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3.불평등

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동방박사님 2022. 7. 21. 11:07
728x90

책소개

자본주의사회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한 것일까?

정의로운 사회, 정의로운 분배, 정의로운 전환은
여전히 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처한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적합한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불평등’이다. 토마 피케티는 지난 몇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증가했다고 말한다. 그의 책 『21세기 자본』이 촉발한 불평등이라는 주제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일으키고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경제학자 이정우는 피케티의 첫 책과 함께 최근작 『자본과 이데올로기』와 여러 저명한 경제학자가 함께 쓴 『세계불평등보고서 2018』을 통해 피케티가 정확히 어떤 진단을 내리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피케티가 제시한 사회국가, 누진소득세, 세계자본세 그리고 참여사회주의와 참여연방주의 등의 처방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저자가 피케티의 책을 안내하는 이유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바로 보고, 그에 따른 대안을 제안하고자 하는 데 있다. 한국은 소득 불평등,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 부동산으로 인한 자산 불평등이 유독 심각하다. 저자는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선진국 진입은 어렵다고 말한다. 나아가 한국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꿔나가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1. 피케티 신드롬! 돈이 돈을 번다
2. 대공황, 뉴딜 그리고 황금시대
3. 피케티의 불평등 처방
4. 피케티에 반기를 들다
5. 세계는 얼마나 불평등한가
6. 불평등은 정당한가
7. 불평등은 정치적이다
8. 세습자본주의에 대한 저항
9. 한국의 불평등은 더 심해질까?
10. 한국 사회와 부동산 불평등

〈보론〉 실력주의와 불평등
 

책 속으로

최근 세계 각국을 괴롭히는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한 가지만 들라고 하면 그것은 단연 ‘불평등’일 것이다. 지난 40년간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득 불평등이 커져왔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불평등 또는 양극화라는 단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거의 매일 언론 지면을 장식한다. 한국에서는 소득 불평등의 심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뿐만 아니라 부동산으로 인한 자산 불평등이 유독 심각하다.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불로소득은 그 자체로 커다란 불평등과 사회 갈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그 유혹은 다른 생산적 활동을 저해하는 부작용까지 일으키므로 한국 경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치명적 병폐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선진국 진입은 어렵다.
---「책을 펴내며」중에서

실력주의와 금권주의 중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할까? 실력주의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적어도 금권주의보다 나은 것만은 분명하다. 20세기 실력주의 시대는 19세기 금권주의 시대보다는 좀 더 공평하고 열심히 일할 만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피케티는 실력주의 시대가 오래 가지 않고 금권주의 시대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자본/소득 비율(β)이 높아져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고, r(자본수익률)과 g(경제성장률)의 경주에서 g가 패배하고 과거가 미래를 잡아먹게 되면 부유한 사람이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아주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피케티의 불평등 처방」중에서

삼원사회 지배계급의 규모, 즉 사제와 귀족의 숫자는 어느 정도였을까? 당시 사제는 대체로 인구의 3~3.5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귀족의 경우는 나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데, 귀족의 숫자가 적은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서는 1~2퍼센트 정도였고, 귀족이 비교적 많았던 스페인, 폴란드, 헝가리에서는 5~8퍼센트 정도였다. 그래서 사제와 귀족, 즉 1신분과 2신분을 합한 두 지배계급 규모는 대체로 인구의 5~10퍼센트 정도였다. 그리고 나머지,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은 평민 또는 농민이었다.

즉 생산자 계급은 90퍼센트 이상이고 생산을 담당하지 않는 지배계급은 10퍼센트 이하였다. 9할의 평민이 1할에 불과한 귀족과 사제를 부양하는 구조였지만, 재산 소유 구조는 정반대로 소수에 불과한 지배계급이 전국 토지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평등은 정당한가」중에서

피케티가 말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사회구성원 전체가 가능한 한 가장 광범위한 기본 재화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시민적, 정치적 삶의 다양한 모든 형태에 대한 완전한 참여”가 가능한 사회다. 그는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였다”고 갈파했던 칼 맑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말을 변용하여 “오늘날까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이데올로기 투쟁과 정의 추구의 역사였다”고 말한다.

또한 “계급투쟁과 달리, 이데올로기 투쟁은 인식과 경험의 공유, 타자에 대한 존중, 숙의와 민주주의에 기초한다”면서, “자본주의와 사적 소유를 넘어서서 참여사회주의와 사회연방주의에 기반한 정의로운 사회를 수립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세습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중에서

한국의 피케티 비율은 7을 넘어 2012 년에 7.5까지 치솟았다. 선진국에서 역사적으로 최악이었던 시대 의 수치를 넘어선 것이다. 부와 소득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불평등이 가장 심화되었던 19세기 말을 능가할 정도라면 현재 한국의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이고,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국의 β비율이 이렇게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비싼 땅값, 집값 때문이다. 한국의 부동산 값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그러다 보니 자본(피케티의 개념 정의에서 자본은 부동산을 포함한다)을 국민소득으로 나누면 7.5라는 높은 값이 나오게 된다.
---「한국의 불평등은 더 심해질까?」중에서

사람은 모두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자연으로부터 주어진 토지는 누구도 독점해서 이득을 챙겨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더 이상 땅이 떼돈을 버는 수단이 되고, 집이라는 공간이 투기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집 없고 땅 없는 40퍼센트의 국민, 그리고 미래에 나라를 이끌 주역인 청년들이 집값 폭등에 좌절해 피눈물을 흘리는 비정상 상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정의로운 분배를 이루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 사회와 부동산 불평등」중에서
 

출판사 리뷰

불평등에 대한 피케티의 화두에서
한국 사회의 소득 양극화와 부동산 불평등 그리고 실력주의 논쟁까지


불평등은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될 만큼 우리 사회에 공고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길은 요원한 것일까? 적어도 피케티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자본주의와 사적소유를 넘어서서 정의로운 사회를 수립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주장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참여사회주의와 사회연방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이 책은 피케티가 밝히고 있는 불평등의 역사와 전 세계적 불평등 그리고 심화된 불평등을 돌파하는 제안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는 해설서이다. 그러나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피케티의 저서를 가로질러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피케티를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제학자로 만든 『21세기 자본』은 자본의 편향된 축적이 불러온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음을 간명한 공식과 통계 자료를 통해 밝혀내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자본소득의 몫이 늘고 노동소득의 몫은 줄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불평등과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세습자본주의 시대가 닥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피케티는 세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사회국가의 건설, 누진소득세 강화, 세계자본세 도입이 그것이다. 『21세기 자본』이 나오고 6년 만에 낸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구조화하는 체제의 역사를 파헤친다. 삼원사회와 노예제사회부터 세계화 시대의 자본주의사회와 포스트식민사회까지 불평등주의 체제의 역사를 밝힌다. 피케티는 여기에서 ‘불평등은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제시하는 피케티의 제안은 참여사회주의와 사회연방주의이다.

저자 이정우는 『21세기 자본』의 해제를 썼고, 피케티가 한국을 두 번 방문했을 때 모두 인터뷰를 했으니, 각별한 인연이 있는 셈이다. 피케티에 대한 저자의 애정도 드러난다. 저자 역시 척박한 한국의 진보적 경제학자로서 38년 동안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일 것이다.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를 건너기 위한, 오늘의 경제학

저자가 피케티의 저서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안내하는 이유는 그의 책을 단순히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있지 않다. 피케티의 분석과 진단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바로 보고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일명 ‘피케티 비율’로 불리는 자본/소득 비율을 한국의 통계에 대입해 보여줌으로써 그 심각성을 드러낸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매우 심각한 상태다.

저자는 한국의 심각한 불평등 현상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막아야 한다는 것, 둘째는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것, 셋째는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넷째로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 이 네 가지 해법은 모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안들이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부동산 불평등이다. 한국은 소득 불평등이 크지만 자산 불평등이 더욱 심각하며, 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서 제안하는 해법도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토지공개념 확립과 보유세 강화,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의 폐지, 양도소득세 정상화, 부동산 거래 취득 등록세 완화, 개발 이익의 공공 환수, 부동산 백지 신탁제도 도입, 이 일곱 가지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정의로운 분배를 이루는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에서 최근 불공정 이슈가 연달아 터지면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주었다. 이에 따라 불공정이 실력주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이와 반대되는 주장이 있어 논쟁이 일고 있다. 피케티는 19세기를 금권주의 시대로, 20세기를 실력주의 시대로 규정하면서, 후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저자는 특별히 ‘보론’을 더해서 실력주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실력주의라는 말을 처음 쓴 사회학자 마이클 영에서 최근 마이클 센델과 국내 학자들까지 세밀하게 검토하며 그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소득 불평등의 심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뿐만 아니라 부동산으로 인한 자산 불평등이 유독 심각하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선진국 진입은 어렵다.” ―이정우

“자본주의와 사적소유를 넘어서서 참여사회주의와 사회연방주의에 기반한 정의로운 사회를 수립하는 것은 가능하다.” ―토마 피케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