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서양철학의 이해 (책소개)/1.서양철학사상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브로텔)

동방박사님 2022. 2. 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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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역사학의 거장 브로델이 보여 주는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본주의의 맨얼굴과 밑동을 파헤친다


이 책은 페르낭 브로델이 1976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세 번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프랑스어 강연 원고를 토대로 1977년에 영역본이 먼저 출간되었고, 지금 출판하는 한국어판 번역서의 프랑스어 원저는 1985년에야 출간되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강연은[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개요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브로델은 여러 가지 개념을 정밀하게 정의하지 않은 채 다양한 사료를 기반으로 방대한 분량을 저술했던 학자였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강연 원고는 브로델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선명하게 드러냈을 것이다. 한국의 독자들이 방대한 브로델의 저서를 이해하기가 수월치 않았을 것이다. 짤막한 분량으로 브로델 본인이 집약적으로 서술한 이 책은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서구언어권에서도 이 책의 원저와 번역본은[물질문명과 자본주의]못지않게 자주 인용되고 있다.

목차

강의1 물질생활과 경제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
1. 인간의 삶은 일상생활에 묻어서 굴러왔다
2. 도시와 화폐가 근대를 만들어냈다
3. 시장경제는 생산과 소비를 잇는 연결고리이자 동력이다
4. 본연의 시장경제라는 바탕 위에서 자본주의가 번성했다

강의2 교환의 세계
1. 시장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2. 자본주의는 시장경제와 구별되는 시대의 활동을 가리키는 용어다
3. 시장경제는 물질생활을 희생시키면서 팽창한다
4.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는 ‘밤의 손님’이다

강의 3 세계의 시간
1. 경제계는 그 자체로 완전한 경제 단위를 이루는 경제권이다
2. 자본주의는 세계의 불평등을 만들어낸다
3. 국민 경제는 국가가 물질생활을 반영해 만들어낸 응집된 경제 공간이다
4. 세계가 영국 산업혁명을 위한 효율적 조건을 만들어주었다

해제: 브로델이 들려주는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히드라 이야기 (김홍식)
1. 들어가기: 삶과 이야기, 그리고 시간
2. ‘구조’라는 이름의 인간의 조건을 세월의 무게에서 찾다
3. 역사를 탐험하는 배: 브로델의 모델
4.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기존의 시각을 뒤집다
삼층집 모델/자본주의가 사는 곳: 그 태생과 서식지/자본주의란 무엇인가?/다시 생각해봐야 할 브로델
5.[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1976년 존스홉킨스 대학교 강연

옮긴이 주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 : 페르낭 브로델 (Fernand Braudel)
 
1902년에 프랑스의 로렌 지방에서 태어났다. 소르본 대학에서는 역사학과 지리학을 전공하여 1923년에 학위를 받고, 알제리, 프랑스, 브라질 등지에서 강의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5년 동안 감옥에 있었는데, 이때 그의 첫 번째 대작인 『지중해: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를 구상했다. 이 책은 1949년에 출판되었다. 한편 그는 『아날』 지의 편집위원이 되었는데 1956년에는 ...

역 : 김홍식

 
1980년대 연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석사 학위를 마치고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10대학의 경제학 박사 교과 과정을 수학하던 중 구직 대열에 나서 삼성경제연구소와 삼성전자에서 10여 년간 일했다. 이후 주로 경제 분야를 번역하고 있다. 『시장의 속성』, 『자본주의의 미래』, 『금융의 모험』, 『상어와 헤엄치기』, 『전문가의 독재』, 『피터 드러커, 리더의 도전』, 『케인스 하이에크』, 『새뮤...
 

책 속으로

시장경제는 이 두 세계―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생산 활동과 모든 것을 써서 없애는 소비 활동―를 잇는 연결 고리이자 동력이었습니다. 물론 좁은 범위에 머물기는 했지만 늘 활발한 움직임이 샘솟는 영역이었습니다. 즉 시장으로부터 갖가지 유인과 활력, 혁신이 일어났고, 사람들의 주도적 행동과 다각적 인식이 생겼습니다. 또 시장을 통해서 경제 활동이 성장하기도 했고, 나아가 진보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나는 시장경제가 장점도 있고 중요하다고 인정하지만, 시장경제가 모든 걸 좌지우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최근까지도 경제학자들의 논리는 시장경제의 도식과 교훈을 유일한 전제로 여기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는 물질생활을 희생시키면서 그 자신은 빨리 팽창하고 또 자신의 관계망을 확장합니다. 이렇게 시장경제가 팽창할 때 자본주의는 항상 이득을 봅니다. 나는 기업가를 자본주의 시스템 전체의 해결사인 양 내세우는 조지프 슘페터의 생각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은 어디까지나, 결정적인 것은 전체의 운동이며, 자본주의는 어떤 형태의 것이든 간에 우선은 그 밑에서 받쳐주는 경제를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경제 영역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특수한 형태입니다. 그 실체는 인접한 영역과 그 영역에 침투한 모습을 비추어보지 않고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을 것이고, 그때에야 자본주의의 진정한 모습이 드러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근대 국가는 자본주의를 만들어낸 모태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물려받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에 우호적일 때도 있었고, 적대적일 때도 있었습니다. 또 자본주의가 팽창하도록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었지만, 머리를 드는 자본주의를 파괴하기도 했습니다. 자본주의는 국가와 한 몸을 이룰 때에만, 즉 자본주의가 국가가 될 때에만 승리합니다.

이처럼 사회적 물결이 (어느 정도) 안정적이어야만 집안 재산이 축적될 수 있고, 부르주아로 성장할 가문들이 생겨나고 유지될 수 있습니다. 또 그래야만 화폐 경제를 배경으로 마침내 자본주의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는 고래의 상류 사회가 움켜쥐고 있던 아성을 파괴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에 못지않게 견고하고 질긴 아성을 새로 만들어가게 됩니다.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는 ‘밤의 손님’입니다. 모든 것이 다 갖추어졌을 때 자본주의가 당도한 것이지요. 달리 말하면, 수직적 위계라는 문제 자체는 자본주의 너머의 문제이고, 자본주의를 초월하는 문제이며, 자본주의가 출현하기에 앞서 존재하며 자본주의를 통제했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비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수직적 위계는 철폐되지 않았습니다.
(/ p.89)

어쨌거나 서유럽은 신대륙에 고대의 노예제를 이전했고(거의 다시 발명했고), 자신의 경제적 필요 때문에 동유럽에서 재판 농노제 성립을 유도했습니다.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임마누엘 월러스틴의 주장에 무게가 실립니다. 자본주의는 세계의 불평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본주의가 발전하려면 국제 경제 차원의 공모가 필요하다고 임마누엘은 주장합니다. 자본주의는 매우 드넓은 공간을 권위주의적으로 조직하는 과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만약 제한된 경제 공간에 갇혀 있었다면 자본주의가 그렇게 드세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다른 지역의 종속적 노동을 이용할 수 없었다면, 자본주의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국민 경제는 물질생활의 필요와 혁신을 반영하여 국가가 정치적으로 만들어낸 통일되고 응집된 경제 공간입니다. 그래서 그 공간의 활동이 한꺼번에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영국만이 일찌감치 이 위업을 달성하게 됩니다. 영국을 다루면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혁명을 이야기합니다. 농업혁명도 있었고, 정치적 혁명, 금융혁명, 산업혁명이 일어났다고 말합니다. 이 목록에 추가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간에 국민 시장을 만들어낸 혁명이 그것입니다.

자본주의란 것은 본질적으로 가장 높은 곳의 경제 활동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적어도 그처럼 높은 곳에 올라서려는 경제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같은 자본주의는 그 밑에 두터운 층 두 개―물질생활과 촘촘한 시장경제―를 겹으로 깔고 앉아, 높은 수익이 나는 영역에서 서식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를 최상층의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역사학의 거장 브로델이 보여 주는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본주의의 맨얼굴과 밑동을 파헤친다


‘역사학의 교황’이라는 찬사가 손색없던 브로델은 ‘구조’와 ‘전체사’의 틀로 역사를 조망함으로써 현대 역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브로델의 가장 야심찬 작업은 그러한 틀거리로 자본주의 문명의 심층을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는 것이었다. 그는 자본주의는 이윤을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카멜레온과 히드라 같은 존재임을 밝혀냄으로써, 우리에게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참신하고도 넓은 지평과 혜안을 제공하였다. 이 책은 그가 심혈을 기울인 ‘장기지속으로서의 자본주의’ 연구의 결정판이었던[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길잡이판 격으로 그의 방대한 연구를 간결하고 수월하게 읽게 해준다.

방대한 브로델의 저작[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길잡이

이 책은 페르낭 브로델이 1976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세 번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프랑스어 강연 원고를 토대로 1977년에 영역본이 먼저 출간되었고, 지금 출판하는 한국어판 번역서의 프랑스어 원저는 1985년에야 출간되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강연은[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개요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브로델은 여러 가지 개념을 정밀하게 정의하지 않은 채 다양한 사료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