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계국가의 이해 (책소개)/2.영국역사문화

핫하고 힙한 영국 - 영국은 어떻게 레트로 문화의 성지가 되었나

동방박사님 2022. 11. 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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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국인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온다?
영국인도 모르는 진짜 영국의 이야기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의 발음은 천지 차이다. 미국식 영어는 물 흐르듯 부드럽지만 영국식 영어는 어딘가 부딪히듯 딱딱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영국 문화와 영국인들도 그들의 발음처럼 딱딱하고 냉정할 것이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영국인들은 무엇보다 유머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게다가 축구 경기를 생사의 문제보다 중히 여기고,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다이애나비를 여전히 추억하며 그리워한다. 『핫하고 힙한 영국』은 우리가 이미 안다고 착각했던 영국의 진면목을 보여 주는 책이다. 40년 이상 영국에서 거주한 권석하 영국 공식 예술문화역사 해설사가 쓴 책으로, 영국인도 모르는 진짜 영국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목차

머리말

1장 세계의 화두, 영국 왕실 이야기

- 굿바이 릴리벳! 영국이 사랑한 여왕 · 12
- 필립 공이 남기고 간 것 · 45
- 영원한 영국의 연인, 다이애나비 · 63
- 사고뭉치 왕자와 미국인 혼혈 며느리 · 81
- 여왕의 발표문 103단어에 숨은 의미 · 98

2장 영국과 한국, 두 나라를 잇는 끈

- 영국인들이 손흥민에 빠진 이유 · 112
- BTS 공연, 영국 1000여 개 스크린을 점령하다 · 128
- [기생충]으로 보는 영국인들의 영화 취향 · 133
- ‘입맛 보수주의’ 영국이 한식에 눈뜨다 · 148
- 흔들리는 유럽 최대 한인타운 · 157

3장 가까이에서 바라본 영국인의 삶

- 영국의 독특한 결혼 문화 · 170
- 진정한 삶을 되찾는 시간, 휴가 · 185
- 골동품 속에 영국의 역사가 숨 쉰다 · 200
- 휴 그랜트보다는 콜린 퍼스 · 215
- 영국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일들 · 229

4장 홍차와 부동산이 만나는 사회

- 폭등하는 부동산과 싸우는 방법 · 254
- 주민등록증이 없는 나라 · 269
- 인종차별 없는 나라로 가는 길 · 285
- 토론사회 영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301
- 젊은 노인들, 영국의 ‘욜드족’이 사는 법 · 315

5장 지금의 영국인을 만든 영국인

- 모든 작가들이 빚진 시인, 워즈워스 · 332
- 왕은 신(神)이 아니다, 크누트 대왕 · 347
- 광적 추종자를 낳은 정치인, 크롬웰 · 360
- 두 얼굴을 가진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 376

 

 

저자 소개 

저 : 권석하 (權錫夏)
 
영국인보다 영국을 더 잘 아는 재영칼럼니스트이며, 한국인 최초로 영국 지방의회에 진출한 권보라 의원의 아버지이다. 500년 역사의 선비마을 경북 봉화 닭실 출신으로, 책벌레였던 어린 시절 외국 번역서를 통해 유럽과 영국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1982년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중간에 당시 소련이라 불리던 러시아에서도 10년 주재한 적이 있다. 영국의 정치, 역사, 문화, 건축...
 

책 속으로

영국은 더 이상 여러분이 알고 있는 안개의 나라도 아니고, 신사의 나라도 아닙니다. 영국에는 이제 국가 경제를 좀먹는 영국병도 없습니다. 영국에는 여러분이 모르는, 딱히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저력과 매력이 분명 있습니다.
--- p.5

세상 사람들은 오로지 언론을 통해서만 여왕을 봐서 그런지 엄숙하고 진지한 사람으로만 안다. 그러나 여왕은 우리가 아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갖고 있다고 친구들과 친지들은 말한다. 그들에 의하면 여왕은 어릴 때부터 줄곧 쾌활하고 유머러스했다.
--- p.14

왕의 특권 중에서도 세인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특권이 있다. 템스강에 있는 백조는 모두가 왕의 소유라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영국 바다에 있는 모든 돌고래도 왕 소유이다.
--- p.39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더 크라운]에도 나오듯이 결혼 전 필립 공은 장인 조지 6세에게 “내 임무(job)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조지 왕은 여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 여인이 자네의 임무일세(She is the job)”라고 했다.
--- p.48

이제 우리가 모르는 다이애나의 다른 면을 볼 차례이다. 다이애나는 연약하고 순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대단한 전략가라고 해도 될 만큼 내공이 대단한 여자였다. 믿을 만한 측근 하나 없이 연약한 여인이 1000년 이상 이어져 온 영국 왕실과 벌인 전면전은 한 편의 잘 짜인 전투 작전 같다.
--- p.71

이렇게 영국인들은 항상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영국인 직원을 다루는 한국 상관이 항상 골치 아파하는 일이 바로 영국인은 절대 책임질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할 수 있느냐?(Can you do it?)”에 대한 영국 직원의 정답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I will do my best)”이다.
--- p.105

토트넘과 아스널은 런던 북부에 이웃하고 있는 팀이지만 항상 3~4위를 다퉈온 숙적이다. 두 팀이 시합하는 날은 팬은 물론 선수들마저 긴장한다. 그런데 아스널 팬마저도 손흥민을 존경한다는 건 진짜 놀라운 이야기다.
--- p.121

특히 영국 관객은 중산층과 상류층 간에 일어나는 사건과 갈등을 다룬 드라마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대영제국이 잘나가던 시대를 다룬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엠마],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같은 ‘굿 올드 데이(Good Old Days)’ 영화를 좋아한다.
--- p.142

영국에서는 신부가 결혼식 동안 네 가지를 몸에 지녀야 한다는 전통도 있다. ‘오래되고(something old), 새롭고(something new), 누군가로부터 빌린(something borrowed), 푸른색의 무엇인가(something blue)’를 결혼식 동안 몸에 지녀야 한다는 미신인데 아직도 모두들 따른다.
--- p.180

햇빛에 굶주린 영국인들의 여름 휴가 행선지는, 더위를 피하는 ‘피서(避暑)’ 가 아니라 ‘구양(求陽)’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야 할 정도다. 1순위는 항상 스페인이다. 그다음이 남부 프랑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지중해를 끼고 있는 5개국이다.
--- p.187

영국 중산층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는 ‘집안 가구가 얼마나 오래 되었냐’이다. 내력이 전혀 없는 새 가구들로만 채워져 있으면 격조가 없는 가문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격조 있는 영국 중산층은 대를 이어서 내려오는 가구들로 집 안을 채운다.
--- p.212

자신의 신상을 밝히지 않고, 남의 신상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영국인이다 보니 일단 상대방을 만나게 되면 제일 먼저 매력을 느끼는 요소가 바로 말문을 트게 하는 ‘유머’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 p.223

심지어는 자신의 장례식 리허설까지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거기서 고인은 직접 조문객들에게 웃으면서 작별 인사까지 한다. 그러면서 농담 삼아 자신이 생전에 했던 악의 없는 악행까지 고백해서 조문객을 박장대소하게 하고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절대 보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 p.246

영국인을 이르는 농담 같은 진담은 ‘영국인은 제대로 된 차(proper tea)와 부동산(property)을 가장 중요시한다’이다. ‘제대로 된 차’와 ‘부동산’의 영어 발음이 ‘프로퍼티’로 우연히 같다는 걸 유의해서 보면 깊은 의미와 함께 말장난이 재미있다.
--- p.255

영국인은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관공서를 방문해 신고해야 할 일이 세 번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바로 출생신고, 혼인신고, 사망신고이다. 이 중 혼인신고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니 두 번뿐일 수도 있다.
--- p.269

내가 영국에 처음 정착했을 때 들은 영국인들의 인도인 차별 언사는 사실 너무 참혹해 언급하기가 주저될 정도다. 이런 문답이었다. “산길을 가다가 인도인과 뱀을 만났을 때 누구를 먼저 죽여야 하나?”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인도인을 먼저 죽여라(Kill the Indian first)”다. 이 답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 p.285

격렬한 토론은 특히 펍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친한 친구들 사이가 아니라 동네에서 안면을 겨우 튼 정도의 사이에서도 토론이 벌어진다. 별다른 주제도 아닌, 예를 들면 지구상에서 어느 동물이 가장 빠른가 하는 토론이 벌어지면 펍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손님들이 가담하기 일쑤다.
--- p.307

영국인은 보기보다 대단히 간이 작고 겁이 많고 수줍다. 그래서 세상 모든 일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위에서 든 ‘예상치 못한 일’에는 갑자기 경비가 드는 돌발 사건도 포함된다. 예컨대 각종 가전제품을 비롯해 자동차와 보일러가 고장이 나는 일도 여기에 포함된다.
--- p.323

영국인들은 아무리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이라도 결코 영웅시하지 않는다. 한 개인의 공헌이 아무리 위대해도 영웅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영국의 각종 공항 이름이나 길, 혹은 광장 이름 어디에도 개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없다.
--- p.355

대처가 취미가 없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같이 한담을 나누거나 식사를 함께할 친구나 친지마저 없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그녀에게 있어 취미는 오직 정치였고 친구는 남편 데니스 뿐이었다. 남자들이 대종을 이루는 험한 정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했고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 p.383
 

출판사 리뷰

영국 신사의 두 가지 ‘필수템’은?
이상하지만 멋진 영국의 매력에 빠지다


세계적 흥행을 이룬 영화 [킹스맨]에서 콜린 퍼스는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차림을 하고 있다. 깔끔하게 넘긴 머리 스타일과 주름 하나 없는 슈트, 까만색 장우산을 든 모습은 금방이라도 런던 거리를 바쁘게 걸을 것처럼 느껴진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 maketh man)”라는 명대사마저 철저하게 영국 신사스럽다. 물론 시대가 많이 변하는 바람에 최근에는 영국에서도 신사가 다 사라졌다는 말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영국 신사라면 응당 갖추어야 할 조건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핫하고 힙한 영국』의 본문에도 언급되지만, 영국 사회에서는 상대와의 관계가 깊어지기 전까지 학벌, 재산, 연봉, 가문 등의 세속적 조건을 알기 어렵다. 사교 모임에서도 필요한 만큼의 신상만 교환하고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서로 명함을 잘 주고받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재미있는 사람’이 인기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문화 덕에 영국에는 ‘신사가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는 두 가지는 바로 우산과 유머’라는 속담도 생겨났다. 이처럼 적절한 유머와 함께 친절, 겸손, 카리스마까지 겸비하면 진정한 영국 신사로 거듭날 수 있다.

『핫하고 힙한 영국』에는 신사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상상도 못한 법과 사회제도, 왕실에 숨겨진 비화까지 이목을 사로잡는 다양한 영국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책의 1장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으로 세계의 화두가 된 영국 왕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2장은 손흥민, BTS, [기생충]을 비롯한 한국 영화와 한식 등 영국과 우리나라를 잇는 키워드에 대해 분석하고 이야기한다. 3장과 4장은 영국인의 문화와 사회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영국인들이 골동품에 집착하는 이유와 영국 결혼식에 전해지는 미신, 독특한 장례식 문화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시선을 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지금의 영국인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영국인인 윌리엄 워즈워스, 크누트 대왕, 크롬웰, 마거릿 대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동안 영국을 단순히 ‘해리포터’의 나라라고만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권석하 재영칼럼니스트의 신랄한 재담이 가득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이상하지만 멋진 나라’ 영국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