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정치의 이해 (독서)/7.탈식민주의

식민주의 역사학과 제국 (2016) - 탈식민주의 역사학 연구를 위하여

동방박사님 2023. 8. 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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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근대 제국 일반의 역사학, 나아가 근대 역사학의 성격을 재구성하다

식민주의 역사학은 기본적으로 근대 역사학의 일부를 구성한다. 전근대적 역사인식 체계에서는 식민주의적 역사상이 추구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식민주의 역사학에는 근대 역사학을 구성하는 여러 방법론적 체계들이 동원되었으며, 서구 근대적 역사인식 체계가 갖춰져 있었다. 그런 점에서 식민주의 역사학은 식민주의 이데올로기와 근대 역사학을 구성하는 여러 인식론적 특징이 결합하는 데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식민주의 역사학에서 식민주의는 제국주의 그리고 근대주의, 국민주의(민족주의) 등의 이데올로기와 쉽사리 결합하여 자신의 특징을 새로이 구성한다. 식민주의와 제국주의가 결합할 때에는 일선동조론과 만선사관이, 식민주의와 국민주의가 결합할 때에는 타율성론이, 식민주의와 근대주의가 결합할 때에는 정체성론이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식민주의 역사학과 제국≫은 식민주의 역사학의 이데올로기적 특징을 이러한 점에서 확인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식민주의 역사학의 연구 대상은, 따라서 식민지기의 한국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사뿐만이 아니라 일본사와 동양사 그리고 문학과 의학 분야의 연구에까지 검토 대상을 넓혀 제국 전체의 학문과 지식을 대상으로, 트랜스내셔널한 접근 방식을 통해 식민주의적 역사인식 체계를 재검토하였다.

목차

머리말_식민주의 역사학과 근대 역사학_윤해동

1부 총론

1장 식민주의 역사학 연구 시론_윤해동
1. 시작하며
2. ‘식민사학’은 극복되었는가
3. ‘이중의 굴절’-식민주의 역사학의 성립
4. 제도화 -식민주의 역사학의 확산
5. 모호한 경계-식민주의 역사학의 이데올로기
6. 마치며

2부 일본사 연구와 식민주의

2장 구로이타 가쓰미(黑板勝美)의 역사학 연구와 식민주의_이성시
1. 시작하며
2. 구로이타 가쓰미와 국사학
3. 구로이타 가쓰미와 식민주의 역사학
4. 구로이타 가쓰미의 국민사상과 역사학
5. 마치며

3장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의 국민사 구상_이소마에 준이치(磯前順一)
1. 시작하며
2. 쓰다 소키치와 시대 상황
3. 쓰다의 단일민족국가론과 식민지주의의 그림자
4. 전후 일본과 영웅시대론

3부 동양사 연구와 식민주의

4장 천황제와 ‘근대 역사학’과의 틈새: 동양사학자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의 사론/시론과 그 논법_미쓰이 다카시(三ツ井崇)
1. 시작하며
2. 대륙 진출 긍정의 논리
3. 흔들리는 ‘국민성’론의 기반
4. 마치며

5장 ‘근대 역사학’으로서의 ‘만선사’: 이나바 이와키치(稻葉岩吉)의 연구 과정을 중심으로_정상우
1. 시작하며: 일본 근대 역사학으로서의 식민주의 역사학
2. 이나바 이와키치의 연구 과정과 ‘만선사’의 체계화
3. 대륙을 조율하는 일본
4. 마치며

4부 조선사 연구와 식민주의

6장 근대 역사학과 식민주의 역사학의 거리: 이마니시 류(今西龍)와 조선의 ‘역사’_심희찬

1. 시작하며
2. 우라시마와 통사
3. ‘Community of nations’
4. 사라지는 매개자와 목에 걸린 가시: 단군과 광개토대왕
5. 마치며

7장 3 · 1운동 직후 잡지 ≪동원≫의 발간과 일선동원론_ 장신
1. 시작하며
2. ≪동원≫의 발간과 가토 후사조
3. ‘일선동원’ 주장자의 인종론
4. ‘조선단일민족’ 비판론
5. 조선총독부의 ‘동조’ 인식과 ‘동원’ 활용
6. 마치며

5부 의학과 문학의 식민주의

8장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식민지 의학 교육과 헤게모니 경쟁_정준영
1. 시작하며
2. 식민지 의학 교육의 두 가지 형태: 의학전문학교와 제국대학 의학부
3. 의학 교육을 둘러싼 경쟁: 경성제대 의학부의 등장
4. 제국적 권위와 식민지적 이해의 길항: 경성제대 의학부의 제도적 특징
5. 마치며

9장 어느 재조 일본인의 사상과 문학: 가라시마 다케시(辛島驍)론_윤대석
1. 가라시마에 대한 한국인의 기억
2. 가라시마에 대한 세 편의 소설
3. ‘문학’의 가능성과 한계
4. 재조 일본인이라는 장

집필진 소개
 

저자 소개

저 자 소 개
미쓰이 다카시(三ツ井崇) 도쿄대학(東京大學)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준교수. 히토쓰바시대학(一橋大學)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졸업. 식민지 시기의 언어, 문화, 사회 연구. 저서로 ≪식민지 조선의 언어지배≫, 공저로 ≪역사학의 세기≫, ≪동아시아 기억의 장≫ 등이 있다. 심희찬 리쓰메이칸대학(立命館大學) 외국인연구원. 리쓰메이칸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현재 한일 근대 사상사 연구. 공편저로 ≪戰...

출판사 리뷰

1. 기획 의도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RICH)에서 내셔널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사유를 탈학제적 시각으로 추구하는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총서를 기획하였다. 트랜스내셔널 인문학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여러 이론적 과제들을 정리한 ‘RICH 트랜스내셔널인문학총서’ ≪고아, 족보 없는 자-근대, 국민국가, 개인≫, ≪이중언어 작가-근현대문학의 트랜스내셔널한 기원을 찾아서≫, ≪어린이·청소년 역사책, 길을 묻다≫를 앞서 출간하였고, 이어서 새 책 ≪식민주의 역사학과 제국≫을 출간하였다.
식민주의 역사학은 기본적으로 근대 역사학의 일부를 구성한다. 전근대적 역사인식 체계에서는 식민주의적 역사상이 추구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식민주의 역사학에는 근대 역사학을 구성하는 여러 방법론적 체계들이 동원되었으며, 서구 근대적 역사인식 체계가 갖춰져 있었다. 그런 점에서 식민주의 역사학은 식민주의 이데올로기와 근대 역사학을 구성하는 여러 인식론적 특징이 결합하는 데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식민주의 역사학에서 식민주의는 제국주의 그리고 근대주의, 국민주의(민족주의) 등의 이데올로기와 쉽사리 결합하여 자신의 특징을 새로이 구성한다. 식민주의와 제국주의가 결합할 때에는 일선동조론과 만선사관이, 식민주의와 국민주의가 결합할 때에는 타율성론이, 식민주의와 근대주의가 결합할 때에는 정체성론이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식민주의 역사학과 제국≫은 식민주의 역사학의 이데올로기적 특징을 이러한 점에서 확인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식민주의 역사학의 연구 대상은, 따라서 식민지기의 한국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사뿐만이 아니라 일본사와 동양사 그리고 문학과 의학 분야의 연구에까지 검토 대상을 넓혀 제국 전체의 학문과 지식을 대상으로, 트랜스내셔널한 접근 방식을 통해 식민주의적 역사인식 체계를 재검토하였다.

2. 내용 소개

이 책은 전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총론’에서, 윤해동(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교수)은 식민주의 역사학이 성립하고 확산되는 과정을 재검토하고 이를 식민주의 역사학의 이데올로기 분석과 결합하는 방식을 시론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식민주의 역사학 연구를 ‘근본적’으로 쇄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제안한다.
‘2부 일본사 연구와 식민주의’에는, 구로이타 가쓰미(黑板勝美)에 대한 이성시(와세다대학 문학학술원 교수)의 연구와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에 대한 이소마에 준이치(磯前順一,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의 글을 실었다. 일본에서 근대 역사학 연구와 역사 교육의 근간이 되는 이른바 ‘국사’를 최초로 탄생시킨 구로이타 가쓰미는, 식민지 조선에서도 다양한 국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각종 역사 관련 사업을 계획·입안·추진한 인물이다. 그런데 이성시는 구로이타가 식민지 지배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에서 구사한 각종 정책의 성과가 다시 일본 국내로 환류되어 정책적으로 이용되었던 측면에 주목하고, 식민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 속에서 ‘국사’의 틀이 상호 내면화되고 강화되고 있었던 사실을 강조한다.
쓰다 소키치는 다이쇼 데모크라시를 대표하는 양심적인 일본 사학자로, 기기론(≪고사기≫와 ≪일본서기≫) 연구에 한 획을 그었으며 천황제를 합리화하여 천황제 민주주의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 인물로 일본 학계에서 평가되어왔다. 그러나 필자 이소마에 준이치는 쓰다와 식민주의의 관련성이 기존 연구에서 완전히 누락되어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천황제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암묵적인 전제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쓰다의 단일민족국가론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는데, 그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한국 역사학계 일부의 단일민족론을 재검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3부 동양사 연구와 식민주의’에는,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와 이나바 이와키치(稻葉岩吉)라는 동양사 연구자를 다룬 연구 두 편을 실고 있다. 우선 필자 미쓰이 다카시(三ツ井崇, 도쿄대학 대학원 준교수)는 랑케 사학(리스)과 한국사학을 매개한 인물이 일본의 ‘동양사학’자 시라토리 구라키치라고 규정되어온 점에 주목하고, 시라토리의 ‘만선사관’과 ‘국민성론’을 재검토하여 그의 연구가 중국이나 조선과의 차이를 강조하려는 데 중점이 있었다고 비판한다. 미쓰이는 시라토리의 동양사 연구가 서구 근대와는 점차 멀어져갔다는 점에서 근대 역사학의 식민주의적 성격을 지적하고 있다.
정상우(한림대학교 사학과 조교수)는 그동안 대표적인 ‘만선사’ 연구자로 거론되어온 이나바 이와키치의 실증적 연구 성과를 구체적으로 재검토한다. 시라토리 구라키치의 남북이원론의 영향을 받은 이나바는, 조선 민족이 북방계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과도하게 중국 문화가 유입됨으로써 조선 사회가 정체한 것으로 해석하였다고 보았다. 이나바의 역사 해석 속에서 조선사는 남북방 문화 사이에서 부유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점이야말로 과도하게 타자화된 식민주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4부 조선사 연구와 식민주의’에는 심희찬(리쓰메이칸대학 외국인연구원)과 장신(역사문제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의 두 글이 배치되어 있다. 우선 심희찬은 교토제대와 경성제대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고대사 연구에 종사하고 있던 이마니시 류(今西龍)의 역사 해석을 비판하고 있다. 이어 이마니시가 자신의 역사 해석틀을 만들어놓고 그에 부합하지 않는 단군 전설은 제거해버렸으며, 광개토대왕비 해석에서 결국은 일본의 역할을 인정하고 확대함으로써 ‘근대 역사학적 실천’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근대 역사학은 궁극적으로 식민주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장신은, 3·1운동 직후 재조선 일본인 일각에서 강한 발언권을 가지고 등장한 ‘일선동원론’을 잡지 ≪동원≫을 중심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그는 통설과 달리 일선동조론이 통치 정책과 깊은 관련을 갖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동원≫이라는 잡지 출간이 ≪경성일보≫ 사장의 개인적 결단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수록된 글들에는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총독부 관리들의 인식 수준도 일선동조론에는 미달하는 것이었다고 분석한다. 특히 민족 이론과 깊은 관련을 가진 일선동조론이 식민주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하기에는 여러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었음을, 미시적인 실증 분석으로 입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5부 의학과 문학의 식민주의’에는, 경성제대 의학부의 의학 교육을 다룬 정준영(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조교수)의 글과 경성제대에 근무하던 중국 문학 연구자 가라시마 다케시(辛島驍)의 연구를 검토한 윤대석(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부교수)의 글이 실려 있다. 정준영은 경성제국대학 의학부가 서양인 선교사들이 주도하던 세브란스의전과의 헤게모니 경쟁 과정에서 설립되었으며, 이런 이유로 ‘제국대학 체제’를 그대로 식민지에 이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경성제대 의학부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엄밀한 실증성과 과학적 분석을 강조하고 있지만, 자료 수집 자체가 식민지적 폭력에 의존하는 것이었으며 의학 연구와 교육이 갖고 있던 정치적 효과도 여기에서 파생된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윤대석은 일제 말기 전시 동원 체제 속에서 한국 문학계의 실력자로 군림하였던 가라시마 다케시의 문학을 재조선 일본인으로서의 성격을 중심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유난히 한국인 문학자들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는 인물인 가라시마 다케시에 대한 인상을 세 편의 소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중국 문학을 중심으로 한 그의 문학관의 변화 양상을 재조선 일본인으로서의 위상과 관련시켜 파악하였다. 내지의 일본인에게는 조선성을, 조선인에게는 일본성을 내세우지 않을 수 없었던 ‘경계 위의 지배자(재조 일본인)’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