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한국역사의 이해 (책소개)/1.고대.삼국.통일신라

한국 고대사 속의 고조선사

동방박사님 2022. 11. 2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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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도 고조선사 하면 많은 사람들은 단군신화로 표현된 단군조선을 떠올리고, 고조선사 연구 성과도 고조선의 건국 시기나 영토 문제 등에 머물러 있다. 재야사학자들처럼 환단고기 등을 사료료 이용한다면 아주 풍부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지만 질제 고조선 관련사료로 이용할 수 있는 내용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

고조선사는 실제로 문헌사료의 부족과 인식 차이에서 오해들이 생겨났다. 단군신화의 실재성을 믿는 재야사학자들은 고조선의 성립 시기나 영역을 다르게 설정했기 때문에 다소 비상식적인 주장이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단군신화를 포함한 후대의 고조선 사료와 남만주 관련 중국 사료에 대한 종합적이고 비판적인 이해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조선사의 새로운 시각을 위하여 철저한 사료 검증과 비판을 더해 완성한 정설 고조선사. 객관적인 해석으로 소설이 아닌 역사로서의 고조선사를 찾아보자.

 

목차

1. 초기 고조선의 위치와 사회 성격
'조선'의 등장과 명칭의 어원
고조선 관련 종족과 주변집단의 실체
초기 고조선의 형성세력과 기자조선의 문제
상.주대 청동예기로 본 기자조선과 고조선
현과 산융
산융과 동호
고조선과 연의 관계

2. 요서. 요동 지역의 청동기문화
고조선사 연구를 위한 고고학의 제문제
요서 지역 청동기문화와 고조손
요서 지역 청동기문화의 지역성
요서 지역과 '융적(산융)'
요동 지역초기 청동기문화와 지역성
요동반도 일대의 초기 청동기문화
요동 지역 청동기문화와 담당자
예맥과 고조선

3. 고인돌 사회의 발전과 '조선후'의 등장
미송리형 토기 문화와 팽이형 토기 문화
미송리형 토기의 변화 양상과 담당자
팽이형 토기문화와 그 변천 양상
요동반도와 서북한 지역 고인돌 사회
조선후로의 성장

4. 기원전 5~4세기 '연'의 동진과 조선연맹체의 형성
기원전 5~4세기 연의 요령 지역 진츨과 정치집단의 재편
요령식 동검 문화 말기의 문화 변천 양상
요령식 동검 문화 말기 단계의 사회 성격
조선연맹체의 형성과 그 성격

5. 기원전 4~3세기 조선연맹체의 성장과 통치력의 강화
연. 진세력의 요령 지방 통치와 고조선
연. 진 장성의 수축과 그 동단
화폐 저장갱 유적과 그 의미
전국계 철기문화와 한반도 철기문화의 연대
진 장성의 설치와 고조선
패수의 위치

6. 기원전 3~2세기 고조선의 국가적 성장과 그 성격
서북한 지방 초기 철기문화의 성격
움무덤을 통해 본 고조선의 변화
나무곽무덤의 등장과 지배권력의 성장
'위만조선'의 성립
철기 문명의 수입과 고조선 국가의 형성

7. 후기 고조선의 지배체제와 그 정치, 사회적 성격
고조선의 지배 구조와 사회조직
고조선의 관료제도
관료집단의 족속 계통과 정치 구조의 특징
고조선 정치구조의 특징
고조선 토착 읍락집단의 존재 양태
토성 유적으로 본 고조선 토착세력
고조선의 정치, 사회적 성격
'범금팔조'를 통해 본 고조선의 사회 성격
부 체제 연구의 진전을 위한 모색
고조선의 정치체제와 삼국 초기 부체제와의 관련성

맺음말 : 고조선사 연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저자 소개

저 : 송호정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초등 사회 교과서 연구 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생활사박물관》, 《아! 그렇구나 우리 역사》, 《단군, 만들어진 신화》, 《아틀라스 한국사》, 《타임캡슐 우리 역사》,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처음 읽는 부여사》 등이 있습니다.
 
 

책 속으로

후기 고조선 단계, 즉 위만조선이 중국세력에 맞설 수 있을 정도의 국가로 성장하는 데는 사회 내부의 생산력 향상에 따른 고조선의 국력 성장이 뒷받침되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조선 후기 단계의 위만집단은 고조선의 준왕을 축출하고 위만조선을 세울당초부터 상당한 수준의 철기와 그 제작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고조선 서북 지역에 거주할 당시부터 위만집단이 철제 무기를 다량 소유할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는 철 전매제가 실시되기 이전이므로 위만집단이 소유할 수 있었던 철기 대부분은 상인을 통해 구입한 농기구 또는 공구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위만집단이 한의 철제 무기를 배경으로 세력 기반을 확대한 것은 위만 왕조를 세운 뒤 한나라와 공식 외교관계를 성립하고 난 후로 봐야 한다.

위만이 이주민이나 토착민을 거느리고 위만조선을 세운 시기는 전한 해제 때, 즉 기원전 190년대의 일이다. 위만과 그 자손은 평양을 중심으로 한 서북 지방뿐만 아니라 남방이나 동방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진번과 임둔까지 지배하에 두었다. 그리고 그 이북에 위치한 동옥저도 한때 고조선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처럼 후기 고조선은 주변 지역을 정복하면서 지배체제를 확립한 후, 세력권 안에 있던 여러 부족이나 진번 곁에 위치했다는 중국 등이 요동 지역의 중국 군현에 직접 조공하고 교역하는 것을 금하였다.

위만조선의 이러한 태도는 무엇보다 자국의 실력에 의지한 것이었겠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북아시아에서 강대한 정치세력을 형성하였던 흉노제국과 일정한 우호관계를 맺었던 점이 또하나의 힘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위만조선은 수도인 왕검성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문화를 탄생시켰다. 움무덤에 이어 나무곽무덤을 조영하고, 고조선만의 독특한 한국식 동검 문화를 창조한 것이다.
---pp. 397~398
 

출판사 리뷰

우리 고대사 연구의 출발점, 고조선사
알려진 대로 고조선은 우리 민족이 처음 세운 나라이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기원이나 한국 고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조선사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동안 한국 고대사 연구는 너무 삼국시대에만 집중돼온 감이 없지 않다. 고조선은 같은 시기의 부여와 삼한을 비롯한 주변 국가와 빈번히 교류하였고, 멸망 후에는 고구려. 신라. 백제의 국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삼국시대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고조선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필수적이다.

최근 한국사를 전공하는 연구자는 물론 일반인들까지도 단군과 고조선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은 1980년대 독사독재 정부의 역사인식에 영합하는 보수우익 집단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1970년대 말 등장한 재야사학자 그룹은 웅대한 한민족사와 고조선사를 열망하는 일반인들의 기대에 영합하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 따라서 이 책은 어디까지나 구체적인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소설'이 아닌 '역사'로서의 고조선사를 구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한국 고대사 속의 고조선사는 단군신화. 건국 시기. 강역 문제 등 그간 학계에서 제기된 고조선사 관련 쟁점들을 총정리하고, 그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입장을 담고 있다. 아울러 초기 한국식 동검의 발생 문제 등 여러 가지 쟁점 사안에서 기존 학계의 통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반박하는 등 우리 고대사 연구의 시원이라고 할 고조선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결과물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