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폭력연구 (책소개)/1.국가폭력

가면 권력 : 한국전쟁과 학살

동방박사님 2022. 8. 1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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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전쟁과 학살, 가해자와 생존자를 이해하는 새로운 지평
국가는 왜 국민을 죽였는가. 얼마나 죽였고, 죽은 사람들은 누구이며 죽인 가해자는 또 누구인가. 죽은 그들은 왜 희생자가 되었으며, 생존자들은 60여 년이 넘도록 명예회복의 그늘 속에서 숨죽여 살아와야 했던가. 이 책은 희생자의 죽음과 피해자의 삶, 가해자의 동기를 생존자의 증언과 국가기관의 자료로 밝혀내고 현재의 관점에서 국가 폭력과 정치, 대량학살의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함의 등을 폭넓게 규명한다. 구체적인 사례로서 ‘국민보도연맹’과 ‘거창사건’을 통해서 최고위층의 명령과 정부 각 기관의 역할을 밝히고 11사단의 군 작전명령과 민간인 학살의 민낯을 복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에서 발생한 학살을 이해하기 위해서 전쟁과 인간의 존재, 국가라는 정치공동체와 개인의 관계를 정치과정의 제도적 부분과 피해자 증언이라고 하는 서로 상반된 씨줄과 날줄을 통해서 재구성한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이 책이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시하는 사례와 이를 적절한 개념을 적용해 분석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생생한 현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목차

책머리에

1장 전쟁과 사람들
죽음을 다룬다는 것: 국가와 정치
가해자, 희생자, 생존자
가해자와 불처벌

2장 국민보도연맹원 학살
학살은 언제, 어디서부터 있었나
전언통신: 비가시성과 거리두기
낙동강 방어선은 안전했나
진영 지역과 임시 수도 부산의 만행

3장 최고위층의 명령
누구의 명령인가
경찰과 검찰의 임무 수행
계엄사령부의 민간인 업무
학살을 주도한 CIC

4장 거창사건의 불처벌
11사단 9연대 작전명령
국회와 정부의 대결
책임자 불처벌
학살의 정치적 승인

5장 거창 학살, 기억의 사회화
부역자와 보복의 대상
유족과 정부의 대결
기억의 사회화

6장 가해자와 생존자
가해자
희생자
버림받은 사람들
생존자

7장 학살은 전쟁의 산물인가
학살은 전쟁의 산물인가
전국피학살자유족회와 4대 국회의 활동
부관참시
21세기 역사의 법정

8장 죽음을 넘어선 삶
처벌은 보복이 아니다
우분투: 경계선은 중첩되어 있다
상처를 흙으로 슬쩍 덮다
정치의 책임 윤리

감사의 글
후주
참고문헌
주요 사건 일지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한성훈
 
연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 아주대, 한성대, 가톨릭대,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했고 연세대학교에서 최우수강사로 선정되어 총장상을 수상한 적이 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하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민간인 학살 사건의 조사팀장으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 《전쟁과 인민: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성립과 인민의...
 

책 속으로

학살의 희생자는 대부분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더구나 군경에게 이들은 자신들과 함께 살던 주민이었고 대면하는 이웃이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이렇게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한국전쟁 시기에 벌어진 학살의 성격이었다. 이웃을 죽이기 위해서는 먼저 명령이 있고 나중에 논리가 필요했다. 국가의 권위는 군인, 경찰과 같은 무장 집단에게 절대복종할 것을 요구한다. 전쟁 수행과 전쟁 범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고 정의와 인간성에 대한 국가와 개인의 윤리 관념이 불분명하면 누구든지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이 책은 가해자에 대한 불처벌 문화를 비판하고 명령을 내린 자와 국가의 책임이 왜 중요한지를 제시했다. 가해자 처벌이 보복이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로부터 인간의 행위에는 선과 악이라는 경계선이 중첩되어 있는 현실, 그리고 진실을 가리는 사회의 침묵과 국가의 무책임, 증오의 문화, 삶과 죽음의 형식을 결정하는 정치의 책임 윤리를 담으려고 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