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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저널리즘 -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

동방박사님 2023. 1. 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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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지면에서 컴퓨터로,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옮겨져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독자들이 뉴스와 정보를 접하고 소통하는 방식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독자들의 속도에 발을 맞춰야 한다.”(본문 60p) [독보적인 저널리즘]은 스리체어스의 북저널리즘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다. 뉴욕타임스가 올해 1월 발표한 미래보고서인 [2020그룹 보고서]를 중앙일보의 영자 신문인《코리아 중앙데일리》의 강진규 기자가 번역했다.

뉴욕타임스는 ‘구독자 중심의 비즈니스’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기사 또는 사이트 조회 수에 집중하기 보다는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해주는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에 치중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저널리즘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새로운 길을 택하는 것,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시대 생존법이다.

[2020그룹 보고서]는 뉴욕타임스가 발표한 세 번째 미래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저널리즘을 위해 지면의 위상을 축소시킨다는 계획이 포함되는 등 혁신을 위한 뉴욕타임스의 뼈를 깎는 노력들이 담겼다. 한편으론 2011년 도입한 디지털 유료 구독제가 완전히 정착했으며, 이제 저널리즘의 미래를 향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음을 천명한다. ‘독보적인 저널리즘’을 꿈꾸는 뉴욕타임스의 항해를 미리 엿볼 수 있다.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목차

옮긴이의 말 ; 유료 뉴스의 조건

서문 ; 중대 기로에 선 뉴욕타임스

1_보도의 혁신
기사의 시각화
활자와 디지털의 결합
특집에 대한 새로운 접근, 서비스 저널리즘
독자의 재정의

2_구성원의 혁신
교육의 확대
외부 인재의 영입 확대
다양성의 확보
프리랜서 운용의 개선

3_업무 방식의 혁신
선명한 미래 비전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한 책임감
성공의 재정의
교열·편집의 변화
기사의 상품화
지면의 위상 변화

4_뉴스룸 설문 조사
취재와 기사 작성
교열·편집
시각화
기사의 톤과 스타일
편집국과 조직
채용, 교육, 개발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저널리즘의 항해
 
 
 

책 속으로

“우리는 구독자 중심의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우리는 사이트 접속 클릭 수를 높이거나 소액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강력한 저널리즘 콘텐츠를 공급하여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우리 기사를 읽게 하는 것이다.” --- p.8

국내 언론의 디지털 저널리즘 전략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디지털, 온라인을 부르짖으면서도 여전히 ‘충격, 경악’으로 점철된 제목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클릭만을 유도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실 지면 기사와 비교했을 때 내용이나 구성의 차별성도 찾기 어렵다. 온라인상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지 않는 것이다. (서문 11

지금까지 디지털은 뉴욕타임스의 업무에서 보조적인 수단 정도로만 여겨졌다. 혁신을 가로막는 이런 인식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 p.16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저널리즘에 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오직 한 가지 길만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미래에 대한 구상을 게을리한다면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 p.19

뉴욕타임스는 아직 스토리텔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효과를 발휘하는 기사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낼 수 있다면 잠재적인 독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p.22

독자가 외면하는 콘텐츠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①경쟁사와 차이가 미미한 기사
②시급하지 않은 기획 기사와 칼럼
③명쾌하지 못하고 난해하며 원론적인 글
④사진·동영상·표로 대체해야 할 긴 글로 구성된 기사
--- p.26

사진 기자들, 영상 기자들, 그래픽 담당자들이 기사 작성에 있어 보조적 역할이 아니라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들이 중심적 역할을 맡아 작성했던 훌륭한 기사들이 왜 이런 변화가 필요한지를 그대로 증명해 준다. --- p.29

독자들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면 독자의 충성도도 높아진다. 소통, 참여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들이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 p.34

그래픽 에디터, 사진작가 등 시각화와 관련된 인재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디지털 방식을 잘 이해하는 우수한 교열·편집 인력의 채용도 중요한 부분이다. --- p.42

뉴욕타임스의 목표는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콘텐츠를 제공해서 이에 매혹된 수백만 명의 독자들이 모여드는 ‘뉴스의 종착지’가 되는 것이다. --- p.43

다양성이란 다인종, 여성, 지방 인재, 젊은 인재, 외국인 등이 포함되는 개념이다. 다양성을 보유한 구성원들을 받아들여 편집국 전체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양적으로 풍부하고 질적으로 깊이 있는 기사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 p.44

과거처럼 본능적 감각에 따라 판단하는 방식이 아닌,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시스템 경영으로 편집국이 운영되어야 한다. --- p.50

회사는 성과를 내는 부서의 입지를 확보해 주고, 목표를 향해 제대로 항해하지 못하는 부서의 방향타를 수정해 줘야 한다. 실패한 부서의 인적, 물적 자원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고 필요시엔 리더십을 교체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노력하고 있다”며 실제로는 아무런 구체적 노력 없이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시절이 아니기 때문이다. --- p.53

현재로선 기사의 조회 수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거나 지면에 실렸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기사를 썼다”고 자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p.55

‘우리는 반드시 혁신해야 한다’는 명제는 그 자체로서 실현이 어렵거나 쓸데없이 위협을 부각하고 위협 요인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혁신해야 한다’는 명제 자체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우리는 혁신하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 p.59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지면에서 컴퓨터로,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옮겨져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독자들이 뉴스와 정보를 접하고 소통하는 방식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독자들의 속도에 발을 맞춰야 한다. --- p.60

뉴욕타임스는 선배 세대가 맞닥뜨렸던 것보다 훨씬 위협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선배 세대의 도전과 우리 세대의 도전은 본질적으로는 결국 같다고 할 수 있다. --- p.61

“모든 영역을 다 커버해서 뉴스로 제작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하는 데 취재력을 집중했으면 좋겠다.”
--- p.64
 

출판사 리뷰

뉴욕타임스의 목표는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콘텐츠를 제공해서 이에 매혹된 수백만 명의 독자들이 모여드는 ‘뉴스의 종착지’가 되는 것이다. (본문 43p)

뉴욕타임스는 ‘뉴스의 종착지’를 위해 디지털 혁신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혁신의 목표는 ‘디지털 최강자’가 되는데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혁신을 통해 언론 생태계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려 한다. 과거 종이 신문(지면) 시절에 그랬듯, 또 한 번 생태계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싶어 한다.

뉴욕타임스가 제시하는 디지털 혁신의 방식들은 그러나 대단히 새롭지 않다. 구독자(독자)에 더 집중해야 한다거나, 지금보다 사진, 영상을 더 많이 활용해 시각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사실, 듣고 나면 “다 아는 얘기”라고 할 만한 내용들이다.

사진 기자들, 영상 기자들, 그래픽 담당자들이 기사 작성에 있어 보조적 역할이 아니라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들이 중심적 역할을 맡아 작성했던 훌륭한 기사들이 왜 이런 변화가 필요한지를 그대로 증명해 준다. (본문 29p)

독자들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면 독자의 충성도도 높아진다. 소통, 참여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들이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본문 34p)

그렇지만 이는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지면 시절의 영광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디지털 저널리즘을 그저 ‘빠르게, 많이’ 쓰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을 때 뉴욕타임스는 조금 더 먼저 본질에 다가갔다. 그리고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유료 구독제를 도입한 2011 이후, 그 누구도 뉴욕타임스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여전히 종이와 TV가 대접받는 한국 언론에서 디지털은 보도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first)”를 외치는 곳은 많지만, 앞서나가는 디지털 혁신을 실제로 배우려고 들진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한국 언론 생태계에 경종을 울린다. 이미 최고와 가까운 자리에 근접했으면서도 끊임없이 ‘보도의 혁신’, ‘구성원의 혁신’, ‘업무 방식의 혁신’을 외친다. 과감하게 지면의 위상을 낮추고, 인력 구조의 개편을 실행한다.

디지털 저널리즘의 미래는 아직 알 수 없다. 뉴욕타임스의 길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뉴욕타임스는 끝내 최강자로 군림하지 못하고 그저 선구자로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최고와 가까운 위치에서도 ‘독보적이고 매혹적인 저널리즘’을 추구하고자 한다. 여전히 “구성원들도 혁신하고, 일하는 방식도 혁신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들을 우리는 언제까지 관망하기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