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6.아나키즘

촘스키의 아나키즘

동방박사님 2022. 12. 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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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촘스키를 이해하려면 그의 비전을 이해해야 한다. 즉 무정부주의를 이해해야 한다. 이 책에는 그 어떤 곳에서도 출판되지 않았던 글들이 실려 있으며, 인터뷰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팸플릿과 무정부주의 잡지에 실렸던 진귀한 자료들이 수록돼 있다.

이 책에서 촘스키는, 널리 퍼져 있는 무정부주의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파헤치고 무정부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무정부주의자들이 지향하는 사회는 과연 어떤 사회인지 밝힌다.

 

목차

책머리에 붙여
서문

제1장 언어와 자유
제2장 무정부주의란 무엇인가?
제3장 무정부주의적 노동조합주의
제4장 《무정부주의 개관》에 부치는 서문
제5장 누가 민주주의를 공격하는가?
제6장 무정부주의, 마르크스주의, 그리고 미래에 거는 기대
제7장 목표와 비전
제8장 무정부주의, 지식인, 그리고 국가
제9장 배리 페이트먼과의 인터뷰
제10장 지가 보도브니크와의 인터뷰

저자 소개 

저 : 노암 촘스키 (Avram Noam Chomsky)
 
유대계 미국 언어학자이자 철학자, 인지과학자. 사회비평가이자 정치운동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 2세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진학한 뒤 언어학자 젤리그 해리스를 만나면서 언어학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의 특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MIT에서 1958년(30세) 부교수, 1961년(33세)...
 

책 속으로

제퍼슨이 말년에 경고했던 대상인 ‘은행 제도와 부유한 기업들’이 그의 예상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토머스 제퍼슨은 이들 세력을 통제하지 않으면 전제주의 형태의 세력으로 변해 민주주의 혁명의 전망을 파괴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들 세력은 특정한 실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중의 간섭과 공공기관의 감사에서도 점점 벗어나고 있다. 반면에 이들 세력은 세계 질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런 지배력은 더 커지고 있다. 이들의 계층적 명령 체계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상명하달식으로 명령을 주고받는다. 외부인들은 이들 권력 체제에 고용될 수는 있지만 그 외의 다른 관계는 거의 맺기 힘들다(능력만 된다면 이들 세력이 제공하는 것을 구입하는 일을 제외하고).

여기서 반드시 덧붙여야 할 말은, 기업과 금융 기관들이 누리고 있는 엄청난 권력이 대중들의 부여한 권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민간 권력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개발 도상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법원과 변호사들이 교묘하게 만든 권력이며 대형 민간 기관들이 특혜를 누리기 위해 한 국가와 다른 국가를 대결시키는 과정에서 더욱 그 규모가 커졌다.

- 제7장 <목표와 비전> 중에서

지식인들이 하는 일 중에 하나는 지식을 독점하고 개인적인 특권을 누리기 위한 것처럼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식인들이 간단한 것들을 어렵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아주 당연한 현상입니다.
(중략)
이런 현상은 수많은 대중 매체와 수많은 지적 유희를 통해 더 과장됩니다. 대중 매체와 또 다른 지식인들은 당신이 여덟 살 아이에게도 설명해줄 수 있는 일들을 암호를 풀듯이 분석하고 언외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씁니다.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말이죠. 그러나 이런 현상은 좌파 지식인들을 비롯해 현대의 지식인들이 자신들만의 위대한 경력을 만들고 자신들만의 권력을 만들어 일반 대중들을 주변화 시키고 일반대중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려는 욕망에서 생긴 것들입니다.

- 제9장 무정부주의, 지식인, 그리고 국가 중에서

20세기에 있었던 많은 진보적인 사회 변화는 무정부주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혁신적인 세제개편과 사회보장제도는 무정부주의적인 변화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에는 무정부주의 사상이 반영되어 있다. 바로, 진정한 연대와 공동체, 그리고 상호 지지와 상호 연대 같은 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런 무정부주의의 요소들은 드러나지 않고 잔잔하게 깔려 있으며 사라지지 않고 남아 결국 사회변화를 이끈다.

- 제10장 <베리 페이트먼과의 인터뷰> 중에서
--- 본문중에서
 

출판사 리뷰

무정부주의는 ‘삶을 살아나가는 방식’이다

아마도 무정부주의만큼 그 내용이 잘못 전해진 사상도 없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무정부주의’ 하면 혼란과 폭력, 분열 등을 연상한다. 또 무정부주의자들이란 ‘기본적인 규칙도 없는 무질서한 사회’를 만들려는 헛된 꿈을 꾸는 몽상가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정부주의가 촘스키 사상의 주요한 원천임을 밝히면 ‘촘스키를 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적잖이 놀랄 것이다.
촘스키는 무정부주의의 전통을 계몽운동과 고전 자유주의에서 찾는다. 그리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무정부주의자인 프루동이나 바쿠닌이 아니라 애덤 스미스, 빌헬름 폰 훔볼트, 존 스튜어트 밀, 루돌프 로커 등의 저술과 언급에서 무정부주의의 맹아를 찾아낸다. 그리하여 계몽운동과 고전 자유주의가 추동한 진보적인 사회 변화의 바탕에는 무정부주의의 핵심 요소들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밝혀낸다. 바로, ‘진정한 연대와 공동체’ 그리고 ‘상호 지지와 상호 연대’ 같은 무정부주의 핵심 요소들이 사회변화를 이끄는 바탕이 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는 것이다. 즉 촘스키에 따르면, 무정부주의는 과거의 잊혀진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삶을 살아나가는 방식과 태도’로서 현재에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무정부주의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이 책에서 촘스키는 무정부주의의 진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무정부주의자의 관점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비평한다. 여느 무정부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촘스키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권력과 그 국가 권력을 떠받치고 있는 허울 좋은 대의민주주의와 선전체제를 비판한다. 그리고 시대 변화에 따라 더욱 유연해지고 교활해지고 있는 ‘민간 폭정체제’를 구성하는 자본권력과 지식인 사회를 비판한다.
그러나 촘스키는 “국가의 권한을 최소한도로 줄여야 한다”는 무정부주의자들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정부’는 폐지해야 마땅하지만, 지난 시기 이룩한 진보를 ‘후퇴’시키려고 혈안이 돼 있는 세력들을 막으려면 지금 당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촘스키는 만약 이와 같은 위법 기관(정부)을 지지하지 않으면 이보다 더 위법적인 기관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고 싶다면 촘스키를 읽어라

촘스키가 꿈꾸는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직결되는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부당한 권력이 모두 사라진 세상이다.
이 책은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무정부주의에 관심이 있는 사람, 혹은 단순히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파악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놀라운 발견의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또 이 책은 무정부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를뿐더러 선정적인 신문의 머리기사로 지식을 채우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촘스키는, 사장이나 정치인들 혹은 관료들의 중재 없이도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이끌어온 150년 전통의 혁명적인 사상과 경험을 들려주는 안내자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