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대한민국사 이해 (독서)/5.대한민국대통령

YS 세계를 보다 (2023)

동방박사님 2023. 6. 2. 10:49
728x90

책소개

김영삼이 바라본 1964년의 세계!
59년 만에 다시 읽는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


1964년 당시 민정당 대변인이던 김영삼 의원은 미국 국무부의 초청으로 약 4개월간 미국·영국·서독·인도 등 자유 진영 13개 국가를 방문했다. 미국은 가난한 나라의 전도유망한 청년 정치인에게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념이 세계를 지배하던 냉전 시대였다. 하지만 김영삼은 세계 곳곳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았다. 이념보다는 실리가 세계 질서를 주도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귀국 후 이러한 감상을 담아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YS 세계를 보다』는 1964년 김영삼이 출간한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 - 120일간의 세계여행기』를 현대에 맞게 새로 낸 책이다. 대표적인 중도 성향의 청년 정치인이자 각종 매체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가 현대적 감각으로 문장과 구성을 다듬고, 여기에 자신만의 통찰을 담은 해설을 붙였다. 청년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책이 60년이라는 세월을 건너 새로운 세대에 의해 다시 태어난 것이다.

『YS 세계를 보다』에는 김영삼의 눈으로 바라본 1960년대 세계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존 F. 케네디 암살 이후 비운의 지도자를 잃어 실의에 빠진 워싱턴 D.C.에서 당시의 정치적 분위기를 읽을 수 있고, 보수적 근엄함과 ‘비틀스의 파격’이 공존하는 런던 거리에선 1960년대 서구 사회의 역동성을 읽을 수 있다. 한편 미국 공항에서 김영삼에게 일본·중국·필리핀·태국 등 국적을 묻다가 한참 뒤에야 한국인이냐고 묻는 대목에서는 당시까지만 해도 저개발국가였던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치를 새삼 다시 확인할 수도 있다. 그만큼 이 책은 1964년의 시선으로 2023년의 대한민국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이동수 대표는 만 35세 청년 김영삼이 “깨어있는 인물”이었다고 평가한다. 쿠바 미사일 위기, 베트남전쟁 등 냉전이 극으로 치닫는 시기에 ‘이념보다 경제력’이 체제경쟁을 좌우할 거라고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김영삼은 프랑스가 중국을 승인한 것과 소련 공산당 서기장 흐루쇼프가 동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독과 접점을 확대해나가려는 모습을 보며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백 마디 통일을 부르짖는 것보다, 수출을 1달러라도 더 늘리고 외자를 1달러라도 더 유치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대결이 심화하고 거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와 러시아 사이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는 지금, 반세기 전의 세계를 되돌아보는 건 오늘날의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편저자인 이동수 대표는 “국제관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정치적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요즘 같은 상황일수록 세계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1964년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던 청년 정치인 김영삼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마침 문민정부 출범 30주년을 맞는 해에 나오게 된 『YS 세계를 보다』는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을 다시 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홍구·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목차

추천사 (이홍구·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프롤로그 (편저자 이동수)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1964) 추천사 (박종홍)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1964) 서문 (김영삼)

1. 미국 - 정치

대의 민주주의의 성지 / 미국의 정치 풍토 / 미국이 바라보는 한국

2. 미국 - 사회

최대의 고민, 인종 갈등 / 테네시 유역의 기적 /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
미국인들의 친절 / 소도 맥주를 마시는 동네 몬태나
인권보다 웅권이 잘 보장된 옐로스톤 국립공원
동전의 메커니즘 / UN이 검어졌다 / 미국 뒷이야기

3. 유럽

대서양을 건너면서 / 윌슨에 정권 맡긴 영국 / 파리의 모습
‘위대한 프랑스’로 / 농업 천국 덴마크 / 말없이 통일되고 있는 독일
평화의 나라 스위스 / 관광 왕국 이탈리아

4. 아시아

고민하는 인도 / 무기한 계엄국 태국 / 막사이사이 이전으로 후퇴한 필리핀
중국과 홍콩 / 경제 안정 이룬 대만 / 일본의 번영과 한국

5.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하여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하여 / 하늘에서 본 조국 / 못 사는 요인, 대립과 반목
다시는 없어야 할 쿠데타 / 지도자는 만들어진다 / 집권자의 책임
국민의 자세 / 최상의 무기는 경제 실력

표지의 말
에필로그 (편저자 후기)

저자 소개 

저 : 김영삼
1928년 거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54년 제3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총 9번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민정당 대변인이던 1964년, 미 국무부의 초청을 받아 4개월 동안 자유 진영 국가들을 순방한 뒤 그 감상을 담은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를 출판했다. 이후 야당의 지도자로 성장하여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 1993년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하여 공직자 재산...
 
편저 : 이동수
 
198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 청년정치크루를 결성하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이념과 진영에 구애받지 않고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준비생보호법·취업사기방지법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2030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2019년 ‘한국을 빛낼 차세대 리더 100(시사저널)’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일보·월간노동법률 등의 매체에 칼럼을 쓰고 있다. 저서로 『...

책 속으로

오늘날의 세계와 1960년대의 세계를 비교해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예컨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이후 슬픔에 빠진 미국인들의 모습이나, 보수적 근엄함과 비틀스의 파격이 공존하는 런던 거리의 풍경을 통해 우리는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196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양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김영삼 의원의 시선으로 미국 정치를 간접 경험하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다.
---「14p, 프롤로그」중에서

많은 이들이 자동차에 “존슨을 지지한다.” 혹은 “골드워터를 지지한다.”는 표지를 부착하고 다녔다. 미국 시민들은 그들의 정치 의사를 이처럼 양성화한다. 적극적인 정치 참여 의식을 엿볼 수 있는 한편 정치활동에 대한 박해가 없이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는 게 부러웠다.
---「44p, “골드워터 개자식”이라니」중에서

미국인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 여행자들도 워싱턴 D.C.를 방문할 때면 항상 케네디의 묘소를 찾는 모양이었다. 그 수가 매일 평균 1만 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의 묘소는 다른 무명용사의 것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소박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늘 꽃다발로 가득했다는 점뿐이었다.
---「60p, 케네디를 향한 눈물의 홍수」중에서

영국인들이 보수적이고 권위를 존중한다고 해서 허세를 부리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대영제국의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10번지를 가보고 그들의 검소한 성격에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124p, 총리 관저에 도둑이」중에서

나는 베이징 정권을 승인한 걸 보면 드골이 돈키호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동독은 인정하지 않고 중국은 인정했는데, 동독을 인정하는 건 프랑스에 불리한 일이지만 중국을 승인하는 건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현실주의자인 셈이다.
---「146p, 독자적 외교」중에서

흐루쇼프는 왜 동독이 반대하는 서독 방문을 추진했을까? 그건 아마도 오늘날 서독이 경제적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로 봐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유럽에 와 보니 인접국 인사들이 독일의 통일을 두려워하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반쪽짜리인 서독도 경제적으로 유럽의 여러 전승국을 앞서고 있는데 독일이 통일되는 날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67p, 흐루쇼프의 서독 접근」중에서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의 경계선에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두 도시는 현저한 차이가 났다. 이미 독일에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승부는 결판 나 있었다. 서베를린은 말끔히 복구되어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으나 동베를린은 2차 대전으로 파괴된 건물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231p, 최상의 무기는 경제 실력」중에서

국제사회는 늘 이상을 말하지만, 현실은 돈과 힘이 지배하는 야만적인 정글이다. 비인간적인 법칙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단지 규범적 잣대로만 책임을 요구하는 건 무책임하다. 가해국은 피해국에게, 강대국은 약소국에게 응당 호혜를 베풀어야 한다는 말은 태평성대에 인사말로나 나눌 이야기다.
---「248p, 에필로그」중에서
 

출판사 리뷰

1964년, 35세의 청년 김영삼은 세계를 향해 떠났다. 이 책은 120일간 세계를 둘러보고 기록한 그의 ‘여행기’를 59년 만에 다시 펴낸 것이다. 35세에 이미 3선 국회의원으로 야당의 대변인이던 김영삼 의원은 이 여행을 계기로 1960년대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감각을 갖춘 정치인으로 성장한다. 공직자 재산 공개 등 그의 정치 인생에서 빛나는 결단의 대목들이 이 시기의 경험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은 실로 놀랍다.

또한 이 책은 1928년생인 원저자 김영삼과 꼭 60년 사이를 둔 1988년생 청년 이동수의 ‘김영삼 읽어주기’이다. 청년정치크루를 결성하는 등 일찌감치 청년 세대의 정치적 권리와 책임을 촉구해 왔던 이동수 작가는, 진영 대결과 양극화로 치닫는 현 세태에 엄중히 경고한다. 이념이라는 색안경을 벗고 사회의 부조리를 걷어내기 위해 노력한 진정한 개혁가로서, 다시 김영삼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60년 전 〈김영삼이 본 세계〉는 어떠했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시작된 지 10여 년, 세계 각국은 저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각축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참화에 더해 독재와 쿠데타의 정치 혼란으로 후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보았다. 미국은 유럽보다 잘 살고, 유럽은 일본보다, 일본은 한국보다 잘 산다. 그들이 잘 사는 이유는 ‘기적’이 아니라 ‘노력’ 때문이며, 서로 대립하면서도 단결하는 원리가 사회 발전의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국회의원 3선의 야당 대변인으로서 정계의 한복판에 있던 김영삼은, 이 여행을 통해 민주주의와 사회 발전에 대한 자신의 정치철학을 확고히 하게 된다.

1960년대 중반 김영삼이 본 세계는 오늘날과 같이 ‘기댈 언덕이 없는’ 냉엄한 세계였다. 안타깝게도, 냉전 시대에 진영을 가르던 흑백논리는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 ‘내 편만 옳다’는 진영논리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원제는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이지만, 다시 읽는 책의 제목을 『YS 세계를 보다』로 정했다. 독자들이 이 책에서 ‘김영삼의 세계’를 함께 찾아보기 바란다.
 

추천평

6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읽게 된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과거 그토록 싸우던 정치권들, 특히 동서남북과 좌우로 갈려 국론분열에 앞장선 이들은 기존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이미 60년 전의 김영삼이 강력하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이홍구 (전 국무총리)
60년이 지난 오늘에도 ‘기댈 언덕’이 없는 냉엄한 현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리더십을 배우는 학습서로, 우리는 왜 지도자가 없냐며 한탄하는 분들에게는 우리가 가졌던 큰 지도자를 돌아보는 기회로 이 책을 권합니다.
- 김부겸 (전 국무총리)
35세의 나이에 이미 제1야당의 대변인이던 김영삼 의원은 이 여행을 통해 얻은 교훈에 기초해 자신의 리더십을 단련해 갑니다. 그로부터 30년 뒤 대한민국은 스스로를 오랫동안 훈련하고 준비해 온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맞게 됩니다. 그 결과물이 문민정부의 변화와 개혁의 성과였던 것입니다.
-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