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서양철학의 이해 (책소개)/4.서양철학이해

갈릴레오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 태양계의 그림을 새로 그리다

동방박사님 2021. 12. 1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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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천동설을 무너뜨리고 지동설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 갈릴레오의 화제작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쓰고 해설한 책. 갈릴레오를 종교 재판에 서게 한 원인을 제공한 책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즉 ‘종교와 과학의 대립’이라는 흔한 관점이 아니라, ‘낡은 과학을 넘어서려는 새로운 과학의 도전’이라는 시각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고전이 본래 지니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드러내고, 근대 과학의 시대를 더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의 특징은 근대 관측 천문학이 태동하는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근대 관측 천문학은 망원경을 이용해 인간 시각의 한계를 넘어 우주를 관측하여 신비로 가득한 우주 운행의 비밀을 밝혀낸다. 그리고 과학자의 진정한 탐구 자세, 특히 권위주의에 맞서 참된 지식의 토대를 찾으려 했던 갈릴레오의 끈질기고도 진지한 자세가 인상적으로 남는다. 과학 교과서에서 배우는 많은 내용의 출처가 이 책이므로, 무엇보다 교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목차

프롤로그
1 근대 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오와 『대화』
2 낡은 과학과 새로운 과학의 충돌

첫째 날
3 아리스토텔레스의 절대 권위에 의심을 품다
4 천상계의 새로운 사실 증거를 밝히다

둘째 날
5 학문 세태를 비판하며 생각의 독립을 촉구하다
6 지구 자전에 관한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다
7 수직 낙하를 논하며 지구 자전을 옹호하다

셋째 날
8 지구가 공전하는 태양계의 그림을 그리다
9 광대한 우주 공간에서 지구는 어떻게 공전하나

넷째 날
10 독창적 조수 이론으로 지구 운동을 논증하다

에필로그
11 갈릴레오와 함께한 천문학 여행을 마치며
 

저자 소개 

저 : 오철우
 
1990년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말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했다. 편집부, 사회부, 씨네21부, 문화부 등을 거쳤으며 과학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여러 필자들과 함께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scienceon.hani.co.kr)’을 운영하며, 웹진과 지면에 글을 쓰고 있다. 2001년 <한겨레>에 보도한 과학기사 “김치는 살아 있다 -젖산균이 지배하는 신비한 미생물의 세계”가 고등학교 국정 국...
 

책 속으로

갈릴레오는 과학 혁명을 이끈 주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망원경을 써서 처음으로 천체를 관측한 과학자로서 여러 천문학의 발견을 이뤄 냈다. 이런 관측 증거와 수학적 증명을 통해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태양 중심설이 자연의 원리라는 사실을 애써 옹호함으로써 당시 유럽 사람들의 우주관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 p.31

오랜 인내심을 가지고 모은 망원경 관측 자료들은 때로는 새로운 천문학 이론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천문학 이론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코페르니쿠스 천문학 이론도 그러했다. 망원경 덕분에 더 멀리 더 정확히 보게 되면서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
맨눈이 아니라 망원경으로 본 행성들의 크기 변화는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이 예상한 바와 거의 같았다. 망원경으로 보면 행성 둘레에 나타나는 광채의 퍼짐 현상은 사라지고 실물을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살비아티는 이런 장점을 지닌 망원경으로 실제 관측해 보니 화성이 “공전 궤도에서 위치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크기의 비율이 코페르니쿠스 이론과 꼭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한다. 금성도 마찬가지였다. 자기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어 오랫동안 핍박과 공격을 받아 온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이 그 설움을 푸는 순간이다. --- p.162~164

갈릴레오가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참됨을 주장할 때 내세우는 근거 중 하나는 그것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명쾌하다는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전통 천문학자들이 골치 아파했던 행성의 역행 현상을 아주 명쾌하게 설명해 낼 수 있다는 점을 코페르니쿠스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 p.171

『대화』에서는 망원경 관측 증거와 더불어 수학과 기하학을 통한 증명이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을 지지하는 중요한 근거로 쓰였다. 갈릴레오가 보이게, 자연은 사람의 기대나 의지와 관계없이 그저 존재하는 객관적 실체였다. 거기에는 수학적 질서가 있다. 그래서 법학과 인문학과 달리 자연 과학에는 절대 진리가 있고 반드시 그러해야 하는 필연적 결론이 있다고 그는 믿었다. (……) 자연의 필연성은 자연의 수학적 질서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 p.227~228

갈릴레오는 근대 초기 과학자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신은 없다.’는 식으로 종교와 맞서지는 않았다. 오히려 갈릴레오는 신이 자연에 아름다운 수학적 질서를 수놓았다고 여겼고, 그 질서를 찾으려 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자연을 창조한 신의 전지전능을 높이는 일이 될 거라 생각했다. (……) 이러한 생각은 당시 팽배해 있던 회의주의나 무신론 등의 사상과는 무척 다른 것이었다.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을 거치면서 17세기 지식 세계에는 ‘확실한 앎이나 절대 진리는 없다.’는 회의주의나 ‘신은 없다.’는 무신론과 유물론 같은 사상이 퍼지고 있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이런 ‘이단의 사상들’에 맞서 인간이 참된 지식을 추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 그는 신이 창조한 우주 만물에 수학적 질서가 있고, 인간은 수학의 도구를 이용해 확실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직자뿐만 아니라 갈릴레오를 비롯한 근대 초기 과학자들에게도 신의 온전한 세계를 지키고 지식의 확실성을 다시 세우는 일은 중요한 사명이었던 것이다.
--- p.234~235
 

출판사 리뷰

갈릴레오,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로 ‘흥행 대박’을 터뜨리다!
과학자 갈릴레오를 그 유명한 종교 재판에 휘말리게 한 책,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이하 『대화』). 『대화』는 철옹성과 같던 천동설을 논파하고 지동설을 설득력 있게 주장해 17세기 유럽에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출간 당시 사람들 사이에 ‘최고의 과학자 갈릴레오가 걸작을 출간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고, 갈릴레오에게는 독자들의 열광적인 편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서점마다 이 화제작을 구하기 위해 문의가 빗발쳤으며, 정가의 20배에 달하는 가격에 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흥행사 기질이 있던 갈릴레오가 베스트셀러의 요소를 고루 갖추어 책을 냈고, 그것이 적중하여 ‘흥행 대박’을 터트린 것이었다.

우주 운행의 비밀을 밝힐 가상 토론회가 열린다!
갈릴레오는 『대화』에서 뛰어난 연출 솜씨로 ‘가상 토론회’를 꾸민다. 천동설의 대변자와 지동설의 대변자가 맞붙어 나흘간 ‘끝장 토론식’ 설전을 벌이는 것이다. 우리 일상의 감각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지구의 운동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태양 흑점의 정체는 무엇인가? 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가? 행성들이 뒷걸음치는 듯이 보이는 역행 현상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주에는 중심이 있는가? 조수 현상은 왜 일어나는가? 갈릴레오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두 우주론의 공방을 통해 신비로 가득한 우주 운행의 비밀을 밝힐 천문학 여행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4막으로 구성된 연극’으로 과학 혁명의 현장을 느껴 보자!
과학 고전인 『대화』는 문학적으로도 뛰어나다. ‘호감을 주는 달변가’ 갈릴레오의 능수능란한 논변과 재치, 그리고 유머를 충분히 볼 수 있다. 갈릴레오는 자신의 생각을 추상적 형태로 내놓지 않고 감정의 빛깔을 입혀 제시한다. 오늘날 과학 논문은 메마른 서술과 수학 기호로 가득하지만, 『대화』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나흘간 이루어지는 가상 토론회는 마치 ‘4막으로 구성된 연극’을 보는듯한 느낌마저 준다.
이렇게 『대화』는 갈릴레오가 ‘대중적 글쓰기’를 시도한 책이지만, 그 안에는 관측 천문학의 성과부터 근대 과학 혁명의 현장, 과학의 탐구 방법, 과학자가 지녀야 할 자세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그 안에는 근대 과학 정신의 핵심이 담겨 있다. 그것이 『대화』가 오늘날까지도 고전으로 회자되며 읽히는 이유다. 특히 냉철하게 진리를 탐구하는 근대 과학 정신은 과학을 ‘탐구문제 풀이’ 정도로 생각하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기도 하다.

과학 교과서의 내용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어
한편 이 책을 읽다 보면, 교과서에서 배우는 ‘수직 낙하’, ‘관성’, ‘행성의 역행’, ‘태양 흑점의 운동’, ‘연주 시차’, ‘운동의 상대성’, ‘지동설 증명’ 등 많은 내용이 갈릴레오 책에서 그대로 나온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시험 문제에도 단골이 아니던가!) 즉 이 책은 천문학과 역학 이론에 크나큰 공헌을 한 갈릴레오가 오늘날 과학 교과에까지 미친 큰 영향을 체감하게 해 준다. 사실 오늘날 고등학교 공통 과학에서 배우는 물리학의 일부와 천문학의 대부분의 내용이 갈릴레오에게 출처를 둔 것이다. 이는 청소년들이 지금 배우는 과학 교과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고, 어떤 고민과 실험을 거쳐 그들에게 제시된 것인지 알게 해 준다. 그리하여 청소년들에게 과학 교과 학습에 더욱 흥미를 갖게 하고 사고력을 키워주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낳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읽는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갈릴레오는 『대화』를 통해 과학 혁명을 이끌었지만, 이후의 사태는 그의 예상과는 달리 심각했다. 그에게 고문 위협까지 동원한 종교 재판의 시련이 닥친 것이다. 갈릴레오의 종교 재판 사건은 과학과 종교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꼽히곤 한다. 이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과 그것을 억압하는 종교의 이미지를 일반화시켰다. 그리고 로마교황청은 진리를 억압하는 권위자로 그려진다. 이것이 갈릴레오 사건을 보는 ‘흔한 관점’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시각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런 시각으로는 갈릴레오가 새롭게 주창한 근대 과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화』를 한번 보기라도 한다면, 그런 단순한 시각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갈릴레오 사건은 종교와 과학의 대립보다는 새로운 과학과 낡은 과학의 충돌로 볼 때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과학과 낡은 과학의 충돌로 볼 때, 더 많은 것 볼 수 있어
과학 혁명의 주역 중 하나인 갈릴레오는 중세 과학을 무너뜨리고 근대 과학을 확고히 세우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교황청과 갈등을 빚은 것은 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었다. 갈릴레오는 신앙심이 투철했고, 과학의 진리는 신이 보증해 주는 것이라 여겼다.
이 책이 제시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비판의 초점은 가톨릭계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철학과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을 향한다. 이들은 중세를 지배하던 낡은 과학이다. 또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그가 극복하려 했던 것이 회의주의와 무신론(또는 유물론)이었음을 알게 해 준다.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는 ‘신의 세계를 위협하는’ 회의주의와 무신론이 퍼지고 있었다. 이에 갈릴레오는 이들을 물리치고, 신이 보장하는 확실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과학을 주창했다. 결국 갈릴레오가 주창한 근대 과학은 종교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튼튼하게 신의 새로운 지위를 마련하려는 시도였다는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근대 과학 정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줘
사실 과학사를 돌이켜보면, 과학이 신의 이름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갈릴레오에게만 특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대 초기 과학자들은 과학이 밝혀내는 자연의 진리가 더 위대한 신의 모습을 밝힐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적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새로운 시각으로 『대화』를 해설하여, 근대 과학의 모습을 제대로 드러낸다. 이것은 ‘흔한 갈릴레오 관련 책’들과 다른 이 책만이 지닌 장점이다. 이 책은 갈릴레오가 주창한 근대 과학 정신이 무엇인지, 무엇이 자연의 참된 지식이 될 수 있는지, 근대 과학은 어떻게 참된 지식이 될 자격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잘 보여 준다. 결국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근대 관측 천문학의 태동, 과학 혁명의 현장, 근대 과학 정신, 진정한 과학자의 탐구 자세 등을 생생한 감동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