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종교의 이해 (책소개)/1.세계종교

종교와 군대

동방박사님 2022. 1. 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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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누구도 묻지 않았던 종교 내 군대 혹은 군대 내 종교, 군종
군종의 역사와 정당성을 성찰적으로 탐구하다

군종에 관한 국내 최초의 역사적·비판적·성찰적 연구서

“초코파이가 정말 생명의 ‘만나’(구약성서의 ‘기적의 음식’)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공관병 갑질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찬주 대장이 군대 내 ‘초코파이 전도’를 강조하며 한 말이다(“‘공관병 갑질’ 박찬주 “초코파이 전도로 국민 75% 복음화””, 『한겨레』 2017년 8월 6일). 입대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초코파이 하나를 얻기 위해 종교활동을 기다렸던 시간들. 성탄절과 부처님오신날에는 피자나 치킨을 먹기 위해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던 순간들.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던 일이다. 그런데 한국의 군종은 언제부터 병사들에게 초코파이를 나누어주기 시작했을까? 군대 내 종교활동은 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을까?

종교계와 군종장교들 사이에서는 군종의 활성화를 지향하는 연구들이 넘쳐나지만, 사회과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연구들은 매우 적다. 한국 남성 대부분이 경험하고, 우리나라의 종교 지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금도 가장 중요한 종교 영역 중의 하나인 군종에 관한 비판적 연구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종교사회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강인철 한신대 교수가 독보적인 연구 결과물을 내놓았다. 군종에 관한 국내 최초의 비판적 연구서인 『종교와 군대: 군종, 황금어장의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나?』는 한국 군종제도의 역사와 정당성을 성찰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계기로 군종이 도입된 이래, 각 교단은 군대에 진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진입한 뒤에도 군대 내 선교에 공을 들였다. 군대는 교단 지도자들이 정치엘리트들과 연결망을 형성할 수 있는 채널이자 교단에 ‘젊은 피’를 수혈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황금어장의 신화’에 매몰된 대가는 결코 적지 않았다. 후원을 바라며 국가와 동맹을 맺은 교단은 종교로서 가져야 할 양심의 자유, 평화를 향한 요구를 방기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종교사회학 분야에서 열한 권의 단독 저서를 낸 강인철 교수는 2년 동안의 치밀한 연구를 통해 군종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평화주의적 관점에서 ‘황금어장의 신화’에 사로잡힌 한국 군종제도를 살펴보는 이 책은 비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유형의 군종 모델을 모색한다. 『종교와 군대』는 한국 종교계와 우리 사회가 민주화와 평화를 확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방향타가 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_8

1장 서장: 군종의 역사성과 보편성 _13
2장 독점에서 준(準)독점으로: 특권으로서의 군종 _29
1. 독점: 그리스도교 독주 체제 _35
2. 교파적 다원화: 개신교 _49
3. 준독점 혹은 과점: 불교의 참여 _55
4. 다원화로의 첫걸음: 원불교의 군종제도 진입 _67
5. 여전히 멀고 험한 여정 _73
3장 공동운명체: 교단과 군종의 관계 _85
1. 역사적 개관 _88
2. 교단의 재정 지원: 종교시설 건축을 중심으로 _95
3. 맺음말 _108
4장 동질화에서 이질화로: 한국과 미국의 비교 _113
1. 동질화 단계: 1950~1960년대 _116
2. 이질화 단계: 1970년대 이후 _123
3. 맺음말 _142
5장 압축성장과 무성찰성 _145
1. 모방에 의한 압축성장 _147
2. 무성찰성 _157
3. 맺음말 _176
6장 황금어장의 신화: 도구주의, 종교경쟁, 정교유착 _179
1. 도구주의(1): 교세 확장 수단으로서의 군종 _183
2. 도구주의(2): 종교적 특권, 정치적 이득 _199
3. 종교 경쟁과 갈등 _208
4. 군대의 대변인 역할과 정교유착 _214
5. 맺음말 _219
7장 몇 가지 성찰의 쟁점들 _223
1. 군종의 합헌성(1): 종교의 자유와 차별 _228
2. 군종의 합헌성(2): 정교분리 _237
3. 신학적 딜레마: 평화주의의 이중적 도전 _243
4. 윤리적 딜레마들 _247
5. 맺음말 _258
8장 한국에서 ‘새로운 유형의 군종’이 출현할 수 있을까? _261
1. 규범과 현실의 충돌 _264
2. 에필로그: 실천적 제언들 _277

부록 열광 대 무관심: 한국의 군종 연구 _289
1. 내부: 열광, 혹은 연구의 과잉 풍요 _295
2. 외부: 무관심, 혹은 연구의 과잉 빈곤 _303
3. 새로운 가능성으로서의 군종사 연구 _309
4. 대안: 비교연구, 평화학적 지향, 조직-제도적 접근 _316

미주 _319
참고문헌 _356

 

저자 소개

저 : 강인철
 
199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7년부터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민종교, 전사자 숭배, 한국의 종교정치, 군종제도, 종교와 전쟁,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사회운동, 종교권력, 개신교 보수주의, 한국 천주교, 북한 종교 등을 탐구해왔다. 현재 개념사 연구서인 『민중(民衆)』을 집필 중이며, 시민성 형성과 종교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
 

책 속으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군종에 관한 연구는 ‘열광 대(對) 무관심’으로 양극화되어 있었다. 한편엔 전·현직 군종장교들과 신학자들이 잔뜩 운집해 있다. 거기엔 열띤 흥분이 넘쳐난다. 군종 활동과 관련된 세계 유일의 ‘학회’(한국군선교신학회)가 한국에 있을 정도이다. (…)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거대한 무관심의 심연이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따라서 읽어볼 만한 연구 성과도 좀처럼 나오질 않는다. 그저 무관심한 채 먼지가 쌓이는 시간만 흘러가는 형국이다. 그런 세월이 수십 년이어서 이젠 괴괴한 느낌마저 풍긴다. 이처럼 한편으론 난감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한 상황에서 이 책이 태동했다.
--- p.8~9

군종제도가 창립되던 1950년대 초에 불교는 단연 한국사회 최대의 종교였다. 따라서 한국 군종 역사에서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미스터리 중 하나는 제도 창립 당시 왜 불교가 참여자격을 얻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 대체 왜 이런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상황이 조성되었을까? 아마도 이 제도의 창립 과정 안에 비밀스런 해답이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 p.35

미국 군종에게 1970년대가 베트남전쟁을 계기로 불붙은 격렬한 ‘논쟁과 개혁의 시간’, 나아가 ‘위기의 시간’이었다면, 한국 군종에게는 전군신자화운동으로 대표되는 ‘축복과 은혜의 시간’이자 ‘기적을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전군신자화운동은 1970년대 전반기에 가장 활발했으나,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1970년대 내내 진행되었다. 전체 군인을 종교 신자로 만들겠다는 이 운동이 전체 경찰관과 유치인들, 나아가 전체 교도관과 재소자들마저 신자로 만들겠다는 운동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동안, 교단 내부에서도 행복감과 기쁨, 감격이 교차했다. 이런 엄청난 기적을 선물해준 장군들, 그리고 역시 장군 출신인 대통령에게는 찬사가 쏟아졌다.
--- p.140

궁극적으로 볼 때, 군종에 요구되는 성찰성은 군종 요원들을 군대로의 통합으로 이끄는 강인한 구조적 힘들에 대한 관찰력과 견제력을 포함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1) 군종의 이중적 역할 중 참모장교 기능이 우세해지는 경향, (2) 제도적 성장 욕구와 제도적·인간적 인정 욕구에 이끌리는, 독자적인 조직적 이익 관념을 발전시키는 경향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억제할 역량을 의식적으로 배양하지 못한다면, 대다수 군종들은 군대로의 통합이라는 급류에 휩쓸려가고 말 것이다.
--- p.178

군종 요원들이야말로 최전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기 교단의 공식화된 전쟁/평화 교리를 전파하고 실천해야 할 사람들이다. 최근의 전쟁/평화 교리는 군종들에게 ‘전쟁 선동가들’을 예언자적으로 비판하는 ‘평화의 메신저’가 될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20세기 후반의 전쟁교리 변화가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마땅할 ‘군대 내부의 교회’에 오히려 그 변화가 가장 더디게 전파·침투되는 것처럼 보이는 역설적 현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p.247

군종의 탈군대화/민간화는 군대에 대한 군종의 종속성에서 빠져나와 이를 자율성 강화의 방향으로 역전시킴으로써, (1) 정교분리 위반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뿐 아니라, (2) 군대 내의 군종 역할 전환(장병 인권의 옹호자·변호인)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3) 윤리적·신학적 딜레마들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고, 나아가 (4) 더 나은 종교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현재의 군인 중심 시스템에서, 과도적인 군인-민간인 공존 시기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민간 우위’ 혹은 ‘완전한 문민화/민간화’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런 여정(旅程)을 ‘지금’ 시작할 수는 없는 것일까?
--- p.287
 

출판사 리뷰

군종제도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낳은
‘황금어장’이라는 불패의 신화

군종은 16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진 제도다. 한국은 군종제도가 도입된 지 60년이 넘었고 제도화 역시 매우 활성화된 나라다. 군종이 도입된 주된 계기는 한국전쟁이었다. 해방 당시 최대 종교는 불교로 개신교는 5대 종교 중 하나일 뿐이었고 가톨릭은 5대 종교에 속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개신교·가톨릭)는 미국 군종장교들과 한국 교단 지도자들의 로비, 이승만 대통령의 특혜 부여 덕분에 1951년부터 1967년까지 군종을 독점할 수 있었다.
그리스도교에서 시작된 군선교 열풍은 1968년 각고의 노력 끝에 불교가 군종에 진입하면서 더욱 거세졌다. 선교/포교를 위한 노력과 종교 간의 경쟁은 급기야 ‘전군신자화운동’으로 이어졌다. 정교분리라는 민주공화국의 원리와 종교의 자유를 깡그리 무시한 전군신자화운동은 1970년대 내내 펼쳐졌다. 1970년대 초반 5년 동안에 개신교 41만 명, 천주교 5만 5천 명, 불교 4만 명 등 군종에 참여한 3대 종교는 육군에서만도 도합 50만 명 이상의 새 신자를 획득했다. 전군신자화운동은 1973년 교도소, 1974년 경찰서로까지 확산되었다.
종교계는 타 종교와의 경쟁에서 우세를 점하기 위해 군종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 단적으로 최근 개신교는 매년 군종 시설과 활동에 12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4대 종교를 중심으로 주요 종교들은 매년 최소한 150억 원 이상을 군종 활동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군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종교 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교단과 군종의 관계는 점차적으로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교단과 군종에 비판적 거리가 자리할 여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군종 요원들은 엄청난 선교/포교 실적을 올렸다. 이로써 ‘황금어장의 신화’가 만들어졌다. 군대를 포교의 금광으로 간주하는 ‘황금어장의 신화’는 군종제도가 성립된 지 50년이 지난 2000년대에도 계속되었다. 최근에도 군대는 청년 신자가 유입되는 데 있어 독보적인 경로다. “경제적인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데는 군교화 만한 데가 없다”는 원불교 군종장교의 말이나 “군선교는 작은 투자로 확실한 결실을 맺는 경제성이 있는 선교 영역이다”라는 개신교 측의 입장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성찰 없는 성장,
그리고 반공주의와 군사정권 지지의 어두운 역사

국가가 특정 종교를 후원하는 동시에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역사는 한국 군종제도와 종교사의 어두운 측면이다. 1975년 최태민 목사가 이끌던 ‘구국선교단’은 ‘구국십자군’을 창설하고 개신교 목사들을 군부대에 단기 입소시켜 군사훈련을 시켰다. 1975년 6월 21일 배제고등학교 교정에서 열린 ‘구국십자군 창군식’에는 구국선교단 명예총재인 박근혜도 참여했다. 박근혜 명예총재는 “굳센 신앙으로 나라를 지키는 일이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길”이라며, “공산주의의 위협으로부터 나라와 민족, 자유세계를 지키는 초석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고, 이후 최태민 총재와 함께 구국십자군을 사열했다고 한다. 군사정권은 반공주의를 강화하고 정권의 정당성을 높이는 데 군종을 활용했다. 종교계는 이에 발맞춰 군종을 군사정권의 엘리트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연줄이자 교세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 이처럼 종교계는 군사정권과 군종제도에 관해 무비판적이고 도구주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종교계의 무비판적이고 도구주의적인 태도는 군종제도의 형성 과정에서 두드러졌다. 한국 군종은 미국의 제도를 모방하면서 압축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군종제도는 1970년대를 거치면서 달라졌다.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쟁을 계기로 군종제도에 대한 격렬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군종장교들이 민간인학살과 같은 전쟁범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고위 군종장교들 사이에 위기의식이 확산되었다. 그 뒤 미국 군종장교들은 ‘사기 증진자’ 역할에 충실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군대의 통제가 아닌 교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길을 택했다.
반면 한국의 군종제도는 무성찰성이라는 기존의 패턴을 반복해왔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은 ‘신앙전력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군종을 장려했다. 전투력 강화를 지향하는 태도는 지금도 여전하다. 우리는 군종을 반공주의와 전투력 강화에 동원하는 군사정부식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나아가 종교의 자유, 평화주의의 대두, 군종의 역할 윤리라는 중요한 쟁점들에 대해서도 한국 군종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모방에 의한 압축성장의 가장 위험한 부산물은 바로 ‘성찰성의 부재’다. 저자는 한국 군종이 ‘무성찰성의 함정’에 빠진 중요한 이유가 미국 모델의 신화에 사로잡힌 데 있다고 본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군종은 미국식 군종 모델인 군대와 군종의 ‘완전한 통합 유형’을 따르고 있다. 완전한 통합 유형은 군종 요원이 군대의 계급 내에 존재하는 장교가 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들은 ‘성직자’인 동시에 ‘참모장교’다. 완전한 통합 유형에 속하는 군종은 두 가지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첫째, 군종이 병사들에게 ‘군대의 대변인’이라는 이미지로 비친다. 둘째, 군종이 소속 교단보다 군 당국의 입장을 더 반영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 군종제도가 군종에 관한 단일 모형에 머무는 한 대다수 군종들은 군대의 논리에 휩쓸리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종교의 자유와 평화를 향한
실천적 제언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한국 군종을 어떻게 성찰해야 할까? 첫 번째로 군종은 과연 헌법에 부합하는 조직이자 제도인지를 물어야 한다. 두 번째로 신학·교학의 평화주의적 전환에 군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세 번째로 각국의 군종이 ‘사기 증진자’에서 ‘도덕적 옹호자’로 전환되는 추세에서 한국 군종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저자는 이런 쟁점들에 대한 탐구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첫째, 종교자유권을 확대하기 위한 소수 종교·교단의 군종제도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나아가 저자는 군종 요원을 현역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 대체하는 ‘탈군대화/민간화 모델’을 궁극적인 대안으로 제시한다. 둘째, 신학·교학과 사회운동 양쪽에서 가해지는 ‘평화주의의 이중적 도전’과 양립할 수 있는 군종 형태를 모색하면서, ‘군대 안의 도덕적 옹호자’라는 새로운 군종 역할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특히 저자는 ‘종교-군대 간의 본질적인 긴장 관계’를 인정하는 것을 성찰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군종이 진정한 자율성을 얻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황금어장의 신화에서 깨어나고, 도구주의의 덫에서 해방되며, 신앙전력화의 미몽에서 벗어나 탈군대화되고 교단에 기초한 군종제도를 지향해야 한다.
이처럼 『종교와 군대』는 그 중요성에 비해 비판적인 연구 성과가 부족했던 군종을 본격적으로 파헤침으로써, 갈수록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는 군대와 종교계를 성찰하는 데 유의미한 논의를 제공해준다. 군대와 종교계의 성찰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 영역을 넓히고 평화를 이루는 마중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과 같은 논의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