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폭력연구 (책소개)/1.국가폭력

1948, 칼 마이던스가 본 여순사건

동방박사님 2022. 8. 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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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두 달 만에 발발해 국내는 물론 국제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졌다.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에 주둔한 제14연대는 4·3사건의 제주도 파병을 거부하고 봉기했다그리고 하루 만에 여수와 순천 지역을 점령해버렸다일부 지역 주민들도 봉기에 가담했다.


이에 이승만 정부는 7개 연대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미군도 진압에 합류했다. 그 과정에서 봉기한 군인들은 물론 많은 주민들이 무고하게 희생을 당했다.

사건은 1주일 만에 종료됐으나 후유증은 두고두고 이어졌다. 우익 세력의 '손가락 총'에 지목되기만 하면 혐의자들은 즉석에서 참수되거나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자세한 조사도 없었고, 제대로 된 재판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침묵과 고통은 70년이 넘도록 강요됐다.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됐지만, 그 유가족들은 통한의 아픔을 삼키며 지난한 세월을 속수무책으로 보내야 했다

 

미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식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니들

 

순천의 들판에 마구 내버려진 시신들

 

 

군인들이 협력자를 색출하는 동안 머리 위로 손을 들고 있는 주민과 어린이들

 

미 라이프(Life)지 기자였던 칼 마이던스(1907~2004)는 여순 사건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진압군의 움직임과 주민들의 아픔을 낱낱이 기록했다. 마이던스 기자가 당시 촬영·공개한 사진 은 그해 11 15일자 라이프지에 게재됐다. 마이던스가 촬영한 흑백 사진은 당시 상황을 생생히 복원하듯 보여준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마이던스가 촬영한 사진 310여 장 가운데 진압군의 이동과 전투, 미군과 제14연대, 시민들의 피난, 협력자 색출과 학살, 여수 대화재를 주제로 98장을 엄선해 이번 사진집에 실었다.

김병호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이 사진기록의 진실을 통하여 71년 전의 과거와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감들은 국회에 발의된 5개의 특별법이 왜 통과되어야 하는지 웅변하고 있다. 비극적 역사 앞에서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지역민들의 응어리진 아픔과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특별법 통과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순사건의 원인이었던 제주4·3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2000년에 제정됐다. 그리고 2014년부터는 국가추념일도 지정된 가운데 특별법을 통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순사건은 제16대 국회 때부터 잇달아 특별법이 발의됐으나 그때마다 무산됐다. 20대 국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글은 연합뉴스의 임형두 기자님의 기사를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