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생각의 힘 (독서)/1.국제사회비평

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왔다 (2013) - 금융권력, 제국의 지배는 계속될 것인가 국가가 반란을 일으킬 것인가

동방박사님 2023. 7. 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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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금융권력, 제국의 지배는 계속될 것인가
국가가 반란을 일으킬 것인가


혁명과 계몽을 통해 신과 왕이 사라지고 난 뒤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였을까? 노동임금에 대한 과세는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을까? 왜 케네디는 암살당하고 드골은 실각했을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가 정말 대량살상무기 때문일까? 알랭 소랄은 이에 대해 세계사의 이면에 도사리며 은밀히 작동해온 금융권력을 지목한다. 소랄은 금융권력에 대항한 자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보여주고 현대 세계의 절대권력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그리하여 정치권력과 미디어권력을 하수인으로 부리고 좌우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금융권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는지, 거기에 민중은 어떻게 속아넘어가는지 낱낱이 고발한다.

저자 알랭 소랄은 금융권력의 지배 역사를 프랑스혁명에서부터 추적한다. 프랑스혁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세력은 민중이 아닌 상층 부르주아지였으며 그 궁극적 동기는 돈과 권력이었다. 현대의 미디어ㆍ정치권력도 금융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전의 정치적 리더가 위대한 사상가, 위대한 군인, 위대한 인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 자리를 “은행 직원”이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금융은 세계주의를 내세우고 금융의 편에 선 지식인들은 세계주의를 우리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다. 하지만 세계주의가 진행되면서 자유거래가 보편화되고 토착 문화가 파괴되자 각 국가의 정체성이 하나의 세계질서에 융합되고 있다. 시장경제가 완전하게 금융 중심적이고 투기적인 경제가 되면서 금융의 소수특권층은 그들의 특권을 강화시키고 대출 이자를 통해 일반인들의 부를 강탈한다.

소랄은 국제적으로는 이슬람세계와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을 금융권력에 맞설 수 있는 세력으로 꼽는다. 또한 국가적으로는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우파와 노동계층을 보호하는 좌파의 연합만이 금융에 대항하는 진정한 반대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역사는 ‘역사는 진보한다’는 의식을 부정하며 같은 일이 계속 반복해서 일어났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절대권력은 언제나 존재해왔으며 단지 그 주체가 달라졌을 뿐이다. 저자는 진정한 적은 좌파나 우파가 아니라 세계를 은밀하게 지배하고 있는 어떤 권력이라고 말한다. 금융권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는지, 거기에 민중은 어떻게 속아 넘어가는지 낱낱이 고발하는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세상을 보는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줄 것이다.

목차

제국의 실체를 폭로하다

1. 신화가 된 역사
2. 천박한 권력, 금융의 탄생
3. 사상, 위인, 네트워크
4. 계급을 혼란시켜 현실을 은폐하다
5. 시장을 위한 여론 민주주의
6. 제국이 제한 없이 군림하다
7.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일, ‘제국’의 지배는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국가들’이 반란을 일으킬 것인가

옮긴이의 글

저자의 다른 책과 영화들
 

저자 소개

저 : 알랭 소랄 (Alain Soral)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1958년에 프랑스의 엑스레뱅Aix-les-Bains에서 태어났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부터 다양한 정치활동을 했고 지금도 그의 정치 참여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정치활동 초기부터 민족주의와 공산주의를 결합하는 특징을 보였다. 1990년대에 프랑스공산당에 가입해 활발히 활동했지만 프랑스공산당이 근본적인 혁명의 성향을 달리한다고 판단해 당을 떠났다. 1992년에 유럽연합을 인...
 
역 : 이현웅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출판 기획자와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느와르』, 『어느 인질에게 보내는 편지』,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 『2030 미래희망』,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혁명의 한가운데로의 여행』, 『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왔다』, 『야만의 스포츠』, 『생텍쥐페리의 르포르타주』, 『나치의 아이들』, 『유엔을 말하다』, 『헤라클레이토...

책 속으로

미국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실재하는 이 권력을 월 가를 통해 행사한다. 이런 사실에 근거할 때에만 여러 서구국가들이 가장 최근의 금융위기에 보인 반응을 설명할 수 있다. 파산한 약탈자이고 기생적 존재인 은행들을 청산하는 대신, 은행들의 빚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가상의 돈을 더 많이 찍어내 은행들을 구제했다. 그럼에도 이 돈은 계속 투기로 쏠리고 있다. ‘위기’의 원인이 투기로 몰리며 경제를 파탄시킨 그 가상의 돈인데도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p.54

노동임금에 대한 세금, 시간이 지나면서는 이른바 사회를 위한 세금으로 정의되는 이 세금은 순전히 ‘금융’ 이자를 지불하는 데 사용된다. 약탈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약탈하는 ‘금융’이 국고와 국가를 매개로 시민 노동의 결실을 강탈하기에 이른 것이다. ---p.56

당대 미국의 가장 위대한 기업가인 헨리 포드에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자본주의의 패권 전쟁은 정점에 이른다. 막스 베버가 묘사한 앵글로색슨계의 기업 자본주의적 신교 윤리와 카를 마르크스가 묘사한 완전히 투기적이고 추상적이고 국제주의적인 자본주의가 서로 투쟁을 벌인 것이다. … 금융 자본주의와 헨리 포드식 자본주의라는 두 관념의 전쟁은 후자가 패배하고 그 세가 축소되면서 끝났으며, 후자가 자신의 패배에 대해 대중에게 해명한다. ---p.63

공산주의와 그리스도의 메시지 사이엔 명백한 유사성이 있다. 이런 사실로 공산주의가 그리스정교를 믿는 러시아 국민(특히 톨스토이)을 포함한 유럽 전 국가의 국민들에게 매우 매혹적인 사상이 됐다는 걸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유물론이라는 표현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에, 그리고 마르크스의 유물론이 부르주아지의 물질주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영성주의자들은 종종 공산주의와 그리스도교의 유사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p.66

그래서 사담 후세인이 2003년 석유를 유로화로 거래하겠다는 안건(이는 오일달러를 거부하며 달러의 위상을 문제시하겠다는 의미였다)를 내놓자 미 군대는 ‘대량살상무기’라는 그 유명한 위조 증거를 내세우며 이라크에 폭탄을 퍼붓는다. 즉각 이 메시지를 이해한 OPEC는 의제에서 ‘오일유로’ 사항을 삭제한다. 사담 후세인은 나치의 고위간부들처럼 교수대에서 생을 마감했다. 달러의 위상을 보호하고 이로써 연방준비은행의 특권을 보호하는 일, 최종적으로는 이런 일들이 미 제국 군대의 궁극적 임무다. ---p.70

‘금융’은 점차 ‘이성’과 ‘계몽’에서 등을 돌렸다. 그 ‘이성’과 ‘계몽’은 실제로는 ‘금융’이 지배자가 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이용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오늘날 ‘금융’은 자유로운 부르주아지의 민주적 제도들, 이전에 왕과 그리스도교적 신의 사회에 승리를 거두는 데 이용한 제도들을 명백히 청산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p.71

그렇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생각과는 반대로, 정치 영역에서 불이익을 겪는 대다수는 평범한 일반인들이다. 모든 권력자들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지만 그들 스스로는 국민들이 그걸 기억할 리 없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권력이 국민에게로 되돌아오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p.100

‘제국’은 ‘신新’세계질서를 위해, 곧 민주주의의 폐기와 ‘자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은행의 완전한 권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한 대가로 희생되는 것은 국가와 국민과 노동계층이다. ---p.114

노마드적 자본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임금노동자들의 세계와 그 세계의 단체들을 어떻게 조종하건 간에 그 자본의 변하지 않는 목표는 항상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중산계급을 청산하는 것이다. 중산계급이 독립적이고 권력에 저항하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생산활동을 하고 명철하며 독립적인 중산계급을 이렇게 궁극적으로 청산하는 일은 본성상 고향을 두지 않는 ‘자본’이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모든 것을 청산하려는 제국의 프로젝트에 상응한다. ‘금융’의 제국적 권력과 임금생활자들로 이루어진 대중 사이에 자유롭고 의식을 지녔으며 독립적인 것은 결국 어떤 것도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pp.143~144

기자의 일은 진실을 말살하고 주저 없이 거짓말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황금의 소유자들 앞에서 천박해지고 굽실거리고 매일의 밥벌이를 위해서, 결국 같은 뜻이지만 달리 말하면 봉급을 위해서 조국과 민족을 파는 것이다. … 그러니 누가 독립된 언론 운운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장막 뒤에 서 있는 부유한 자들의 꼭두각시이자 가신들이다.
---p.146
 

출판사 리뷰

금융권력, 제국의 지배는 계속될 것인가
국가가 반란을 일으킬 것인가

이 책에 담긴 도발적 주장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줄 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금융자본에 대한 소랄의 독창적 분석이 돋보이는 역작
프랑스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 독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과 화제를 낳은 책!


혁명과 계몽을 통해 신과 왕이 사라지고 난 뒤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였을까? 노동임금에 대한 과세는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을까? 왜 케네디는 암살당하고 드골은 실각했을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가 정말 대량살상무기 때문일까? 알랭 소랄은 이에 대해 세계사의 이면에 도사리며 은밀히 작동해온 금융권력을 지목한다. 소랄은 금융권력에 대항한 자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보여주고 현대 세계의 절대권력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그리하여 정치권력과 미디어권력을 하수인으로 부리고 좌우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금융권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는지, 거기에 민중은 어떻게 속아넘어가는지 낱낱이 고발한다. 이 책은 프랑스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로서 금융권력 탄생의 역사와 그 권력이 어떻게 세상에 군림하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짚어냈다는 독자들의 평을 받았다.

“이 세계는 정체를 숨기는 일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벤저민 디즈레일리

이 책에 담긴 도발적 주장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줄 것이다!
혁명과 계몽을 통해 신과 왕이 사라지고 난 뒤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였을까? 노동임금에 대한 과세는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을까? 왜 케네디는 암살당하고 드골은 실각했을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가 정말 대량살상무기 때문일까? 알랭 소랄은 이에 대해 세계사의 이면에 도사리며 은밀히 작동해온 금융권력을 지목한다. 소랄은 금융권력에 대항한 자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보여주고 현대 세계의 절대권력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그리하여 정치권력과 미디어권력을 하수인으로 부리고 좌우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금융권력의 거대하고 막강하지만 숨겨져 있는 실체를 선명하게 직시하도록 해준다. 세계를 움직여왔던 강력한 힘과 시스템의 실체를 폭로한 이 책은 프랑스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로서 독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과 화제를 낳았으며, 책에 담긴 도발적 주장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줄 것이다.

「1. 신화가 된 역사」에서는 자유와 평등을 대의로 한 프랑스혁명의 실질적 승자가 누구였는지 밝히는데, 혁명의 실질적 승자는 민중이 아니라 금전권력을 가진 부르주아지였다. 혁명이 내세운 자유, 평등, 박애는 단지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2. 천박한 권력, 금융의 탄생」에서는 금융이 교회와 왕의 권력에서 벗어나 배타적인 대출권과 화폐발행권을 얻으면서 어떻게 패권을 확장시켜 나갔는지 살펴본다. 「3. 사상, 위인, 네트워크」에서는 국제무대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권력형 ‘네트워크’들이 금융의 이해관계를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폐기와 ‘자본’의 완전한 권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4. 계급을 혼란시켜 현실을 은폐하다」에서는 자본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독립적이고 권력에 저항할 수 있는 중산계급을 청산하기 위해 사회주의 선동가들을 이용해 어떻게 계급대립을 조작했는지 알려준다. 「5. 시장을 위한 여론 민주주의」에서는 시장이 무제한적 권력을 얻은 민주주의를 지속시키기 위해 언론과 금융이 공모한 모습을 보여주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라는 이름으로 소비에 매진하게 하는 풍경을 그려낸다. 「6. 제국이 제한 없이 군림하다」에서는 금융의 소수특권층이 ‘위기’를 이용해 돈을 쓸어 담고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정부들에 통제 및 규제와 관련된 전권을 요구하며 ‘제국’의 제한 없는 군림을 요구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7.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에서는 이러한 금융권력의 지배 과정 속에서 금융에 반항할 수 있는 세력들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전망한다.

“이제부터 우리의 훌륭한 산업 국가는 그들의 대출시스템에 따라 통제될 겁니다. 우리의 대출시스템은 민영화되고 있고, 이런 이유로 국가의 성장은 물론 우리의 모든 활동이 어떤 소수계층의 손에 놓여 있습니다. 그들은 필요하다면 자신들에게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는 진정한 경제적 자유도 침해하고 파괴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드로 윌슨

금융이 세계를 지배하다
2007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대부업체, 은행 등의 무절제한 대출 때문에 일어났으며 그로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그 리스크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여러 나라들은 이 금융위기에 어떻게 반응했는가? 사태의 당사자인 “은행들을 청산하는 대신, 은행들의 빚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가상의 돈을 더 많이 찍어내 은행들을 구제”했다. 천문학적 액수의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회사들은 오히려 성과급 잔치를 벌였고, 금융위기의 원인이 투기였음에도 구제받은 은행들의 돈은 계속 투기로 쏠리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여기서 우리는 현대세계를 지배한 금융권력의 막대한 힘을 엿보게 된다.
저자 알랭 소랄은 금융권력의 지배 역사를 프랑스혁명에서부터 추적한다. 프랑스혁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세력은 민중이 아닌 상층 부르주아지였으며 그 궁극적 동기는 돈과 권력이었다. 자유, 평등, 박애는 그저 표면적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3신분에서 소수에 지나지 않는 부르주아지들이 인민의 이름으로 행세하며 ‘이성’을 내세워 종교권력을 붕괴시켰고 ‘자유’와 ‘평등’을 내세워 왕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았다. 그리하여 왕권과 종교적 권력 대신 상업적 권력 혹은 금전적 권력이 우위에 서는 현대세계가 열린다. 이런 진실을 가리기 위해 부르주아지 권력층은 “명석하고 진보적인 선의 세력”과 “반계몽적이고 절대주의적인 악의 세력”이라는 두 진영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제시하고, 프랑스혁명은 선이 악을 이긴 신화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신화의 이면에는 ‘금융’의 “교활한 승리”가 숨겨져 있었다고 소랄은 말한다.
사실 구체제에서는 영예를 위한 무상대출만을 허용했다. 돈을 찍어내는 권한, 즉 화폐발행권은 왕과 같은 정치권력에 있었다. 이런 종교권력과 정치권력에서 벗어난 은행은 배타적인 대출권과 화폐발행권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은행은 가지고 있는 자본금보다 더 많은 액수를 대출하면서 이자 수익으로 부를 늘렸고 서구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금융세력의 압박으로 정치권력에서 벗어나 민영화되었다. 그로 인해 정치권력이 화폐를 찍어내 그 돈을 무상으로 대출할 수 있는 권한을 잃게 되었고 사회 개발을 위한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이자를 주고 빌려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때부터 은행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 정부들은 사회 정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일반인들의 노동임금으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개별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데 브레튼우즈협정, 연방준비은행의 탄생, 금본위제의 폐지 등으로 달러가 전 세계적 기축통화가 되었고 그 통제권을 금융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ㆍ정치권력은 금융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는 권력을 얻기 위해 구성원끼리 상호부조하고 연대하는 집단인 ‘네트워크’와 관계를 맺지 않으면 정치활동을 지속하는 게 불가능하다. 예일대생의 비밀모임인 스컬 앤 본즈, 미국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모인 보헤미안 클럽, 미국?유럽?일본의 인사들이 모인 트라이래터럴 커미션, 이보다 더 폐쇄적인 몇몇 클럽들이 그 예다. 이런 권력형 네트워크들은 국제무대에서 거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모두 금융의 이해관계를 위해 손을 맞잡아 활동하고 있다. 소랄은 예전의 정치적 리더가 위대한 사상가, 위대한 군인, 위대한 인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 자리를 “은행 직원”이 차지하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의 19대 대통령 조르주 퐁피두는 로스차일드 은행의 전임 사장이었으며 우드로 윌슨, 루스벨트, 아이젠하워, 버락 오바마와 같은 미국 대통령들은 대부분 ‘금융’의 완전한 ‘순종자’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랄은 금융에 맞서려 한 시도들은 대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고 주장한다. 금융이 미국 민주주의를 통제하는 현실에 맞서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려 한 잭슨 대통령은 암살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케네디 대통령은 은본위제에 근거한 새로운 금융시스템을 내세워 금융으로부터 권력을 회수하려 했으나 암살당했고 그의 개혁 정책은 후임자에 의해 무효화되었다.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도 금본위제의 부활을 꾀하며 금융과 대립했다는 이유로 축출되었다. 미국 특유의 기업?산업 자본주의를 대표하던 헨리 포드는 투기적인 금융 자본주의와 대립하다 결국 패배했다. 반면 우드로 윌슨은 금융에 복종한 대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전의 불평등한 신정정치, 귀족정치 사회와 비교할 때 민중에게는 평등이 하나의 진보인 것처럼 주어졌지만 현실적으로 그 평등은 실현되지 않았다. 소랄은 오히려 민주주의가 금융의 지배를 가장 쉽게 허용하는 정치체제가 되었다고 말한다. 돈에 매수됐거나 매수되려 하는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민주적으로 토론하는 광경을 연출하고, 실정법을 통해 ‘자본’이 최대한의 자유를 갖도록 방임하며 민주주의를 허울뿐인 것으로 만들었다. ‘시장’의 권력이자 ‘금융’의 권력이 된 민주주의가 국민의 권력이라고 계속 믿게 하기 위해 금융의 소수특권층은 ‘여론 민주주의’를 이용한다. “장막 뒤에 있는 부유한 자들의 꼭두각시이자 가신들”인 언론이 금융과 공모하여 금융의 실체를 숨기고, 세계가 불평등하고 비이성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어도 논리적인 사람들이 제대로 세계를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에드워드 버네이스, 뮌젠베르크로 대표되는 선전 전략이 그런 국면을 더욱 심화시키고 시민들을 우매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일반인들의 지적?비판적 사고 수준은 끔찍이 낮아졌다. 지식인의 지위를 차지한 방송인들은 문화를 홍보하면서 상품을 구매하고픈 충동을 일으키게 하여 저항 정신을 모조리 뿌리 뽑는다. 그럼으로써 시민은 충동적으로 욕망만을 좇는다. 이로 인해 ‘시장’과 ‘금융’이 무한한 권력을 누리게 되었다고 소랄은 주장한다.

금융권력의 지배는 계속될 것인가
지금 금융은 세계주의를 내세우고 금융의 편에 선 지식인들은 세계주의를 우리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다. 하지만 세계주의가 진행되면서 자유거래가 보편화되고 토착 문화가 파괴되자 각 국가의 고유한 정체성이 사라지고 그것들이 하나의 세계질서에 융합되고 있다. 금융의 목적이 전 인류를 상업화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경제가 완전하게 금융 중심적이고 투기적인 경제가 되면서 금융의 소수특권층은 그들의 특권을 강화시키고 대출 이자를 통해 일반인들의 부를 강탈한다. 소랄은 궁극적으로 일반인들이 부를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금융의 지배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랄은 국제적으로는 이슬람세계와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을 금융권력에 맞설 수 있는 세력으로 꼽는다. 제국의 핵심인 미국 내에서 벌어질 국민들의 반항은 더 큰 파괴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가적으로는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우파와 노동계층을 보호하는 좌파의 연합만이 금융에 대항하는 진정한 반대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래전부터 지속된 좌파와 우파의 대립이라는 현상은 금융 세력이 모인 우파와 자유주의적 좌파 간의 연합을 은폐하는 거짓된 대립이며 소랄이 주장하는 진정한 반대세력의 연합을 방해하는 것이다.

소랄의 주장은 독특하다. 그가 말하는 역사는 ‘역사는 진보한다’는 의식을 부정하며 같은 일이 계속 반복해서 일어났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절대권력은 언제나 존재해왔으며 단지 그 주체가 달라졌을 뿐이다. 좌우를 넘나들며 40여 년간의 정치활동을 해온 소랄은 좌우를 막론하고 금융에 대항한 세력을 높이 평가하는데, 그에게 있어 진정한 적은 좌파나 우파가 아니라 세계를 은밀하게 지배하고 있는 어떤 권력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세상을 보는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줄 것이다. 금융권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는지, 거기에 민중은 어떻게 속아 넘어가는지 낱낱이 고발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프랑스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로서 금융권력 탄생의 역사와 그 권력이 어떻게 세상에 군림하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짚어냈다는 독자들의 평을 받았다. 현대사의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