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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단서들 - 경제학자가 그림으로 잃어낸 인류의 경제문화사

동방박사님 2022. 12. 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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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경제사적 관점으로 그림을 읽다!
촘촘하게 얽힌 세계 역사를 그림을 통해 보고
미래를 예측할 단서를 찾는다

그림 읽는 경제학자 송병건의 ‘비주얼 경제사’ 시리즈 완결편


그림을 통해 경제사의 흐름을 짚어보는 독보적인 작업으로 주목을 받은 경제학자 송병건이 ‘비주얼 경제사’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을 펴냈다. 『세계화의 단서들』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 책은 앞서 출간한 『비주얼 경제사』(2015)와 『세계화의 풍경들』(2017)을 잇는 후속작이면서 그림 속 경제사 읽기의 완결편이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풍부하고 다양한 비주얼 자료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매 순간 그림과 사진을 포함한 비주얼 콘텐츠가 무수히 생산·소비되고 있고, 과거에 파묻혀 있던 자료들까지 발굴되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는 저마다의 관점과 관심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책의 지은이는 경제사적 관점으로 그림을 읽고 그 속에서 인류가 거쳐 온 경제사의 흐름을 탐구한다. 즉 그림이 제작된 시대적 맥락을 캐고, 동시대인의 생활상을 재구성하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평가한다. 이러한 방식은 지은이가 추구하는 ‘경제사적 관점으로 그림 읽기’의 핵심이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중앙SUNDAY』에 인기리에 연재했던 ‘비주얼 경제사’ 칼럼들을 모아 새롭게 다듬고 확장하여 펴낸 것으로, 그림과 사진은 물론 내용도 더욱 충실하게 보강했다. 그중 네 편의 글을 추가함으로써 시대별 중요한 사건들이 좀더 풍성해지고 짜임새가 높아졌다. 지난해 SBS CNBC에서는 앞서 나온 두 권의 내용을 기반으로 「송병건의 그림 속 경제사」라는 TV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영했고, 2019년 5월부터는 이 책을 바탕으로 시즌2를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 옛 그림을 경제사의 관점에서 읽다

Ⅰ. 고대와 중세

01 진시황, 제국체제의 씨앗을 뿌리다: 진시황과 분서갱유
02 이슬람의 팽창이 농업기술을 확산시키다: 이슬람 녹색혁명
03 유럽 도시들, 무역허브 경쟁을 펼치다: 유럽 내륙의 국제시장
04 대중의 신앙심이 순례길을 완성하다: 중세 순례길
05 화려한 색깔에 대한 욕망이 교역을 일으키다: 염료 무역

Ⅱ. 확장하는 세계

06 대항해시대를 선도할 기회를 중국이 놓치다: 정화의 원정
07 세계적 차원의 유전자 결합이 발생하다: 콜럼버스의 교환
08 커피, 차, 코코아가 경제 성장을 이끌다: 기호음료의 세계화
09 쌍둥이 금융거품, 세계 경제를 뒤흔들다: 국제 금융버블의 원조
10 혹독한 시행착오 끝에 북극해 항로를 개척하다: 북극항로 탐험
11 프랑스, 요리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다: 프랑스 요리

Ⅲ. 산업사회의 형성

12 주술적인 비법이 근대 과학의 초석이 되다: 연금술과 과학
13 공부 반 유흥 반, 엘리트 수학여행을 떠나다: 그랜드 투어의 명암
14 범 유럽적 집단지성이 성과를 거두다: 계몽주의에서 산업혁명으로
15 특허가 혁신을 촉진하기도, 방해하기도 하다: 특허의 두 얼굴
16 독일, 공업화에 빠르게 성공하다: 후발국의 경제 발전

Ⅳ. 세계화의 시대

17 거친 죄수들이 풍요의 국가를 건설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탄생
18 태평양 섬에 쌓인 새똥, 세계적 인기상품이 되다: 구아노 무역
19 지상 최대의 체제 실험, 결국 실패로 끝나다: 러시아혁명
20 참새를 잡으려다 그만 사람을 잡다: 대약진운동과 제사해
21 무분별한 개발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다: 대기오염의 진화
22 허구 전통이 진짜 전통으로 발전하다: 올림픽의 역사

맺는 글 | 발전하는 사회의 조건
참고문헌
「비주얼 경제사」 글 목록

 

 

저자 소개 

저 : 송병건
 
늦더위가 한창이던 날 서울 한 귀퉁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는 이런저런 상상하기와 여기저기 낙서하기를 즐기며 자랐다. 청소년기에는 과외금지조치 덕분에 설렁설렁 지냈다. 대학에서는 전공인 경제학보다 역사책을 더 즐겨 읽었다. 관심사를 살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경제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관련 연구를 더 했다. 그때 경제학과 사회과학을 넓게 보는 데 관심이 커졌다. 또한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
 

책 속으로

경제사의 시각에서 그림은 ‘보는’ 대상이 아니라 ‘읽는’ 대상이다. 심미적 감상과 평가는 부차적 관심사다. 그보다는 그림이 어느 시기, 어떤 지역을 배경으로 제작된 것인지, 어떤 문제가 그 시대의 핫 이슈였는지에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그림을 제작한 작가가 해당 주제에 대해 어떤 관점을 취했는지, 그래서 이런 관점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찾아본다. 그러고 나서 그림이 당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에 관해 어떤 점을 알려주는지를 요리조리 숙고한다. 이렇듯 그림의 시대적 맥락을 캐고, 동시대인의 생활상을 재구성하고, 역사적 중요성을 평가해보는 것이 경제사적 그림 읽기의 핵심이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중국의 궁궐에서 한 신하가 왕에게 문서를 바치고 있다. 대문 바깥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수많은 서책이 불에 타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무인들이 문인들을 강제로 밀어 구덩이에 빠뜨리고 있다. 이 그림은 어떤 역사적 사건을 묘사한 것일까?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
---「진시황, 제국 체제의 씨앗을 뿌리다」중에서

이 그림도3-1은 얼핏 보면 종교적 의례를 묘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래 활동과 관계가 깊다. 중세 유럽의 각 지역은 장거리 무역망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크게 세 개의 상권으로 나뉘어 있었다. 무역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남부 상권이었다. 동양에서 향신료, 직물, 명반(明礬) 등 값비싼 상품들을 수입해 유럽 전역에 판매하는 이탈리아 상인들이 이 상권의 주인공이었다. 베네치아나 제노바 같은 무역도시들은 유럽에서 금융, 회계, 조선업이 가장 앞선 중추지였고 이곳의 상인들은 유럽 최고의 부를 과시했다.
---「유럽 도시들, 무역허브 경쟁을 펼치다」중에서

레스토랑의 확산은 1789년에 발생한 프랑스대혁명과 관련이 깊다.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지방에서 파리로 올라온 사람들은 식사를 할 장소가 필요했다. 한편 구체제 하에서 귀족 집안에서 일하던 요리사들은 귀족 세력이 몰락함에 따라 새 일자리를 찾아나서게 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외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만나 레스토랑이라는 요리시장을 형성했다. 이후 다양한 음식점이 등장하고 종류가 분화해 수많은 고객의 배고픔을 채우고 미각세포를 만족시켜갔다.
---「프랑스, 요리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다」중에서

특허가 기술진보와 혁신의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념은 곧 경쟁국들에게 전파됐다. 독일의 여러 공국들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가 차례로 특허제도를 도입했고, 중세시대에 경제가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영국은 1562년에야 특허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특허제도가 곧바로 유럽의 경제 발전을 이끈 것은 아니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 중반까지 특허는 기술진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특허가 혁신을 촉진하기도, 방해하기도 하다」중에서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얼핏 보면 같은 사진 같지만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 우선 공통된 영역을 보자. 나무로 만든 단상에 올라 군중에게 연설을 하는 인물이 있다. 러시아혁명을 이끈 블라디미르 레닌이다. 이제 차이점을 찾아보자. 자세히 보면 단상의 오른쪽에 위치한 계단 부분이 다르다. 위의 사진에서는 그 부분이 막혀 있는데, 아래 사진에는 그곳에 사람들이 몇 명 보인다. 어느 사진이 원본일까? 원본이 아닌 사진은 왜 이렇게 변형이 된 것일까?
---「지상 최대의 체제 실험, 결국 실패로 끝나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세계화의 진화사, 그림 속에서 단서를 찾다

『세계화의 단서들』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세계화의 진화사’다. 인류가 긴 역사를 지나오는 동안 어떻게 해서 자신이 속한 좁은 세계를 벗어나 낯선 지역, 낯선 사람, 낯선 문화와 접촉하게 되었는지, 이런 접촉의 경험이 축적되어 인간의 삶이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를 추적하고 탐구한다. 이 책은 지난 2000여 년 동안의 인류사를 네 시대로 구분해 스물두 가지의 중요한 세계화 경험들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여기서 다루는 소재와 사건들은 세계화가 어떤 시기적·지역적 추세를 나타냈는지를 보여주며, 이런 추세를 낳은 요인들에 대해서도 고찰하고 있다. 즉 기술, 교육, 무역, 제도, 종교, 정복, 혁명, 환경 등 세계화를 촉진하기도 하고 저해하기도 했던 여러 요인들에 대해 인간이 역사의 각 국면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주의 깊게 들여다본다.

책의 제목이 ‘세계화의 단서들’인 만큼, 지은이는 각 장의 첫머리에 제시되는 그림에서 역사적 단서를 샅샅이 찾고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경제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전작들처럼 이 책도 각 장마다 그림에 얽힌 수수께끼를 던지면서 시작되는데, 그림 속에서 단서를 찾을 때에는 미술적 식견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그저 호기심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책에서 단서란 그림 속에서 발견하는 먼 과거에 대한 실마리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각각의 소재들이 세계화의 진화를 이루는 데 단서가 되기도 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발전하는 사회의 조건은 무엇인가?
경제사에서 발견하는 미래사회를 위한 예측


이 책에서 지은이는 세계화의 경제 문화사를 돌아보면서 발전을 이룬 사회의 공통된 특징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개방성과 자발성, 그리고 포용성이다. 개방성이란 폐쇄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낯선 사람, 낯선 사물, 낯선 제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리하여 외부 세계의 이질적인 요소들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할 때 새로운 변화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개방성은 내부적인 자발성에 기초해 진행되어야만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어느 지역, 어느 시대에서건 번영을 구가한 사회는 포용적 태도를 견지했음을 발견하고, 사회적 포용성이야말로 지속적인 사회 발전을 도모한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역사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기 마련이라 도출되는 교훈들도 다양하겠지만, 지은이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의 중요성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고서 논의를 지속하여 우리 사회가 지향할 방법과 방향을 좀더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더 나아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이 발생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책은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1부 「고대와 중세」에서는 제국의 형성, 장거리 무역, 종교적 교류 등의 주제를 다룬다. 진시황의 중국 통일, 이슬람 세계의 팽창, 유럽 내륙 국제시장의 발달, 순례를 통한 교류, 염료 무역과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생산과 무역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국가와 종교는 어떤 상호작용을 했는지 등에 관해 들여다본다.

2부 「확장하는 세계」는 근대 초에 발생한 세계사적 변화들에 주목한다. 정화(鄭和) 원정대의 탐험, 콜럼버스의 교환, 커피나 차와 같은 기호음료의 등장, 국제적 금융버블, 북극항로 개척 시도, 서양 요리의 변천 과정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개방되고 확장되었는지, 이질적인 문화와 요소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다음으로 3부는 18세기 이래 「산업사회의 형성」을 주제로 한다. 연금술과 과학의 발달, 장거리 수학여행, 계몽주의 사조와 산업혁명, 특허제도의 변천, 독일의 공업화 사례에 관해 풀어가면서 기술과 제도는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또한 사상은 경제 발전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했는지에 관해서도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4부는 「세계화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글로벌한 세계 질서가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탄생 과정, 구아노 무역의 번영과 쇠퇴, 러시아혁명의 전개, 중국 대약진운동의 역사, 대기오염의 시기적 변화, 그리고 근대 올림픽의 역사라는 주제를 통해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 문화, 환경에 관한 요소까지 세계화의 궤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