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종교의 이해 (책소개)/3.신화학

수신기 (간보) : 신화란 무었인가

동방박사님 2021. 12. 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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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을 찾는 이야기’ 『수신기(搜神記)』는 신화, 전설, 민담 등 신비로운 이야기를 모은 것으로, 중국 지괴소설(志怪小說)의 백미이다. 책에 실린 여러 이야기는 후대에 널리 회자되어 많은 소설과 희곡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산해경』과 함께 환상의 모티프와 영감을 제공하는 모태로 작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현대적 문화콘텐츠로 끊임없이 재탄생하고 있다. 『수신기』 속에 담긴 이야기는 언뜻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당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오래된 동양 신화 속에서 지금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문플러스 동양고전100선 시리즈.

목차

옮긴이의 말|고대 신화에서 발굴하는 ‘지금 여기’의 의미
서문|기이한 이야기
권 1|그들은 떠난다
권 2|인간은 유한하다
권 3|결핍과 극복
권 4|서로 분리된 세계
권 5|신비하고도 인간적인
권 6|민심을 외치다
권 7|문화를 읽다
권 8|건국신화의 탄생
권 9|마술 같은 판타지
권 10|꿈의 무의식
권 11|설화의 보고
권 12|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권 13|자연과 사물
권 14|모든 것의 유래
권 15|부활하는 사람들
권 16|인간과 귀신의 사랑
권 17|괴이한 이야기
권 18|귀신을 대하다
권 19|기괴한 동물들
권 20|어떤 원인과 결과
 

저자 소개

저자 : 간보
干寶 중국 동진(東晉)시기의 학자이자 역사가. 젊어서부터 부지런히 배우고 많은 책을 읽어 재기(才氣)로 이름을 떨쳤다. 『진기(晉記)』 『춘추좌자의외전(春秋左子義外傳)』 『수신기(搜神記)』 등을 집필했다. 『수신기』는 육조(六朝)시대 소설의 모범을 보이고, 이후 당송(唐宋) 시대 전기물(傳奇物)의 선구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원본은 사라졌으며, 오늘날 우리가 보는 판본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내용을 ...
 
역 자 소 개
임대근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통번역학과 및 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한국외대 중국어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중국영화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시아 대중문화의 초국적 유통 양상과 중국 인문 지식의 현대적 전환 및 소통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옮긴 책으로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격동의 100년 중국』 등 다수가 있다. 서윤정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중국 푸단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책 속으로

‘떠남’이야말로 기인을 기인답게 하는 장치다. 그들이 일상 속에서 보통 사람과 얽혀 산다면, 도무지 알 수 없는 인간사 수많은 일을 신비로운 힘의 영역으로 환원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p.16

죽음은 어떤 인간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안초에게 수명 연장법을 가르쳐준 관로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 p.64

여현에 속한 어떤 곳에서 땅이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동서로 약 백여 걸음 되는 지역이 온통 피를 흘렸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8년 뒤에 봉운(封云)이 병사를 이끌고 서주를 침략하니, 그 난리 중에 죽거나 다친 이가 수만 명이나 되었다. --- p.204

의식이 표면으로 떠오르는 반면, 무의식은 의식의 아래로 침잠한다. 마찬가지로 겉으로 드러나는 정치 행위와 문헌 역사의 아래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엄청난 잠재 에너지를 품고 있는 민중의 꿈이 또 다른 역사를 그리고 있다. --- p.256

전설 속 왕조 고양씨(高陽氏) 때,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남매가 부부의 연을 맺었다. 고대 제왕 전욱(?頊)이 이들을 공동산 벌판으로 쫓아내자 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 죽고 말았다. 신조(神鳥)가 불사초(不死草)를 물어다가 그들을 덮어주었더니, 7년이 지나자 머리 두 개, 팔다리 두 쌍이 달린 몸으로 다시 살아났다. 이것이 바로 몽쌍씨(蒙雙氏)다. --- p.353

임천군 동흥현에 사는 사람이 산에 들어가 원숭이 새끼를 잡아 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원숭이 어미가 새끼 뒤를 따라서 남자 집까지 쫓아왔다. 남자는 보란 듯이 원숭이 새끼를 마당에 있는 나무에 묶어두었다. 어미 원숭이는 아무 소리도 내뱉지 못한 채, 그저 남자를 향해 자신의 뺨을 때려 보이며 애걸했다. 그러나 남자는 원숭이 새끼를 풀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자리에서 원숭이 새끼를 때려죽였다. 어미 원숭이는 애달프게 소리를 내지르며 껑충껑충 뛰다가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 남자가 어미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니 마디마디가 모두 끊어져 있었다. 이 일이 있고 반년도 못 가서 남자의 집에 역병이 돌더니 가족이 모두 죽고 말았다.
--- p.506
 

출판사 리뷰

고대 신화 세계의 선하(先河)를 연 『수신기』는 동진시대의 저명한 역사가인 간보가 펴낸 책이다. 『수신기』에는 신선과 귀신에 관한 이야기, 잡다한 기록과 민간의 전설이 모두 들어가 있다. 대체로 이야기마다 편폭이 짧고 줄거리가 간단하다. 하지만 후대에 막대한 영향을 준 지괴소설(志怪小說)의 모범이자 상상력의 보고라는 점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원본은 오래전 소실되었으며, 오늘날 전하는 『수신기』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내용을 후대에 재편집한 것으로, 모두 2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설에 따르면 『수신기』는 원래 30권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저자 간보는 동진시기 신채현 사람으로 자(字)는 영승(令升)이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을 읽어 이름을 떨쳤으며, 진나라 원제(元帝) 때 사관 일을 맡았다. 나중에 산기상시(散騎常侍)를 역임했다. 사학에 정통했던 간보는 역학에도 뛰어났다. 바로 이런 자질이 『수신기』를 펴내는 기초가 되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문재(文才)에 뛰어났던 간보는 『수신기』 외에도 『주역주(周易注)』 『주관주(周官注)』 『간자(干子)』 『진기(晉紀)』 『춘추좌자의외전(春秋左子義外傳)』 등 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 산일되었다.

무릇 한 시대의 이야기는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사고를 반영하는 척도이다. 『수신기』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 속에 실린 이야기는 대부분 매우 기이하다. 신선의 도(道)가 실제로 존재하며, 기괴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신선과 도사가 비와 바람을 다스리며, 귀신이 인간과 사랑을 나누고,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물론 오늘날 현대 과학의 눈으로 이런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의문이 풀리는 부분도 적지 않다. 동물의 기형 및 기형아 출산, 트랜스젠더, 이종 교배, 지진, 지형 변화와 관련된 내용이 그렇다. 흥미로운 점은 『수신기』가 이런 기이한 현상을 현실의 정치적 상황과 결부해서 풀이하려고 시도한다는 사실이다. 『수신기』를 통해 당대인의 세상에 대한 이해와 희망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는 그래서 가능하다.

『수신기』의 일부 내용은 후대 희극과 소설의 재료로 발전했다. 특히 『산해경(山海經)』과 함께 환상의 모티프와 영감을 제공하는 모태로서 작용했다. 후대 전기소설에 미친 영향도 매우 커서 『수신후기(搜神後記)』 『요재지이(聊齋志異)』 같은 작품이 모두 『수신기』의 창작 방식을 따랐다. 또 어떤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그 생명력을 잃지 않고 인기 드라마, 영화, 게임 등 현대적 문화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다. 신과 인간이 자유롭게 어우러지며 기이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시절의 이야기. 인류의 상상력을 극한까지 자극하는 오래된 이야기가 이 책 속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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