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문화예술 입문 (책소개)/2.음악세계

위대한 작곡가 들의 삶 (1권.2권.3권)

동방박사님 2022. 8. 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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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나타와 교향곡의 영웅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그들의 흥미로운 생애와 음악사

클래식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작곡가를 중심으로 풀어낸 고전이다. 바로크 시대 몬테베르디에서 시작해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쇼팽 등을 거쳐 20세기 미니멀리즘에 이르는 음악사의 계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저자 해럴드 C. 숀버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로 평가 받았으며,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음악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뿐 아니라 작곡가들의 면면과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 시대적 배경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이 책에서는 그의 풍부한 전문 지식과 평론가로서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인다.

특히 이 책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일대기적 측면을 중요하게 부각시켰다. 자신이 만든 음악의 위대함을 스스로 알았던 베토벤, 사생활이 철저하게 비밀스러웠던 헨델, 보헤미안의 삶을 살았던 슈베르트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생애, 개인적 좌절과 대중적 성공 속에 담긴 그들의 인간적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를 통해 그들의 삶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클래식 음악에 대한 문턱을 낮춰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숀버그의 대표작인 이 책은 방대한 분량에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도 충분하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과 피아노 연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숀버그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목차

서문

1 오페라의 개척자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2 바로크의 변신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3 작곡가 겸 오페라단장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4 오페라의 개혁가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루크

5 고전주의의 명장
요제프 하이든

6 잘츠부르크의 신동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7 본에서 온 혁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

8 음악의 서정시인
프란츠 슈베르트

9 자유, 새로운 언어의 출현
베버와 초기 낭만주의 작곡가들

10 낭만의 활력, 고전의 엄격
엑토르 베를리오즈

11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
로베르트 슈만

12 절정의 피아니즘
프레데리크 쇼팽

13 비르투오소, 허풍선이, 예언자
프란츠 리스트

14 부르주아 천재
펠릭스 멘델스존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해럴드 C. 숀버그 (Harold C. Schonberg)
 
1915년,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브루클린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에서 30여 년을 일했으며, 1960~1980년에는 수석음악평론가로 재임했다.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문체로 비평의 기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을 비롯해 여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체스 애호가로서 체스에 관한 ...

역 : 김원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지휘를 공부했으며, 한국외대 관현악단과 서울알투스필하모닉에서 지휘를 하고 피아노를 쳤다. 현재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뉴 롱 라이프』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바흐와 함께 바로크 음악은 전성기를 맞았다. 바흐는 지난 모든 것의 집결체이자 앞으로 다가올 것들의 이정표였다. 바흐는 자신의 음악뿐 아니라 모든 음악에 통달한 사람이었다. 그는 유럽 음악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줄줄 꿰고 있는, 아주 박식한 음악가였다. 바흐는 당시에 알려진 모든 고대음악, 동시대 음악을 배우고 완전히 이해하려는 순수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음악학자이거나 음악사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가 학자처럼 중세음악을 발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 같은 것은 없다. 바흐는 그런 데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그가 주체하지 못할 만큼,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흥미를 느낀 것은 작곡기법이었다. 다른 작곡가들은 곡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그들의 음악적 아이디어의 특징은 무엇인가? 바흐는 전문 음악가로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마르지 않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 본문 중에서

베토벤이 이전의 모든 음악가와 달랐던 점은 그의 천재성과 견줄 데 없는 힘은 차치하고라도, 그가 예술가를 자부했으며 예술가로서의 권리를 지켰다는 점이다. 모차르트가 귀족 사회 주변을 맴돌며 열심히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들어가지 못한 반면, 모차르트보다 불과 열다섯 살 어린 베토벤은 그 문을 걷어차고 당당히 들어가 자신의 자리를 쟁취했다. 베토벤은 예술가이자 창조자였으며, 그의 마음속에서는 자신이 왕이나 귀족보다 우월했다. 베토벤은 사회에 대해서는 혁명적 관점을, 음악에 대해서는 낭만주의적 관점을 취하고 있었다. “내 마음에 있는 것들은 반드시 밖으로 나와야 한다네. 그래서 나는 그것들을 악보에 적는다네.” 베토벤이 그의 제자 카를 체르니에게 한 말이다. 모차르트라면 절대로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하이든, 바흐도 마찬가지다.
--- 본문 중에서

세상이 슈베르트의 천재성에 눈을 뜬 건 그가 세상을 떠난 후 40여 년이 지나서다. 19세기 후반 그의 작품이 출판되기 시작하고 널리 퍼지면서 브람스, 드보르자크, 브루크너, 말러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슈베르트는 음악을 논하는 자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비록 슈베르트가 초기 낭만주의에 미친 영향은 적었지만, 그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낭만주의 음악의 도래를 알렸다. 그를 최초의 낭만주의 작곡가라 칭할 수는 없다. 오히려 후대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 카를 마리아 폰 베버야말로 본격적인 낭만주의 작곡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슈베르트에게는 최초의 낭만주의 작곡가라는 칭호가 아닌, 어쩌면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이름이 걸맞다. 그는 최초의 ‘음악의 서정시인’이었다.
--- 본문 중에서

추종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2차대전 후 재발견되기 전만 해도 베를리오즈는 음악계의 주변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영국에서 그를 활발히 재조명했다. 기악곡뿐 아니라 오페라까지 무대에 오르면서 크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영국만큼 활발하지는 못했지만, 1950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보다 이후에 그의 작품이 훨씬 많이 연주됐다. 베를리오즈는 어쩌면 소수 마니아만이 추앙하는 작곡가로 영원히 남을지 모르겠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음악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예외 없이 번뜩이는 천재성이 드러나는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 매부리코를 거만하게 하늘로 치켜든 채로, 낭만주의 개념을 아주 명확하게 해주는 음색의 장려함과 자기표현의 이상형 속에서 영광을 누리는 베를리오즈가 선명하게 보인다.
--- 본문 중에서

쇼팽의 피아노 연주법은 기존의 연주법과는 차원이 달랐다. 쇼팽 덕분에 피아노는 비로소 ‘총체적인 악기’로 성장했다. 노래를 부르는 악기, 무한한 음색과 시상,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악기, 영웅적인 악기, 친밀한 악기가 되었다. 슈만의 피아노 음악도 물론 참신하고 훌륭하지만, 쇼팽에 비하면 둔탁하다. 쇼팽의 음악은 쇼팽 자신이 건반을 다루는 방식을 따라 유려하게 흐른다. 피아니스트로서는 쇼팽은 슈만보다 몇 광년은 앞서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단숨에 읽는 작곡가 중심의 새로운 음악사

숀버그는 작곡가와 그의 예술 세계를 연대기 순으로 추적하면서, 위대한 작곡가들의 생애를 중심으로 음악사 전반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냈다. 시대를 앞선 바로크 오페라 혁명의 주역 몬테베르디가 등장하는 1장을 시작으로, 입신의 경지라 할 만한 대위법을 구사하며 놀라운 창작의 저력을 보여준 바흐, 정서적으로 가장 안정된 음악을 선보이며 소나타 형식을 확립한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 그리고 모차르트와 베토벤, 슈베르트를 지나 9장에 이르면 음악의 새로운 조류가 등장한다. 우리는 낭만주의라는 이 새로운 조류 속에서 전문 지휘자라는 직업이 탄생하고, 비르투오소가 출현하며, 벨칸토 오페라가 싹트는 광경을 확인할 수 있다. 10장에서는 현대적 개념의 오케스트라와 교향시의 탄생을 촉발시킨 혁명가 베를리오즈를, 그리고 이후 본격적인 낭만주의에 들어서면 슈만, 쇼팽, 리스트의 인간적인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14장은 낭만주의의 물결을 거부하고 고전주의로 회귀한 멘델스존으로 끝을 맺는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은 총 세 권으로 구성되었으며, 2권에서 미와 감수성의 시대에 대표되는 국민주의와 오페라의 거인들을, 3권에서는 거대 오케스트라와 조성이 파괴되는 후기낭만주의, 인상주의, 음렬주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새롭게 조명

이 책은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특별한 안내서이기도 하다. 아홉 명의 자녀를 먹여 살리기 위해 매주 일요일까지 새 칸타타를 작곡해야 했던 바흐, 천사가 불러주는 화음을 자신이 받아 적는다고 믿었던 슈만을 보면서 우리는 작곡가들의 다양한 영감의 원천을 이해할 수 있다. 베토벤이 자신이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음악을 작곡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헨델은 그에게 꼭 숨겨야 할 비밀이 있었던 것처럼 사생활이 철저하게 비밀스러웠던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그의 연대기에도 공백들이 존재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생전에도 위대한 음악가로 추앙받았던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 가장 많은 착취를 당한 신동이었고, 아버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며 성장한 탓에 그의 예술적 탁월함과 달리 인생의 다른 일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슈베르트는 여느 음악가들과 달리 귀족과 잘 어울리지 않고, 지적인 중산층으로 보헤미안의 삶을 살았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작곡가들 자신과 그들 작품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한층 더하고, 클래식 음악에 대한 문턱을 낮춰준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음악 분야 최초의 퓰리처상 평론 부문 수상

『뉴욕타임스』의 전 수석음악평론가이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해럴드 C. 숀버그는 자신만의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문체로 비평의 기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에 미친 영향과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했다. 1970년 초판을 출간한 이 책은 그의 대표작으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인 1997년에 개정3판을 출간해 현대 음악사의 흐름까지 짚어줄 수 있는 작곡가들과 내용을 추가했다. 음악사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을 쉽고 흡인력 있게 풀어낸 이 책은 그가 서문에서 밝힌 ‘지성적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비전문가 독자’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와 호기심에도 부합한다.

음악사에서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로 호명되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와 피아노 연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숀버그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출간될 예정이다.
 

책소개

베르디, 바그너,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그리그, 푸치니, 슈트라우스 등
국민주의와 오페라의 거인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그들의 흥미로운 생애와 음악사


클래식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작곡가를 중심으로 풀어낸 고전이다. 바로크 시대 몬테베르디에서 시작해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쇼팽 등을 거쳐 20세기 미니멀리즘에 이르는 음악사의 계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저자 해럴드 C. 숀버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로 평가 받았으며,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음악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뿐 아니라 작곡가들의 면면과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 시대적 배경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이 책에서는 그의 풍부한 전문 지식과 평론가로서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인다. 소나타와 교향곡의 시대를 다룬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드디어 오페라 작곡가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극음악을 다루는 만큼 작곡가뿐 아니라 출중한 대본가, 성악의 영웅, 홍보와 기획의 명수 등 오페라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들이 쏟아내는 일화가 즐비하다. 특히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생애, 개인적 좌절과 대중적 성공 속에 담긴 인간적 면모를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삶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숀버그의 대표작인 이 책은 방대한 분량에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도 충분하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과 피아노 연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숀버그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출간될 예정이다.

 

목차

15 노래하라, 노래하라, 더 노래하라!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16 스펙터클하게, 스펙터클하게, 더 스펙터클하게!
마이어베어, 케루비니, 오베르
17 이탈리아의 거인
주세페 베르디
18 독일의 거인
리하르트 바그너
19 고전주의 횃불의 수호자
요하네스 브람스
20 리트의 대가
후고 볼프
21 왈츠, 캉캉, 풍자
슈트라우스, 오펜바흐, 설리번
22 파우스트와 프랑스 오페라
구노에서 생상스까지
23 러시아 국민주의와 강력한 5인조
글린카에서 림스키코르사코프까지
24 감정의 폭포수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25 보헤미아에서 스페인까지
유럽의 국민주의 작곡가들
26 반음계와 감수성
프랑크에서 포레까지
27 명심해라. 오페라만 써야 한다.
자코모 푸치니
28 낭만주의의 마지막 포효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해럴드 C. 숀버그 (Harold C. Schonberg)
 
1915년,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브루클린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에서 30여 년을 일했으며, 1960~1980년에는 수석음악평론가로 재임했다.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문체로 비평의 기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을 비롯해 여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체스 애호가로서 체스에 관한 ...

역 : 김원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지휘를 공부했으며, 한국외대 관현악단과 서울알투스필하모닉에서 지휘를 하고 피아노를 쳤다. 현재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뉴 롱 라이프』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베르디는 일부 평론가들의 비난에 개의치 않았다. 그는 평단의 의견에 정말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작품의 성패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그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가면무도회〉에 대한 평단의 공격에 자네가 대응한 건 잘못이야. 나처럼 하게. 최대한 평론을 읽지 말고, 그들이 하고 싶은 노래를 하도록 내버려두는 거야… 중요한 질문은 이거야. 좋은 오페라인가, 아닌가. 작품이 좋지만 그들이 편견이나 다른 이유 때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놔두게. 그걸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게나.”
--- 「주세페 베르디」 중에서

분명 그는 타협을 모르는 음악가였다. 동시에, 타협을 모르는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는 남에게 상처를 잘 주고, 거칠고, 극도로 예민했으며, 냉소적이고, 쉽게 발끈했다. 반면에 너그럽고 관대한 측면도 있었다. 마음에 드는 작곡가(이를테면, 드보르자크나 그리그)가 눈에 띄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려가 도왔다. 하지만 브람스의 마음을 움직인 동시대 작곡가는 극소수였다. 리스트나 바그너는 그에게 외계인이나 다름없었고, 브루크너, 말러, 차이코프스키, 베르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도 그에게는 대단치 않았다. 브람스는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동시대 작곡가 중 가장 좋아했던 것으로 보인다.
--- 「요하네스 브람스」 중에서

음악의 국민주의란 작곡가가 조국의 민속음악을 의식적으로 악곡에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교향곡이나 오페라 등 대규모 음악 형식에서도 구현되었다. 이를테면, 바그너는 누구보다 ‘게르만 사람’이었지만, 독일 민속음악을 끌어 쓰지 않았기에 국민주의 작곡가라 할 수 없다. 또 단순히 민속음악의 요소를 빌려 쓴 작품을 한두 개 남겼다고 해서 국민주의 작곡가는 아니다. 이를테면, 브람스는 〈독일 민속 노래〉라는 모음곡을 썼지만, 그를 국민주의 작곡가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 음악의 국민주의란 단순히 표면에 덧칠한 민속적 풍모가 아니라, 그 나라 고유의 노래, 춤, 종교음악에 담긴 국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말한다. 진정한 국민주의 작곡가는 민요 가락을 직접 따올 필요도 없다. 그들 자신이 이미 그러한 정서에 푹 젖어 있기에, 그들이 작곡한 음악도 자연스럽게, 또 매우 구체적으로 그들의 조국을 떠올리게 한다. 국민주의 작곡가에게 ‘민속 정서’란 그들이 들이마시는 공가, 매일 먹는 음식,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처럼 그들의 정신 및 청각 작용에 실제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 「글린카에서 림스키코르사코프까지」 중에서

드보르자크는 상냥하고 헌신적인 스승이었다. 그는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주변 세상을 잊었다. 한 제자가 일화를 기록했다. 어느 날 드보르자크와 제자들이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보르자크는 비가 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자신이 미국에서 겪은 일들을 신나게 늘어놓았다. 다들 빗물이 옷 속으로 스며들어 피부를 적실 때쯤이 되자 드보르자크는 갑자기 말을 중단하더니 그제야 모자챙에서 빗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알아챘다. “자, 얘들아, 얼른 집으로 뛰어가렴. 갑자기 비가 오는구나.”
--- 「유럽의 국민주의 작곡가들」 중에서
 

출판사 리뷰

단숨에 읽는 작곡가 중심의 새로운 음악사

숀버그는 작곡가와 그의 예술 세계를 연대기순으로 추적하면서, 위대한 작곡가들의 생애를 중심으로 음악사 전반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냈다. 소나타와 교향곡의 시대를 다룬 1권에 이어서 2권은 오페라 작곡가 이야기로 시작한다. 위대한 성악의 시대를 이끈 벨칸토 오페라를 시작으로 역사상 최초의 ‘블록버스터’ 그랜드 오페라, 베르디의 멜로드라마, 바그너 악극을 섭렵한 저자는 동시대 순수음악으로 눈을 돌린다. 고전주의 횃불의 수호자 브람스, 음악의 오락적 기능을 극대화한 작곡가들, 러시아 5인조와 드보르자크를 비롯한 유럽의 국민주의 작곡가들, ‘잠자는 에로티시즘’을 품은 프랑스 음악을 거쳐 ‘멜로디의 구름 위를 걸었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와 ‘충격’의 대명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은 총 세 권으로 구성되었으며, 3권에서는 거대 오케스트라와 조성이 파괴되는 후기낭만주의, 인상주의, 음렬주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새롭게 조명

이 책은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특별한 안내서이기도 하다.
로시니는 후배 작곡가에게 오페라 개막 공연 당일 저녁까지 음악을 쓰지 말고 기다리라며 이렇게 조언한다. “닥쳤을 때만큼 영감이 잘 떠오를 때가 없거든.” 낙천적이고 호방한 그의 음악과 쏙 닮은 말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는 리허설 일화로 유명하다. “리허설이 진행될 때는 무대 주변에서 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직원들, 시공 담당, 미술 담당, 기계 담당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귀로 밀려오는 음악에 감동하여 일손을 놓고 무대를 향해 우두커니 서서 입을 벌리고 바라볼 뿐이었다.” 빚에 허덕이고, 채권자에게 쫓기고, 실패한 혁명 때문에 도피하고, 수많은 적을 만들면서도 끝끝내 [반지] 사이클을 완성하고 바이로이트 축제를 실현하는 바그너의 여정을 이야기하며, “음악 역사상, 아니 인류 역사상 바그너처럼 소명의식이 강했던 사람도 없었을 것”이라고 숀버그는 말한다. 왈츠로 빈 사람들의 다리를 밤새도록 가만두지 않았던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 지휘대 위에서 캉캉을 추던 파리의 오펜바흐, 런던에 자신의 풍자극 전용 오페라 극장을 지을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린 설리번 등 위대한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작곡가라는 사람으로 그의 음악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과도 닿아 있으며, 작곡가들 자신과 그들 작품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음악 분야 최초의 퓰리처상 평론 부문 수상

[뉴욕타임스]의 전 수석음악평론가이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해럴드 C. 숀버그는 자신만의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문체로 비평의 기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에 미친 영향과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했다. 1970년 초판을 출간한 이 책은 그의 대표작으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인 1997년에 개정3판을 출간해 현대 음악사의 흐름까지 짚어줄 수 있는 작곡가들과 내용을 추가했다. 음악사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을 쉽고 흡인력 있게 풀어낸 이 책은 그가 서문에서 밝힌 ‘지성적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비전문가 독자’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와 호기심에도 부합한다.
음악사에서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로 호명되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와 피아노 연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숀버그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출간될 예정이다.

책소개

브루크너, 말러, 드뷔시, 스트라빈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쇤베르크, 메시앙 등
거대 오케스트라와 음악의 이단아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그들의 흥미로운 생애와 음악사


클래식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작곡가를 중심으로 풀어낸 고전이다. 바로크 시대 몬테베르디에서 시작해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쇼팽 등을 거쳐 20세기 미니멀리즘에 이르는 음악사의 계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저자 해럴드 C. 숀버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로 평가받았으며,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음악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뿐 아니라 작곡가들의 면면과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 시대적 배경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이 책에서는 그의 풍부한 전문 지식과 평론가로서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인다.

소나타와 교향곡의 시대를 다룬 1권, 오페라 작곡가 이야기인 2권에 이어 3권에서는 작곡가들이 기존의 독일 음악과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의 활로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진다. 조성을 파괴하거나 전통적인 미학을 부정하면서, 민속음악에서 해법을 찾거나 과거로의 회귀를 부르짖으면서, 각자의 신념과 음악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노선을 개척하고 자신의 영역을 구축했던 작곡가들의 개성과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숀버그의 대표작인 이 책은 방대한 분량에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도 충분하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시리즈는 이번 3권으로 완간하며, 위대한 피아니스트들과 피아노 연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숀버그의 또 다른 저서 『위대한 피아니스트』와 함께 읽기 좋다.

 

목차

29 종교, 신비주의, 과거로의 회귀
브루크너, 말러, 레거
30 상징주의와 인상주의
클로드 드뷔시
31 프랑스의 우아함, 그리고 새로운 종
모리스 라벨과 프랑스 6인조
32 카멜레온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33 영국의 르네상스
엘가, 딜리어스, 본윌리엄스
34 신비주의와 멜랑콜리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35 소비에트 시대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
36 독일의 신고전주의
부소니, 바일, 힌데미트
37 미국 음악의 약진
갓초크에서 코플런드까지
38 물러서지 않는 헝가리인
벨러 버르토크
39 제2 빈 악파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
40 전 세계의 음렬주의 바람
바레즈에서 메시앙까지
41 새로운 절충주의
카터에서 미니멀리스트까지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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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해럴드 C. 숀버그 (Harold C. Schonberg)
 
1915년,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브루클린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에서 30여 년을 일했으며, 1960~1980년에는 수석음악평론가로 재임했다.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문체로 비평의 기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을 비롯해 여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체스 애호가로서 체스에 관한 ...

역 : 김원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지휘를 공부했으며, 한국외대 관현악단과 서울알투스필하모닉에서 지휘를 하고 피아노를 쳤다. 현재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뉴 롱 라이프』 등이 있다.
 
 

책 속으로

1960년대에 브루크너와 말러의 음악은 가히 혁명적인 재조명을 받았다. 특히 말러는 20세기 후반 클래식 음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아방가르드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그를 12음 기법의 정신적 뿌리로 규정하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구도와 탐구의 여정에서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강박적인 죄의식에 시달리며 의심과 불안으로 점철된 생을 보낸 말러. 그는 그와 똑같이 의심과 불안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예언자였던 셈이다. 그나마 옛 사람들은 기성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 안식을 찾았다. 그러나 유대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되 어떤 종교적 활동도 하지 않았던 말러는 어디에서도 인생의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말러의 동시대인들 대부분은 ‘나’와 ‘우주’의 관계가 그럭저럭 평화로웠다. 말러는 죽을 때까지 그러지 못했다.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 「브루크너, 말러, 레거」 중에서

지난 시대에 슈만이 ‘낭만주의’라는 용어를 싫어했듯, 드뷔시도 ‘인상주의’라는 말이 달갑지 않았다. 드뷔시는 〈영상〉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음악 철학을 설명했다. “나는 새로운 것을 시도 했다. 음악을 통해 현실 세계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어떤 바보들은 이를 인상주의라 부른다. 이 용어는 대체로 잘못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모든 예술 분야를 통틀어 신비로운 효과를 가장 잘 표현하는 위대한 화가 터너에게 평론가들이 거리낌 없이 인상주의라는 용어를 갖다붙일 때가 그렇다.” 그러나 용어란 정의하기 나름이다. 인상주의든, 초월주의든, 다른 무어라고 부르든 드뷔시는 새로운 청각적 심상으로 이 세상을 표현하여 여느 위대한 시인이나 화가 못지않게 현실 세계를 고양시켰다. 그의 고도로 날카롭고 정제된 감수성은 새로운 언어를 탄생시켰다.
--- 「클로드 드뷔시」 중에서

〈위풍당당 행진곡〉의 첫 두 곡은 1901년에 프롬 콘서트에서 초연됐다. 엘가는 자서전에서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첫번째 D장조 행진곡이 끝나고 벌어진 풍경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다시 한번 연주할 수밖에 없었다. 또 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사실상 다음 곡으로 넘어가지 말라는 뜻이었다… 결국 세 번을 연주했다. 순수하게 좌중을 진정시키기 위함이었다.” 머지않아 에드워드 7세는 바로 그 선율에 가사를 붙여 노래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희망과 영광의 땅〉이다. 〈위풍당당 행진곡〉 전에도 엘가는 유명했지만, 이제 그는 완전히 스타가 됐다. 엘가에게 각종 훈장과, 미국 대학들로부터의 명예학위가 쏟아졌으며, 1904년에는 기사 작위도 받았다. 그해 코번트가든에서는 엘가의 음악으로만 구성된 축제가 3일 동안 열렸다.
--- 「엘가, 딜리어스, 본윌리엄스」 중에서

어느덧 쇼스타코비치는 슬픔과 회한에 찬 노인이 되었다. 그는 완전한 자유를 누렸더라면 더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 거라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 (그의 회고록이 사실이라면)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음악을 세간의 평가와는 사뭇 다르게 바라보았던 듯하다. 이를테면, 그의 〈교향곡 7번〉은 레닌그라드 전투 승리와 영웅적인 소비에트의 수호자들을 위한 찬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쇼스타코비치의 말은 다르다. 그는 레닌그라드 전투가 시작되기 전부터 〈교향곡 7번〉을 구상했으며, “따라서 이 곡은 단지 히틀러의 공격에 대한 저항으로만 볼 수 없다… 나는 〈교향곡 7번〉의 주제를 작곡하면서 인간성을 짓밟은 다른 적들에 관해서도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물론 여기서 “다른 적들”은 스탈린 패거리를 말한다. “전쟁은 새로운 종류의 거대한 슬픔과 파괴를 가져왔다. 그러나 나는 전쟁 전의 끔찍한 세월도 잊지 않았다. 이것이 나의 네번째 교향곡 이후 모든 교향곡의 주제이다. 일곱번째도, 여덟번째도… 내 교향곡들 대부분은 비석이나 다름없다. 이 나라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들이 어디에 묻혔는지 가족, 친지들도 모른다. 메이예르홀트와 투카쳅스키의 비석은 어디에 세워줄 텐가? 오직 음악만이 그들의 비석을 세워줄 수 있으리라. 나는 희생된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음악으로 비석을 세워주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내 음악을 그들 모두에게 헌정할 수밖에 없다.”
---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 중에서
 

출판사 리뷰

단숨에 읽는 작곡가 중심의 새로운 음악사
숀버그는 작곡가와 그의 예술 세계를 연대기순으로 추적하면서, 위대한 작곡가들의 생애를 중심으로 음악사 전반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냈다.
교회의 전례를 위한 ‘종교음악’이 아닌 기독교, 범신론, 자연주의를 모태로 개인의 신앙을 표출하는 ‘종교적 음악’의 대가 브루크너와 말러, 바그너로 대표되던 독일 음악의 육중함과 장황함에서 가장 완벽하게 탈출한 반독일 작곡가 드뷔시, 가볍고 명랑한 음악에서 활로를 모색했던 프랑스 6인조, 낭만주의와 결별하며 음렬주의와 무조음악을 암시했던 스트라빈스키, 독일 음악의 뼈대 위에 ‘영국적 풍모’의 살을 붙인 엘가, 독일 음악을 거부하고 영국의 민속음악에서 활로를 모색한 국민주의자 본윌리엄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자연의 시상을 표현한 전형적인 낭만주의자 딜리어스, 신비주의에 심취해 다양한 음악적 파격을 시도하기도 했던 낭만주의자 스크랴빈, 낭만주의를 고수하는 대신 자신만의 개성과 애수를 작품에 녹여낸 라흐마니노프, 모더니즘의 강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던 프로코피예프, 생애 첫 교향곡에서 발군의 천재성을 과시한 쇼스타코비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음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 부소니와 힌데미트, 현대적 기법을 접목해 미국 음악의 정체성을 확립한 코플런드, 민속음악을 모티브로 가장 순수하고 독창적인 음악 언어를 창조한 버르토크, 음렬기법을 창시한 쇤베르크와 그의 제자 베르크와 베베른, 자연의 원리를 오로지 소리와 리듬만으로 표현한 바레즈, 동시대의 음악 어법과 독특한 리듬을 구사하여 다채로운 언어로 신성을 표현한 메시앙, 무조음악을 통해 진리를 추구한 카터 그리고 각자의 신념에 따라 다양한 음악 양상을 만든 미니멀리스트들.
숀버그가 들려주는 위대한 작곡가들에 관한 이런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은 작곡가들 자신과 그들 작품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음악 분야 최초의 퓰리처상 평론 부문 수상
『뉴욕타임스』의 전 수석음악평론가이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해럴드 C. 숀버그는 자신만의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문체로 비평의 기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에 미친 영향과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했다. 1970년 초판을 출간한 이 책은 그의 대표작으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인 1997년에 개정3판을 출간해 현대 음악사의 흐름까지 짚어줄 수 있는 작곡가들과 내용을 추가했다. 음악사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을 쉽고 흡인력 있게 풀어낸 이 책은 그가 서문에서 밝힌 ‘지성적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비전문가 독자’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와 호기심에도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