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계국가의 이해 (책소개)/9.유럽연합 EU

노동시장의 유연성-안정성 균형을 위한 실험 (2016) - 유럽연합의 유연안정성 모델과 비정규직 지침

동방박사님 2023. 6. 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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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유럽연합은 영미형 자유 시장경제 모델의 탈규제 유연화 전략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 유연 안정성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유연 안정성 모델은 노동력 활용 유연성에 대한 자본의 요구와, 소득 및 고용 안정성에 대한 노동의 요구를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노동시장의 효율적인 작동뿐만 아니라 생산성의 향상과 경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 책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 간의 균형을 이루고자 추진한 유럽연합의 실험을 연구한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유럽의 사회적 통합과 유연안정성 모델

제1장 유럽의 사회적 모델과 유럽연합의 리스본 전략
1. 들어가는 말
2. 유럽의 사회적 모델과 리스본 전략
3. 리스본 전략의 추진 과정
4. 리스본 전략의 영향 및 성과
5. 리스본 전략 성공의 제약 요인 분석
6. 맺음말

제2장 유연안정성의 두 유형 : 덴마크와 네덜란드 비교
1. 문제 제기
2.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과 황금 삼각형
3. 덴마크 유연안정성 모델의 작동 및 효율성
4. 네덜란드의 유연안정성 모델
5. 덴마크와 네덜란드 유연안정성 모델 비교

제2부 유연성-안정성 균형 실험과 노동의 선택

제3장 유럽연합의 유연안정성 모델 : 유연성과 안정성의 균형 실험
1. 문제 제기
2. 유연안정성의 개념과 유연안정성 모델의 수립 과정
3. 유연안정성 모델의 원칙과 정책 요소
4. 유연안정성 모델의 추진 논리 및 효율성
5. 맺음말

제4장 유럽연합의 유연안정성 모델과 유럽 노총의 전략적 선택
1. 문제 제기
2. 유럽연합 유연안정성 모델의 의미
3. 유연안정성 모델과 노동-자본
4. 유연안정성 모델과 유럽 노총의 입장 변천
5. 맺음말

제5장 스웨덴 노동시장의 유연성-안정성 균형 실험
: 황금 삼각형과 이중 보호 체계
1. 들어가는 말
2. 스웨덴의 노동시장과 황금 삼각형
3. 유연안정성 모델의 고용 안정성 보장
4. 실업자 소득 보장 체계
5. 맺음말

제6장 스페인 노동시장의 유연성-안정성 균형 실패
: '비-유연안정성'에서 '안전성 없는 유연성'으로
1. 들어가는 말
2. 스페인의 노정 충돌과 황금 삼각형 정책 요소들
3. 스페인의 황금 삼각형 정책 요소들의 내용과 변화
4. 맺음말

제3부 유럽연합의 비정규직 지침과 파견 노동자 보호

제7장 유럽연합 비정규직 지침의 정치와 유연성-안정성의 이중적 목적
: 파견 노동 지침을 중심으로
1. 문제 제기
2. 유럽연합의 비정규직 3대 지침 추진
3. 유럽연합의 파견 노동 지침 수립의 동학
4. 유럽연합 파견 노동 지침의 목적과 내용
5. 맺음말

제8장 스웨덴의 간접 고용에 대한 사회적 규제와 '관리된 유연성'
: 파견업 단체협약을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2. 간접 고용 비정규직 사용과 법적 규제
3. 단체협약에 의한 파견업 규제
4. 행위 주체들의 전략적 선택과 관리된 유연성
5. 맺음말

제9장 스페인의 간접 고용에 대한 사회적 규제
: 파견 노동의 사용 규제 방식을 중심으로
1. 머리말
2. 간접 고용 사용 관련 법적 규제
3. 파견업 단체협약과 파견 노동자 보호
4. 제6차 단체협약과 단체교섭 과정
5. 맺음말

제10장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파견 노동 지침 집행과 파견 노동자 보호
: 스웨덴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2. 비정규직 3대 지침과 유럽연합 회원국의 다양성
3. 파견 노동 지침의 도입·집행
4. 스웨덴과 스페인 : 파견 노동 사용 규제 방식과 변화
5. 맺음말

제4부 유연성-안정성 균형과 노동의 대안

제11장 유럽연합의 유연성-안정성 균형의 실험과 노동의 대안
1. 유럽연합의 유연성-안정성 균형 실험
2. 유럽연합의 실험과 한국 노동시장에 대한 함의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조돈문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관심 영역은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 계급 관계와 노동계급 형성, 대안 체제와 사회운동, 유럽의 사회적 모델과 라틴아메리카의 사회변혁 실험 등이다. 한국산업노동학회 회장, 비판사회학회 회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민주노동당 교수지원단 집행위원장과...

출판사 리뷰

노동문제의 핵심은 노동시장의 문제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노동문제의 핵심이 노동시장의 문제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정리 해고 사태, KTX 여승무원 간접 고용과 해고 사태, 사내 하청 비율이 압도적인 조선업이 위기에 처하자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되고 있는 최근 상황, 작업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다치는 산재 사고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파견 노동자, 특수 고용직이라 책임질 주체가 없는 상황 …… 이런 일들은 이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크레인과 광고탑 등에서 장기 고공 농성이 벌어지고, 해고·파업·소송·시위 등의 악순환이 계속됨에도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한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경직되어 있으므로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말하고, 또 한쪽에서는 지나치게 유연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기업 측이 요구하는 유연성과 노동 측이 요구하는 안정성이 균형을 이룰 수는 없는 것일까, 가능하다면 어떤 조건에서인가, 실제로 실현한 사례가 있는가, 그로부터 한국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서 출발한다. 조돈문 교수는 유연성과 안정성을 이루기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해 온 유럽연합, 그리고 회원국들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성공과 한계의 교훈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현실을 돌아보고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얼마나 유연한가? - 법으로 제어될 수 없는 수준

조돈문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들 가운데 유연성이 가장 높은 국가군에 속한다. 외적·수량적 유연성을 판단하는 두 가지 척도는 정규직 인력 감축의 용이성과 비정규직 사용의 규제 정도이다. 그는 한국의 비정규직이 2015년 8월 현재 전체 피고용자 1,931만7천 명 가운데 862만5천 명으로 44.7%에 달하는데, 이는 과소 추정된 것이라 말한다. 공식 통계에는 자영업자로 분류된 특수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와 협력 업체의 정규직으로 분류된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제외되기 때문인데, 이를 합산하면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1천만 명을 크게 상회하며 전체 피고용자의 절반을 넘는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과도한 수준이다.

정규직을 쉽게 해고할 수 있는가의 척도에서도, 한진중공업·쌍용자동차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OECD 회원국들 가운데 사측이 노사 합의를 위반하고 회계 보고서를 조작하며 정리 해고를 실시하면서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 국가들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OECD 국가들 가운데 1년 미만 단기 근속자 비율이 가장 높고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비율은 가장 낮다. 총 노동시간은 멕시코의 뒤를 이어 2위이며, 소득 배수는 4위, 성별 임금격차 지수는 1위이다.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 임금의 49.5%에 불과하며,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요컨대, 한국의 노동시장은 유연성이 과도한 수준을 넘어 법 규정으로도 제어되지 않는 유연성 과잉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 결과 유연성의 과잉이 사회 통합을 해치고 안정적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은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과 파견 노동 사용 사유 및 기간 연장을 통해 전 국민의 비정규직화를 넘어, 평생 비정규직 시대를 열고자 하고 있다.

유럽에 주목하는 이유

우리가 유럽연합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연합은 우리보다 먼저 노동시장의 여러 도전들에 맞서 유연성-안정성 균형을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실험을 했고 경험을 축적해 왔다. 유럽연합은 노동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담보하기 위해 유럽 수준의 노동과 자본의 입장뿐만 아니라 개별 회원국들의 의견도 수렴하여 실천한다. 그렇게 유럽연합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추구한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북미나 중남미 혹은 아시아 등 다른 대륙의 국가군들보다 상대적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고 노동계급 정당의 정치적 영향력도 강하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추세 속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사회적 통합을 희생시키는 영미형의 자유 시장경제 모델에 맞서, 사회적 통합에 기초해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유럽의 사회적 모델European Social Model을 대안으로 수립해 집행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 비교

유럽연합은 영국 등 영미형 자유 시장경제 모델 국가들, 스웨덴 등 북유럽형 사회민주주의 스칸디나비아 모델 국가들, 독일 등 대륙형 조정 시장경제 모델 국가들, 스페인 등 지중해형 조정 시장경제 모델 국가들 등 다양한 국가들을 망라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수립한 노동시장 체제는 이처럼 다양한 시장경제 모델 국가들의 적극적 합의 혹은 소극적 동의 속에서 채택된 것이다. 영국과 아일랜드 등 자유 시장경제 모델 국가들도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최종적으로 수립된 노동시장 체제는 영미형 시장경제 모델의 탈규제 유연화가 아니라, 사회적 규제에 기초한 유연성과 안정성의 균형이었다. 이를 위해 유연안정성 모델을 수립하고 비정규직 관련 지침들을 제정해 회원국들로 하여금 도입·집행하도록 했는데, 이 책은 바로 그 과정과 내용을 분석한다.

이 책에서는 유럽연합 회원국들 가운데 유연성과 안정성 모두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북유럽형 스칸디나비아 모델의 스웨덴과, 유연성과 안정성 모두 낮게 평가되는 지중해형 조정 시장경제 모델의 스페인을 선별해 심층 분석한다. 이처럼 스웨덴과 스페인은 각각 유연안정성과 ‘비-유연안정성’의 전형으로 서로 대척점에 위치해 있다. 양국은 유럽연합의 유연안정성 모델과 비정규직 관련 지침을 수립하는 과정과 국내에 도입·집행하는 과정에서도 대조적이므로 정책 대안을 모색할 때 유럽연합과 더불어 주요 준거 대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스웨덴은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노동조합 조직률이 가장 높고 노동계급 정당이 집권한 기간도 가장 길다. 스웨덴의 노동계급은 세계 최강으로 불릴 만하다. 이들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기보다는 이를 허용하되 적절한 수준에서 사회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런 ‘관리된 유연성’에 기초하여 황금 삼각형golden triangle의 정책 요소들이 단위 사업장보다 노동시장 차원에서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스웨덴식 유연성-안정성의 균형 전략이다. 그 결과 스웨덴의 노동시장은 효율적 작동을 통해 사회 통합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노동계급의 이해관계를 보호하며 노동시장의 효율적 작동을 실현하는 스웨덴 노동계급의 전략은 맥락적 벤치마킹contextual benchmarking의 대상임이 분명하다.

한국은 안정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영미형이나 지중해형과 유사한데, 일정한 규제 장치가 존재하지만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음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일부 소수를 제외하면 보호받지 못하는 극도로 분절된 노동시장의 스페인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스페인은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일련의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들로 영미형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과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노동시장의 최대 과제는 비정규직의 규모를 줄이는 것

한국 노동시장의 최대 과제는 전체 피고용자의 절반이 넘는 비정규직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 대안의 핵심은, 상시적 업무와 시민의 생명·안전을 담보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사용 업체가 직접 고용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기업의 내부 노동시장으로 통합해 고용 안정성과 소득 안정성을 보장하는 한편, 비상시적 업무에 대해서는 외부 노동시장의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되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과 소득 안정성은 사회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한국 노동시장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노동력 사용의 유연성뿐만 아니라 안정성도 주로 사업체 단위로 집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사업체가 노동력의 고용과 사용은 물론 고용 형태도 결정해 집행하는데, 사업체 수준의 유연성 규제와 안정성 장치들은 통상 내부 노동시장의 정규직 보호를 위해 설계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노동시장 단위에서 유연성과 안정성 균형을 이루는 스웨덴 노동시장의 작동 방식에 대한 맥락적 벤치마킹이 요구된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유럽연합이 사회 통합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영미형 자유 시장경제 모델에 대한 대안으로 유럽의 사회적 모델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한편, 노동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 덴마크와 네덜란드를 경험적 준거로 유연성-안정성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유럽연합은 유연성-안정성의 균형을 확립하기 위해 유연안정성 모델과 비정규직 관련 지침들을 수립해 회원국들로 하여금 도입·집행하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하는데, 그것이 제2부와 제3부의 분석 대상이다. 제2부는 유럽연합의 유연 안정성 모델 수립 과정과 유럽 노총의 전략적 선택을 검토하는 한편, 스웨덴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개별회원국들이 유연안정성 모델과 관련해 어떤 실천을 전개하는지 분석한다. 제3부는 유럽연합이 비정규직관련 지침들을 어떤 동학을 거쳐 어떤 내용으로 수립하는지, 스웨덴과 스페인은 간접 고용 비정규직 사용을 어떻게 규제하며 노동자를 보호하는지,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어떻게 비정규직 지침을 도입·집행하는지를 파견 노동 지침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 제4부는 제1~3부에서 다룬 내용들을 몇 가지 핵심 쟁점들을 중심으로 정리한 다음 한국 노동시장에 대한 정책적·실천적 함의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