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과학의 이해 (책소개)/2.동물탐구

동물복지의 시대가 열렸다

동방박사님 2022. 7. 1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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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반려견과 함께 살며 길고양이를 챙기고 일주일에 하루씩 채식을 실천하는 ‘요일 비건’이 된 A 씨. 계란이나 육류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동물복지 인증을 보고 선택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동물복지 인증은 위선이라는 말도 듣곤 한다.

‘반려견을 매일 산책시키는 것도 동물복지 아닌가? 관공서에서 동물복지 정책의 하나로 길고양이 급식소를 확대하고 중성화 수술을 추진한다고 들었는데,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이 혹시 동물권리를 침해하는 건 아닐까?’ 동물권리와 동물복지의 개념이 무척 헷갈린다. A 씨는 우선 동물복지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싶어졌다.

동물보호?동물권리?동물복지라는 용어가 뒤섞인 21세기에 가장 중요하고도 실용적인 용어는 ‘동물복지’이다. 소비자는 동물복지 상품 구매를 판단해야 하고, 국가는 동물복지 정책을 통해 세계무역 정책에 발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복지는‘생명 존중’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정서의 구체적인 실천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동물복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코로나19와 기후 위기로 동물복지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는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동물복지의 모든 것을 담았다.

 

목차

추천의 말. 알아야 사랑하고 사랑해야 행동할 수 있다 (최재천)
프롤로그.

1부. 농장에 있는 동물
돼지도 장난감이 필요해 / 닭에게 춤을 허하라 / 소는 인간의 오랜 동료 / 아이스크림과 얼룩송아지

2부. 동물원의 전시 동물
미운 호랑이 새끼 크레인 / 제돌이의 고향은 제주 바다 / 4월의 코끼리 탈출 사건
우탄이의 이유 있는 반항 / 동물원에 면허증을 발급하라

3부. 집 안의 반려 동물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 사람을 돕는 반려동물들 /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반려동물 놀이터를 만들어주세요

4부. 보이지 않는 곳의 동물
화장품에 희생되는 실험동물들 / 반달곰의 집은 어디인가 / 아스팔트 도로는 너무 위험해

5부. 동물을 생각하는 여행하기
학대받은 코끼리들의 보호소, 코끼리자연공원 / 멕시코 해변의 바다거북 캠프
바르셀로나에서 사라진 투우/ 동물을 생각하는 여행자를 위한 조언

에필로그. 품격 있는 사회를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

[부록]
· 1991~2016 대한민국 동물보호법 변천사
· 2017~2020 대한민국 동물복지 이슈 살펴보기
· 도움받은 인터넷 공간
 

저자 소개

 
동물에게 친절한 인류를 꿈꾸는 래퍼.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사회적 활동가로 일하며 거리에서 랩 공연을 해 왔다. 2010년 제주도로 이주한 후로는 제주힙합 일원으로 살면서, 대중음악과 인문학을 버무려 다양한 교양 수업을 만들고 전국을 누비며 강의한다. 국내 최초로 ‘스포큰워드(Spoken Word, 랩처럼 언어의 리듬을 살려 낭독하는 문학 퍼포먼스) 워크숍’을 개발했고, 발표회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말...
 

책 속으로

죄 없는 눈빛으로 인간 안에 태어나
날카로운 손아귀에 거칠게 끌려가
축복과는 상관없는 운명 속에 살아갈

2001년 나는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랩 가사를 써내려갔다. 내 인생의 첫 번째 랩 가사. 그때 나의 유일한 목표는 거리의 래퍼가 되는 것이었고, 그것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꿈이기도 했다. 랩으로 사람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두루 듣기 편한 가사를 써야 했을 텐데 스물 세 살의 나는 좀 비장했다. 세상에 외치고 싶은 말부터 단호하게 내뱉기를 원했다. 망설임 없이 ‘공장식 축산’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쏟아냈으니???.
농장 동물을 밀집형으로 길러내는 공장식 축산의 잔혹한 현실은 나의 양심을 괴롭혔고, 이대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의지를 갖게 했다. 난 거리에서 랩을 쏟아내며 동물보호 단체 주변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운 좋게도 그해 가을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에서 주최하는 워크숍에 껴들어 수강할 기회를 얻었다. 난생처음 귀에 동시 통역기를 꽂고 유럽 캠페인 담당관의 말을 열심히 귀담아들었다. 그때 처음 듣게 된 생소한 네 글자는 뚜렷하게 나의 머릿속에 저장되었다.
동.물.복.지.
---「프롤로그」 중에서

소는 초식동물이다. 젖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는 최대한 방목을 많이 시켜주는 일이다. 소는 초원에서 싱싱한 풀을 뜯어 먹을 수 있어야 즐겁다. 오랫동안 풀을 질겅이며 되새김질할 수 있어야 비로소 행복을 느낀다. 옥수수 등의 곡물로 만들어진 푸석한 사료로 어디 충분한 되새김질을 할 수 있겠는가?
---「농장에 있는 동물」 중에서

돌고래는 활발한 사회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떼로 무리지어 사는 특성이 있다. 제돌이도 마찬가지다. 무리와 어울려 사는 도중에 인간에게 납치된 상황이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돌고래 한 마리를 납치한 배를 따라 돌고래 가족 모두가 쉬지 않고 쫓아온 적이 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무려 캐나다 바다에서 미국 시애틀의 항구까지.
---「동물원의 전시동물」 중에서

특정 질병이 아니라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5~20% 정도 병원을 적게 다닌다는 통계 또한 흥미롭다. 반려동물은 주인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증세를 감소시킨다고 한다. 이렇듯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자체가 엄연한 치료의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집 안의 반려동물」 중에서

동물실험은 동물에게 매우 끔찍한 고문이다. 생명과학?의과?수의과 대학 등에서 뚜렷한 목적 없이 관행적으로 해오는 실험?실습이나, 필요 이상으로 고통을 주는 실험은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나도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지렁이를 죽였고 중학교 생물 시간에는 개구리를 해부하는 수업을 받아야 했다.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수업에 난 왜 반기를 들지 못했을까?
---「보이지 않는 곳의 동물」 중에서

야생동물은 인간에게서 자유로워야 아름답다. 우리는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면서도 간섭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호를 위해 잠시 인간의 손길 안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동물복지 원칙으로 친절하게 다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물을 생각하는 여행하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저자에게 묻다

Q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동물복지란 말이 낯설지 않은데요. 동물권리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동물권리는 동물에게도 인간의 권리와 거의 동등한 권리가 있어서, 사람의 이익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걸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고 여기는 견해라고 알고 있어요. 동물권리를 실천하려면 당연히 철저한 채식을 하는 ‘비건’이 되어야 하고요. 동물복지의 개념은 좀 더 유연해요. ‘인간을 돕고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에게 최소한 이만큼은 배려하고 친절을 베풀어야지!’ 하는 것이 동물복지에요. 동물복지는 사람의 통제하는 살아가는 모든 동물이 기본적인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고 제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Q 동물복지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우선 육류와 유제품, 달걀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입니다. 기업에서 동물복지를 과장해서 마케팅에 이용하거든요. 이를테면 “행복하게 키웠다”는 식으로 광고를 합니다. 물론 동물복지 인증 상품을 선택하는 건 윤리적으로 아주 중요하죠. 하지만 동물복지는 동물을 위한 아주 작은 배려일 뿐이거든요. 소비자가 동물복지의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동물복지의 기준이 더 높아질 수 있어요. 동물과 관련된 직업인들에겐 굳이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말할 필요도 없겠고요. 동물보호 업무를 맡은 공무원, 동물보호 사건을 다루는 법조인, 반려동물행동교정사, 동물 매개 심리치료사, 동물원 사육사, 수의사, 동물보건사, 축산업 종사자 등 그 직업군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Q 채식을 기본으로 하는 ‘비건’은 동물복지 인증 제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나요?
코로나19와 기후 위기로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비건 라이프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동물복지가 채식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비건을 지향하는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동물복지가 보편적 원칙이 되고 기준도 높아지려면 전체 사육동물 수가 많이 줄어야 하니까요. 그러려면 육류 섭취량이 대폭 줄어야 하고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축산업 종사자분들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미래의 축산업에 종사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관행적인 밀집 사육 방식을 권유할 수는 없잖아요. 동물복지는 동물윤리와 기후 위기를 고려해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에게도, 모든 축산업 종사자에게도 꼭 필요한 상식입니다.

Q 최근 주목할 동물복지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동물원과 수족관 설립을 ‘허가제’로 바꾸는 ‘제1차 동물원 관리 종합 계획’과 ‘제1차 수족관 관리 종합 계획’이 2020년 12월에 수립되었는데요. 이 계획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그리고 환경부가 ‘사육곰 및 반달곰 보호시설’을 2024년까지 구례에 조성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렇지만 농가의 좁은 철창에 갇혀있는 400여 마리의 사육곰 중에서 과연 몇 마리나 구해낼 수 있을까요? 동물의 안녕을 염려하는 여러분의 폭풍 관심이 필요합니다. 제가 고민해서 뽑은 2020년 동물복지 이슈만 해도 26가지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 주시고요. 두껍지 않은 이 책 한 권으로 농장동물, 전시동물은 물론 반려견과 길고양이에 이르기까지 동물복지 정책의 전체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Q 날마다 동물복지 뉴스를 정리해서 알리고 있다고요?
2017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농장동물, 반려동물, 전시동물, 실험동물의 복지와 관련 있는 새로운 기사를 찾아 트위터에 올리고 있어요. 하루에 평균 15개 정도의 뉴스를 선별해서 7700여 명의 구독자에게 전달해요. 덕분에 책 속 부록으로 ‘2017~2020 대한민국 동물복지 이슈’를 정리해 실을 수 있었죠. 본문에는 국내 동물복지의 제도적 기틀이 마련된 2012~2016년의 주요한 일들을 다루었고요. 동물복지는 그저 최소한의 친절일 뿐입니다.
“가뭄에 단비같은 책이다”
바야흐로 우리나라에도 동물복지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동물복지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 이런 점에서 『동물복지의 시대가 열렸다』는 가뭄에 단비 같은 책이다. 전시동물과 반려동물에서 농업이나 제조업에 이용되는 동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동물들이 처한 상황을 분석하고 그들을 보살필 방안을 모색한다. 이제 우리 모두 이 지구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는 다른 동물들의 삶에도 애정을 가지고 그들을 보살필 줄 아는 선진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 최재천(생태학자 / 동물행동학자)

“기쁘게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일러준다”
생명을 존중하는 도시는 사람도 공간도 아름답다. 동물과 사람이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꼼꼼한 ‘동물복지’ 정책이 필요하다. 동물복지는 모호한 담론이 아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현실적 지침이다. 이 책은 한국과 세계에서 추진되고 있는 최신의 동물복지 소식을 전하며, 동물을 존중하는 전 세계의 변화에 기쁘게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일러준다.
- 김선구(서울시 초대 동물보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