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서양철학의 이해 (책소개)/7.서양현대철학

현대철학 매뉴얼 (2023)

동방박사님 2023. 9. 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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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니체에서 주디스 버틀러에 이르기까지 현대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 13명의 사상을 한 권에 담은 책. 20세기와 21세기는 세계대전과 전체주의의 발흥, 범세계적 민주주의 혁명을 거쳐 기후 위기와 IT 혁명에 직면한 격동의 시기다. 이 시기를 온몸으로 경험한 『현대철학 매뉴얼』 속 철학자들은 남다른 지성적 예민함으로 시대 문제에 대해 숙고하고 철학화하였다. 하지만 이들 철학의 시대적·사회적·정치적 배경 등이 각각 달랐기에, 현대철학이라는 세계는 미로처럼 복잡해 보인다. 이 책은 현대철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각 철학자들의 학문적 배경과 철학의 토대가 되는 기초 이론들을 매뉴얼화하여 소개함으로써, 현대철학이라는 미로를 성공적으로 탈출하게 도와준다.

목차

책을 내며 ─ 5

프리드리히 니체, 삶을 운명으로 사랑하다 ─ 11
에드문트 후설, 괄호 치는 철학자 ─ 41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삶과 의미의 철학자 ─ 69
마르틴 하이데거, 질문하는 철학자 ─ 99
칼 포퍼, 야만과 광기의 시대에 비판적 합리주의를 외친 철학자 ─ 129
테오도어 W. 아도르노, 동일성 사유의 비판자 ─ 151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와 대결하는 철학자 ─ 181
존 롤스, 정치철학으로 가는 길 ─ 207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분쟁과 숭고의 철학자 ─ 233
질 들뢰즈, 우리 시대의 형이상학 ─ 265
미셸 푸코, 근대와 대적하며 주체의 역사를 탐구한 자유의 철학자 ─ 295
도나 해러웨이, 인간은 이제 사이보그로 정의되어야 한다 ─ 327
주디스 버틀러, 여성인가 인간인가 ─ 355

지은이 소개 ─ 381
 

저자 소개

저 : 이하준
오늘, 지금 인류 삶의 한가운데 등장한 ‘현실의 AI’와 ‘논제로서의 AI’에 대해 공학자와 함께한 짧고 간결한 생각여행을 기록했다. 20여 년 전에 베를린 자유대에서 아도르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많은 대학에서 가르쳤고 연세대 철학연구소 전문연구원을 거쳐 한남대 탈메이지교양융합대학 철학교수로 일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전문위원으로 지냈으며 현재 한국동서철학회 부회장과 대전인문...
저 : 임건태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니체에 관한 연구로 동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 순천향대, 대진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공저로는 『혐오를 넘어 관용으로』(2019, 서광사)가 있고, 역서로는 『니체의 『비극의 탄생』 입문』(2012, 서광사)이 있다.
 
저 : 조홍준
 
동아대 철학생명의료윤리학과 조교수.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와 하이데거의 시간개념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현상학회, 한국하이데거학회, 한국해석학회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해외 저서로 『시간의 분열과 시간성의 이원』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인문학, 정의와 윤리를 묻다』, 『#철학: ‘나-우리-사회-세계’의 관계논리』를 공저로 출간했다. 주요 논문으로 「시간은 어떻게 공간이 ...

책 속으로

현존재는 애매한(zweideutig) 존재일 뿐이다. […] 우리는 어떤 확실한 토대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우선 대개 자기 자신이 아닌 존재로 살면서 이따금 자기 자신이 되려고 시도하며 살아간다. 진짜와 가짜의 삶에 관계하며 ‘애매하게’ 산다.
--- pp.116~117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은 인간의 대상 인식의 측면에서 이성의 자연 지배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개체의 고유한 특성은 상위개념으로 규정될수록 사라진다. 예컨대 지구상에는 무수히 많은 나무가 있지만, 그것들은 ‘단단한 줄기와 가지가 있는 여러해살이식물’이라는 개념 속에서 모두 같은 것이 된다. 그러한 동일시는 현실에서 행해지는 자연 지배, 이를테면 경제적 교환과 상품화의 전제 조건이 된다. 우리가 가진 편견 역시 한 개인을 특정 인종, 성, 지역, 종교에 대한 상투적 관념들과 동일시함으로써 생겨난다.
--- pp.170~171

롤스는 지금 다양한 위기에 직면하여 무엇을 고민해야 하고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모르는 우리에게 정치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정치철학을 통해 대안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위기는 롤스의 이론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복합적일 것이며,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철학을 구성하고 그것에 합의할 수 있다면 그 뿌리는 모두 롤스에 있다.
--- p.230

기계의 마지막 특징은 고유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흐름을 절단하는가에 따라 잠정적인 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음식물의 흐름을 절단할 때 입-기계는 먹는 기계이지만, 소리의 흐름을 절단할 때 그것은 말하는 기계나 노래하는 기계이고, 리비도의 흐름을 절단할 때 그것은 키스하는 기계다. 흐름을 절단하는 기계의 작용은 자연과 인공물, 미시적인 것과 거시적인 것을 가로지른다. 예컨대 식물의 엽록체-기계는 물의 흐름(하천과 저수지), 이산화탄소의 흐름(동물과 인간), 빛과 열의 흐름(태양) 등을 절단하는 한편, 그 결과 생산한 유기물의 흐름과 산소의 흐름을 다른 기계(동물과 인간의 입과 코)에 넘겨준다.
--- pp.284~285

리버럴 페미니즘에서 젠더 페미니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거쳐 현재의 페미니즘은 남녀 양성 구분, 양성평등을 뛰어 넘어 퀴어를 포함하는 모든 성의 평등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여성/남성, 여성성/남성성의 구분이 자연 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주어져 강제되고 있는 것이며, 우리 안에 무수하게 다양한 성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반영한다. 이것으로 다양한 차이에 따른 차별의 문제 또한 접근 가능함은 물론이다. 페미니즘은 이제 여성이 아니라 인간의 조건을 재고하고, 인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 pp.377~378
 

출판사 리뷰

현대철학의 미로에서 길을 잃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니체부터 버틀러까지, 형이상학에서 페미니즘까지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철학


이 책은 현대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니체, 비트겐슈타인, 들뢰즈, 푸코, 리오타르 등 현대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들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해러웨이와 버틀러 등 지금 페미니즘 철학의 최전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철학자까지 다룬다. 현대철학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에는 많은 인내심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는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 때문이며, 이 복잡함 안에서 철학자들이 경험했던 시대와 정신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이한 이론과 지향점 사이에서도 이 13명의 철학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 시대를 통과하며 당대의 문제를 철학화하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들뢰즈를 읽는가?’, ‘아렌트의 사유와 지금의 우리’ 등의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들은 철학자의 사유를 단지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철학을 현재화하고 자기화하는 데 집중한다.

미래사회의 위기는 롤스의 이론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복합적일 것이며,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철학을 구성하고 그것에 합의할 수 있다면 그 뿌리는 모두 롤스에 있다. (230쪽)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소개된 철학적 방법론만으로는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사회의 위기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에 맞서 자신만의 새로운 철학을 구성할 수 있다면, “그 뿌리는” 바로 이 책 속의 철학에 있다.

현대철학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가장 친절한 안내서


『현대철학 매뉴얼』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기존의 어렵기만 한 철학 개념서가 아닌 친절한 입문서를 표방한다. 그러면서도 철학의 복잡한 개념들을 넓고 얕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핵심적인 철학적 개념들과 여기에 얽힌 쟁점들을 가독성이 좋은 쉬운 문장으로 풀었다. 한마디로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깊게 풀어낸 고급 철학 교양서다.

이 책의 친절함을 특히 돋보이게 해 주는 것은 철학자들의 삶을 마치 입체 영상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듯 실감나게 보여 준다는 점이다. 한 철학자가 탄생하기까지의 시대적·이론사적 배경과 이론의 발전 단계 및 영향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그가 시대를 인식한 방식과 그것이 철학에 새겨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넓고 복잡한 현대철학의 세계를 둘러보고 중요한 분기점들을 발견하게 하는 일종의 ‘현대철학 조감도’인 것이다. 이 책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현대철학이라는 복잡한 미로를 위에서 조망하며 자신만의 탈출 경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자들과 그들의 생각은 존경의 대상이기 이전에 우리의 생각을 만드는 ‘재료’이다.” 철학자들의 삶과 생각을 단순히 받아들이도록 구성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철학을 세울 “재료”로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위기들이 매일 눈앞에 닥쳐오는 현대사회에서 극복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의 철학자들이 당대의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야 “자신만의 질문”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