기까지 동양과 서양의 전쟁사를 다루고 있다. 기존 전쟁사 책들이 군사작전과 전술, 부대 지휘 등 군사적 전략?전술에 집중한 것과 달리 이 책은 전쟁을 보편화한 인간 행동으로 이해하고 인간 중심의 시각으로 전쟁을 해석하는 ‘새로운 전쟁사’로 기술됐다.

전쟁은 인류 역사상 가장 보편적인 활동이었고, 전쟁을 담당하는 군대는 오랫동안 인간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인간 공동체가 상호작용하는 중요한 방법이었던 전쟁은 정치권력과 종교의 팽창을 이끌었고, 기술의 발전을 유도했으며, 무역과 경제 교류의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종종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전쟁은 인간 공동체가 수행하는 주요 활동의 하나로 역사 연구의 중요한 주제이다.

전쟁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소와 전쟁이 빚어낸 결과와 영향까지
전쟁사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전쟁사 책은 세계사에서 중요한 전쟁 하나를 깊이 있게 다루거나 전쟁을 치르는 각 세력의 역학관계에 치중하거나 중요한 전쟁을 열거하며 큰 흐름을 짚어주는 데 주목했다. 특히 군사사 책은 주로 외국의 전쟁사 교재를 번역한 것이 주였는데 군사작전과 전술, 각종 전투와 부대 지휘 등에 집중되었고, 전쟁을 경험한 국가와 사회, 군대보다 더 큰 인명 피해를 입은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민간인, 무기를 생산한 노동자 등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전쟁의 역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책과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이 책이 다루는 시간과 지역, 차원, 영역의 범위이다. 이 책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기원전 30세기부터 기원후 21세기까지 다룬다. 지리적으로는 동양과 서양의 전쟁사를 모두 포함한다. 기존 책과 달리 육지뿐 아니라 바다와 공중에서 치른 전쟁도 포함한다. 실제로 20세기 이후의 전쟁은 육지, 해상, 공중 등 3차원에 걸쳐 펼쳐지는 양상을 보인다. 둘째, 기존 책처럼 전략과 전술에 집중하되, 이것에 미친 정치, 문화, 사회, 그리고 인간 요소를 중요하게 다뤘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전쟁과 군사사의 주요 이슈를 특화했고, 군사작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와 이들이 가져온 결과와 영향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국내 시대별 군사사 전문가 집필한 색다른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전쟁사

한국의 군사사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전쟁사 교육을 위해 최신 군사사 연구 경향을 전달할 적합한 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왔다. 『전쟁의 역사』는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전쟁사 전공자, 역사학자, 시대별 군사 전문가가 함께 논의하고 기획한 결과물이다.

『전쟁의 역사』는 역사와 전쟁사, 국제관계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축성술과 공성전, 대포의 등장, 화약의 발명으로 인한 군사혁명, 증기기관의 도입, 최근의 핵무기와 우주전까지 전쟁을 승리로 이끈 무기는 문명의 발달, 과학기술의 발달과 연관됨을 설명하고 있어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쟁과 당시 시대 상황, 그것을 통해 인류 역사의 한복판을 살아갈 독자는 풍부한 지적 밑거름을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총 12개 장으로 나누어 기원전 30세기부터 기원후 21세기 그리고 미래의 전쟁을 다뤘다. 각 장에는 해당 시기와 장소에서 발생한 전쟁과 군사 발전뿐 아니라 전쟁과 사회의 상호작용이 서술돼 있다. 12개 장 가운데 5개 장이 20세기와 21세기 전쟁사에 할애됐다. 현대와 미래의 전쟁, 즉 가까운 과거와 가까운 미래의 전쟁과 군사 발전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저자들은 책의 기획 의도에 포함된 실용주의 관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폭넓은 전쟁사 지식과 수준 높은 최신 군사사 연구 주제와 경향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가 놓인 지정학적?군사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본문에 삽입된 수백 장의 시작 자료(전투 동선, 지도, 사진 등)는 내용의 생생하고 입체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