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한일관계사 연구 (책소개)/4.한일관계역사

한일관계사 : 한일대립은 언제 끝날 것인가

동방박사님 2022. 4. 17. 07:12
728x90

책소개

역사 문제, 영토 문제, 문화 교류, 경제의 성장과 마찰, 안전보장, 군사독재, 민주화, 미국, 중국, 북한·····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한일관계의 전개 과정을 분석하는 것으로 ‘한일관계가 왜 이렇게까지 악화하였을까’라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봄과 동시에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문제를 생각하는 데 필요한 소재를 제공하고자 한다.
─ 서장에서

목차

서장. 한일관계의 현상과 그 역동성

1장. 한일관계 ‘전사’: 1875~1945년

1. ‘서양의 충격’과 한일관계: 대칭성에서 출발
2. 근대화를 둘러싼 협력과 대립: 지배?피지배로의 귀결
3. 일본의 식민지지배와 그 귀결: 궁극의 비대칭성

2장. 냉전 시기 한일관계의 ‘탄생’: 1945~1970년

1. 한일관계의 초기 조건
2. 한일 국교 정상화 교섭 I: 1950년대
3. 한일 국교 정상화 교섭 II: 1960년대
4. 한일관계의 ‘1965년 체제’: 경제협력과 안전보장
5. 국민 차원에서 본 한일 ‘1965년 체제’

3장. 냉전의 변용과 비대칭적 상호 보완적인 한일관계: 1970?1980년대

1. 미중?중일의 화해와 북한을 둘러싼 한일관계
2. 미국의 관여 축소와 한일관계: 한미일 관계에서 한일관계로?
3. 한일의 비대칭성과 시민사회 간 관계의 맹아
4. ‘포스트 박정희 시대’의 한일관계
5. 비대칭적인 한일 협력과 대칭화의 여러 측면

4장. 냉전 종언과 대칭적 한일관계의 도래: 1990·2000년대

1. 한일관계의 구조 변용: 비대칭에서 대칭으로
2. 냉전 종언과 한반도에의 ‘배당’: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계
3. 한일 역사 문제의 부상
4. 한일 파트너십 선언: 대칭 관계의 ‘이상형’
5.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공통 위협에 대한 상호 보완적 협력

5장. 대칭적이고 상호 경쟁적인 한일관계로: 2010년대

1. 역사 문제의 ‘확대재생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
2. 북한 정책: 목표의 대칭성과 방법의 비대칭성
3. 미중 대국 간 관계: 신냉전에의 대응인가 구냉전의 해체인가?
4. 역사 문제에서 경제·안전보장의 대립 경쟁으로?

종장. 한일 간 ‘선의의 경쟁’은 가능한가?

에필로그
참고문헌
한일관계 연대표
옮긴이 후기
 

저자 소개

저 : 기미야 다다시 (木宮正史)
 
1960년 출생. 도쿄대학 대학원 법학 정치학 연구과 박사과정 단위 취득 퇴학, 고려대학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도쿄대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교수이며, 국제 정치학·한반도 문제를 전공하였다. 지은 책으로 『국제정치 안에서의 한국 현대사』 『내셔널리즘에서 본 한국·북한 근현대사』 『한국─민주화와 경제발전의 역동성』 『전후 한일관계사』 『시리즈 일본의 안전보장 6 한반도와 동아시아』 『한반...

역 : 이원덕

 
서울대 외교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친 후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를 취득했다. 연구 분야는 일본 정치외교, 한일관계이다. 현대일본학회장을 수행한 바 있고 한국정치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정치외교사학회, 세계지역연구학회에 소속되어 있다. 도쿄대학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2005년에는 1년간 도쿄대학의 객원교수로 수업을 담당했다.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회 외교안보통일위원회, 동북아역사재...
 

책 속으로

일본은 조선의 존재 그 자체가 중요했던 반면, 조선은 일본의 협력 여부가 중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과 일본은 ‘서양의 충격’에 대한 대응과 관련하여 경쟁적이었으나 동시에 공통된 처지였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대칭적이었다.
--- p.22

이러한 ‘동화’ 정책이 일본인과 조선인을 동등하게 취급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전쟁 수행을 위해 필요한 조선의 인적?물적 자원을 가능한 한 동원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조선인의 민족성을 말살하는 것이었다고 후세로부터 평가받아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 p.42

한일 경제협력의 동기가 한일 정부나 기업에 있어 상호 이익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한일 경제협력은 그를 둘러싼 냉전 체제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진행되었다. ‘안보 경제협력’이라는 말은 당시에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경제협력은 순수한 경제적인 동기에 근거했다기보다는 박정희 정권을 지원하여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한국의 안보 체제를 강화하여 일본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도록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움직인 결과였다. 또한, 박정희 정권도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좀 더 유리한 조건에서 획득하기 위해, 일본의 안전보장을 위해 한국이 공헌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p.82

유신체제에서 이루어진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던 중, 한국의 반정부 민주화 운동과의 ‘연대’를 모색함으로써 한일 양 사회에 있어 인권을 증진하려는 운동이 일본 사회에 등장했다. (중략) ‘이데올로기’가 아닌, ‘인권’과 ‘역사의 반성’에 바탕을 둔 한일 시민사회의 정치 세력 간 연대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정부 간 관계나 경제 관계로만 환원될 수 없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p.131

그에 대하여 ‘민족 차별’이라고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지문등록 거부 운동이 전개되었다. 그것은 한일 양 정부 간의 쟁점으로 비화하여 1992년에 외국인 등록법 개정에 따라 영주자 및 특별 영주자의 지문등록 제도는 폐지되었다. 이는 종래에는 문제시되지 않았던 문제가 1980년대에 비로소 ‘차별’로 문제시됨과 동시에 한일 양 정부 간에 재일교포의 인권 문제가 본격적인 의제로 부상한 것을 의미한다.
--- p.156

2차 세계대전 종결 후 75년 이상이 지난 한일관계의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것은 ‘비대칭에서 대칭으로’의 변화이다. 대체로 1990년쯤을 경계로 하여 그 이전을 비대칭기로, 그 이후를 대칭기로 나눌 수 있다.
--- p.163

한국에 대한 일본 사회의 관심은 낮았던 것에 반해 일본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은 높았다는 불균형이 존재했었다. 그에 따라 관심, 정보, 그 외의 가치 등에서도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방향의 흐름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자 이러한 한 방향만의 관계에서 쌍방향의 관계로 변해갔다. 한국 자체에 관한 관심이 일본 사회에서 증대하여 그에 따라 한국에 관련한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가 일본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특히 ‘한류’라는 현상은 한국문화가 일본 사회에 상당히 깊게 침투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 p.174

1990년대에 들어서며 한층 더 현재화된 것은 일본명 ‘다케시마’ 한국명 ‘독도’를 둘러싼 영토 문제였다. 원래 1965년의 한일 국교 정상화의 교섭 과정에서도 영토 문제는 논의되었다. 1952년 평화선 선포로 ‘독도’를 한국령으로 삼은 이후 한일 양국은 각자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했으나 그 문제를 실질적으로 ‘유보’해둔 채 국교를 정상화한 것이다.
--- p.192

한일 월드컵은 일단 성공리에 개최되어 한국과 일본 모두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여 일본은 16강 한국은 4강까지 진출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협력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했다는 ‘성공 체험’을 거두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러한 한일 협력에 의한 국제사회 공헌, 새로운 가치창조라는 ‘성공 체험’의 의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사이에서는 이러한 일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서로의 경쟁의식이 한층 더 거세짐에 따라 이후의 한일대립에 씨를 뿌리게 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월드컵 공동개최는 한일관계에 중의적인 의의가 있는 에피소드였다.
--- p.207

대일관계에 관해 노무현 정권 초기에는 일본을 대북정책의 협력 대상으로 중시했다. 하지만 그것이 기대에 어긋나자 역사 문제나 영토 문제라는 쟁점을 억누르면서까지 한일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그다지 못 느꼈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했다. 한편 일본 정부도 대북정책의 괴리가 차츰 눈에 띄기 시작한 데다 한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미관계가 동요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한국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할 동기부여를 그다지 느끼지 않게 된 것은 아닐까
--- p.219

한국 사회에 있어서 일본이 과거에 자신의 나라를 침략하여 지배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엄연히 존재한다. 게다가 일본 사회는 그것에 대해서 명확한 반성의 자세를 나타내려고 하지 않는다. 70년 이상 경과했기 때문에 잊어버려야 한다는 ‘기대’는 역시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상태에서는 그러한 ‘기대’가 한국 사회의 변함없는 반발에 직면했을 때 쉽게 ‘실망’으로 바뀌어 그것이 종래 이상의 ‘반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2016년 이후의 일본 사회에서의 한국에 대한 감정의 악화 그리고 한일관계가 악화한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은 그러한 배경 안에서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p.226~227

왜 2010년대에 들어서 한일 간에 ‘위안부’ 문제나 ‘징용공’ 문제 등 역사 문제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었을까.

무엇보다도 우선 그것을 초래한 한국 사법부의 판단이 있었지만, 그 판단의 배경으로 한일이 대칭적인 관계로 변하고 그것에 동반하여 한일이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경쟁 관계가 되었다는 인식을 양국의 정부, 사회가 공유하게 된 것을 지적할 수 있다.
--- p.242~243

확실히 미중관계를 둘러싼 한일의 지향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며 협력할 수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미중관계를 극도의 대결에 이르게 하지 않는 범위에 거두는 것이 한국과 일본은 공통의 이익을 가지게 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공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서 미국과 중국에 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p.260

한일관계가 대칭 관계로 된 것을 양측이 충분히 고려함으로 역사 문제라는 비대칭 관계 때 형성된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을 현재 시점의 가치관과 규범의식에 대조하며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접근시켜간다는 끊임없는 노력이 요청된다. 물론 언제까지나 ‘과거의 역사’를 고집해서는 안 되지만 비대칭인 ‘과거의 역사’를 대칭 관계 하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는 단지 비대칭인 관계였을 때의 ‘해결’을 금과옥조같이 지키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과거의 해결’을 존중하면서도 끊임없이 ‘진화’시키는 노력이 양측에 요청된다. 그것이 역사 문제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대립을 격화시키는 것이 아닌 양측이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지 경쟁하는 것이다.
--- p.274~275

문제는 그러한 젊은 세대에 어떠한 한일관계를 남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한일 간의 현안에 대해 문제의식을 지니고 대처하는 일이 필요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은 그러한 대처를 하면 할수록 한일관계가 빈약해지며 점점 쇠퇴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당장 한일관계의 현안들을 해결할 특효약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대처하는 데 필요한 한일관계의 ‘잠재력’ 같은 것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으며 스스로 해야 할 일은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 p.282~283
 

출판사 리뷰

해방 이후 최악의 상황에 부닥친 한일관계,
과연 개선은 가능할 것인가?!


2022년은 한국 대선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한일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기회가 될 수 있는 해이다. 이 책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의 국내 정세뿐 아니라 냉전 이후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최악으로 치달은 양국 관계가 비단 과거 식민지배라는 뼈아픈 과거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 없게 악화된 이유를 찾기 위해 집필되었다.

이 책은 해방 이후 한일 간 교류가 늘어남에 따라 진전된 양국 간 상호 이해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원인을 한일관계의 변천사와 양국 국민 간 정서 변화를 차근차근 차분한 어조로 되짚어간다. 지한파(知韓派)로 유명한 저자 기미야 다다시가 35년간의 한국에 관한 연구를 압축 정리한 귀중한 결과물이라 하겠다.

한국과 일본 국내 상황뿐 아니라 북한·중국·미국 등 양국을 둘러싼 국제환경 변화를 살피며 187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한일 교류의 역사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이 책을 통해, 양국의 관계 개선과 선의의 경쟁이라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해방 이전의 근대사부터 한국전쟁을 지나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물론이고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이 직접 겪은 최근 현대사까지 다룬다.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박제된’ 한일관계의 역사뿐 아니라 생생한 한일관계의 상황까지 되돌아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한일관계를 추상적이거나 반일 혹은 혐한 같은 감성적 접근이 아닌 구체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저자 기미야 다다시는 75년간의 한일관계 역사에서 ‘대칭과 비대칭’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그에 따른 관계 변화와 양국 국민들의 심리적 변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까지 일본에 기울어진 비대칭적 상황이 해방 이후 한국의 경제발전을 통해 점차 대칭적인 한일관계로 변화한다고 본 것이다. 경제발전뿐 아니라 한류나 K-POP 같은 문화 역시 세계적 명성을 떨치면서 이를 통해 한국인들은 이제 대등한 관계로 일본을 바라보고 있으나 일본인 입장에서 대칭적 관계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사로 발목잡는 한국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지점을 밝히고 있다. 위안부 문제와 징용 문제가 한일관계의 심각한 악재로 부상한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국’ ‘국제법과 조약을 무시하는 한국’이라는 혐한 프레임이 일본의 미디어와 여론을 지배하는 한국 담론이 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일관계가 비대칭적이었던 냉전 시대에 한일은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매우 긴밀한 공조와 협력 관계를 유지했으나, 1990년대 이후 한일이 대칭적인 관계로 변모하면서 오히려 갈등과 마찰이 격화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2010년대 이후 한일의 파워가 균등해지면서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마찰은 현저하게 확대, 심화를 겪게 된다. 하지만, 일본인인 저자는 이러한 일본의 특수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한국발 주장과 논리의 배경과 근거를 편견 없이 검토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평가하는 균형감을 보여준다.

한국 독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과거 역사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많은 한국 독자 입장에서는 저자가 한국에 대해 직접 겪고 많이 알기에 좀 더 부담 없이 다가가기 쉬운 장점이 있다.

세계 질서는 고정되는 듯 보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예상치 못한 일로 항상 급변한다. 이런 상황에서 분명히 한일이 협력할 여러 사항이 앞으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핵을 둘러싼 북한의 존재는 양국에 상시적 위험이 된다. 그렇기에 양국에서 감정적 대응이 아닌 이성적이면서도 미래 지향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 책의 출간이 그러한 계기를 마련하는 데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반 독자들을 위한 한일관계사 책으로 그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