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중국.동아시아 이해 (책소개)/6.중국공산당

중국, 도적황제의 역사

동방박사님 2022. 10. 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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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옮긴이의 말
머리글

|서장| ‘도적’이란 무엇인가
도적단에 붙인 근사한 이름, ‘산둥 인민 해방단’/도적단과 교류하다/도적에게 인텔리는 필수적이다/‘도적’을 정의해보자/정의,부정의 따위와는 관계가 없다/도적은 왜 생기는 것일까/치안 유지가 안 되니 도적이 생긴다/도적과 별 차이가 없는 군대란 존재/도적이 성장하는 조건/도적들의 정보망, 일꾼들과 상인들/도적이 세운 왕조/이기면 관군, 지면 도적/‘비匪’에서 ‘관官’으로/‘도적’에서 ‘정의의 투쟁’으로, 정의로운 도적은 하나도 없다/도적은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번역의 문제

|제1장| 원조元祖 도적 황제: 진승 유방劉邦
도척: 도적 설화의 기원/연작燕雀이 어찌 홍곡의 뜻을/연설이 중요하다?/옛날의 패거리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반년 천하로 끝나다/무명의 촌뜨기/나이도 몰라/‘아저씨’가 군사를 일으키다/유명한 홍문鴻門의 만남, 사실일까/인정머리라곤 없는 아버지, 유방/천하를 얻었으면 이제 유자儒者가 나설 차례/무뢰한의 집합체에서 대한大漢 제국으로

|제2장| 왕의 자리에 오른 걸식 중: 주원장朱元璋
도적으로 입신하려 하다/중 콤플렉스/천하 대란/홍건군紅巾軍: 머리에 두른 붉은 두건/인상이 나쁘다고 죽여서는 말이 안 된다/태조 주원장의 고향 출신 24인의 부하들/실력은 첫째, 서열은 세 번째/약탈 금지로 인기가 오르다/손안대고 코풀기/천하를 취할 계/왜 주원장은 성공하고 이자성은 실패했을까/공격을 유도하는 책략/태양은 그대를 향해 비추었지 나를 비추지 않았다/드디어 황제 자리에 오르다/숙청의 시작, 토사구팽/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사랑하는 자식이 마흔 두 명이나/건문제는 어디로 도망갔을까

|제3장| 인기 만점의 틈왕闖王: 이자성李自成
중국 도적 중 인기 1위/만주족의 등장/도적의 대 발생, 농사짓는 것보다 도적이 되는 것이 낫다/토적보다 유적이 더 심하다, 관군은 더하다/수십 리 길에 늘어선 수레 행렬, 7일 밤과 낮에 걸쳐 마을을 지나갔다/정사의 재료는 소설이었다/별명으로 유명한 두목들/8년간 무엇을 했나/차상협가짜 투항 사건/뿌리도 가지도 없는 지어낸 이야기, 영양대회/동관 남원南原의 대회전, 과연 이자성이 한 것일까/어복산魚腹山에서의 쪼들림, 정사에 실려 있지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성 공략과 대포/낙양을 공략하다, 수비대를 매수하여 성문을 열다/틈왕은 세금을 걷지 않는다/우금성牛金星과 송헌책/이암과 홍낭자紅娘子 이야기, 믿거나 말거나/이암은 이자성의 분신인가/대명 제국의 멸망, 그리고 황제 즉위식의 준비/산해관에서의 패전/오삼계는 왜 마음을 바꾸었을까/대순 제국의 최후/야오쉐인姚雪垠의 비판/삼각관계의 처리/소설 『이자성』에 대한 평가

|제4장| 십자가를 짊어진 낙제 서생書生: 홍수전洪秀全
온리 예스터데이/일족의 기대를 짊어지고/꿈속의 계시/여호와의 둘째아들이자 그리스도의 친동생으로서/교주 개업, 유교의 몸에 크리스트 교의 옷을 입히다/다섯 명의 우두머리/금전촌金田村에서 군사를 일으키다/이수성 참군의 사정/‘장발’과 ‘변발’/태평천국군에 들어간 사람들, 온갖 패거리들이 합류했다/‘천경天京’의 새 궁전/일체의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는다, 공산주의 그 자체/천왕과 동왕의 다툼/천경 사건/쓸모없이 되어버린 청나라 정규군/증국번, 상군湘軍을 만들다/수군水軍의 중요성/두 번의 자살 미수/증국번의 헛수고/홍수전의 최후/천경 약탈/조열문趙烈文의 고발

|제5장| 이름 그대로 최후의 도적 황제: 마오쩌둥
도적 황제의 농민 혁명, 페테르부르크 봉기보다는 양산박의 수채/조반유리造反有理, 고추 소스 마르크스주의자/그대 앞에 서있는 나를 보라/공산당과 국민당/매운 고추가 영웅을 만든다/정권은 총구에서 나온다/징강산井岡山의 길/유구주의로는 안 된다/장정長征/일본군이 응원했다?/지식인 사냥, 생각하는 사람은 나 혼자면 충분하다/있을 수밖에 없는 후계 문제/기존의 방침대로 하라/‘제국’이 생길 수 있었던 소지

후기
참고 문헌에 대하여
 

저자 소개 

저 : 타카시마 토시오 (Toshio Takashima,たかしま としお,高島 俊男)
 
1937년 생으로 도쿄 대학 경제학부 및 문학부 졸업 후 같은 대학 인문학과 연구과 수료. 전공은 중국 문학. 주 저서로 『이백과 두보』, 『삼국지의 뛰어난 인물들』, 『수호전의 세계』(두 책 모두 ‘치쿠마 문고’), 『책이 좋고, 욕하는 것은 더욱 좋다』(‘文春文庫’, ‘講談社에세이賞’), 『쇼세키의 여름휴가』(‘朔北社') 등이 있다.
 
역 : 신준수
출판 번역가·기획자. 옮긴 책으로 『칵테일 도감』, 『허브 스파이스 도감』, 『세계 명주 기행』, 『버터크림 플라워 100』, 『잼 콩포트 마멀레이드 시럽』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옛날, 중국에 ‘도적’이라는 것이 있었다. 언제 어디서건 있었다.
도적Bandit은 ‘도둑Thief’과는 다르다. 중국의 ‘도적’은 반드시 집단이었다. 집단의 힘을 근거로 마을이나 도시를 습격하여 식량이나 돈, 여자를 빼앗았다.
당국도 외딴 시골에까지 시시콜콜히 출동하는 일은 매우 성가신 일이었기 때문에 내버려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도적들 중에서도 규모를 키워 도시를 일거에 점령해버리는 경우에는 좀체 손을 쓸 수가 없게 된다.
또 힘이 더 커져서 한 지방, 즉 일본의 몇 개 현?을 합친 정도의 지역을 지배하게 되는 경우도 역사상 여러 차례나 있었다. 마침내는 도읍을 빼앗고 천하를 장악하려 하기도 한다. 실제로 천하를 탈취해버린 경우도 역사상 적지 않게 일어났다.”

“민중은 도적한테 입는 피해는 싫었지만 도적이 하는 말 자체에는 귀가 솔깃했다. 어느 나라에서건 민중들은 폭력 조직을 좋아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들의 두목들이 하는 말에 호감을 갖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민중에 회자되는 도적은 용감하고, ‘의義’를 중시하며, 솔직하고, 남자답다. 중국의 『수호전』이나 영국의 『로빈 후드 이야기』 등은 그와 같은 민간의 도적에 관한 전설이 집대성된 것이다. 그러나 원래 도적이란 것이 그처럼 좋은 것만은 아니다.”

“중국에서 ‘국가’라고 하는 것은 황제와 그 아래의 통치 기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천년 이상의 세월 동안 중국에는 귀족이라는 것이 없었다. 고정된 지배 계급도 없었다. 황제 한 사람만이 모든 권력을 한 손에 장악하고 있는 유일한 지고의 존재였다.”

“중국의 어떤 학자가 중국 역사에서 두 가지 큰 세력으로 ‘신사紳士’와 ‘유민流民’을 든 적이 있다. ‘신사’는 지식인으로, 관료가 되거나 정치인이 되어 지배층이 된다. ‘유민’은 직업이 없는 무뢰한으로, 도당을 이루어 도적이 된다. 중국의 역사는 이와 같은 ‘신사’와 ‘도적이 서로 대항하거나 연합하면서, 경우에 따라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종속시켜온 역사라는 것이다.”

“회비라는 것은 ‘천지회’나 그와 비슷한 폭력 집단을 말한다. 이는 중국 남방 각지에 있었던 것으로, 전체로서의 조직이나 지도부는 없었다. 각 곳의 각 집단이 제멋대로 활동하고 있었다. 천지회라는 이름은 ‘하늘을 아버지로 하고, 땅을 어머니로 존경한다’는 뜻에서 나온 듯한데, ‘첨제회’라고 적고 있는 사료도 있다. 청나라 초기부터 있어 왔다. 조직의 주된 취지는 ‘청나라를 타도하고, 명나라를 부흥한다’는 것이었지만, 정치 단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무뢰한들의 집단이었다.
천지회의 지류 정도의 것으로 가로회, 소도회, 홍전회 등이 있었는데, 모두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공산당 군대의 총사령관이 된 주더도 가로회의 성원이었는데, 입회할 때 손가락을 잘라 술에 넣어 맹세의 잔을 들었다고 스메들리에게 말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이다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成?君王敗?逆賊”이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왕조의 교체가 도적 출신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왕이란 존재를 놓고, 또는 왕을 내세우기 위해 충신이냐 역적이냐가 갈라졌다. 반면 중국에서는 나라가 큰 만큼 사람들의 배포도 커서인지 도적으로 출발했다고 해도 좀 세력이 커지면 금방 황제의 자리를 노리곤 했다. 이기면 황제가 되는 것이고, 지면 그냥 도적인 것이다.

『사기』의 「유협열전」에도 “혁대의 고리를 훔친 자는 주살되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중국 역사를 보면 이자성이나 태평천국의 홍수전과 같이 짧은 시간 동안만 권좌에서 버텨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왕조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나라와 명나라의 경우 말 그대로 도적 출신이 황제가 되었다. 하물며 지금의 중화 인민 공화국 역시 도적 출신이 황제가 된 나라라고 이 책의 필자는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도적이란 개념을 통해 보는 중국의 역사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다음과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중국이란 나라의 유구하고도 방대한 역사를 ‘도적 황제의 역사’라는 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특히 현재 중국의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을 도적무리쯤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재의 공산당 정부의 정체성을 도적 집단의 권력 획득이라 보고 있는 필자의 생각이 타당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중국 공산당이 외세를 물리치고 국민당 정부를 쓰러뜨린 다음 중국 대륙을 장악한 사실에 대한 역사적인 판단은 다양할 수 있다. 오랜 봉건 사회를 청산한 것인지, 인민을 해방시켜준 것인지, 사회주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 따위에 대해 참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이 아직 진행형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와 미래의 모습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원래 중국 공산당 정부와 그 ‘창업 황제’인 마오쩌둥에 관한 서술이 중심이었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필자가 원래 말하고 싶었던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결국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필자는 덩샤오핑조차 명의 3대 황제인 영락제에 비유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미래는 어떨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