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중국.동아시아 이해 (독서)/5.유라시아

유라시아 경제연합

동방박사님 2022. 8. 2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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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U에 맞선 유라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결속과 그에 대한 비판적 고찰

2015년 1월, EU의 독주에 맞설 새로운 경제공동체가 등장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5개국이 참여한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은 세계경제 질서의 재편을 꿈꾸는 러시아의 야심에서 시작되었다. 옛 소련권 국가들의 경제공동체인 EEU는 최근 중국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신생 경제통합체를 이해하고, 나아가 한국 경제 활성화에 활용하기 위해서 유라시아 지역의 역사적 유산과 통합 조건, 그리고 각국의 경제적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이런 EEU가 성립되기까지의 과정과 전망을 경제적·지정학적·정치적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다루었다. 유라시아 통합의 경제적 중요성을 평가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도의 정치적 성격을 내포한 EEU를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즉, EEU 출범이 어떠한 배경에서 이루어졌으며 어떠한 제도적 특징을 갖고 있는지, 이 기구의 경제적 조건과 회원국 간의 경제통합 수준은 어떠한지, 이에 가입한 관련 국가의 조건과 입장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EEU가 동북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이에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까지 면밀하게 살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EEU 출범과 배경 및 제도적 특징, 그리고 현황을 들여다보았다. 2부에서는 EEU에 가입했거나 아직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EEU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들의 입장과 조건을 다루었고, 3부에서는 EEU의 국제적 조건을 언급하면서 특별히 EU와의 관련성과 차별성, 그리고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그 의미를 담았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지역을 경제의 신개척지로 삼아왔다. 김대중 정부의 ‘철의 실크로드 계획’과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평화 번영 정책’ 등 유라시아를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적 허브이자 블루오션으로 여긴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유라시아와 한국을 잇는 정책들도 그 실체가 불분명했다. 그러한 와중에도 국내에 몇 안 되는 러시아·유라시아사업단인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는 유라시아와 동북아의 관계를 묵묵히 연구해온 뚝심 있는 단체이다.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의 연구진은 1974년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 유라시아를 연구해오면서 다져온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유라시아경제연합: 지역통합의 현실과 전망』을 출간했다. 특히 새로이 출범한 EEU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앞으로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잇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목차

제1부 유라시아경제연합의 출범과 그 전망

제1장 유라시아의 지역통합―유라시아경제연합의 출범과 의미_김영진
제2장 유라시아경제연합의 성과와 한계―EU와의 비교_성원용
제3장 유라시아경제연합의 원심력과 구심력―무역과 투자_이상준

제2부 유라시아 지역통합의 역내 환경―각국의 입장과 조건

제4장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중앙아시아―경제통합의 이상과 현실_김상원
제5장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전략적 선택과 한계_우준모
제6장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아르메니아―대러시아 경제적 의존의 함의_박지원

제3부 유라시아 지역통합의 국제적 환경

제7장 유라시아경제연합과 EU―정체성 대립의 새로운 전선_강봉구
제8장 유라시아경제연합과 한국의 대유라시아 정책_우평균
 

저자 소개

저 자 소 개
김영진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HK교수이다.
성원용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부교수이다.
이상준 국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이다.
김상원 국민대학교 국제학부 조교수이다.
우준모 선문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이다.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연구위원이다.
강봉구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HK교수이다.
우평균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HK연구교수이다.
 
 

책 속으로

경제통합의 범위를 유라시아 지역으로 확대하더라도 가입 대상 국가들의 생활수준에 별다른 상승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EEU에 참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국들은 무역자유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독립국가연합 회원국이다. EEU에 가입해도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왜 유사한 처지의 국가 간에 통합을 증가시켜야 하는가? --- p.18쪽

러시아의 군사적·정치적 비중은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를 훨씬 능가한다. 그러므로 현재와 미래의 통합 기구에서 EEU는 회원국 간의 동등한 동맹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초국가적 기구의 창설은 러시아와 다른 두 국가 간의 관계에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 EEU 창설국들은 이 새로운 동맹이 EU의 경험에 기초해 건설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초국가적 수준에서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존재한다. --- pp.34-35

일부 서방 국가에서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새로운 ‘제국’의 탄생이 눈앞에 다가온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단순히 경제 이데올로기적 담론과 프레임의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시장 공간의 문제로 그 위협의 성격이 전화(轉化)된 것이다. (중략) 일부 사람들은 유라시아의 관세동맹 자체가 경제적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푸틴의 정치 전략적 야욕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한발 더 나간 EEU 통합체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과연 유라시아 지역의 경제공동체 결속은 가능한가? 유라시아는 다시 서방과 갈등 관계가 될 것인가? --- p.51

요약하자면 EEU는 유라시아 국가의 내부적인 특성과 세계경제의 특징이 교호(交互)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한편 푸틴은 소련의 해체가 준비되지 않은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러시아를 부활시키기 위해 구소련 지역을 다시 묶을 수 있는 경제통합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EU는 강한 러시아의 부활로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 p.81

마치 상자 안에 꽉 눌려 있던 물건들이 상자를 열자 사방으로 흩어져 나가듯이 소련 해체 이후 유라시아 국가들의 원심력은 구심력보다 더 커졌다. 러시아가 구심력을 가지고 견인하려 하자 우크라이나, 몰도바, 조지아에 지정학적 분쟁이 일어났다. 러시아가 구소련 지역에 정치적으로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려고 노력하는 만큼 이 분쟁 국가들과 보이지 않은 장벽도 더 높아졌다. --- p.107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카자흐스탄을 제외하면 EEU 창설에 크게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내부적인 문제와 더불어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며 러시아의 주도적 통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풍부한 자원으로 인해 통합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 않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경우, 어느 정도 참여 의사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의 참여가 EEU를 주도하는 국가, 즉 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에게(실질적으로는 러시아에게)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에 큰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한 상황이다. --- p.143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함께 동슬라브족 공동체라는 공통의 역사적 연원을 가지고 있으나 국가 진로는 상반된 방향으로 선택했다. 양국은 자국이 선택한 국가 진로를 현실화하기 위한 저마다의 난제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서쪽 국경 지대에 존재하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미래는 러시아의 대유럽 전략과 유라시아 지역공동체의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p.172

EEU에 가입하는 대신에 EU와 협력협정을 맺는다는 것은 유럽적 가치와 정체성을 선택한다는 의미이며, 러시아 주도의 관세동맹에 가입해 EEU 참여를 준비하는 것은 현재 푸틴주의로 대표되는 러시아적 가치와 사회 운영 방식을 선택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협력협정 체결은 단순히 한 경제블록에 편입된다는 의미를 넘어 포괄적인 가치와 삶의 양식에 대한 선택을 의미한다. 이것이 EU와 협력협정도 맺고 러시아 주도의 관세동맹에도 가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이다. --- p.213

한국 정부의 대표적인 유라시아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내용과 장단점 등을 평가했지만, 이 구상은 한국이 꿈꾸는 유라시아 진출 및 협력안이라는 점에서 러시아가 주도하는 EEU와 공통점을 추출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한국은 EEU에 대해 정리된 공식 입장을 갖기에는 이른 상태인 데 반해, 러시아의 정부 관리들은 수차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중략) 현재까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담론 수준에 머물러 있기에 EEU 창설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간의 연계 방안 역시 구체화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 p.260
 

출판사 리뷰

EEU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한국 정부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나?

얼마 전 중국이 신(新)실크로드 건설에 EEU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5년 1월, EU에 대항한 ‘EEU’로 유라시아 국가들이 뭉친 지 단 4개월 만의 일이다. EU가 40여 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설립된 것에 비해, EEU는 메드베데프 러시아 전 대통령과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그리고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창설을 추진한 지 4년 만에 출범했다. 비록 회원국 수는 적으나 그 추진력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중앙아시아를 두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은 것은, EEU를 EU에 맞선 세력으로 키우려는 러시아의 야망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의 ‘나쁜 거버넌스’가 EEU를 통해 구소련 지역에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EEU가 구소련 지역 국가들을 지배하기 위한 러시아의 신제국주의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단일경제권을 유지했던 소련이 해체되고 20여 년 동안 공동경제구역, 관세동맹, 독립국가연합 등 유라시아 역내에 여러 경제협력체가 있었다. 그중 러시아는 유라시아 내 최대 강대국으로서 여전히 구소련 지역통합의 강력한 주체 세력인 반면, 그 외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설득과 권유에 따라 통합에 동참하는 수동적 입장에 놓여 있다. 러시아가 경제통합으로 당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타 회원국들에 물적 지원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러시아와 회원국들 간 경제 수준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경제통합에 러시아의 희생이 많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러시아가 유라시아 통합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지, 그 내막과 실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표방한 만큼 EEU의 창설 배경과 전망을 한국적 시각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
EEU는 소련 제국의 부활인가? 아니면 EU에 대적할 만한 유라시아 지역의 경제적 구세주인가? 또 EEU는 한국의 새로운 경제적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EEU에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EEU 경제통합에 대한 현실과 전망을 파헤친 이 책은 한국의 대외 정책 방향과 효과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