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불교의 이해 (책소개)/1.불교입문인물

한암 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 초대종정

동방박사님 2022. 2. 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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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聖人: 한암(漢巖) 대종사』는 약관의 나이에 오대산문으로 출가하여 탄허와 만화를 가장 가까이서 모셔온 원행 스님이 쓴 ‘한암 대종사 평전 에세이’다. 한암 대종사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근대불교사와 한국의 근현대사를 병렬시켜 종교와 시대정신의 조류를 새롭게 조망한다. 한암 저술의 중요한 대목과 어려운 게송들을 소개하며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일상용어로 해설을 덧붙였다는 점도 여느 불교서적과 결을 달리한다. 또한 당대의 선승은 물론 많은 지식인들과 교류한 편지들을 원문대로 소개하면서 가벼운 해석을 덧붙여 한암의 정신적 궤적과 수행의 과정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즉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일컬어지며 한암이 평생 스승으로 사모했던 경허(鏡虛) 스님이라든가, 함께 경허의 법맥을 이어받으면서도 ‘남 만공, 북 한암’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조적인 선풍(禪風)을 이룬 만공(滿空) 스님, 한암보다 16세 연하이면서 산문의 족보로는 사촌 사형제(師兄弟) 간이던 통도사 경봉(鏡峰) 스님 등과의 교류는 마치 무림 고수들의 만남과 겨룸을 목도하는 재미마저 느끼게 한다.(백낙청)”

특히 불교용어를 최대한 절제하면서 어려운 용어들은 친절하게 해석해둠으로써 종교적인 벽이 느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근현대사에 관심이 멀어진 청소년들이나 일반 시민들도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역사 인식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목차

머리말………16

추천서문
중봉성파………20
정념………23
함세웅………25
백낙청………27
김용옥………30
박맹수………38
김부겸………41

1부 마음의 달 정결한 월정사

마음의 달 정결한 월정사………50
월정사 탑돌이………55
다례재………58
월정사의 위기………61
수탈당한 오대산림………67

2부 한암(漢巖) 스님의 발자취

한암(漢巖) 스님의 발자취………72
한암 스님의 고향………76
출가………80
선사이자 율사인 한암(漢巖) 스님………88
불일 보조 지눌 국사………91
금강산 신계사………96

3부 확철대오(廓撤大悟)

제1차 오도(悟道)………102
청암사 수도암………106
스승 경허 화상………109
승려에 대한 호칭과 직책………112
죽비 소리와 2차 오도………115
적멸보궁(寂滅寶宮)………118
경허 화상의 인가………121
경허 화상의 지음자(知心者)………126
다시 묘향산으로………130
확철대오(廓撤大悟)………134

4부 한암 스님의 선사상(禪思想)

일제의 탄압………140
고종 황제 독살………146
항일 비밀 결사단체 의열단………149
이름 없는 별, 여성 독립운동가………153
조선의 독립을 도와준 외국인………159
불교계의 항일투쟁………163
한암 스님의 선사상(禪思想)………168
봉은사 조실로 대홍수 수해 구제………176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181

5부 편지와 게송

한암 스님과 만공 스님………188
만공 스님에게 보낸 답신………192
만공 스님과의 서신 법담………196
경봉 스님과의 서신 교류………203
경봉 스님의 편지………218
경봉 스님과의 선문답………229
제자 탄허 스님과의 불연………234
일본 승려 소마 쇼에이의 수행담………242

6부 비구의 본분

승가오칙………256
선원 규례와 화두 드는 법………262
선문답 21조(禪問答 二十一條)………269
비구의 본분………284
한산 시에 담은 뜻………288
수행의 지침………296

7부 불교는 실행에 있다

조선불교 7인의 교정 추대………304
해동 초조 도의(道義) 국사………312
언어 문자에 얽매이지 말라………319
부끄러움을 드러내다………324
참선에 대하여………332
울진 불영사 사적비기 찬술………337
수호 가람의 공덕 찬양………342
두 번째 종정 추대………350
불교는 실행에 있다………355
한암 스님에 대한 회고담………361

8부 모두 모릅니다

자광사 중창과 한암(漢巖) 스님의 의발………376
삼본사 승려연합수련소………384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현토 간행………389
끊임없이 정진하라………397
조선불교조계종 초대 종정………401
덕이 있는 나라가 이긴다………407
모두 모릅니다………412

9부 앉은 채 생사를 맞이하노라

광복과 남북 분단………418
‘수졸(守拙)’의 살림살이………427
계율에 엄격한 수행자………432
상원사 화재………435
어지러운 시국………438
앉은 채 생사를 맞이하노라………446
오대산 지킴이 만화 스님………453
한암 스님의 법제자 탄허………458
한암(漢巖) 스님의 법제자 난암과 보문………462
한암(漢巖) 스님의 법맥(法脈)………466
상원사 소각을 막아내다………470
좌탈입망(座脫立亡)………474
열반적정(涅槃寂靜) 후………480

後序………490
 

저자 소개

저 : 원행 (遠行)
 
불교 경전과 염불 소리에 이끌려 약관의 나이에 오대산 월정사로 출가해 한암 스님, 탄허 스님, 만화 스님의 법통을 이어받아 수행정진하다. 10·27 불교법난과 월정사 분규 사태로 몸과 마음을 크게 다치다. 오대산의 큰 별 탄허 스님과 은사 만화 스님이 열반하시자 49재를 모신 다음, 제2의 출가로 가야산 해인사로 가서 성철 스님 문하에서 팔만대장경 장주 소임을 맡고 있던 어느 날, 꿈에 탄허 스님의 벼락같은 현몽...
 

추천평

五臺眞香 周?法界 (오대진향 주변법계)
供養十方 無量三寶 (공양시방 무량삼보)
오대산의 참다운 향기 법계에 두루하니
시방의 무량한 삼보께 공양 올립니다.

저자인 원행(遠行) 대종사는 약관의 나이에 오대산 월정사로 출가하여 한암(漢巖) 스님·탄허(呑虛) 스님·만화 스님의 법통을 이어받아 수행정진하였고, 대전에 자광사를 중창하고 월정사 부주지, 삼화사 주지, 치악산 구룡사 주지 소임을 마친 후 현재 월정사 심검당에서 수행가풍과 오대산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행하는 사람이 늘 궁구하고 실천해야 하는 일로써 후학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 중봉성파(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세간법 출세간법 내 모두 모르나니”라는 한암(漢巖) 큰스님의 이 말씀은 이제 원행(遠行) 스님에게 새로운 화두가 되었습니다. 한암(漢巖) 큰스님의 이 가르침을 저는 초기 가톨릭의 성 아우구티누스(354-430) 교부의 말씀과 연계해 묵상합니다. “만일 당신이 이해했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아닙니다. 만일 당신이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을 이해한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부분적으로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바로 당신 생각에 속은 것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실 모든 것에 대해 잘 모릅니다. 우리는 다만 진리를 찾아가는 구도자일 뿐입니다.
- 함세웅(신부)

한암 스님의 일대기인 동시에 월정사 이야기와 한국불교사 및 개항기 이래 한국사의 단면들로 가득하다. 한암의 많지 않은 저술의 중요한 대목들과 게송, 편지들을 접할 기회도 된다. 여기에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일컬어지며 한암이 평생 스승으로 사모했던 경허(鏡虛) 스님이라든가, 함께 경허의 법맥을 이어받으면서도 ‘남 만공, 북 한암’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조적인 선풍(禪風)을 이룬 만공(滿空) 스님, 한암보다 16세 연하이면서 산문의 족보로는 사촌 사형제(師兄弟) 간이던 통도사 경봉(鏡峰) 스님 등과의 교류는 마치 무림 고수들의 만남과 겨룸을 목도하는 재미마저 느끼게 한다.

일찍이 탄허 스님은 선가의 일각에서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표어를 과도하게 받들어 교학과 언어적 표현을 소홀히 하는 점을 경계한 바 있는데, 선과 교가 둘이 아니라는 원칙은 사실 고려시대 지눌 보조 국사 이래 한국불교의 본류인 동시에 한암에 의해 대한불교조계종, 특히 월정사의 전통으로 확립되었다. 원행 스님은 그 전통에 충실한 선지식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글솜씨도 뛰어나니 속세 독자들에게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 백낙청(문학평론가,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내 어찌 한암의 경지를 논하겠으며 그 피눈물 나는 과정을 설하리오? 단지 내가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한암은 경허의 제자라는 이 하나의 사실이다. 경허는 30세 연하인 한암을 “지음자(知音者: 나를 정말 알고 있는 사람)”라고 불렀고, 또 한암의 공부의 경지를 “과어개심(過於開心)”(마음이 열리는 지혜를 이미 넘어섰다)이라 하여 해인사 상당법어(上堂法語) 자리에서 공적으로 인가했다. 그러나 기실 경허를 조선불교의 근세 선풍의 조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한암이었다. 한암의 “경허인가”가 조선의 불교를 왜색에 물들지 않고 그 순결한 정맥을 지킬 수 있게 만든 영원한 샘물이었다. (중략)

경허-한암의 맥에서 진정한 조선의 선이 출발한다. 그것은 중국에도 일본에도 동남아에도 없는 것이다. 한암은 경허의 모든 것, 그의 삶, 정신세계, 감정기복, 지향처를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실천한다. 경허를 한암처럼 존경하고 따른 사람이 없다. 그러나 한암은 경허와는 매우 다른 인간이다. 경허의 또 하나의 제자 만공이 경허의 파격적 측면을 계승하여 엘리트주의적 성격을 지니는 것과는 달리, 한암은 전 승가의 수행풍토를 진작하려는 보편주의, 그리고 남전-조주풍의 우아함, 그리고 계율을 넘어서면서도 계율을 내면화하는 단아함을 지니고 있다.

한암은 조주처럼 말이 없고 조용하다. 그러면서도 일상적 한마디 한마디가 고려의 보조와도 같은 날카로움을 지니고 있다. 한암의 공손하고 담백한 우아함이 그의 스승 경허의 진면을 우리나라의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묵언으로 설파하였던 것이다. 그 중심체가 바로 오대산문이었던 것이다.
- 도올 김용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